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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ss 플레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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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9 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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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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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 비형 스라블
토요일 저녁에 민샤 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불러주셔서 감사. ㅋㅋ)
많은 분들이 계셨지만, 저는 딱 한 판, Brass를 해보고는 그만 열두시의 마법 때문에... (쿨럭) 돌아왔습니다. (쿨럭쿨럭)
솔직히 이제서야 Brass를 해보았다는게 좀 안타깝네요. 이미 한창 때를 놓친 듯해서... 같이 해주십사하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참 부끄럽기 그지같았고... 그래서 라우비즈 님, 민마 님과 3인플을 돌려볼 수 있었습니다.
Brass를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요즘 한창 1500 copy 한정판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Martin의 게임 중에서 가장 높은 긱순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주가 뿐만 아니라 게임가(價)도 올리고 있는 Martin에 대하여 조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쿨럭) Brass를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가 Martin의 게임을 많이 해보지 않았다는 말도 됩니다. 돌려본 게임이라고는 AoS, AoS #1, #3 - 스칸디나비아 반도만, 라스트라다, Liberte, PotR 밖에는 없으니... Brass를 해본다고해서 Martin에 대한 제 평가가 일반화될 수 없다는 생각도 하지만, 주관적 일반화(뭐니;;)를 시켜나갈 수 있는 과정은 되겠죠.
일단 잡(雜)소리는 여기까지하고.
플레이 후에, 정말 아주 심하게 아쉬움이 남거나, 정말 시원한 느낌이 남는 게임이 있습니다. 저는 플로렌스의 제후만 하면 그렇게 아쉬움이 남습니다. 플레이 한 것이 머릿속에 계속 생각이 나면서, 도대체 왜 그랬는지... 계속 후회가 남는 게임이 바로 플로렌스의 제후입니다. 엘그란데도 그렇구요. 왜 그딴 식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한편으로 제노아의 상인은 - 아직 기회가 없어서 한 판 밖에 하지 못했지만 - 게임이 끝나고 아침에 출근하는데 - 밤샘이었습니다 - 몸과 머리가 정말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보드게임을 시작한지 햇수로 8년차에 접어드는 요즈음에는, 하는 게임들마다 그렇게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하겠습니다. 가장 최근에 즐겼던 게임이 르아브르, 그리고 이번 주에 했던 Brass 였네요. 르아브르는, 아그리콜라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500장의 카드 중에 어떤 카드가 주어질 줄 모르니까, 기본적인 액션 틀 위에서 주어진 카드를 가지고 최대한 임기응변을 발휘해서 게임을 진행해나가는 아그리콜라 같은 게임은, 자유도가 너무 큰 나머지, 어느 정도 자신만의 큰 플로어 차트를 가지고 있다면 충분한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게임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제 성미에는 맞지 않는 듯해서... 그런 면에서 르아브르는 좀 정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어느 정도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플레이들이라서 조금은 편안하게 게임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르아브르는 한 두 번 게임에 낄 기회가 더 주어졌으면 하는 바램은 있구요.
본격적으로 Brass에 대한 소회를 읊어보자면...
