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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2017 아그리콜라 챔피언십 본선 후기
  • 2017-04-14 1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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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2017년 04월 08일 토요일, 서울 홍대입구 가톨릭 청소년회관 다리에서 열린 아그리콜라 2017 챔피언십이 성황리에 성사되었습니다.

2007년에 출시된 이후 전략 보드게임으로서 오랫동안 보드게임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큰 인기를 가지고 있던 아그리콜라는 올해 신판이 출판된 것을 기념하며 유럽에서 아그리콜라 월드 챔피언십(Agicola World Championship)이 열릴 예정입니다. 아그리콜라 2017 챔피언십은, 그 월드 챔피언십의 한국대표를 선발하는, 국가대표 선발전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2월 19일부터, 3월 25일까지 약 한 달간 서울, 광주, 경기, 대전, 부산,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21번의 예선전이 치뤄졌으며, 총 196명이 참가하여 86번의 경기를 치뤄 52명의 본선진출자를 배출, 이전대회 입상자 12명을 포함하여 모두 64명의 본선진출자를 확정지었습니다.

4월 8일 열린 대회는 64강으로, 4인 1조(혹은 3인)로 경기하고 각 조의 1위 만이 진출하여 3번의 경기를 승리하면 우승하는 단판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그리콜라 2017은 기존에 직업과 보조설비 각각 본판 200장, 확장까지 1000장을 넘던 카드들을 처음 접해본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48장씩으로 줄여놓은 버전입니다. 따라서 어마어마한 카드 수에서 오는 진입장벽을 확 낮추었고, 좀 더 음식 마련하기와 농장꾸미기가 쉬워진 반면에 줄어든 카드폭 때문에 50점을 넘는 확실한 고득점을 뽑는 전략이 제한적이고, 허풍선이나 포장마차 같은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강력한 카드를 다른 카드들의 운영으로 넘기 힘들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는 게임입니다. 실제로 21경기에서 50점을 넘겨 1위를 한 테이블은 7테이블이며, 포장마차는 36%, 허풍선이는 46%의 높은 승률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1라운드부터 이변이 속출되게 만들었습니다. 기존 E.I.K로 일컬어지는 구 아그리콜라 버전과는 다른 아그리콜라 2017 버전에 완벽히 적응을 못한 듯, 이전 대회에서 입상하여 세간에 강력하다고 알려지며 전설로 기억되던 6명의 시드권자들이, 단 1명만을 남기고 모두 1회전에서 탈락한 것이 첫번째 이변이었습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절대적인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라인하르트님, 알천님 같은 고수들도 1라운드에서 의외의 일격을 맞아 고배를 마셨습니다. 

준결승전은 1라운드 16테이블의 각 조 1위각 각각 뽑은 자리에 따라 4명씩 4테이블을 구성, 진행하였습니다. 
1조는 과거, 최강자라는 칭호를 항상 달고 다니던 카오스쟁이님의 학교 후배로 카오스쟁이의 스타일과 강력함을 불려받은 스툴티님과 국내 최대 아그리콜라 모임인 이수에서 날카로운 견제로 항상 고수라 인정받는 라이벨님이 붙은 조로 경기 시작부터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중앙대 보드게임동아리 BOCA의 멤버 아르테님과 그 치열하다는 이수 예선을 뚫고 올라온 이찬기님이 막판까지 선전하였지만, 가정교사를 학자로 6점을 받아낸 콤보와 병, 여물통 등의 강력한 추가 점수로 53점을 획득한 라이벨님이 결승에 진출하였습니다.

