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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전국민의 보드게이머화를 위한 가정에서의 기초작업
  • 2010-05-24 16:51:49

  • 0

  • 2,337

Lv.1 파우스트
보드게임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아내의 첫 반응은 "난 게임 잘 못해요, 별로 않좋아합니다" 였습니다.

1년여가 지난 지금은 저녁마다 아내와 한두게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아내가 먼저 게임을 하자고 한다는 거죠...ㅋ

아내는 현재 기본게임을 몇가지 끝낸 상태입니다.
몇가지 단계를 거쳐서 여기까지 왔는데요...


1단계 보드게임에 친해지기.
보드게임을 보여주는 단계입니다.
절대 게임 같이 하자고 하면 안됩니다.
그냥 이것저것 보여줍니다. 특히 컴포넌트가 예쁜 걸로...
몇일, 혹은 몇달이 걸릴수도 있습니다.
절대 서두르면 안됩니다.
간혹 게임 방법도 간단히 설명해 줍니다.

간간히 터져나오는 아내의 보드게임에 대한 비난이나 비하에 절대 마음이 흔들리면 안됩니다.

2단계 보드게임 만져보기
집에서 혼자 게임들 꺼내봅니다.
1인플을 하기도 하죠.
아내에게 게임을 만져보게 합니다.
효과가 좋은 게임으로는 블로커스, 인지니어스 등이 있었습니다.
아내가 흥미를 보일 때, "아무런 기대도 가지지 말고" 물어봅니다. 한번해볼래요?

한두번만에 안 걸려들 수도 있습니다.
인내와의 싸움입니다.

3단계 게임 시작하기
몇달에 걸쳐 게임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아내는 이제 게임에 어느 정도 적응력을 가집니다.
처음 시작한 게임은 아내가 컴포넌트에 관심을 가졌던 게임입니다.
블로커스~
보기에 예쁜 게임, 설명이 간단한 게임이 역시 처음 시작하기에 좋습니다.
여기서도 절대 서두르지 않습니다.

절대 큰 점수차이로 이기지도 않습니다.
게임 중간중간에 감탄사와 함께 구체적인 칭찬을 곁들입니다.
오~좋네~
잘하는girl~

4단계 취향 파악하기

몇번 하다보면, 혹은 아내의 게임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아내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제 아내는 보기 좋은 게임, 간단한 설명의 게임, 약간의 운이 작용하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다양한 게임을 조금씩 시도해 봅니다.

아그리콜라도 해봤었는데, 여러가지 중에 선택하는 것은 힘들어하더군요.
나중에...한 일년 뒤쯤
여러가지 게임에 먼저 익숙해진 후에 다시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5단계 본격적인 게임하기
난이도가 낮은 게임 중에 한두개를 더 시도해 봅니다.
켈티스, 인지니어스를 이때 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6단계 게임에 중독시켜라
인지니어스는 거의 매일 저녁했습니다.
아내를 새로운 것을 낯설어합니다.
인지니어스만 계속했습니다.
좀 지겨울만하면 그때 새로운 게임으로 들어갑니다.
그후에는 켈티스를 했습니다.
이때부터 중독증상이 나타납니다.
제가 아니라 아내가 게임을 해달라고 하는거죠.
켈티스도 몇주동안했습니다.
요즘은 알함브라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저녁 2판씩하는데, 정말 재미있어합니다.

지금까지 해온 기초작업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1년안에 아내와 1:1 게임대회를 하는 것입니다.

다인용 게임 중에 2인용이 좋은 게임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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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0-05-24 16:53:41

    음.. 먼저 아내가 필요하군요.. T.T
    • Lv.1 둥둥~
    • 2010-05-24 17:11:11

    공감 ^^ 흐뭇하실 것 같습니다~
    • 2010-05-24 17:15:33

    저흰 원래 온라인겜(와우)를 즐겨서...와우 보드게임으로 시작하니 꽤 수월했습니다. ㅋ 와우에서 좀 더 던전 탐사의 분위기를 위해 디센트..요즘은 아콜이 재밌다고 들고 갔습니다. ㅠㅠㅠㅠㅠ
    • 2010-05-24 17:21:04

    염장글이지만 글을 잘쓰셔서 댓글 남깁니다.ㅋ
    워낙 아는게임이 없어서 추천하기는 머한데 2인용게임이라면
    도미니언이 좋을듯 싶습니다 기본판부터하다가 확장도 해보심이..
    • Lv.16 상트맨이야~
    • 2010-05-24 17:28:14