Martin의 게임의 가장 큰 전개 방향이라면, 저는 제한된 융통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가 철도게임에 익숙한 것도 그런 까닭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일단 Martin의 AoS로 말하자면, 기본맵의 한 중앙에 도시가 하나 있습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헥사 맵을 쓰는 AoS에서, 그 도시는 동부와 서부를 이어주는 도시가 되므로, 보통 플레이어들은 (무의식적으로) 그 도시를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게 되는 듯 합니다. 그러다가... 그 도시를 중심으로 자신의 철로를 잇죠. 그런데 그 도시는 5대호에 의해서 한 쪽 면이 막혀 있습니다. 보통 AoS는 자신의 철로가 한 편으로 들어가면, 다른 방향으로 철로를 끌어내죠. 맵의 가장자리에 있지 않다면, 보통은 다른 방향으로 철로는 들어왔다가 나가게 됩니다. 맵의 중앙에 있는 도시는 그래서 두사람이 두 방향을 점유하고, 한 사람은 도시로 들어가기만 하는 철로를 놓기만 할 수 있는... 그런 지경에 이르릅니다. 뭐, 보통은 게임이 그렇게 되는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AoS 6인플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겠지만, 그 도시에 다섯 플레이어가 한 귀퉁이씩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은 아예 그 도시로 자신의 철로를 연결할 가능성이 없어져버리죠. 나머지 다섯 사람은, 들어갈 수는 있지만, 나올 수는 없기 때문에, 타인의 철로를 '타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게임은 그런 공간적인 점유를 규정하는 방식으로 디자인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Martin의 게임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저는 '타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모 님은 '함께해요~'라는 말로 AoS의 가장 큰 특징을 잡으셨었는데, 저도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한 편으로는, Martin의 게임을 해나가다보면 '타지' 않으면, 즉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플레이어와의 인터페이스가 어느정도는 전제되어야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계산될 수 없는 융통성입니다. Martin의 게임은 두 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습니다. 내 머릿속에서 이루어진 다음 턴에 대한 예상은, 턴을 한 바퀴 돌다보면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뀐 플레이를 가지고 또 예상을 해나가게 됩니다. 즉, 융통성을 부릴 수 있는 부분은 제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승리방정식은 없다, 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큰 그림은 함께 그려나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AoS가 그렇지만, 누군가 독특한 방향으로 플레이를 하면 그 플레이를 무시하면서 할 수 없습니다. 쉽게, 누구 하나가 주식 발행을 안하면서 묻어가는 플레이를 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아아... 아는게 짧아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측면에서 Martin의 게임은 좀 어이없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가 나의 플레이를 제약하는 면이 좀 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게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게임과 다른 부분은, 예컨대 히말라야 같은 게임은 다른 플레이어의 움직임'에만' 신경쓰면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데, AoS는 돌봐야 할 나의 로코모티브나 주식 발행 개수 같은 것이 있다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타인의 플레이에 신경써야 할 나의 플레이가 너무 많은 것이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게임하고는 조금 다른 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AoS 이야기가 쓸데없이 길었는데, 짧은 제 견문에 의하면, Brass는 돌봐야 할 내 플레이가 줄어든 AoS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하는' 것이 그렇게 크게 신경써야 할 요소도 아닐 뿐더러, 돈에 대한 압박도 크질 않아서 플레이를 심하게 제약하는 요소도 아니구요. 저는 철도 시대에는 돈을 하나도 땡기지 않고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3인플에 특화된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돈에 대한 제약은 전혀 느낄 수 없더군요. 그렇다보니, 잔룰이 좀 많다는 생각도 들구요. Martin의 게임을 하다보면 수입과 지출의 근연관계를 통해 플레이어를 조율하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는데, 즉 어쩔 수 없이 수입보다 지출을 많게 함으로써 플레이어가 그 중에서 어떤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방향이 결정되게 하는데, Brass 같은 경우에는 AoS보다는 그것을 완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비슷한 플레이가 나올 가능성이 더 많아지고, 그것을 규정하는 잔룰이 많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편으로, Goa 생각도 많이 났는데, 아무래도 2라운드 8턴 24액션+알파의 고아와 (3인 기준) 2라운드, 20턴, 39액션의 Brass 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같이 묶여서 생각이 나더군요. 아무래도, 고아도, Brass도 생산+판매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이주민 vs 자원의 관련이라든지, 수출선박 vs 운하/철도 건설 같은 연관성도 좀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도, Brass를 하면서 턴 계산을 하면서 게임을 했던 것이 Goa를 플레이할 때랑 비슷한 까닭이 아니었나 생각은 드는데...
아무래도 Goa의 게임 구성이 직관적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Brass 는 카드 보고, 지역 찾고, 타일 보고 하는 것이 좀 정신이 없었네요. 뭘 해야할지 생각하는 것보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는 것 때문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지요.