2조는 같은 직장 동료인 버디버디님과 블루아찌님이 각각 64강 토너먼트를 통과하여 16강 테이블에 나란히 앉는 모습이 연출되었습니다. 버디버디님은 이수에서 열리는 아그리콜라 모임에 자주 나와 후원해주시는 분으로, 주로 5방 5가족을 이용하여 강력하게 농장에 집중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으나 준결승에서는 사뭇 달랐습니다. 기존의 스타일을 과감히 버리고 단 2방으로 콤보를 연계하여 점수를 뽑아냈습니다. 사제를 통한 돌가마와 우물의 확보, 빠른 돌방 개조를 통한 벽난로 8점과 크게 친 울타리를 통한 여물통 4점의 큰 추가점수덕으로 단 2개의 방으로 초반 가족늘리기를 하지 않고 48점으로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커뮤니티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던 이그리트님과 아그리콜라를 시작한 경력은 짧지만 특유의 센스로 운영을 잘해왔던 그린님이 각각 46점 동점으로 아쉽게 2위 그룹에 머물렀습니다.  

3조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2명과 각 학교 동아리에서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는 2명이 붙은 이른바 지옥의 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서울대 보드게임 동아리 ‘보거스’ 소속인 DOZ님과 Sphony님은 카오스쟁이님과 같은 동아리 후배로서, 아그리콜라를 직접 사사받고 현재 어떤 경기에서도 엄청난 승률로 최강의 우승후보로 지목 받고 있었습니다. 특히 Doz님은 2013년 열린 아그리콜라 대회에서도 우승하며 시드권을 따낼 정도의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자입니다. 또한 맞붙은 은빛깔과 행운패는 각각 서울시립대 보드게임동아리 아발론과 중앙대학교 보드게임동아리 BOCA에서 가장 잘한다고 알려진 플레이어들로 그 기세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경기 양상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흘러갔습니다. 행운패님이 극초반, 밭 5개와 나무꾼을 이용해 6라운드에 대농장을 놓아 8점을 얻고 2방으로 게임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에서 나머지 3명이 집사의 방 보너스 점수를 차지하기 위해 5방 5가족, 4방 포장마차 5가족 등으로 서로 치열하게 다투었습니다. 그 여파로 고가족 플레이를 한 사람들의 점수가 서로의 경쟁으로 높지 못했고, 침실로 무난하게 가족을 늘리고, 축산업자로 무난하게 곡식과 동물을 모은 행운패님이 46점으로 결승에 진출하였다. 그 뒤를 DOZ님이 45점, 은빛깔님이 44점으로 지옥의 조답게 매우 치열했던 한 판이었습니다.

4조는 신묘한 플레이로 상대방의 혼을 빼놓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새님, 온라인 커뮤니티 최강자라고 불리는 라인하르트님을 1라운드에서 꺾는 이변을 일으킨 진저에일님, 가장 치열했던 예선 중 하나인 대학로 예선을 뚫고 올라온 이한천님, 수원모임에서 아그리콜라를 즐긴다는 오버로드 1호님이 붙은 조였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원사이드로 흘러갔습니다. 4라운드에 방을 짓고 무자식을 사용한 이새님이 7라운드에 가족늘리기가 나오는 덕으로 가족 늘리기를 지연해가며 무려 6음식 3곡식 3채소를 받아내 그 효율을 극대화 시켰습니다. 남들이 가족늘리기 싸움을 하는 동안 먹은 6나무와 4흙 등 고효율 액션을 통해 이새님은 여물통, 허풍선이의 추가점수까지 확보, 46점으로 1위, 결승에 진출하게 됩니다. 2위는 39점의 오버로드 1호.

엄살로 항상 자신을 가리지만, 그 실력만큼은 까마득하게 높은 견제의 달인 라이벨, 
5방 5가족의강력한 농장의 장인으로 아그리콜라 오프라인 모임을 크게 후원하시는 대부 버디버디, 
강력한 우승후보를 준결승에서 모두 제쳐버린 천재 행운패, 
항상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참신한 플레이를 창조하는 몽상가 이새. 
이로써 결승전의 4명의 플레이어가 모두 모였습니다.

결승전은 1라운드부터 각자의 빌드가 갈렸습니다. 

1라운드의 행운패님이 직업으로 집사를 내려 놓으면서, 사람들의 모든 관심이 방으로 쏠렸습니다. 그 와중에 4등 시작인 이새님이 갈돌음을 먹고, 다시 1갈대를 먹는 플레이를 하면서, 게임이 미묘하게 변했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버디버디님이 소규모농부와 보조경작자를 둘 다 깔면서 준결승에 이은 2방플레이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 와중에 이새님은 3나무, 2나무를 모아 방자원을 만들었습니다.

