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결제일(Zahltag)

어느덧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와서 식사 하기 전 간단한 게임을 하기로 하고 선정한 게임입니다. 건설회사 사장이 되어, 구비한 건설 장비를 이용해서 공사 입찰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게임입니다. 간간히 결제일로 인해 박장대소가 터지는 가벼운 게임이라 하겠군요. 워낙 빠르게 진행한 게임이라 사진도 없군요.

오조에서 가져가서 처음 했을 때, 전심님이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건만 뭔가 이상하다고 여겼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영문 규칙서로 오류들을 거의 잡았습니다. 오류 수정한 2인 게임으로 했을 때는 게임이 별다른 무리 없이 매끄럽게 잘 돌아가더군요. 이 날 게임은 오류 수정하고 처음 하는 4인 게임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건설회사 사장이 되어, 일꾼과 장비를 이용해서 공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아주 웃기는 회사라 결제일이 되면, 공사판에 나가있는 녀석들에게는 월급을 안 주고, 사무실에서 놀고 있는 녀석들에게만 월급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손에 들고 있는 카드들이 적을수록 결제일에 빠져나가는 돈이 줄어듭니다.(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참가자들 가운데 가장 적을 경우 월급지급을 안함~) 대규모 인원이 공사를 마치고 복귀한 직후 결제일이 터지면, 무척 난감하지요.

공사 입찰은 최저가 낙찰 방식입니다. 비공개 입찰이기 때문에, 눈치 싸움이 삼삼한 재미를 주더군요. 최저가를 제시한 사람이 여러 명인 경우, 모두가 낙찰되며, 입찰가에서 2백만을 뺀 금액만 받고 공사를 해야 합니다. 1백만을 입찰한 경우, 돈을 받기는커녕 1백만을 내고 공사를 해야 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지요.

게임은 시종일관 웃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딱 한 명만 빼고 말이지요. 핫핫~ 비형 스라블님은 한 건의 공사 수주도 따내지 못한 상태에서 첫 번째 결제일이 터지는 바람에 즉시 파산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리 전직이라지만, 명색이 대건설회사원이었던 분께서 총 5회의 결제일이 게임 종료 조건인데, 단 한번으로 파산이 된 것이지요. 즉석에서 돈 대신 카드로 납부한다는 임시 규칙을 만들어 구제해드렸으나, 이미 김이 새셨던 겁니다. 반대로 비형 스라블 부인께서는 무척 신이 나셨습니다. 품에 안은 여진이를 위한 것인지, 게임에 흥이 더해진 탓인지는 몰라도 콧노래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꼬마 자동차 붕붕이라는…. ^^;

20여 분에 걸친 간단한 게임을 마치고 인근의 고깃집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했습니다. 독특한(?) 이름의 고깃집인데 Twinkrystal이 매우 마음에 들어하더군요. 며칠 후의 일이지만, 체인점인 것 같으니 인근에 있으면 찾아가자며 졸라대더군요. 그만큼 분에 넘치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는 의미겠지요. 이 글을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식사 시간이 많이 늦어서 그만 일어나려고 했으나, 비형 스라블님의 가련한 눈초리로 Caylus를 쳐다보고 있으셔서 차마 그럴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