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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8 16: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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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언테임드

GM언테임드의 시카고(스카페이스 1920) 창업 가이드 1편

 

1. Next Monday, Before Dinner, Second Floor, Guns Drawn




지난주 어느 날, 미스터 빈이 제 배후에서 나타나 조용히 접선을 시도했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나 하지…”

, 뭐죠? 저 바쁜데요.”

월요일, 저녁 식사 전, 2, 총은 뽑은 채로.”

 

미스터 빈은 과하게 무게를 잡으며 제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어떤 테마에 톡톡히 빠져 있는 것이 분명했죠.

그렇습니다, 이를테면….

좋소, ‘스카페이스 1920’의 건이군. 요청할 것은 뭡니까?”

테스트 플레이, 그리고 리뷰

같이 할 사람은?”

설 감독, 그리고 보트킨.”

현장에서 뵙죠. 게임은 준비해두시고.”

그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그는 홀연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과하게 비밀스러운 첫 회동이 끝나고월요일 저녁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2. 선량한 아일랜드 사업가, GM언테임드의 기도

늦은 밤, 파주 산골 속 한 건물 안에는 4명의 사나이가 자리했습니다. 한껏 분위기를 잡았건만 미리 세팅해둔다던 게임은 온데간데 없고, 세팅부터 진행하며 게임 설명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꽤 공간을 차지하는 편. 게임판은 약 900 x 600으로 실제 플레이를 위해서는 조금 더 테이블이 크면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게임 세팅부터 규칙 설명까지는 대략 2~3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일꾼 놓기 / 영향력 / 자원 관리 / 덱 빌딩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도록 만들어진 게임이라, 배우는 시간이 적다고는 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 다만 테마와 규칙이 어느 정도 직관적으로 연계되어 있어서 한 번 익히고 나면 게임 안에서 메커니즘이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는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마 한국어로 된 규칙서를 기반으로 규칙을 설명하거나 세팅한다면 조금 시간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게임이 시작되고 우리는 각자 하고 싶은 세력을 하나씩 골랐습니다.

저는 시카고 북부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선량한 아일랜드인 사업가 딘 오배니언’, 빈은 뒷세계의 전쟁광 스테파니 세인트 클레어‘, 보트킨은 범죄 제국의 얼굴마담 알 카포네’, 설감독은 스포츠 도박과 암흑가의 거래를 주도하는 아놀드 로스타인을 골랐죠. 보시다시피 저는 작은 업체를 가진 선량한 사업가로 다른 작자들과는 도덕성의 궤를 달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쉽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요약

-      지역 사회의 빛과 소금,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언테임드의 북부 플라워 가든

-      스포츠, 불법 도박 전문: 설감독의 일리갈 토토

-      이탈리안, 범죄 제국, 알 카포네: 보트킨의 피자 떡대즈

-      전쟁, 결코 다시 전쟁: 미스터 빈의 콩알탄 늑대단

 

아쉽게도 이번 테스트 플레이는 프로토타입으로 진행했지만, 미니어처 조형 수준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구경하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갱단마다 사용하는 무기가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총의 가늠쇠가 살짝보이는 수준까지는 구현이 되어 있는 정도니, 미니어처 완성도는 높은 편이라 하겠습니다. 실제로 보트킨이 이끄는 이탈리안 마피아들은 떡대가 어마어마해서 게임판 위에서 엄청난 위압감을 발휘했죠.

[대충 봐도 31까지는 가능해 보이는 이탈리안 마피아 vs 비쩍 마른 스포츠 도박꾼 3]

 

게임의 무게가 꽤 나가는 만큼 게임의 시작부터 제 머리는 복잡했습니다. 무서운 갱단들 사이에서 일개 꽃 배달 사업자가 사업을 운영해나가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더욱이 게임을 잘 아는 것도 아니라 보스 카드를 이용한 게임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어디서 이득을 취해서 게임을 운영할 것인가가지고 올 카드와 버릴 카드는 무엇인가범죄 레벨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같이 고도화된 생각은 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시작한 지 30전쟁광 미스터 빈이 사실상 시카고 전역을 다스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 상황]

 

다행히 보트킨과 미스터 빈이 각각 알 카포네와 세인트 클레어를 고른 덕분에 시카고 남부의 긴장감이 계속 치솟는 동안, 혼자 열심히 밀주를 팔아 돈을 벌긴 했지만, 그 꼴을 그냥 둘 수 없던 미스터 빈이 대거 부대를 파견하면서 평화롭던 시카고 북부마저 전쟁의 포화를 피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미 옆 마을 스포츠 도박꾼들의 비명이 시카고 북부에 울려 퍼졌고, 이것은 하나의 선전 포고였습니다. 과연 미스터 빈의 심장에 붉은 피가 흐르긴 할까요? 미국에 이민온 뒤, 고된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련한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살아갈 삶의 터전을 지켜내기 위해 저는 어쩔 수 없이 총을 들게 되었습니다. 아일랜드 이민자의 일자리와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서라도 미스터 빈의 콩알탄 늑대단은 처단되어야만 했습니다. 더욱이 최근 세를 불리고 있는 보트킨의 피자 떡대즈가 콩알탄 늑대단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한참 떨어진 우리 마을을 톰슨 기관총으로 수놓을지 누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저는 기도했습니다. (1920년 아일랜드 이민자라면 대체로 로마 가톨릭이니까 고증에 따라 대상을 잘 선정하여 기도하였음.)