3라운드에서는 이새님이 바로 방을 하나 만들고, 직업으로 무자식을 놓으면서 준결승에 썼던 무자식의 효과를 한 턴 더 일찍 발동하였습니다. 이 와중에 버디버디님이 직업으로 농번기 일꾼을 깔아 날품을 하면 곡식과 밭이 갈리는 무시무시한 날품콤보를 만들었으며, 행운패님은 이 사이에 2갈대를 확보하고 유랑으로 음식을 확보하였습니다.

4라운드에서는 3라운드 자신의 콤보에 정신이 팔린 사람들의 틈을 타 라이벨님이 6나무와 4흙을 확보, 혼자 방자원을 만들고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됩니다. 버디버디님은 나무를 먹고 날품으로 밭을 갈아 대농장 플레이가 확실시 되는 상황,

5라운드에서는 가족늘리기가 나와 라이벨님이 바로 방을 짓고 첫 가족늘리기를 하며 유리한 고지에 들어섭니다. 이 와중에 행운패님은 갈돌음을 한 번 더 먹고 선을 잡고 목수의 객실을 사용, 2방을 한 번에 늘릴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합니다. 

6라운드에서는 이새님의 플레이가 매우 수상했습니다. 행운패님이 2방을 만들었지만 이새님이 미리 만들어둔 방 덕분에 가족늘리기를 먼저 할 수 있었던 상황, 여기에서 이새님은 가족늘리기를 하지 않고 4흙을 먹고 4점짜리 병을 까는 선택을 합니다. 무자식을 한 번 더 쓰고, 4점짜리 병을 쉽게 깔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이것때문에 행운패님은 선을 잡지 않고도 쉽게 가족을 늘릴 수 있었던 상황

7라운드에서는 라이벨님이 음식을 준비하고, 버디버디님이 대농장을 완성시켜 7점을 확보하는 상황에서 이새님이 가족늘리기를 또 포기하고 6나무를 챙깁니다. 행운패님 역시 공짜로 오늘 가족늘리기를 안할리가 없는 상황.

8라운드가 되어서야 이새님이 드디어 가족늘리기를 합니다. 가족늘리기를 하기 전에 5갈대를 챙겨놓아 좀 더 많은 방을 지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둡니다.(이 5갈대가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한 수였습니다.). 이 선택 때문에 라이벨님의 액션이 말리고, 이새님에게 집사를 따라갈 기회를 줍니다. 모두가 목숨을 걸고 가족늘리기 전쟁을 하는 때에, 무자식으로 5음식 3채소 2곡식을 챙기면서 그 와중에 맛있는 6나무, 4흙, 4흙, 5갈대를 먹은 플레이는 복기해봤을 때 이번 결승전의 최고의 한 수가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9라운드에서는 라이벨님이 집을 고치고 쟁기몰이꾼을 까는 바람에 모두가 밭 걱정을 크게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보조 경작자로 이미 5밭을 갈아놓은 버디버디님과 이중날 쟁기를 깐 이새님까지. 이 판에서 밭은 매우 맛없는 액션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와중에 행운패님은 우물과 돌가마를 챙기며 점수를 올렸고 버디버디님은 이미 농장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동물을 모으고 씨를 뿌려 농장을 풍성하게 가꿔나가기 시작합니다. 이새님은 또 한 번 6나무를 먹고 2방을 가 집사에 대비합니다.(이 때 라이벨님이 중얼중얼, 6나무 두 번 먹으면 이기던데....)

