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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보드게임반 두번째 날 운영일기
  • 2010-04-19 00:09:20

  • 0

  • 1,387

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는 어린샘입니다.
생물교사이다보니 매년 과학반(생물반) 등을 맡아오다가 올해 처음으로 그동안 운영해보고 싶었던 보드게임반을 만들었습니다.

3월 20일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드게임반을 모집했는데 학년 10명, 2학년 27명이나 지원했습니다.
너무 숫자가 많아서 20명 정도로 선발해서 운영할까 했는데 아이들이 하도 사정을 해서 다른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모두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첫날 아이들에게 들어보거나 해봤던 보드게임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대부분은 보드게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고 대답한 학생들도 주로 카드게임과 할리갈리, 블루마블 등이 많이 나와서
올해는 일단 가볍게 보드게임을 즐기고 많이 접하게 해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하면서 난이도 있는
게임을 소개하거나 주축 맴버를 만들어 내년에는 동아리로 운영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동아리가 되면 지원금을 조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운영이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활동일이 4월 17일인 지난 토요일이었는데, 보드게임반을 운영하려면 우선 보드게임이 있어야 하므로
계발활동 담당선생님께 문의하였더니 다행히 학교예산을 조금 지원을 수 있었고, 제가 약간 투자하는 것으로
해서 아래와 같은 게임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
로보77, 할리갈리, 타블라의 늑대, 달무티, 루미큐브(오리지날), 클루(2009년판), 블로커스, 블루마블,
카탄+5~6인 확장, 카르카손+강II확장, 보난자, R-Eco, 젝스님트
================================================================

일단 학생 수가 많고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카드게임부터 시작해서 점점 복잡한 게임을
소개시켜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첫날 37명의 학생을 우선 6개조로 편성해 두었었는데 조장을 뽑지 않았던게 조금 후회되더군요.
저 혼자 게임소개하고 6개조에 룰설명하려니까 암담하기도 했고 실제로 조금 힘들기도 했습니다.
활동전에 여기저기 찾아서 게임룰 인쇄해두고 보드게임사이트에서 올라와 있는 동영상 메뉴얼도
다운받아서 준비해 갔습니다.

두번째 모이는 것이긴 하지만 사실상 첫번째인 지난 토요일에 준비한 것은
로보77, 보난자, 젝스님트, 할리갈리, 루비큐브, 카르카손을 소개하는 것으로 했고
예비용으로 블로커스와 블루마블을 준비했습니다.
(저 혼자 설명해야 했으므로 룰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은 두개를 준비했습니다.
다른 조 룰 설명하는 동안 시간벌기 게임이었던 거죠.)

동영상 메뉴얼은 정말 효과 좋더군요. 간단한 카드게임은 한번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여튼 조별로 돌아다니면서 메뉴얼 읽게하고 한번 시연해주고 했습니다.

결과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는 거!^^ 제가 설명하느라 예비용까지 다 풀 수 밖에 없었고
이번 토요일은 두 시간이 계발활동 시간이었는데 더 하고 싶어서 난리였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과학중심학교 일정이 있어서 하던 게임만 마무리 하라고하고 두번째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여학생들은 젝스님트와 할리갈리, 보난자를 좋아하는 것 같았고
(특히 젝스님트를 받은 조는 2시간동안 계속 젝스님트만...)

남학생들은 카르카손과 블루마블, 루미큐브를 주로 했는데 카르카손을 맡은 조는 제가 나중에 같이 하면서
알려주려고 조금 기다리라고 했는데 자기들끼리 룰북 읽어보고 어느 새 알아서 하더군요.^^

물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그 아이들에게는 블로커스를 안겼더니 꽤 잘하더군요.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아무래도 직관적인 게임이 잘 먹히는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여러 개선점과 가능성을 본... 그러면서 기분은 좋았던 두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계발활동이 끝나고도 남아서 게임을 계속했던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아이들의 얼굴은 초상권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가렸습니다.)

[젝스님트와 할리갈리를 플레이 중인 학생들]



[카르카손을 하고 있는 학생들 모습]



[보난자를 하고 있는 학생들]


다음번에는 조금 여유가 있을 듯 하니 사진을 좀 더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계발활동을 운영해보셨던 경험이 있는 다다 회원분들이 있을실텐데요.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벌써부터 다음 계발홛동이 기대되네요. 모두들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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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0-04-19 00:10:49

    이런 후기를 볼 때마다
    저는 직업을 잘 못 선택했다는
    아쉬움이 흑마늘마냥 밀여옵니다.
    • Lv.1 좋은미교
    • 2010-04-19 05:59:53