이야기가 (제 모든 글에서처럼) 중구난방이지만, 요지를 말하자면, 재미는 있었다, 정도가 될까요? :D 제게는 Goa가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Himalaya가 더 쉬우면서 유쾌하구요. 라우비즈 님이나 민마님 같은 분들과 함께라면, Goa 만큼이나 즐거운 게임이겠지만... 게임을 플레이할 때, 게임의 시스템/요소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에 집중하고 게임을 즐길 줄 아는 플레이어가 아닐까 싶네요. (크헤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한편으로는, 요즘 Martin이 좀 많이 '뜨고 있다'라는 생각에 대한 반작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AoS는 참 좋아하지만, PotR도, Liberte도, 그리고... La Strada도 참 별로였거든요. -_- 1500 copies의 위력인가요? 아무래도 '한정'이나 '절판'은 사람을 더 불타오르게 하는 마력이 있나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인 Richard도, 그런 의미에서 Key Harvest를 600 copies 한정으로 팔아야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그랬으면... 게임에 대한 호감도가 조금은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드게임은 일반적인 취미와는 조금 다른 노선이 있는 듯 합니다. 보드게임은 플레이에 의의가 있다,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람은 정신이 아닌 육체도 가지고 있는 존재거든요. 그렇다보니, 디자이너의 디자인 뿐만 아니라, 그 디자인을 구현하는 본체에도 막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겠지요. :D 제게 Settler of the Catan 은 별로 재미가 없지만, Catan 3D는 할 때마다 감동하는 이유랑 비슷한 것이 아닐까요? (하하) 要는, 그런 현상은 분석 불가능이라는 말입니다. (흐헤헤)
블로그에 쓴 글인데, 제 블로그가 늘 개점 휴업 중이라... (쿨럭) 기껏 글을 썼는데, 읽히지 않으면 안타깝잖아요. (흐헤헤) 그래서... (쿨럭쿨럭)
공부하는 학생에, 돈 버는 가장이라, 글을 자주, 잘 쓰기가 어렵네요. 얼른 안정되고 시간 많은 직장이 생겼으면 좋겠어연... (으헹)
많은 분들이 계셨지만, 저는 딱 한 판, Brass를 해보고는 그만 열두시의 마법 때문에... (쿨럭) 돌아왔습니다. (쿨럭쿨럭)
솔직히 이제서야 Brass를 해보았다는게 좀 안타깝네요. 이미 한창 때를 놓친 듯해서... 같이 해주십사하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참 부끄럽기 그지같았고... 그래서 라우비즈 님, 민마 님과 3인플을 돌려볼 수 있었습니다.
Brass를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요즘 한창 1500 copy 한정판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Martin의 게임 중에서 가장 높은 긱순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주가 뿐만 아니라 게임가(價)도 올리고 있는 Martin에 대하여 조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쿨럭) Brass를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가 Martin의 게임을 많이 해보지 않았다는 말도 됩니다. 돌려본 게임이라고는 AoS, AoS #1, #3 - 스칸디나비아 반도만, 라스트라다, Liberte, PotR 밖에는 없으니... Brass를 해본다고해서 Martin에 대한 제 평가가 일반화될 수 없다는 생각도 하지만, 주관적 일반화(뭐니;;)를 시켜나갈 수 있는 과정은 되겠죠.
일단 잡(雜)소리는 여기까지하고.
플레이 후에, 정말 아주 심하게 아쉬움이 남거나, 정말 시원한 느낌이 남는 게임이 있습니다. 저는 플로렌스의 제후만 하면 그렇게 아쉬움이 남습니다. 플레이 한 것이 머릿속에 계속 생각이 나면서, 도대체 왜 그랬는지... 계속 후회가 남는 게임이 바로 플로렌스의 제후입니다. 엘그란데도 그렇구요. 왜 그딴 식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한편으로 제노아의 상인은 - 아직 기회가 없어서 한 판 밖에 하지 못했지만 - 게임이 끝나고 아침에 출근하는데 - 밤샘이었습니다 - 몸과 머리가 정말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보드게임을 시작한지 햇수로 8년차에 접어드는 요즈음에는, 하는 게임들마다 그렇게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하겠습니다. 가장 최근에 즐겼던 게임이 르아브르, 그리고 이번 주에 했던 Brass 였네요. 르아브르는, 아그리콜라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500장의 카드 중에 어떤 카드가 주어질 줄 모르니까, 기본적인 액션 틀 위에서 주어진 카드를 가지고 최대한 임기응변을 발휘해서 게임을 진행해나가는 아그리콜라 같은 게임은, 자유도가 너무 큰 나머지, 어느 정도 자신만의 큰 플로어 차트를 가지고 있다면 충분한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게임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제 성미에는 맞지 않는 듯해서... 그런 면에서 르아브르는 좀 정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어느 정도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플레이들이라서 조금은 편안하게 게임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르아브르는 한 두 번 게임에 낄 기회가 더 주어졌으면 하는 바램은 있구요.
