넷러너를 새로 시작해서 그 재미에 빠지기 시작한 분들이라면 아마 코어셋 한개로 충분한가요, 하나 더 살까말까 갈등되네요, 세개까지 필요할까요 하는 고민을 하고계실 겁니다.

그런 고민보다 조금 앞서 덱에 어떤 카드가 세장 필요하다면 왜 그런지 한번 생각해보죠. 보통 그 이유는 다음 둘중 하나입니다.

1) 초반에 빨리 나와서 깔려야 하는 카드

아이스브레이커나 콘솔같은 종류는 어차피 한장만 깔리면 충분하고 그 후로 뽑히는 같은 카드는 거의 잉여입니다. 이런 카드들은 빨리 깔아서 초반부터 활용하기 위해 3장을 채워넣어야 할 필요성이 생깁니다. 거의 모든 덱이 45장(회사는 49장)을 넘어가지 않는 이유도 원하는 카드를 빨리 뽑기 위해서죠.

2) 소모성이고 효과가 좋아서 많을수록 좋은 카드

주로 이벤트, 운영, 일부 리소스와 자산, 개선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파랑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할 수만 있다면 계좌 빼돌리기를 20장쯤은 넣고싶을 겁니다(...) 확실한 도박, 헤지 펀드 같은 카드를 3장씩 넣지 않은 덱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런 카드들은 다다익선이죠.

따라서 코어셋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신다면 이 두가지 기준으로 봐서 더 넣고 싶은 카드가 있는지 따져보는게 좋겠죠. 그런데 솔직히 2장씩 있는 카드중에 2에 해당되는 카드들이 너무 많아서(앞서 말한 계좌 빼돌리기라든가...) 많은 분들이 코어셋 두개는 거의 필수라고까지 이야기하시죠. 분명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만약 다른 확장 구매도 염두에 두고 계신다면 확장에는 모든 카드가 3장씩 들어있고 그걸로 코어셋에 부족한 카드들을 대체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다시 생각해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어쨌든 이 글에서는 2장짜리 카드까지 다 하기엔 너무 많으니 듀얼코어는 기본으로 깔고서 3번째 코어셋을 살까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1장짜리 레어카드들만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읽고나서 어멋, 이건 사야해!라고 생각하시든 저건 그냥 신포도라고 생각하시든 자유입니다 ㅎㅎ 본 글에는 코어셋 판매촉진의 의도가 없습니다(...) 카드 번호순으로 작성합니다.

평가는 활용도(얼마나 "좋은"가?), 범용성(특정 팩션 말고 다른데서도 쓸만한가?), 필요성(꼭 세장 필요한가?)의 세 항목으로 하겠습니다.

그리모어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플레이버 텍스트를 보면 휘자드의 콘솔같은데 실제 쓰는 사람은 압도적으로 노이즈인 아나크 바이러스덱의 대표 콘솔입니다. 바이러스덱은 거의 예외없이 이 콘솔을 채용하지만 바이러스에 관심없는 아나크나 아나크 바깥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기에 범용성은 낮습니다. 그리고 바이러스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덱에서도 진 등으로 메모리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세장까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실제로 토너급의 덱에서도 2장만 넣은 경우가 자주 보이기도 합니다.

얼음 조각가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성능 자체가 나쁘진 않습니다. 아이스 힘을 1 깎는건 힘이 안올라가는 요그, 흉내쟁이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훨씬 싼값에 비슷한 효과를 제공하는 데이터서커에게 효율상 크게 밀립니다. 유니크라 1장밖에 깔 수 없다는 것도 큰 한계입니다. 다른 팩션에서 쓰기에도 영향력 3이 부담스럽죠. 서커는 1밖에 안되는데...

데스페라도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여러분이 3코어를 산다면 아마 그 이유의 49%정도를 차지할 최고의 콘솔입니다. 데스페라도가 첫턴에 깔리는가 아닌가에 따라 판의 분위기가 크게 바뀔 정도로 중요합니다. 영향력 3이 만만치않지만 과감히 9를 써서 3장을 사가는 러너들도 많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빨리 깔수록 좋기 때문에 이 콘솔을 쓴다면 웬만하면 3장을 채우게 됩니다.

