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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시판 > [스포]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스토리, 서스펙트 게임 : 리로드
  • 2023-04-24 20:41:24

  • 0

  • 668

Lv.3 najawon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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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거 게임 스토리가 드라마, 영화로 팔리면 되게 인기 많겠는데요? ㅎㅎ
여러 스릴러 반전 영화가 가진 검증된 시나리오 플롯을 그대로 채용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전 스릴러 영화를 사랑하죠...
영화에선 씬이 바뀐다고 하죠? 스토리를 풀어가며 현재의 의혹이 마치 씬이 넘어가듯, 새로운 비밀과 진실로 넘어가도록 만든 작가님의 장치가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임의 시작은 오종탁의 사망시간과 알리바이를 찾는 것이었지만, 중반에 가서는 누가 오종탁을 죽이려 마음먹었는지를 찾게 되었어요.
마지막 종반에 이르러서는 이번 사건의 설계자인 오종택의 생각이 대체 무엇이었는지를 고민하게 되었죠.

또 기존 서스펙트 게임에서 추가된 구성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1) 시간이 지나는 것으로 찾아오는 변수인 주치의는 새로운 분위기로 제 2막을 열어준 느낌이었어요. 이 약, 주치의는 처방한 적 없다는데...
2) 방탈출 게임에서 가져온 듯한 I카드와 K카드 조합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대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3) 전작보다 발전한 깊이감. 게임이 끝나고 예지씨가 얼마나 불쌍하고 안타까웠던지...

지금부턴 우리 파티가 즐겼던 게임 속 스토리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해요. 다른 파티는 우리랑은 또 다르게 게임이 진행되더라고요?

제가 맡았던 캐릭터는 진상이에요. 범인이죠. ㅋㅋ
처음 든 생각은 생각보다 빠르게 이번 사건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였어요. 저는 오종탁과 상호동의하에 주의 깊게 칼을 밀어 넣었었고, 7시 50분에 제가 오종탁과 마주하고 나온 뒤 8시에도 오종탁은 살아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으니까요. 가사도우미분! 시계를 봐줘서 고마워요. 최고!

그리고 한예지가 락픽을 발견하고 서재를 열었습니다. (와우!!!!!)
서재 안에는 만능 도라에몽 주머니인 노트북이 있었죠. 이게 뭘까 알쏭달쏭할 땐 항상 시리를 찾듯 노트북에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여년 전 당시 사건에 대한 스토리가 들어있었죠. 우리 모두 그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관계자였고, 때문에 뭐 하나 얻어걸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별 생각 없이 하나하나 읽으면서 넘어갔습니다. 별 생각 있었어야 했어... 우리 불쌍한 예지씨...

그리고 어떻게 건설회사 이름이 무등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한참 웃었네요. 무등산ㅋㅋㅋㅋㅋ 이거 사람이름이냐고ㅋㅋㅋ 무슨 홍학규네 조직폭력배 두목 이름인가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거실에서 가방을 슬쩍 챙겼습니다. 그곳엔 오종탁에게 사용한 국소마취제가 들어있었으니까요! 근데 나오는 건 추가 맵과 K카드 였구요...
이미 처음부터 나는 거실과 서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내 집처럼 편히 누워 쉬고 있었다~ 이런 입장과 알리바이를 고수해왔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저 가방은 빼박 제 것이라 알고 있었습니다. 너도나도 단서토큰을 주면서 제 카드를 훑었고, '주사기'라는 키워드를 모두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웃으면서 '하하, 작가님과 다음 작품 준비하는데 쓸 리얼리티 소품이야~'라고 언제든 말할 준비를 끝마쳤으나 이후 다른 단서들이 추가로 터져나오면서 앰플에 대한 추가 설명은 대충 묻혔네요. 허허. 좋아요.

