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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12/23] 광주 아지트 게임 모임 후기 - 3. Caylus 편
  • 2005-12-26 01: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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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3

Lv.12 Equinox
3. Caylus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하지요. Ystari라는 비교적 덜 알려진 출판사에서 2005년 Essen을 통해 선보였다고 하는데, 보드게임긱에서 부동의 2위였던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를 제치고 현재까지 2위를 순항 중에 있습니다. 이미 Ystari社에서 찍은 초판은 품절되었고, 재판이 내년에 다시 나온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군요. 어쨌거나, 그 화제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전심님과 펑그리얌님은 이미 게임을 해보셨고, libero님도 아마 해보신 것 같습니다. 저와 Twinkeystal, 비형 스라블님이 처음이라 설명을 들어야 했지요. 펑님이 설명을, 전심님이 에러 수정을 해주셨는데, 설명이 다소 까다로울 뿐, 규칙 자체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규칙을 다 들은 후의 느낌은, 푸에르토 리코랄까요. 각자 자신의 일을 해나가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방에 의한 영향이 꽤 크더군요. 처음부터 한 가지 전략을 정해서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고,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수시로 자신의 전략이 변해가는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와 Twinkrystal이 한 팀이 되어 6명이 5인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일꾼 배치와 역할 수행, 그리고 왕성 건설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각 건물에 일꾼을 배치함으로써, 해당 라운드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계획하는 단계가 라운드의 시작입니다. 일꾼은 진행순서에 따라 처음에는 1골드씩의 비용을 내고 배치를 하지만, 누군가가 턴을 포기하면, 포기하는 사람의 숫자에 따라 일꾼 배치 비용이 상승합니다. 때문에, 대부분 누군가가 턴을 포기하면 줄줄이 턴을 포기하게 되지요.

이렇게 일꾼 배치가 끝나면, 각 건물의 능력을 활용하게 되는데, 배치한 일꾼들 모두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바로 집정관과 보좌관이라는 존재가 각자의 소중한 일꾼을 무용지물로 만들거나, 게임의 길이를 조절하는 역할로서 게임 내에 존재합니다. 특히 보좌관의 위치는 해당 라운드에서 어느 건물까지 일을 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지요. 이 보좌관은 턴을 포기했던 순서대로 최대 3칸까지 전후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에, 일꾼의 위치도 중요하지만, 턴을 언제 포기하느냐도 꽤나 중요하게 됩니다. 구성 멤버들이 사악하다면, 매 라운드마다 숱한 일꾼들이 빈 손으로 돌아오는 사태를 겪어야만 하지요. (이 날의 게임에서도 설명을 담당하셨던 모 님과 그 분의 장래 사돈께서는 그 사악성을 여지없이 드러내시더군요. 핫핫~)

각 건물에서의 능력 활용이 끝나면, 일꾼을 궁성에 배치한 사람들에게 궁성 건설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궁성은 승점획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포인트인데, 앞선 단계에서 보좌관의 농락에 의해 일꾼들이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 간혹 궁성 건설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즉, 궁성 건설을 위해 일꾼이 모였다가, 아무 것도 못 짓고 돌아오는 상황인데, 이 경우 괘씸죄가 적용, 오히려 승점을 깎이는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하지요. 또한, 왕의 총애라는 시스템이 있어, 궁성 건축을 통해 왕의 총애를 받으면, 특별한 보너스들이 주어지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전략의 구사도 가능합니다. 왕의 총애는 4가지 방법으로 받아내기 때문에,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크게 3번의 과정으로 라운드가 구성되고, 라운드의 반복을 통해 궁성이 3단계(던젼, 외벽, 탑)로 건설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가장 승점을 많이 획득한 사람이 승리자가 되지요.

게임을 진행하면서, 건물을 짓는 부분에 대해 펑님이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기본 건물들이 자리잡았던 터에도 신규 건물을 지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었지요. 일전 게임에서 그 방법으로 게임을 진행하셨던 펑님이, 전심님에 의해 수정된 규칙으로 진행하니까 느슨한 느낌을 받게 되더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게임을 멈추고, 전심님은 전화기를, 저는 인터넷을 뒤적였고, 결국 원래 규칙대로 진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즉, 신규 건물의 건축은 빈 공간에만 가능하다는 것이었지요. 펑님은 오히려 에러가 더 타이트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좋다고 하셨고, 게임은 거기서 흐지부지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첫 게임이기 때문에 두 가지의 비교는 어렵겠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정식 규칙대로 하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인즉, 게임 후반으로 갈수록 개인 건물보다 추가되는 신규 건물의 기능이 월등히 나아지므로, 우선적으로 그 건물들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인데요. 중반 이후에는 효용성이 떨어지는 기본 건물들은 자연스럽게 선택 우선권에서 멀어져 갈 것인데, 이를 신규 건물들이 기본 건물들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놓여질 경우, 한 라운드에 획득할 수 있는 자원의 수가 줄어들 것이고, 해당 라운드에서 자원을 얻지 못한 참가자는 돈과 턴 순서에 집중하여 다음 라운드를 노리게 되겠지요. 그렇게 되면, 게임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지게 될 것이고, 참가자들이 다양한 전략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라운드 우선권 획득에만 주력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추리를 해 봅니다. 뭐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니,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들은 많이 제시해주시길 바랍니다.