    보드게임 선생님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011-9366-0267 이미교
    시간과 장소가 맞는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 2010-04-19 13:26:00

    저는 올해 신규교사인데요.. 겁도 없이 보드게임 계발활동을 덜컥 맡았습니다. =ㅅ=
    앞으로 이런 글 좀 자주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영상 메뉴얼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저도 모임 때 활용해 보아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계발활동 하기 하루, 이틀전에 조장만 따로 불러서
    룰 설명을 간단하게나마 해주면, 도움이 많이 될거 같네요 ^^
    • 2010-04-19 16:46:33

    저는 지난 토요일에 중학교 1학년 아이들 23명 정도 가르쳐줬구요.
    게임은 클루 2009랑 달무티 했습니다.
    • Lv.1 좋은미교
    • 2010-04-19 19:37:58

    쇼민 /
    애들 따로 불러서 가르치는 건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자기가 아는 것과 남을 가르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라죠... ㅎㅎ
    • 2010-04-19 20:20:53

    좋은미교 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단순히 룰을 외우고 있는 것과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는 수준은
    하늘과 땅 차입니다.
    • 2010-04-19 21:07:49

    내 학생시절에 어린샘님,미교님,쇼민님같은 분들이 많았다면...
    부러운 학생들...
    • 2010-04-19 22:50:20

    좋은미교/ 감사합니다. 요즘은 중간고사 준비로 바빠서 조만간 연락드리고 조언 구하겠습니다.
    쇼민/ 힘내세요. 아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다음 계발활동은 5.29이네요. 중간에 활동들이 있으면 관련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미교&Skeil/ 그래도 일단 시도를 해보고요. 계발활동시간과 횟수가 너무 적어서 점심시간에 모일 수 있는 아이들 중심으로 많이 접하게 해보려고요. 조언 참고하겠습니다.
    • 2010-04-19 23:36:36

    하시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었고요.
    그 차이를 아시고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미였습니다.

    아이들에게 룰 익혀 오라고 해도
    설명이 막히는 게 다반사이기 때문이죠.
    외우는 거랑 남한테 설명하는 게 그만큼 다릅니다.

    설명을 버벅거리면서 하면
    듣는 사람들이 그 게임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게 됩니다.
    • Lv.8 geek
    • 2010-04-20 01:14:18

    와...저도 선생이었으면 보드게임반 운영했을건데...ㅋ
    아이들이 쉬운 게임만 하다보면 금방 질릴 수가 있으니, 다음엔 카탄같은 명작으로 진정한 보드게임의 재미를 한번 빵 터트려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룰설명이 관건이긴 하지만 카탄 한번 하고나면 더 전략적인 게임들도 쉽게 적응할 것이고 보드게임의 오묘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Lv.2 아쭈구리
    • 2010-04-20 09:44:53

    아 저 아이들이 정말 부럽네요 ㅎㅎ
    가까운 곳이라면 저도 가서 도와드리고 싶네요
    멀면 이놈의 귀차니즘때문에 ㅎㅎ

    그리고 룰을 이해 하는것과 설명하는것은 천지차이인데~
    그만큼 룰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것도 굉장히 교육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좀 지나면 아이들이 직접 자발적으로 친구들에게 설명하는 분위기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 2010-04-20 14:50:49

    Michael/ 이제 시작이어서요. 다음 계발활동과 진행과정 살펴보고 결정하려고요. 관심과 조언 감사드립니다.
    아쭈구리/ 몇몇은 보난자 같은 게임을 알고 있어서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룰을 연구하게 해서 이해하게 하는 것도 아쭈구리님 말씀대로 교육적일 것 같네요. 말씀 감사드립니다.
    • Lv.1 CJ*
    • 2010-04-21 17:25:15

    저도 저 아이들이 부럽네요 ㅎㅎ
    고등학생때 보드게임반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나요
    앞으로 잘 해 나가시길 바라요 ㅎ
    • 2010-04-27 15:09:26

    ㅎㅎ 그래도 명색이 저도 교육자(새내기 이지만;;) 인데..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의 차이를 그냥 무시하겠습니까?

    "조장들을 불러서 룰 설명을 해주겠다"라는 뜻은...
    그 녀석들에게 각 조를 책임지는 "룰 교사"가 되라는 뜻이 아니라,
    제가 앞에서 룰 설명을 할 때 한번이라도 해당 게임을 돌려본 "경험자"가
    각 조에 하나씩이라도 있는 것이 맨땅에 해딩하는 것 보다는 나을 듯 하다는 겁니다 :)

    뭐... 혼자 모든 일을 다 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서로서로 도와가며 일을 해결하는게,
    돌아가는 길이 되더라도 민주적인 의사소통에는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듯 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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