본격적으로 Brass에 대한 소회를 읊어보자면...
Martin의 게임의 가장 큰 전개 방향이라면, 저는 제한된 융통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가 철도게임에 익숙한 것도 그런 까닭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일단 Martin의 AoS로 말하자면, 기본맵의 한 중앙에 도시가 하나 있습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헥사 맵을 쓰는 AoS에서, 그 도시는 동부와 서부를 이어주는 도시가 되므로, 보통 플레이어들은 (무의식적으로) 그 도시를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게 되는 듯 합니다. 그러다가... 그 도시를 중심으로 자신의 철로를 잇죠. 그런데 그 도시는 5대호에 의해서 한 쪽 면이 막혀 있습니다. 보통 AoS는 자신의 철로가 한 편으로 들어가면, 다른 방향으로 철로를 끌어내죠. 맵의 가장자리에 있지 않다면, 보통은 다른 방향으로 철로는 들어왔다가 나가게 됩니다. 맵의 중앙에 있는 도시는 그래서 두사람이 두 방향을 점유하고, 한 사람은 도시로 들어가기만 하는 철로를 놓기만 할 수 있는... 그런 지경에 이르릅니다. 뭐, 보통은 게임이 그렇게 되는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AoS 6인플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겠지만, 그 도시에 다섯 플레이어가 한 귀퉁이씩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은 아예 그 도시로 자신의 철로를 연결할 가능성이 없어져버리죠. 나머지 다섯 사람은, 들어갈 수는 있지만, 나올 수는 없기 때문에, 타인의 철로를 '타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게임은 그런 공간적인 점유를 규정하는 방식으로 디자인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Martin의 게임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저는 '타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모 님은 '함께해요~'라는 말로 AoS의 가장 큰 특징을 잡으셨었는데, 저도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한 편으로는, Martin의 게임을 해나가다보면 '타지' 않으면, 즉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플레이어와의 인터페이스가 어느정도는 전제되어야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계산될 수 없는 융통성입니다. Martin의 게임은 두 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습니다. 내 머릿속에서 이루어진 다음 턴에 대한 예상은, 턴을 한 바퀴 돌다보면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뀐 플레이를 가지고 또 예상을 해나가게 됩니다. 즉, 융통성을 부릴 수 있는 부분은 제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승리방정식은 없다, 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큰 그림은 함께 그려나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AoS가 그렇지만, 누군가 독특한 방향으로 플레이를 하면 그 플레이를 무시하면서 할 수 없습니다. 쉽게, 누구 하나가 주식 발행을 안하면서 묻어가는 플레이를 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아아... 아는게 짧아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측면에서 Martin의 게임은 좀 어이없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가 나의 플레이를 제약하는 면이 좀 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게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게임과 다른 부분은, 예컨대 히말라야 같은 게임은 다른 플레이어의 움직임'에만' 신경쓰면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데, AoS는 돌봐야 할 나의 로코모티브나 주식 발행 개수 같은 것이 있다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타인의 플레이에 신경써야 할 나의 플레이가 너무 많은 것이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게임하고는 조금 다른 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AoS 이야기가 쓸데없이 길었는데, 짧은 제 견문에 의하면, Brass는 돌봐야 할 내 플레이가 줄어든 AoS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하는' 것이 그렇게 크게 신경써야 할 요소도 아닐 뿐더러, 돈에 대한 압박도 크질 않아서 플레이를 심하게 제약하는 요소도 아니구요. 저는 철도 시대에는 돈을 하나도 땡기지 않고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3인플에 특화된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돈에 대한 제약은 전혀 느낄 수 없더군요. 