그리고 저는 가방은 내 게 맞는데, 이 스마트폰은 도저히 뭔지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저것도 제 것이 맞았고, 방 안에 도청기가 숨어있었지만 안 들키면 그만 아닙니까? 분명 이건 내 게 아니고, 범인이 제 가방에 스마트폰을 슬쩍 집어넣은 거 같다. 나는 저 녹음이 뭔지 모르겠다 말했고, 저것이 제 것이라는 추가적인 단서가 나오지 않았기에 그대로 넘어갔습니다. 머리맡을 아무도 조사하지 않았거든요!
여기에서 중요한 건  오늘 낮 12시에 들렸던 소리가 스마트폰에 기록되었단 점이죠. 그때는 홍학규씨가 오종탁을 만나는 때였고, 비록 자신은 문이 잠겨있었다 말했지만 그걸 누가 믿습니까?

의혹은 홍학규에게 쏠렸고 이때 나선 우리의 슈퍼맨 가사도우미분의 도움으로 홍학규의 양말에 피가 묻어있다는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홍학규는 자신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오종탁이 죽어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다잉메시지엔 자기 이름이 적혀있었고, 이 상황에 경악하여 현장을 훼손시키고 나왔다고요. 그리고 이건 누군가의 악의적인 범행이고, 그것을 오롯이 나에게 덮어씌우기 위한 상황구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가 왔을 땐 이미 죽어있었을 수도 있었고, 반대로 그가 죽이고 나왔을 수도요.


프롤로그에 따르면, 한 명이 자신을 죽이는 데 실패하면 다른 한 명이 자신을 죽인다고 했습니다.


한예지의 책상에선 약 뭉텅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오종탁의 침대 밑에서도 노란 알약이 발견되었죠.
누가 알약을 오종탁에게 먹였을까요? 한예지겠죠! 한예지는 자신은 20여년 전 사건의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병 약을 처방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란 알약은 자신도 뭔지 모르겠다고요. 우리도 저게 뭔지 모르겠으나 중요한 건 오종탁의 집에 상시 상주하면서 지속적인 약물 투입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했다는 것이죠. 자기가 먹던 정신병 약을 오종탁에게 먹였을 수도 있고, 반대로 몸이 아픈 오종탁에게 이상한 약을 쥐여준 채 그에게 꼭 필요한 약을 먹이지 않았을 수도요. 노란색 약은 항응고제로 밝혀졌습니다.
그녀의 방을 뒤져본 결과, 한예지는 오종탁을 감시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우리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홍학규는 20여년 전 사건의 둘뿐인 용의자 중 한 명입니다. 한예지의 증언으로 벗어났지만요.
1) 그때의 그가 진짜 범인이었다면 20여년 전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책 '리로드'를 쓰던 오종탁을 살해하고 비밀을 숨겼을 것입니다.
1-1) 그러면 오종탁은 그가 진짜 범인이었음을 모른 채 전화를 걸어 만남을 청했던 걸까요? 오종탁은 여기가 자기 묫자리인지 모르고 그를 불렀던 걸까요?
2) 아니면 그는 그때의 범인이 아니었고, 단지 재수 없게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이었을 뿐이었을까요? 그는 오종탁에게 그때 상황에 대한 조언을 위해 방문했으나, 이번에도 재수없게 용의자로 몰리게 된 걸까요?

이것만으로는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한 가지 확실했던 건 홍학규는 그 사건 이후 고아가 된 한예지의 양부가 되어 재정적 지원을 해줬다는 것.
자신을 비호해주었던 고아 한예지에게 감사함과 동정심을 갖고 20년간 친자식처럼 지원해 준, 그 자신 스스로 포장한 단어로 말해보자면 무척 '감성적인' 사람이라는 점일까요.

그렇다면 다잉메시지에 홍학규의 이름이 적혔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하게 생각해 공격당한 오종탁이 그렸던 걸까요? 아니면 오종탁을 죽인 범인이 조작한 흔적일까요?

홍학규와 한예지가 서로 싸우는 동안 저는 멀리서 그들의 다툼을 응원했고, 방조했고, 관찰했습니다..

