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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취향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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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9 22: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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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게 된 동기
저는 초보자분들이 쓰는 글에서 많은 영감을 얻곤 합니다.
예전에 묻고답하기 게시판에 자주 올라왔던 “A vs. B”라는 형태의 질문글에서
"보드게임 맛vs.맛"이라는 게임 비교 리뷰를 생각해낸 적이 있습니다.
(소감과후기 게시판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사실 다이브다이스에 오래 계신 분들에게는 그러한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드린 말씀을 오해하실 가능성이 있어서 덧붙여 말씀을 드리자면,
그런 질문에는 답변자들이 쉽게 대답을 해줄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또 답변을 해준 후에도 질문자가 내용을 조금 바꿔서 비슷한 질문을 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답변자들이 그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이 헛수고가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한테는 잘못 알려줬다면서, 답변 달아주고 외려 욕을 먹는 일이 생길 수도 있구요.
하지만 입장을 바꿔보면
'질문자들이 오죽 답답하면 (대답하기 막연한) 그런 질문을 올렸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드게임 입문자들이 보드게임을 고를 때에 유용한 팁을 드리고자 합니다.
남들한테 계속 게임을 추천해 달라는 것보다
스스로 게임을 선별할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유익하실 거라 생각을 합니다.
스스로 고르는 재미도 느낄 수 있구요.
게임의 취향 1부 - 초급편
최근에 우리 모임에 입문자 한 분이 새로 들어오면서
저는 입문자나 초보자의 관점에서 보드게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게임상품 글이나 게임 리뷰를 보면 재미있는 게임, 사고 싶은 게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한편 어떤 게임이 생각보다 별로더라, 혹은 재미가 없다고 혹평을 하거나
샀던 게임을 되파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게임이 다 재미있는 거 아닌가요?"
보드게임을 많이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이 놓치기 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것은 게임을 하거나 구입할 때 반드시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인데요.
바로, 게임의 조건과 취향입니다.
1.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세요
이곳 다이브다이스뿐만 아니라 여러 블로그에 보드게임에 대한 유용한 정보들이 산재되어 있습니다.
저는 입문자나 초보자들에게 일단 많이 읽어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보드게임을 막 시작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게임의 테마를 놓고 호불호를 가르실 거라 생각을 합니다.
보드게임긱(boardgamegeek.com)이라는 해외의 보드게임포탈 사이트에는
카테고리(Category)라는 이름으로 게임의 테마를 구분해 놓았는데요.
이것은 지금 어렵게 들릴 수 있으니
나중에 2부에서 메카닉(Mechanic)을 설명할 때 다시 말씀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게임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가장 먼저 그 게임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것은 테마뿐일 겁니다.
2. 게임 박스를 잘 살펴보세요
보드게임의 박스 어딘가에는 보통 세 가지 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하나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인원수, 다른 하나는 그 게임의 적정 연령, 마지막이 게임 시간입니다.
너무나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용이지만
초보자들이 놓치기 쉬운 정보입니다.
게임 추천을 원할 때, 이 세 가지 정보만 알려주어도 답변자들이 대답하기 수월해집니다.
2-1. 게임의 인원수
게임마다 정해진 인원수가 있습니다.
내 마음에 드는 게임을 모아놓은 리스트가 있을 때,
가장 먼저 쳐내야 할 게임들은
내가 모을 수 있는 인원에 맞지 않는 게임입니다.
간혹 어떤 게임이 너무 좋아서, 인원수를 무시하고 게임을 변형해서 하다가
그 게임에 실망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게임의 인원수를 무시하는 것은 그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실망하는 지름길입니다.
예를 들어서, 카탄의 개척자(3~4인 게임)를 2명이 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간의 트레이드(교환)가 있기 때문에
2명이 할 경우에 트레이드가 거의 안 되고,
결국 주사위 운으로만 게임의 승패가 결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2-2. 게임의 연령
게임 박스에는 제조사에서 권하는 연령이 있습니다.
보통 4, 6, 8, 10, 12세 정도로 표시를 하는데
간혹 이 숫자만 보고 아이들용 게임으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달 전에 한 중학교에 보드게임 수업을 하러 갔는데
"클루는 8세 이상 게임입니다."라는 설명을 하자 중학생들 모두가 웃었습니다.
8살짜리 초등학생용 게임을 왜 가져왔냐는 의미였겠죠.
저는 즉시 추가설명을 했습니다.
"8살부터 이 게임의 규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고요.
따라서 여러분들이 처해 있는 환경에서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보드게임을 함께 할 수 있으니,
게임 연령 문제는 크게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설명하는 것에 있죠.)