    저혼자 하자고 졸라대서 속상했는데.. ㅠㅜ 안해주면 나는 삐질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
    • 2010-05-24 17:41:34

    2 인플 최강 카르카손을 추천합니다.
    • 2010-05-24 17:43:35

    먼저 결혼부터 해야겠군요.. 여자친구에겐 해당사항이 없는듯..ㅠㅠ

    스마일맨// 저도 그렇답니다.. 아 슬퍼라..
    • Lv.24 카린
    • 2010-05-24 19:32:53

    파우스트님 아주 감동입니다. 저도 결혼하면 위에 방법을 써 보겠습니다.
    • Lv.1 파우스트
    • 2010-05-24 19:40:08

    구름님, 마음의이야기님, 카린님....다른 분들의 예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결혼과 함께 게임이 묻힐수도 있으니...승리하시길 바랍니다. ^^;;
    둥둥님~감사합니다. ^^
    바드의 노래님~저랑 취향이 많이 다르신 듯해요...저는 디센트 한번 해보고 바로 팔았습니다. ㅠ,.ㅜ
    베come님~ 그렇지 않아도 도미니언 오픈해 놨습니다.~^^
    스마일맨님~저도 이런 상황까지 끌고 오는데 1년정도 걸렸습니다. 힘내시길...
    디굴디굴대마왕님~좋은 리뷰 항상 감사드려요~카르카손은 저에게 그냥그런 게임이였는데, 2인플이 재밌다고 하니 해봐야 겠네요. ^^
    • 2010-05-25 00:13:10

    아주 세심하게 아내를 보드게이머로 만드셨군요.
    근데 취향이 전혀 안 맞는 사람도 있긴 하나 봅니다.
    제 아내는 완전 파티게임 스탈인데
    피트 하면 목터져라 하지만, 인지니어스도 복잡해서 싫어라 합니다. 파우스트님 같은 분들 보면 부럽습니다. ㅠㅠ
    좋은 아내가 좋은 보드게이머는 아닌 거 같다능...
    • 2010-05-25 00:18:24

    먼저 아내가 필요하군요 2 ㅋㅋ
    • Lv.2 bbbbbbbbbbb
    • 2010-05-25 00:30:15

    좋네요.ㅋ

    초급자들에게 먹히는건 일단 '운이 따르는 게임' 이면서 '어느정도 눈에 보이는 현상황'이여야한다는겁니다.
    어느부분을 어찌해야할지 뻔히 보이는 게임이 처음에 좋다는거죠. 당장 할일에 대한 판단만을 요구하는것...
    차후를 내다보거나 큰 그림을 그리는 게임은 처음엔 너무 어렵습니다. 초보와 숙련자의 갭이 크게느껴지죠.
    일단 자기턴에 선택할일이 적고, 당장 해야할게 보여야 스스로의 플레이에 어느정도 재미를 들릴수 있으니까요.ㅎㅎ
    그리고 운의 요소와 약간의 딴지도 가미되어야 (은근슬쩍 당해주는게 중요) 상대가 흥미를 갖더군요.....

    어느정도의 수순을 밟다보면 어느새 깊어져서 찾게되는듯 합니다.ㅎㅎ
    • Lv.1 슈퍼거북
    • 2010-05-25 00:31:32

    로스트 시티 추천합니다!!
    • Lv.1 세하
    • 2010-05-25 11:38:2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집의 경우도 소개하고 싶네요. 경우에 따라 염장(?)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 우리는 게임을 진입하는 순서가 거꾸로 가는 것 같습니다. 보통 초보입문용 게임에서 복잡한 전략게임을 흐르는 것 같은데... 하여간 제 아내는 전략게임이나 머리를 써서 이기는 게임을 좋아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 접한 게임이 푸에르토리코 입니다. 남들에게는 진입장벽이 좀 있다는 게임인데, 같이 잘 하더군요. 그 뒤로 케일러스, 아그리콜라 등의 게임을 많이 했지요. 그러다가 도미니언, 와이어트어프 등의 카드게임을 했구요. 요즘은 카르카손이나 알함브라와 같은 간단하면서도 전략이 필요한 게임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임이나 rpg게임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캄호러, 여명의제국3 입니다. 전 정말 하고 싶은데..ㅋ
    하여간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절대적인 수순은 없다가 정답인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글은 일반적인 순서로 잘 적힌 글 같습니다.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좋은 방법 같습니다. ^^
    • Lv.4 페인프린
    • 2010-05-25 11:52:01