한예지가 오종탁을 죽였다면, 그 이유는 20년 전 사건이 미제 사건으로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한예지는 혼자 살아남은 피해자였고, 오종탁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던 인물이니까요.
그녀는 고의적으로 오종탁에게 접근했고, 오종탁에게 은밀한 손길을 뻗칠 수 있었던 유일한 인물입니다. 알약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그녀는 오종탁을 자연스럽게 피폐하게 만들고, 시름시름 앓게 만들다 죽여버릴 계획을 가졌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오종탁을 칼로 찌를 일이 발생되지 않습니다. 어짜피 시간이 지나면 오종탁은 자연스럽게 죽었을 테니까요!
한예지가 오종탁을 칼을 통해 직접적으로 죽이기 위해선 특별한 사건이 발생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과연 뭘까요? 그런 사건이 있기는 했나요?

보다 자세히 살펴본 시체 상태는 특이합니다. 치명상으로 보이는 단 한 번의 공격과, 사후에 그를 난도질한 흔적이라뇨.
이건 분명 최소 두 명 이상이, 혹은 한 명이 두 번 이상 오종탁에게 접근했다는 걸까요? 아니면 치명상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난도질한 결과인 걸까요? 우리는 이 단서에 대해선 아무도 어떤 추리나, 대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현장을 다시 확인해보면 창문은 깨져있었고, 오종탁은 창문을 등지고, 머리가 문을 향해, 양 발이 중앙에 향한 채 죽어있습니다. 그는 휠체어에 있었을 테니, 당연하게도 엎어져 죽어있습니다. 즉슨, 창문을 통해 누군가 칼을 크게 찔렀고, 창문이 깨졌으며, 창문을 깰만한 강한 공격에 오종탁은 휠체어에서 굴러 넘어져 앞으로 엎어진 채 즉사했을 가능성이 보입니다. 창문 파편은 모포로 막았겠죠?
그리고 휠체어의 흔적. 등에 있는 흔적입니다. 휠체어를 가죽 타입으로 생각해보면, 등지고 앉아있던 오종탁의 등에 칼을 찔러넣었다는 증거로 보입니다.
그리고 12시에 스마트폰에 녹음되었던 소리. 그것을 생각해보면 홍학규가 오종탁을 만나기 위해 방문을 통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창문을 통해 침입해 들어왔다는 결론이 자연스레 도출됩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주장은 고개는 끄덕일지언정, 완전히 납득할만한 주장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한예지는 지금 우리가 가진 범행의 단서가 홍학규를 범인으로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서라는 새로운 주장을 폈습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오종탁은 20여년 전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었고, 그 사건의 범인은 홍학규입니다.
오종탁이 홍학규를 초대하면서, 단 둘이 있는 틈을 타 오종탁을 살해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오종탁이 남겼던 다잉메시지의 존재가 마음에 걸린다는 것입니다. 홍학규의 눈을 피해서 써야 하는 다잉메시지요.

예를 들면 이것은 홍학규가 방을 나와야만 쓸 수 있는 단서라는 점인데, 이전의 홍학규의 말에 의하면 홍학규 자신이 다잉메시지를 훼손했다고 밝혔다는 거죠. 홍학규가 방 문을 다시 열고 들어오지 않는 이상 오종탁이 남긴 다잉메시지는 훼손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홍학규는 범인이 아니며, 오종탁 자신이 설계한 덫에 걸려든 사람이라는 거죠.
한예지의 주장에 의하면 오종탁은 자신의 죽음이라는 자작극을 통해 20여년 전 사건의 진짜 범인을 새로이 재판대에 세우고 싶었던 것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버린 20여 년 전 비극. 그리고 2016년 현재. 오종탁은 검은 얼룩과 가면으로 점철된 비극을, 오직 자신만이 알게 되었던 그 날의 진실을 우리 모두가 다시 파헤치기를, 또한 진실을 직시하도록 판을 짰습니다.
홍학규를 부른 사람은 오종탁이고, 한예지를 가까이 한 것 역시 오종탁입니다.
'리로드'를 구상하면서 20여년 전 사건의 진실에 다시 접근한 것도 오종탁이고, 아마 오종탁은 그렇게 진실을 알아챘겠죠.