2-3. 게임의 시간
게임 박스에 적힌 게임 시간과 실제 시간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제조사에서 게임을 설명하는 시간과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 시간을 빼고 그렇게 표기했을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마다 그리고 게임을 하는 공간이나 분위기에 따라서
게임 시간의 편차가 좀 있기 때문에
박스에 적힌 게임 시간은 그냥 참고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집밖에서 게임을 할 때에는 장소 때문에 시간을 정해놓고 해야 한다면
게임의 시간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SDJ(Spiel Des Jahres) 수상작이나 후보작을 추천합니다
독일에서 수여하는 주요 보드게임상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SDJ(올해의 게임상)입니다.
(나머지 상은 2부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독일의 보드게임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서 공정하게 선정하는 상인데요.
SDJ 수상작들은 대부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게임입니다.
그래서 보드게임 입문자들이 선택하기 좋은 게임들은
대부분 SDJ 수상작이나 후보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SDJ 심사위원들이 카드게임에는 점수를 짜게 주는 편이라서
도미니언 이전에 카드게임이 SDJ상을 수상한 적이 없지만
카드게임들도 입문자들이 하기에 좋습니다.
카드게임은 이 글을 보신 분들이 추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상작들을 한 번 읊어 드려볼까~이욧?!
2009년 Dominion(도미니언)
2008년 Keltis(켈티스)
2007년 Zooloretto(줄로레또)
2006년 Thurn and Taxis(트룬 & 탁시스)
2005년 Niagara(나이아가라)
2004년 Ticket to Ride(티켓 투 라이드)
2003년 Alhambra(알함브라)
2002년 Villa Paletti(빌라 팔레티)
2001년 Carcassonne(카르카손)
2000년 Torres(토레스)
1999년 Tikal(티칼)
1998년 Elfenland(엘픈랜드)
1997년 Mississippi Queen(미시시피 퀸)
1996년 El Grande(엘 그란데)
1995년 The Settlers of Catan(카탄의 개척자/카탄)
1994년 Manhattan(맨하탄)
1993년 Call My Bluff(블러프)
1992년 Um Reifenbreite(자전거 달리기)
1991년 Drunter und Druber(드룬터 & 드뤼버)
1990년 Hoity Toity(Adel Verpflichtet, 노블리스 오블리제)
1989년 Cafe International(카페 인터네셔널)
1988년 Barbarossa(바르바로사)
1987년 Auf Achse
1986년 Top Secret Spies(일급 비밀 스파이)
1985년 Sherlock Holmes Consulting Detective
1984년 Railway Rivals
1983년 Scotland Yard(스코틀랜드 야드)
1982년 Enchanted Forest
1981년 Focus(포커스)
1980년 Rummikub(루미큐브)
1979년 Hare and Tortoise(토끼와 거북이)
위 수상작들 중에 절판이 되었거나 구하기 어려운 게임이 있습니다.
1995년 카탄부터는 기존의 수상작들보다 구하기도 쉽고 게임 완성도도 월등히 높습니다.
게임의 취향 2부 - 중급편에서 계속됩니다.
관련 보드게임
- 관련 보드게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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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사진은 합성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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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
입문자 분들에게 유용한 글이 될듯 보이네요~~
아참 그리고 수다맨 오랫만에 봅니다. ^^ -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저하고 친구들은 파티겜으로 마닐라를 좋아하는데요? 나이아가라는 어떨지요? 고민이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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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을 보니 skeil의 세대를 알수 있다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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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구매하는데 있어서 정말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 skeil님
앞으로 이어지는 글들이 기다려지는데요.. -
좋은 글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2편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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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랑과 관심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을 하시네요 ㅋㅋ
추천 카드게임
엄청나게 팔리는 유명한 게임들은 괜히 유명한 게 아니죠. 일단 달무티, 보난자같은 게임들은 룰도 쉽게 익히고 재미도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게임들이라 생각합니다.
쉽고 재밌는 게임들을 즐기시다가 더 관심이 생기게 된다면
skeil님 말씀대로 검색도 해 보시고 더 깊은 곳으로 발을 담그시길 추천해드립니다 ㅋㅋ -
저에게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되는 글입니다
저도 2부가 기대됩니다 -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 -
@이모티콘
이민호 대신 제 사진을 넣었어야 합성 논란이 없었을 텐데 아쉽네요.
@타락천사, 좋은미교
수다맨 아주 어렸을 적에 봤습니다...라고 말하면 되는 거죠?
@스마일맨~
나이아가라는 내기나 상품투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서 느낌이 다를 겁니다. 배타고 폭포를 왔다갔다하는 스릴이 있습니다. 잘못하면 물살에 밀려서 떨어지거든요.
@인랑, 빼빼로, 호시기두마리, 곰발바닥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부담감 생기는데요. ㅋㅋ
@아킬레스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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