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간단한 명절맞이 가족용 카드게임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시간이 없는 분들을 위해,
1. 밤을 새다 피곤에 쩔어 쳐진 분위기를 띄울 때, 어떤 게임을 할까 고민중이다. (공통)
2. 티츄 외에 2:2 팀플 게임을 하고 싶다. (데스페라도스)
3. 블러핑을 사랑한다. (천사와 악마)
4. 딴지를 사랑한다. (공통)
5. 단 시간 내 끝나는 게임이 좋다. (공통)
6. 명절에 친척들과 게임하고 싶다. (공통)

위의 경우에 해당한다면 구입해서 즐겨보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천사와 악마 (쉐인하일릭) -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블러핑!

구성물은 굉장히 단촐합니다. 1부터 10까지 쓰인 숫자카드들과 조커로 쓰이는 천사카드, 다음 사람 차례를 건너 띄게 만드는 천사의 실수카드, 거짓으로만 내야하는 악마카드, 그리고 주사위가 전부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정해진 수의 카드를 받고, 자신의 차례에 1부터 10의 오름차순으로 카드를 테이블 가운데에 내려 놓게 됩니다. 자신의 차례가 처음이라면 1을 내려놓으면 되고, 다음 사람은 2를 내려 놓으면 됩니다. (혼자 1부터 10까지 종류별로 내려놓는 것은 안되며, 1을 낼 차례에 1짜리 카드를 여러 장 한꺼번에 내려놓는 것은 가능합니다.) 원카드와 비슷한 방식이죠. 그러다가 손을 다 털면 그 사람이 이깁니다. (룰대로라면 이긴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남은 핸드에 있는 카드를 점수화하여 몇 점 이상이 될 때까지 한다고 되어 있는데, 그냥 단판으로 하는 게 여러 모로 편합니다.^^;)
그냥 설명만 들으면 정말 별 거 없는 게임같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처음에 설명드렸던 것처럼 '블러핑'이 모두인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규칙은 '카드를 내려놓을 때 뒤집어서 내려 놓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1이라고 내려놓는 카드는 남들이 1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자신이 손을 털기 위해 1이 아닌 다른 숫자나 악마카드를 거짓으로 1인 척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얄밉게 거짓카드를 진짜카드인 척 내려놓는 사람을 응징하는 방법은 플레이어가 카드를 내려놓았을 때 '잠깐!'을 외치며 방금 내려놓은 카드를 까보는 것입니다. 만약, 방금 내려놓은 카드가 거짓이었다면 들통난 사람은 방금 내려놓은 카드를 회수하고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 만큼의 카드를 더 먹어야 합니다. 반대로 진실이었다면 이를 의심한 사람이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 만큼의 카드를 먹습니다. 참 쉽죠? 하지만 직접 플레이한다면 게임 내내 스릴이 넘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 번 남을 의심해 까기 시작하면 '까는 맛'에 희열을 느끼며 자신이 먹는 카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에게 딴지만 거는 돌아이 플레이어도 있고, 조용히 있다 하필 악마카드를 낼 때 귀신같이 알아채 카드를 까버리는 무서운 뜬금포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룰이 쉽고 단순해서 지칠 때나 피곤할 때, 남녀노소 누구나 가릴 것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게임, 거짓카드를 내려놓을 때 느끼는 희열을 맛보시겠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천사와 악마는 뢰겐보이텔의 재판이나 아트웍을 일신해서 아미고에서 새로이 출시한 게임입니다.>



데스페라도스 - 라 박사의 팀플 카드게임

데스페라도스는 다산의 상징 라 박사의 90년도 작 디깅의 재판게임입니다.
이 게임또한 천사와 악마 못지 않게 심플한 룰에 확 끌어오르는 긴장감을 느끼게 해 주어, 중간중간 브릿지 게임이나 밤샘용 게임으로 하기 좋습니다.


카드는 금광,은광,동광의 광산 카드와 해당 광산에서 채굴하는 금,은,동 카드 그리고 폐광카드와 1부터 12까지의 데스페라도스 카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게임은 2-4인용 게임이나 거의 4인전용으로 하기 좋다는 점과 팀플게임인 점, 단판제가 아니라 짧은 게임을 여러 판 돌려 목표 점수를 먼저 달성하는 쪽이 이긴다는 점에서는 티츄와 유사합니다.
자신의 차례에는 덱의 카드를 한 장 드로우 하거나, 카드를 사용하거나, 자신의 파트너에게 카드를 한 장 넘겨주는 액션 중 하나를 하면 됩니다.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은 광산카드를 자신의 앞에 내려놓거나,(광산열기) 이미 놓인 광산카드 앞에 맞는 광물카드를 내려놓거나(채굴) 광산 하나를 닫거나(폐광카드이용) 상대 팀의 광산에 데스페라도스를 던져주는 행동 중 하나를 하면 됩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각자 팀의 닫힌 폐광에 있는 광물카드가 점수가 되며, 각각 개당 금은 3, 은은 2, 동은 1점입니다. (각 1장씩 2개가 그려진 광물카드가 있는데 이는 2개로 칩니다. 만약, 2개가 그려진 광물카드가 광산이 열린 후, 맨 처음 놓였다면 그 뒤로 놓이는 모든 광물은 모두 2개로 칩니다. 또,광산이 폐광카드로 닫혀야 점수가 되며, 열린 광산에 아무리 광물이 많아도 0점입니다.) 데스페라도스는 1부터 12까지 각 1장씩 총 12장이 있는데 이들은 남의 광산을 빼앗을 때 사용합니다. 일단, 데스페라도스가 등장하면 각각 한차례씩 (적이라면) 맞받아치거나, (같은 팀이면)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이 때 데스페라도스 카드를 사용하여 최종 데스페라도스의 숫자 합이 높은 쪽이 해당광산을 빼앗아 가거나 지켜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때 데스페라도스 카드가 없거나 쓰기 싫다면 내지 않고 원래의 액션(광산,광물카드 놓거나, 카드 먹거나, 파트너에게 카드 전달하는 등)을 해도 관계 없습니다.
룰이 단순해서 '무슨 재미일까?' 싶기도 한데, 직접 해보면 언제 누가 찔러들어올 지 모르는 긴장감과 콤보로 금광을 열고 2개자리 금을 놓은 후 금을 축적하여 점수를 뻥튀기하는 쾌감, 서로 딴지가 무서워 눈치보면서 게임이 끝날 때까지 1점도 얻기 힘든 신경전 등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연출됩니다.^^ 그리폰 게임즈의 틴케이스 시리즈로 간단한 룰에 적절한 긴장감과 눈치싸움을 즐기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