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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2/28] 하남 원정 경기 후기 - 4. Caylus 편
  • 2006-03-09 02:20:51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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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2 Equinox

[2/28] 하남 원정 경기 후기 - 4. Caylus 편

모임에서 4인 게임으로 돌린 이후로 이틀 만에 다시 돌아간 4인 게임입니다. 숙지한 내용에 오류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변함없는 오류규칙으로 돌린 셈이지요. 쿨럭~ 결과적으로 이 날은 Ystari게임을 모두 해보았네요.

어쩌면 이 게임은 4인 게임이 아니라, 5인 게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여진이의 훈수(?)를 들어야만 했기 때문이지요. 따로 떼어놓으면 그렇게 울던 여진이는, 보드판 앞에만 앉혀 놓으면 신기하게도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굴리며 게임을 주시하더군요. 조만간 보드게임계의 여자 신동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려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핫핫~

다이브다이스에 올라온 후기들을 보면, 궁성 짓기 전략이 주종을 이루더군요. 하지만, 이 게임이 매력적인 것은, 다양한 전략들을 펼쳐보일 수 있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어떤 전략도 필승전략일 수는 없다는 겁니다. 아니, 처음부터 작정한 전략으로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겠군요. 몇몇 특수 건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건물들은 누군가가 일꾼을 넣으면, 해당 라운드 동안 다른 사람은 이용할 수 없게 되니까 말이지요.

사진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파란색(비형 부인님)과 초록색(비형 스라블님)은 초기부터 짓기 쉬운 목조건축을 주로 하셨습니다. 건축할 때 주어지는 승점과 더불어, 매 라운드마다 다른 사람이 이용하게 될 경우 1점씩 받게 되는 승점을 쏠쏠하게 챙기셨지요. 덕분에 두 분이 중반까지 선두권을 형성했습니다.

저는 간간히 궁성에 건축을 하며 총애를 받아나갔지요. 게임에서의 자금력은 곧 행동력이기 때문에, 총애를 통해 자금을 적절하게 유지하며, 건설 총애를 발전시켰습니다. 후반에는 저택을 통해 자금력을 유지시켰고, 명성건물 건설로 단번에 선두권으로 달렸습니다.

Twinkrystal은 어떤 전략이었느냐 하면… 여진이 돌보기 전략이었습니다. -_-; 앞선 게임에서 여진이 돌보느라 지친 비형 스라블님 부부를 대신해서 여진이를 돌보더군요. 덕분에 간간히 삽질을 했습니다. 자원 없이 건축시도하기 등….

이틀 전의 게임에서는 보좌관을 통해 일꾼이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었는데, 태클 플레이의 극의(極意)를 깨달으신 비형 스라블님 덕분에 수많은 일꾼들이 눈물을 흘리며 백수 신세가 되어야 했습니다. 특히, 궁성에 들어갔다가 보좌관의 농간으로 자원 획득에 실패, 빈 손으로 궁성을 나와서 명성이 깎였던 저로서는 Caylus의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발견한 셈이었지요. 으득~

게임 종료상황 1

중반까지 저에게 거의 신경을 쓰지 않으셨던 비형 스라블님은, 제가 명성 건물 건축 이후로 선두권으로 도약한 이후부터, 꼬박꼬박 제 플레이를 검토하시더군요. 돈과 자원 등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게임 특성 상 어느 정도의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금방 상대의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비형 스라블님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그 때부터 비형 스라블님 내외의 팀 플레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제 의도를 읽으신 후, 부인께 지침을 하달하시더군요. -_-; 2인3각의 합공(合攻)을 받으니 도리가 없더군요. 단독 선두로 게임을 끝내려던 저의 의도가 약 3회 정도 무산되었습니다.