    제 여친은 이미 카탄 푸코 아콜 도미니언 등등 죄다 섭렵해서.. 곧 레포겔 들어갑니다. ^^
    • 2010-05-25 12:41:40

    저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함께 즐길만한게 뭐가 있을까하다가 먼저 "카후나"와 "로스트시티"로 함께 입문하였습니다. 둘 다 너무 재미있게 즐기다가 "카탄"과 "푸에르토리코"로 넘어갔는데 굉장히 재미있어 하더군요 그 다음은 "도미니언"과 "레포갤", 요즘은 "자이푸르"와 "바벨"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잠보"에 도전해보려고 하는데 제일 재미있어 하는 것은 푸코와 바벨이군요 문제는 제가 져주려고 한 적이 한번도 없는데 레포갤을 제외하고는 이기는 게임이 없다는... ㅠㅠ 심지어 바벨하다가 제가 빈정상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이건뭐 남자가 쪼잔하게 삐질수도 없고... 차분하게 미소지으며 탑 무너뜨리고 종족 말살할때는 대략 멍해집니다. 참, 잠보도 재미있나요? 확장 1,2까지 함께 샀는데~ 자이푸르도 재밌어요 간단하니 플레이타임도 짧고, 저는 낙타만 모읍니다. ㅎㅎ
    • 2010-05-25 13:00:16

    가브님// 잠보 최고에요 재밌습니다..ㅎ 여자친구랑은 제대로 못해봤지만 저도 빨리 재밌어 하는걸 찾았으면 좋겠습니다..ㅠㅠ 취향찾기 힘들어요ㅠㅠ
    • Lv.1 파우스트
    • 2010-05-25 13:05:18

    모포소년님~역시 경험과 연륜이 뭍어나는 지적이시네요. 먼 미래보다 가까운 미래가 보이는 게임, 당장 무엇인가 이익이 드러나는 게임이 확실히 초보자에게 좋은 것 같습니다. ^^

    세하님~정확한 지적이신 것 같아요. 사람마다 취향과 특징이 있어서, 그것을 간파하는 것이 중요한 듯 합니다. 그 취향에 맞는 게임이 그 사람에게는 좋은 게임이지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니 사람을 잘 알면 좋은 게임을 선택할 수 있고, 또 그런 게임으로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 같습니다. ^^

    좋은 의견들 감사해요.^^
    • Lv.1 덩달이
    • 2010-05-25 17:01:42

    멋진 글입니다. 얼마나 노력하시는지 눈물겹네요. ^^
    추천합니다.
    • Lv.1 파우스트
    • 2010-05-25 17:36:19

    덩달이님~감사합니다.
    처음엔 좀 같이 해 주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의 태도에 마음도 많이 상하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걸 보면 너무 좋습니다. *^^*
    • 2010-05-25 20:29:44

    저도 멀리보고 하나씩 진행중입니다.
    첨에 에픽듀얼 디밀었다가 퇴짜맞고, '해리의 만루홈런'으로 다시 시작~~
    여자친구가 야구팬이라서 좋아하더라구요.
    꼭 게임이 아니라도 좋아하는거하고 관련된걸로 시작하는게 어떨까합니다~~ ~^^~
    • 2010-05-26 01:39:41

    먼저 아내가 필요하군요 3人
    • Lv.1 애벌레카
    • 2010-05-26 11:12:22

    젬블로도 컴포가 이쁘긴 하지요~
    • Lv.1 파우스트
    • 2010-05-26 11:18:32

    새벽님~맞아요....좋아하는 것,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한 듯...^^
    고고싱님~의외의 댓글이 가장 많네요...6^^;;;
    애벌레카님~젬블로도 예쁘긴 한데...제가 별로 않좋아합니다...ㅎㅎㅎ
    • Lv.1 노다
    • 2010-05-26 12:29:30

    전....나쁜 놈이라서....여자친구가 좋아할 때쯤이면 제가 귀찮아집니다....하고 싶은 거 못하는 것도 하루 이틀, 그 이상은 못참는다!!! 케케케케
    • 2010-05-26 22:57:57

    파우스트님~ 정말 좋으시겠어요 ^^*
    축하드려요 ~~
    • Lv.1 파우스트
    • 2010-05-27 11:43:18

    노다님이랑 같이 게임하면 재미있을 듯...ㅎㅎㅎ
    Dr.jang님 감사합니다. ^^
    • Lv.1 simpak
    • 2010-08-18 16:27:45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아내라는 호칭부터 배려가 느껴집니다. 파우스트님은 보드게임 뿐 아니라 어떤 취미라도 함께하실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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