그렇다보니, 잔룰이 좀 많다는 생각도 들구요. Martin의 게임을 하다보면 수입과 지출의 근연관계를 통해 플레이어를 조율하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는데, 즉 어쩔 수 없이 수입보다 지출을 많게 함으로써 플레이어가 그 중에서 어떤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방향이 결정되게 하는데, Brass 같은 경우에는 AoS보다는 그것을 완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비슷한 플레이가 나올 가능성이 더 많아지고, 그것을 규정하는 잔룰이 많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편으로, Goa 생각도 많이 났는데, 아무래도 2라운드 8턴 24액션+알파의 고아와 (3인 기준) 2라운드, 20턴, 39액션의 Brass 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같이 묶여서 생각이 나더군요. 아무래도, 고아도, Brass도 생산+판매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이주민 vs 자원의 관련이라든지, 수출선박 vs 운하/철도 건설 같은 연관성도 좀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도, Brass를 하면서 턴 계산을 하면서 게임을 했던 것이 Goa를 플레이할 때랑 비슷한 까닭이 아니었나 생각은 드는데...
아무래도 Goa의 게임 구성이 직관적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Brass 는 카드 보고, 지역 찾고, 타일 보고 하는 것이 좀 정신이 없었네요. 뭘 해야할지 생각하는 것보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는 것 때문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지요.
이야기가 (제 모든 글에서처럼) 중구난방이지만, 요지를 말하자면, 재미는 있었다, 정도가 될까요? :D 제게는 Goa가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Himalaya가 더 쉬우면서 유쾌하구요. 라우비즈 님이나 민마님 같은 분들과 함께라면, Goa 만큼이나 즐거운 게임이겠지만... 게임을 플레이할 때, 게임의 시스템/요소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에 집중하고 게임을 즐길 줄 아는 플레이어가 아닐까 싶네요. (크헤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한편으로는, 요즘 Martin이 좀 많이 '뜨고 있다'라는 생각에 대한 반작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AoS는 참 좋아하지만, PotR도, Liberte도, 그리고... La Strada도 참 별로였거든요. -_- 1500 copies의 위력인가요? 아무래도 '한정'이나 '절판'은 사람을 더 불타오르게 하는 마력이 있나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인 Richard도, 그런 의미에서 Key Harvest를 600 copies 한정으로 팔아야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그랬으면... 게임에 대한 호감도가 조금은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드게임은 일반적인 취미와는 조금 다른 노선이 있는 듯 합니다. 보드게임은 플레이에 의의가 있다,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람은 정신이 아닌 육체도 가지고 있는 존재거든요. 그렇다보니, 디자이너의 디자인 뿐만 아니라, 그 디자인을 구현하는 본체에도 막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겠지요. :D 제게 Settler of the Catan 은 별로 재미가 없지만, Catan 3D는 할 때마다 감동하는 이유랑 비슷한 것이 아닐까요? (하하) 要는, 그런 현상은 분석 불가능이라는 말입니다. (흐헤헤)
블로그에 쓴 글인데, 제 블로그가 늘 개점 휴업 중이라... (쿨럭) 기껏 글을 썼는데, 읽히지 않으면 안타깝잖아요. (흐헤헤) 그래서... (쿨럭쿨럭)
공부하는 학생에, 돈 버는 가장이라, 글을 자주, 잘 쓰기가 어렵네요. 얼른 안정되고 시간 많은 직장이 생겼으면 좋겠어연... (으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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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마무리 하셨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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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플에 npc 1이 헤집어 드렸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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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첫플레이시 뭐이리 정신없을까란 생각과 함께 1년간 봉인해두었습니다.