10라운드에서는 라이벨님이 방자원을 야금야금 모아가고, 행운패님은 농장 불리기에, 버디버디님은 여전히 동물을 모으는 것에 전념하였고, 이새님은 방에 썼던 나무를 나무꾼을 깔아 벌충하기로 합니다

11라운드에서는 라이벨님이 방자원을 좀 더 모으면서 울타리를 미리 쳐 둔 상황, 행운패님은 준결승때 이용한 축산업자를 다시 한 번 깔아 농장의 내실을 키우고 버디버디님과 이새님은 동물과 작물을 먹으며 내실을 키웁니다

12라운드에서는 라이벨님의 계략이 드러난 상황이었습니다. 3돌방이라 집사를 포기한 듯 보였으나 실상은 골조건축업자와 목수를 이용한 6방으로 집사를 혼자 먹을 계책이었습니다. 2갈대를 먹고 6방 자원을 확보한 라이벨님, 3양까지 챙기고 목수까지 깔아 준비를 모두 마칩니다. 이 와중에 행운패님은 밭일구고 씨뿌리기를 놓치지 않고 버디버디님은 침실을 깔아 가족늘리기를 준비합니다. 이 와중에 5가족까지 늘린 이새님은 울타리를 치고 1돼지를 확보, 돼지사육사를 깔아 돼지를 손쉽게 늘리는 콤보를 사용합니다.

13라운드에서는 라이벨님의 계획이 침몰했습니다. 버디버디님이 전라운드 선을 통해 라이벨님의 방을 외양간으로 틀어막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버디버디님에게는 3점의 점수와 동물이 번식한다는 점에서 최고의 액션을 행한 것이었는데, 그것이 라이벨님에게는 정말 큰 독이 되었습니다. 8라운드에서 5갈대를 먼저 먹어두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라이벨님은 잡지 않아도 되는 선을 첫가족으로 잡아야 했으며, 가족늘리기도 못하여 액션도 손해를 보는 등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14라운드에서는 라이벨님이 결국 3돌방을 건설해 집사를 혼자 먹는데에 성공합니다. 그 뒤 가족늘리기만 2번을 더하여 5가족으로 마무리. 행운패님은 바구니 제작소까지 확보하고 울타리를 친 뒤 동물을 모아 풍성한 농장을 완성하였고. 버디버디님은 양모담요를 통해 나무집의 불리함을 커버하였습니다. 여기서 이새님의 플레이가 빛이 났습니다. 여지껏 자원을 모아놓고 집을 고치지 못해 점수가 낮을 것이라는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오두막살이 직업을 통해 5나무방을 5흙방, 5돌방으로 2번 개조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점수가 10점이 넘게 뛰어버렸고 이제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점수는 막판에 대역전극을 일궈낸 이새님이 52점으로 1위, 
대농장을 기가막히게 써서 기존의 스타일이 아닌 2방 플레이로 고득점을 일궈낸 버디버디님이 50점으로 2위, 
큰 그림을 잘그리다가 막판에 일격을 맞아 휘청거린 라이벨님이 49점으로 3위, 
많은 설비를 모았지만 집사도 뻇기고 동물도 생각보다는 많이 못모은 행운패님이 44점으로 4위
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이것으로 아그리콜라 2017 챔피언십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두달여에 가까운 기간동안 한 게임을 가지고 경쟁하며 즐겁게 게임했던 이번 대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국가대표로 뽑힌 이새님에게 큰 축하를 보내며, 앞으로 있을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큰 성공을 기원합니다. 


우승 
이새(윤철기) 
준우승
버디버디(김광원)
3위
라이벨(박형종)
4위
행운패(박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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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7-04-14 11:20:46

    후기 잘봤습니다. 그 날의 기억이 다시한번 떠오르네요 :D
    좋은 대회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7-04-14 12:02:35

    대회 개최해주신 코리아보드게임즈 회사 관계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런 대회를 통해 보드게임이 우리 놀이문화에 잘 정착될겁니다
    • 2017-04-14 13:00:41

    잘 읽었습니다. 대회 개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인 테이블이 너무 많아서 아쉬웠는데, 다음 대회에선 부디 4인플로 하게되길.. 흑..
    • 관리자 인곤지능
    • 2017-04-14 13:13:42

    후기 잘 읽었습니다. 대회 준비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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