데이터 딜러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다 아젠다 먹자고 하는 짓인데 아젠다 팔아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습니까. 이 카드는 발매후 1년 이상이나 타는 쓰레기 취급을 받다가 아너 앤 프로핏 확장에서야 처음으로 덱에 들어가는 기회를 얻었던 카드입니다. 그것도 특정 아이디에서만 딱 한장 넣는 정도로 절대 여러장이 필요할 일은 없을 카드라 하겠습니다.

툴박스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툴박스야 깔리기만 하면 좋은 콘솔이지만 너무너무 비싸죠. 다양한 좋은 프로그램이 많아 메모리가 절실하고 상대적으로 크레딧은 넉넉한 셰이퍼에서 남의 콘솔 사느라 영향력 쓰기 아까울때 그냥 "있으면 좋은 카드" 정도로 생각없이 두장쯤 챙겨넣는 콘솔이 바로 툴박스입니다. 너무 비싸서 빨리 못깔기 때문에 3장 있을 필요도 별로 없습니다.

이솝의 전당포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크레딧이 넉넉한 셰이퍼보단 가난한 아나크가 주로 사가서 입에 풀칠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덱을 굴리는데 쓰입니다. "노이즈 샵"이라는 덱타입이 아주 유명하죠. 솔직히 말해 그외의 덱에서 쓰이는 경우는 드뭅니다.

기업의 분쟁중재자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이 카드는 러너에게 일격필살의 치명타를 날리는 용도인데(힘 30 궁수라든가...) 러너의 위기탈출용 카드가 점점 더 풍부하고 강력해져서 활용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폐기를 노리는 덱에서 가끔 쓰이는 정도인데 점점 더 잘 안먹히게 되는 추세라...

재벌 충성심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확장이 늘어나 좋은 카드가 많아질수록 덱에 잠입 같은걸 세장씩 넣을 자리는 없어집니다. 그리고 웬만한 함정은 눈칫밥으로 피하거나 몸으로 때우겠다는 러너도 늘어나고요. 제가 대회때 이거 넣어서 이겼다곤 하지만 코어 대회였으니까 그랬던거고 어차피 1장이면 충분합니다.

아키타로 와타나베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노-쓸모... 소속이 하스나 웨이랜드였다면 모르겠으나 진테키와는 별로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사가기엔 영향력이 아깝죠.

샌샌 시티 그리드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여러분이 3코어를 고려하는 이유의 나머지 49%가 아마 이 카드일겁니다. 발전 3짜리 아젠다를 바닥에 방치하지 않고 손에서 바로 내려 한 턴만에 먹을 수 있게 해주는 이른바 패스트 어드밴스의 상징과도 같은 카드죠. 3이라는 비싼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3장씩 꽉꽉 채워가는 회사덱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2장만 넣어도 못쓸 정도는 아니고 비NBN의 경우 영향력때문에 2장만 넣기도 하며 바이오틱 레이버로 대체할 수도 있으므로 NBN의 최강자가 될 욕심이 없다면 2장으로 만족할만도 합니다. FA는 승률은 좋지만 재미없다는 평이 많은 것도 일단 염두에 두시구요(...)

보안 하청업체

활용도:★☆☆☆☆

범용성:★★★☆☆

필요성:★☆☆☆☆

이 카드의 위상은 "영향력이 1 남았을때 별 생각없이 넣어두면 가끔 의외로 도움되는 정도"라는 TEnOTT님의 평을 인용하겠습니다. 언뜻보면 러너의 전당포와 비슷하지만 차이점은 한번 레즈한 아이스는 웬만해선 놔두면 계속 도움이 된다는 거죠. 요그가 나와 무용지물이 된 힘 3이하의 코드게이트를 제외하면 어쨌든 러너가 지날때마다 1-2원씩은 걷어줄것 아닙니까. 바로 그 이유로 요그만 뜨면 몽땅 바보되는 톨부스미만 잡코드게이트들과 기생붙어 죽을날만 기다리는 아이스를 팔아먹기 좋은건 맞지만 한장, 많아야 두장이면 충분히 제값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