지금은 플레이 횟수 세자리를 찍었지만요 ^^ -
비형님 오랫만입니다....캬하하~~
브래스 제겐 최고의 게임입니다. 물론 주관적인 것이 겠죵...
몇판 더 해보시고 생각이 좀 달라지시지 않을까 해서 글 남깁니다.....
꼭 최소 5판이상 해보세요....제겐 아직 이 게임을 뒤집을 게임이 없어용~~~~~~^^ -
브래스 죽이죠.
어느순간 AOS를 제껴버렸죠..
맵또한 아기자기 이뻐요.
평생함께할 이쁜게임..^^ -
Brass를 사야하는 것인가? Goa를 사야하는 것인가?
후기 잘 보았습니다 비형 스라블님
기회가 되면 Brass도 한번 해봤야겠군요 -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브래스를 워낙 좋아하기에 긴 글이지만
꼼꼼히 읽어보게 되더군요. ^_^
브래스 3인플과 4인플은 그 압박 자체가 다릅니다.
뚱지구리님이 말씀하신것 처럼 여러번 플레이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저에게도 브래스는 최고 중에 하나거든요 ^^ -
대게 martin의 게임은 출시후 그리 사랑받지 않습니다.
brass의 예로 들자면 초기엔 정말 사랑받지 못했고 서서히 그 진가가 발휘되고 꾸준히 긱랭크 상승하고있는 것이죠
1회플에서 brass 게임의 저평가는 무의미하다고 생각됩니다. -
뚱지님 덕에 중독된 브래스..
게임 뒷 맛이 아주 좋더군요.
**
확장맵이 나온다면 무조건 질러야 하는 게임. -
보드게임을 너무 전략적으로 분석하셔서 읽는 동안 머릿속이 @@ 저 개인적으로도 브래스는 매우 좋아하는 게임인데요 위에 댓글을 보면서 제가 보드게임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 하는 말과 똑같은 말을 똥지구리님이 하시네요. 저도 난이도가 조금 있는 게임은 한 5번 정도는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주위 분들에게 말씀드리거든요. 그리고 요즘 느끼는 건데 배울때 컨디션과 멤버도 중요 ^^. 물론 비형스라블님은 경력이 오래 되셨으니 다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 이 말에 더 공감이 되시는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이 들고요, 저도 브래스 처음에 룰 익히느라 급급해서 전략세우고 응용하는 것들의 맛을 잘 몰랐는데 연달아 3판을 해보니까 뭔가 머릿속에 그림도 그려지고 나름 세운 전략도 적용해보고 싶고 다른 사람들 하는 것도 보이게되면서 재미있어지고 불타더라구요 ㅋㅋ 물론 보드게임이 개인 취미이지만 보드게임 오래 하신 분들의 스타일은 조금 더 비슷할거라 생각이 드네요. 다음에 좀더 해보시고 그 때의 느낌도 올려주시면 재미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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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확장까지는 생각못했다..
확장 나오면 질러야 하는건가...ㅜ -
브래스는 확장 나왔는데 안지르면
냉혈한입니다. ㅋㅋ -
비형님 저 군대 가기 전에 한번 뵙고 수다라도 나누어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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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AOS!
ㅋㅋㅋ -
ㅋㅋ 주신 글들 잘 읽어보았습니다. :D 긱순위는 달리 긱순위가 아니죠. 저도 Brass가 좋은 게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만 님/ 음... 글쎄말입니다. (쩝쩝) 송내는 (두 번 가보았지만) 너무 멀어서... (ㅋㅋㅋ) 그러나 가시기 전에 한 번 자리를 만들죠, 뭐. (씨익) -
역시 감칠맛나는 리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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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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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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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묻고 싶습니다. 특정 단어가 게임 디자이너의 의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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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8
닥터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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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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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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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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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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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코보게 명예 훼손으로 신고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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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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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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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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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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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코보게의 입장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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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3
leon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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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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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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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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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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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코보게 응원합니다. 모든 혐오와 편견에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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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4
지금이최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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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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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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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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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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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이머스 게이머들이 전부 매도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 한마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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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
꿀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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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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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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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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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