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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컴호러 카드게임 "시간을 초월한 음모" 대규모 파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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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0: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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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 Dnej2233
※ 본 리뷰는 "시간을 초월한 음모(이하 시초음)"를 플레이하기 전에 읽어 볼 수 있도록, 작성됨에 따라, 게임에 체험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마저 본게임 체험 전에 원치 않으신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1. 아딱러의 꿈.
보드게임을 하다 보면, 한번쯤 상상하는 버킷리스트들이 있다.
여명의 제국 풀파티로 협잡이 난무하는 우주전쟁하기라던지, A&A를 풀파티로 2차대전을 밤새도록 즐기는 그런 상상들 말이다.
이런 버킷리스트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4점대 웨이트를 소화해낼 다수의 사람, 그 사람들이 공교롭게도 반나절이 넘는 같은 시간에, 아주 운이좋게도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기에, 이러한 교집합을 성립해 게임을 진행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 버킷리스트 중 아컴호러 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다중 대규모 파티가 있을 것이다.
3개의 파티를 구성할 대규모 인원이, 게임 룰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같은 날, 같은 일시에, 본인 덱을 스스로 구성해 와서, 게임에 참여해야 한다. 어쩌면, 전술한 게임보다도 훨씬 조건이 까다롭다.
그래서일까.
시초음이 국내 정식 발매를 한지도 2년이나 되어가는데, 대규모 파티로 진행 한 후에 참조할만한 리뷰도, 후기도 없었다.
그저 경험해본 극히 일부의 고인물 유저들로부터 재미있었다는 소문이 구전으로만 전설처럼 흘려들릴 뿐이었다.
2024년 8월이 되어 시초음은 결국 초판본을 완판하게 되어서 구하기도 어렵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시초음은 도대체 어디에서들 밀봉되어 잠자고 있길래, 사람들의 후기로는 만나볼 수 없는것일까.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보드크루 모임에서 아딱을 즐기는 우리 파티는 이제 갓 던위치 사이클을 끝낸 초보모임이다.
한번씩 교류삼아 정규시나리오가 끝나면 독립시나리오를 진행해오다, 함께 게임을 하던 모임원으로부터 대규모파티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제 겨우, 던위치를 끝내었는데 대규모 파티는 다소 성급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얼마나 재미있는 상상인가.
4명이서 해도 재미있는 게임을 과거, 현재, 미래를 나누어 시간을 초월에 게임에 영향을 서로 주고 받는다하니 이건 아딱러에겐 참을 수 없는 제안이었다.
우리가 비록 초보들이 많은 모임이지만, 서울 어딘가 다크소울의 보라돌이같은 유저들을 구해오면, 비록 비루한 실력이라도 이정도는 돌파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보았다.
<그래. 우리가 꺾일 것 같으면 이런 분이 구원해 주지 않을까?>
다이브다이스, 보드라이프, 아컴파일즈 단체대화방들을 이용해서 시초음을 도전할 파티원을 공개 모집하였고, 각지에서 시초음 정복을 위한 풀확으로 무장된 강력한 파티원들이 섭외되었다.
나는 드디어 시초음 정복을 위해 밀봉라벨을 제거하고 슬리브를 한장씩 씌워나갔다.
2024년 8월 20일 월요일 오후 6시 30분.
파티참가자들이 하나 둘 아지트 문을 열고 들어왔다.
12명의 풀파티, 풀확덱,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음모 대규모 파티는 그렇게 성사될 수 있었다.
2. 시간을 초월한 음모
게임은 노벨상을 수상한 두 과학자는 시간을 넘나드는 혁신적인 발명을 하였는데, 현실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지워져 버렸다. 게임참가자는 3개의 파티로 나뉘어져 과거, 현재, 미래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3개의 그룹은 서로 분리된 시간대에서 각자의 과업을 해내야 하며, 이러한 과업을 달성하는데 있어 다른 시간대의 조사자에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조심해야만 한다.
시간을 감히 넘나들려하게 되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존재인 틴달로스의 하수인에게 눈에 띄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게임 상품주요 정보 中 일부 발췌)
토큰에 익숙한 아딱러이니 만큼, 주머니를 하나 꺼내서, 엘더사인, +1, -1토큰을 하나씩 집어 넣었다. 각각 현재, 미래, 과거를 상징했으며, 각팀장들은 주머니 손을 넣고 무작위로 시열대를 배정받았다.