한예지는 과거 비극적인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은 딸입니다. 오종탁은 아마 한예지가 자신에게 의식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고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오종탁은 이번 사건을 준비했습니다.
홍학규는 20여년 전 비극을 만들어낸 원인제공자입니다. 오종탁은 한예지가 믿고 따르던 사람이 사실 진짜 범인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알려주기 위해, 또한 정의를 심판하기 위해 전날 그에게 전화를 걸어 덫으로 유인했습니다.
그리고 진상. 이 사람은 대체 뭐죠? 

오종탁은 작가. 저는 편집자입니다. 저는 20여년 전 사건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면서 오종탁을 무혐의로 만들어줬습니다. 그렇게 서로 친해졌고, 작가와 편집자라는 관계를 통해 함께 회사를 성장시켰습니다.
본래 우리는 수사추리물을 계획하고 있었는데요, 이 앰플과 주사기가 그 배경자료로 사용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오종탁은 '리로드'라는 작품을 새로이 구상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0여년 전 사건은 우리를 스타 반열로 올려보내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이 사건을 다시 파헤쳐 보고 싶다뇨? 우리의 명성을 우리 스스로 깎아내리는 게 말이 됩니까? 그 이상은 제 비밀이 드러나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7시 50분 경 제 얼굴 안색이 나쁜 채로 나온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일겁니다.
그래도 그게 오종탁을 죽일 이유는 절대 못됩니다! 오종탁과 저는 동반자 관계이고, 작가와 편집자 관계입니다. 오종탁이 제 도움을 받아 용의선상에서 풀려났지만, 저 또한 오종탁의 도움을 받아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살인이라뇨. 제가 잃을 것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러나 이런 제 이미지메이킹은 실패했던 모양입니다.


저는 위의 주장에 따라 홍학규가 오종탁과의 만남을 계기로. '리로드'의 출판과 20여년 전 사건을 다시 파헤친다는 것을 이유로 오종탁을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때문에 홍학규를 투표했습니다.

한예지는 여전히 홍학규가 오종탁의 덫에 걸려버린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홍학규가 20여년 전 사건의 범인은 맞으나 현재 사건의 범인으로 몰고가기엔 주변 정황이 너무나 악의적이라는 것이죠.
그러니, 한예지 자신은 분명 아니니 명확한 진실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지만 진상이 범인이라고 투표했습니다.

홍학규는 한예지와 저의 논쟁을 가만히 지켜보며, 스스로를 고를 수는 없으니, 홍학규 자신을 제외하면 투표에서의 저울추가 기울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상이 살인을 일으킬 이유는 보이지 않았지만, 약물로 죽이면 그만인 한예지는 더더욱 아니었으니까요. 때문에 진상을 투표했습니다.


확실히 3명 플레이는 이런 점이 불리하네요. 양쪽에서 싸우면 나머지 한명이 결정권을 갖습니다 ㅋㅋ
그리고 밝혀진 충격적인 진실! 홍학규가 20여년 전 사건의 진범이 아니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홍학규가 한예지를 납치했고, 그 상황으로 인해 가정 내에서 돈이냐 딸이냐 라는 논쟁의 격화로 서로 싸워 죽은 것!
그리고 오종탁은 사건의 진실 그 너머 이 사건이 발생하게 만든 원흉으로 홍학규를 지목했던 것입니다!!
우리 불쌍한 한예지!! 그녀는 오종탁을 미워했고, 죽이려 들었으며, 사후 분노에 미쳐 사체에 난도질까지 했지만...
오종탁은.. 울어있는 벽지와 끝끝내 밝혀지지 않은 A스티커,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던 금고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을 한예지에게 남긴다는 유언을 써놓았지요. 흑.ㅠ
회사와 개인의 성장만을 머리에 담은 우리 띨띨이 진상이는 '대의'를 가진 오종탁의 일개 말에 불과했어요...

어떤 게임은 게임 플레이 그 자체보다, 결말에서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겨주죠.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스토리, 서스펙트 게임 리로드였습니다 ㅎㅎ..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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