비형 스라블님이 귀가차 게임 도중에 제게 바통을 넘기셨고, 얼마 안 있어, 게임은 중도에 접게 되었습니다. 시간상 출출해질 때도 되었기에, 잠시 야참과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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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2 Equinox
    • 2005-12-26 01:57:22

    본문에 제시한 이유 외에도, 본래 규칙이 타당하다고 보여지는 또다른 이유로는...

    기본건물들은 안정적인 선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 대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고, 신규 건물들은 높은 효율성을 가진 대신, 보좌관의 농락에 의해 일꾼이 탈락할 위험성이 높다는 단점을 가지므로, 나름대로 균형은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 번 밖에 안 해본, 그것도 끝까지 해보지 못한 주제에 너무 많은 평을 늘어놓는 것 같네요. 뭐 끝까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라고 생각해주세요. ^^;
    • Lv.13 타이드
    • 2005-12-26 21:09:08

    저도 JB님 처럼 원래 룰이 더 낫다고 생각 되네요..
    게다가 "에러가 타이트한 느낌을 준다"..라는 말은 좀 이상하네요;

    암튼 새 건물은 기능이 좋은 대신 성에서 멀어 지므로 보좌관의 그늘(?)에들어가게 되죠..
    그 편이 균형이 맞는다고 생각 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게임이 풍족해질꺼 같네요.
    • Lv.13 타이드
    • 2005-12-26 21:13:12

    '문'에 대한 기능의 필요성에 대해서
    저와 같이 게임 하시는 분들이 많이 문제를 제기 하셨습니다.
    끝까지 게임을 하지 않으셨다고는 하지만..
    문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 하시는지요..
    긱에서도 저것에 관한 글이 올라와서 이것저것 말이 많던데..
    (게임이 그리 많이 퍼지지 않은 관계로 이런 것의 논의는 아직 빠른가요;;저도 운좋게 해보게 되었지만요^-^)
    • Lv.14 펑그리얌
    • 2005-12-26 21:23:20

    음..이리 널리 알려지게 되니 뭔가 씁쓸하군요.
    뭐, 이미 다 알려졌으니 넘어가고..;;

    타이트하다..라는 것은 그냥 제 의견일 뿐, 제대로 된 룰로 아직 플레이를 끝마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제대로 플레이를 해 본 후에 블로그에 의견을 밝힐테니 참조하시구요.;;
    • Lv.14 펑그리얌
    • 2005-12-26 21:29:53

    일단 에러가 어느 부분인가를 밝히면....

    a. 목조건물, 석조건물은 절대 다른 건물들을 부수면서(자신의 소유라도) 지을 수 없습니다.
    b. 임대주택은 중립건물 or 자신의 목조, 석조건물을 부수면서 지어야 합니다.
    -->이것이 정식 룰입니다.

    a. 석조, 목조 건물은 중립 건물을 부시고 지을 수 있다.
    b. 임대주택은 부시고 지을 수도 있고, 그냥 지을 수도 있다.
    -->이것이 제가 잘못 알고 플레이한 부분입니다.

    음..이것은 건물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빡빡할 수도 있고, 느슨해질 수도 있습니다.;;

    Ahaz Perutz님, '문' 기능을 저는 이렇게 봅니다.
    만약 자신의 일꾼이 보좌관에 의해 불상사를 당할 만한 자리에 있다면 해당 플레이어는 마지막에 보좌관을 움직이고 싶을 것입니다.
    진행이 되면 일꾼 놓을 자리는 없어지고 패스는 하기 싫어지더군요.
    이럴 경우 문은 꽤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 Lv.13 타이드
    • 2005-12-26 22:15:51

    저는 문을 '가능한 선택을 미루고 문을 택하는 것'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펑님의 시점은 보좌관을 이용함에 있어 순서에 관해 패스를 피하는 방법에서의 접근이군요.
    뭔가 재미있는 생각 같아요..
    뒤턴을 잡기 위해서 노력하기엔 처음에 무료로 보좌관을 옮기는 플레이어가 워낙 강하지 않나요..저는 그렇게 느꼈는데..
    • Lv.1 월하연서(킨)
    • 2005-12-26 22:41:41

    저같은 경우는 문의 일꾼을 감독관 근처에 둬서.. 일종의 몸빵을 하게 됩니다. 중요건물을 지키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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