게임을 시작하면, 각 시열대는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또 받는다.
하나의 파티에서 캐낸 단서토큰은 시간을 초월해 전달되기도 하고, 미래에서 온 정보가 과거로 돌아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게임은 여러개의 선언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러한 선언은, 각 시열대에 공통으로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하나의 시열대에서 선언을 완료하면, 손을 들고 앞으로 나가 모든 시열대가 공통으로 볼 수 있도록 선언을 체크해 나갔다.
시초음이 다루는 주제는 타임 패러독스보다는, 흐트러진 시간을 재조립해 맞춰나가는 것에 가깝다.
시나리오의 섬세한 퍼즐적 유희보다는, 서로의 시열대에 영향 주고 받는 어드벤처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를 예를 들면, 트라이앵글이나, 나비효과보다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더 가깝다.
그렇다보니, 잔뜩 머리를 쥐어짜는 추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엉켜진 시간속에 서로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직면한 상황들을 해쳐 나아가는 모험에 좀더 맞추어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서 사라진 적이 미래에서도 사라진다던지, 시간을 초월한 존재는 전체 시열대에서 함께 영향을 받는다던지 하는 등의 기믹들은 신선한 재미를 제공했다.
필자는 '미래'에서 게임을 진행하였는데, 결국 게임의 전체적인 시나리오를 경험하고 싶다면, 대규모 파티로 각 시열대를 모두 경험해 보는것만이 구조를 전부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시열대만 했음에도 강력한 재미를 선사했고, 게임이 종료되었음에도 아쉬움을 토로하며, 한번 더 해보고 싶다는 유저들도 있었다.
시초음은 대규모 다인모드로 설계된 게임이었고, 단일그룹으로는 이러한 경험을 오롯히 느끼기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되었다.
쉽지않은 모집과정이었지만, 개발자가 기획한 의도에 따른 유희를 깊게 찍어 맛볼 수 있는 체험이었다.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 파티는 11시가 다되어서야 끝나게 되었다.
4시간이 넘는 여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체감상의 시간은 짧기 그지 없었다.
3. 아컴호러 파티게임
최근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진행한 기획전으로 아컴호러 카드게임 독립시나리오들의 상당수가 품절되었다.
그만큼 이 게임의 저변이 넓어지고 즐기는 유저가 많아지는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여느 아딱러가 그러하듯, 막상 많은 독립시나들이 슬리브도 씌워지지 않은채 밀봉라벨 안에서 잠자고 있을 것이다.
늘 절판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아컴호러 카드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다인플레이가 어느정도 강요되는 시나리오는 여전히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시초음이 완판되긴 하였으나, 여전히 광기의 미궁은 완판되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아컴호러 카드게임의 대규모 독립시나리오 중 '이계신의 전쟁'과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멍울'은 아직 한글판으로 정발되지 못했다.
일전에 신나요님이 리뷰한 독립시나리오 중 기존발매품들은 건너 뛰고, 곧바로 한탕과 허탕이 발매되었으며, 하루가 채 버티지 못하고 품절되어 버렸다.
시초음을 경험하면서 느낀점은 분명 아컴호러 카드게임이 파티게임으로도 충분히 손색없는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물론, 베를릴 장벽같은 입문 허들은 어쩔 수 없지만, 이 허들을 넘고 나면 인생에 손꼽는 보드게임을 만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아컴파일즈에서 주체한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멍울' 대규모 파티가 있었다.
얼마나 재미있었을지 궁금했지만, 모임 이후에 리뷰가 없었고, 수시간에 달하는 플레이스루를 영상으로 스포일러를 감당하며 보기도 어려웠다.
다음번 체험의 재미를 위해 무지의 상태로 남겨두리라 생각했다.
비록 우리가 초보파티로 구성된 모임이지만, 처음으로 연 대규모 독립시나리오 파티였는데, 앞으로도 정발로 발매되는 제품은 파티를 계속해서 이어나가 볼까 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독립시나리오가 정발되어 행복한 아딱파티가 앞으로도 이어져서 성사될 수 있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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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컴호러 카드게임 독립 시나리오: 시간을 초월한 음모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Machinations Through Time: Scenario Pack (2022)- Christopher Hosch, Marcin Jakubowski, Ignacio Bazán Lazcano, Henning Ludvigsen, Mercedes Opheim, Zoe Robinson, Evan Si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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