특히 보좌관 전진으로 게임을 조기 종료시키려던 시도가 있었는데, 그 때 마침 비형 스라블님 부인께서는 궁성의 탑을 하나도 짓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즉, 그대로 종료하게 될 경우, 승점이 -4가 되는 상황이었지요. 보좌관 이동 순서가 제가 세 번째, 비형 스라블님이 네 번째였고, 비형 스라블님은 이후의 플레이를 위해 딱 맞는 금액만을 남겨놓은 상황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제가 보좌관을 전진시켜도, 비형 스라블님이 막을 이유도, 막을 방법도 딱히 없는 상황이었지요. 저는 보좌관을 전진시켰고, 그 의미를 깨달은 비형 스라블님 부인께서는 부군께 무언의 압박을 쏟아 부으셨습니다. 커헉~ 비형 스라블님은 게임에서의 생존보다 실제 삶에서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자원 구매용으로 남겨둔 돈을 쓰면서 보좌관을 뒤로 부르시더군요. 흘흘~ 그러자 분위기는 다시 화기애매해졌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핫핫~

게임 종료 상황 2

결국 2채의 명성건물을 지으면서 단독 선두를 결정지으려던 저의 계산은 어긋났고, 비형 스라블님과 Twinkrystal에게 명성 건물 건축을 허락하고 맙니다. 중반 이후부터 엎치락 뒤치락했던 저와 비형 스라블님이 단 1점의 차이도 없는 공동 선두를 차지했고, 비형 스라블님 부인께서 3등, Twinkrystal이 4등을 차지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3위 싸움도 치열했다는군요. 두 여인들 모두 명성건물 건설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이를 차지하기 위해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마구간 러쉬가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헐~

이 날의 게임 이후 몇 차례 더 Caylus를 해볼 기회가 있어, 이 날의 게임에 오류가 몇 가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수작(秀作)이라는 평가를 내림에 있어 주저함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비형 스라블님도 연신 “푸코보다 낫네요.”를 외치셨고, Twinkrystal 역시 수차례 엄지 손가락을 세웠으니까요.

참으로 다양한 전략, 직관적인 게임 진행, 상대의 플레이 한 수 한 수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interaction 등,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임입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돌아가게 될 것 같네요. 할 수 있다면 그 때 그 때 짧게라도 소감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을 마치니까 거의 자정이더군요. 너무 즐거운 나머지 시간 가는 줄 몰라서, 많은 폐를 끼친 것 같네요.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계속 이 날 게임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을 정도로 인상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여진이가 얼른 커서 훈수가 아닌 당당한 참가자로 함께 하는 5인 게임을 그리며, 기나긴 후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p.s. 여진이가 오빠(!)의 손을 잡고 놔주지 않아서 은근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비형 스라블님의 따님은 적어도 남자 보는 눈은 탁월하더군요….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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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2 Equinox
    • 2006-03-09 02:23:38

    생각해보니, 제가 총애를 통해서 자금을 직접 받은 게 아니군요. 이후 토요일에 했던 전략과 헷갈렸네요. =_=;
    • 2006-03-09 11:02:47

    PS부분을 제외한 재미난 후기 잘 보았슴다요 ^^
    전 케일러스를 할때마다 금모으기 작전을 쓰게 되던데~~~~ ㅋㅋㅋ
    • 2006-03-09 11:43:36

    개구장이님 잘 지내시죠 ?
    함께 게임할 날을 고대하고 있답니다 ㅎㅎㅎ
    • 2006-03-09 12:37:41

    아아... 정말 아름답군요...
    저도 "건축"이라는 테마를 너무 좋아하는 편이라 관심이 많이 가는 게임인데,
    "푸코면 충분하다"라는 생각과 푸코도 제대로 돌리기 힘든 빠듯한 시간때문에
    그저 눈팅만 하고 있죠..^^
    근데, 베켓님의 후기랑 사진들을 보니 참 사고싶은... 아니, 해보고 싶은 마음에 생깁니다.
    좋은 후기 잘 보았습니다.^^
    • Lv.8 시너빈
    • 2006-03-09 16:16:43

    금모으기작전... 석조건물에 금모으기삼총사건물이 있잖습니까?
    이거 완전 대박;; 금으로 거진 30점 정도는 훌쩍 넘기는..
    케일러스 후기보면 볼수록 재미있고 하면 할수록 더 재미있네요
    • Lv.2 비형 스라블
    • 2006-03-12 01:44:30

    잘보았습니다. 하하. 진짜 생각해보면 별의별 전략이 다 있는듯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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