신이시여, 저 악한들을 벌할 불의 비를 내려주세요. 선한 아일랜드 인들이 그들로 하여금 피를 보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절박한 기도는 하늘에 닿고야 말았습니다. 신의 얼굴이 꼭 예쁘게 생겼으리란 법은 없더군요.

 

 

3. 독감의 시대

 

일리노이 트리뷴이 대서특필한 기사에 따르면, 시카고에 독감이 퍼져 지난 24시간 동안 179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희 아일랜드 이민자들은 큰 피해가 없었죠. 그렇지만 미스터 빈과 보트킨은 시카고 전역에 배치했던 조직원들을 모조리 거점으로 돌려보내야만 했습니다. 사업이나 전쟁도 아닌데, 부하들이 픽픽 쓰러져 나가니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간 거죠.

 

[독감 대유행 직후 차례를 진행한 설감독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자취를 감춘 시카고 도심]

독감의 시대로 시대의 흐름이 단번에 바뀌었습니다. 아일랜드계 사업가인 저는 많은 딜러를 기반으로 빠르게 상품을 유통하는 것에 능했거든요. 보시다시피 제가 점령한 자리는 하나뿐이지만 여러 지역을 점령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 동네에 특수 상권을 유치해 3개의 사업체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거래 자체는 쉽게 많이 일어나는 상황이란 거죠

 

그러나 문제는 게임 안에 존재하는 일명 JOB 카드 덕분에 제가 이 타이밍에 벌어들인 39달러를 미스터 빈이 그대로 납치해가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과

독감에 죽지 않은 녀석들이 슬슬 기어 나오기 전까지 제대로 된 방어 태세를 갖추지 않으면 우리 가게에 저 무서운 사람들이 차를 타고 들이닥쳐 총알 세례를 줄 예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림도 없다! 우주 방어 모드 돌입!]

 

보트킨의 떡대들과 미스터 빈의 킬러들은 대략 공격력 12… 엄청난 수치였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끌어모은 무장 경비 4, 나이트 클럽이 지닌 기본 방어력 6, 무장 차량 1개를 더해도 겨우 11의 방어력으로 둘의 공격력을 방어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둘은 이미 갱단을 넘어선 사적 군사 단체라고 봐도 무방했고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야이 씨! 경찰 불러!!!!!!!!!!!!!!!!!”(검은색 차량이 경찰)

그렇습니다. 이 게임에서 경찰은 방어 시에만 우리 편이 됩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제 경우에는 선량한 아일랜드 사업가이므로 시민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경찰 출동은 유착 관계보다는 시카고의 사회적 안전망이 잘 작동한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겨우 12 방어력을 맞추고 나서야… 저는 제 거래처와 마음 편하게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게임은 거의 막바지, 전쟁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눈앞에 놓인 시카고의 왕좌를 향해 열심히 만들어 놓은 엔진을 굴려 승리를 향해 달려야 했습니다. 금주령의 시대도 거의 막바지인 셈입니다.

 

[결국 갱 전쟁이 끝나고, 보트킨의 피자 떡대즈에게 점령당한 미스터 빈의 거점…]

 

4. War, War never changes… But,

갱 전쟁이 끝나고시카고에 남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 비참한 끝에 승리자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요?

 

, 존재합니다. 이 게임의 승리자는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이죠.

그리고 그것은 바로 저, 꽃과 술을 뿌리며 지역민들의 지지와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언테임드의 북부 플라워 가든!

승리로 가는 공식은 간단합니다. 매번 말씀드리고 있지요?

친구(갱단)를 만들고, 최고만 고용해서, 있는 대로 팔고, 절대 잡히지 마세요. 또 당신을 존중하지 않는 녀석들에겐 비싼 값을 치르게 해주면 됩니다.

물론 기도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스카페이스 1920, GM언테임드가 추천합니다.

평점 10점 만점에 120점

Seal Of Flower And Peace


* 보드게이머끼리 하시는 걸 권합니다.

** 테마가 그럴싸하다고 일반인이랑 처음부터 하지 않으시는 걸 권합니다.

*** 테플 후 선주문 들어갔습니다.

**** 바이럴 광고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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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32 HBL
    • 2021-12-08 21:21:36

    리뷰에 굉장히 진심이신 편 ㅋㅋㅋㅋㅋ
    • Lv.31 윤보우
    • 2021-12-08 23:57:19

    재밌겠당 리뷰 표현력이 넘 대박이심다
    • 관리자 [GM]언테임드
    • 2021-12-09 10:19:57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첫 판이라 허둥대는 찰나에 운 좋게 이겼습니다.
    이제 저 멤버들이랑은 다신 안할 예정.
    • Lv.32 HBL
    • 2021-12-09 15:37:10

    @[GM]언테임드 막줄이 핵심인가욬ㅋㅋㅋㅋㅋㅋㅋ
    • Lv.51 유유아빠
    • 2021-12-09 16:33:05

    진짜 테마 취저인데....하필 연말 총알 없을때..ㅠ.ㅜ
    • Lv.12 아니이러
    • 2021-12-17 13:36:01

    필력이 어마무시하군요. 마치 한편의 영화같아요 ㅎㅎ
    아 펀딩 끝나기 전에 이 글을 읽었다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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