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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번역] 유로게임을 망친 게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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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1 16: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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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컬럼은 번역물로서 원작자와 견해가 번역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유로게임을 망친 게임 (2)
원본 링크: http://www.gameshark.com/entertainment/features/616/p_0/Cracked-LCD-112-The-Game-That-Ruined-Eurogames.htm
저자: 마이클 반즈(Michael Barnes)
여기서 역설적인 점은 볼프강 크라머 자신이 유로게임 시대 전에 빅보스, 와일드라이프 어드벤처,
메갈론, 그리고 탑시크릿 스파이 같은 굉장히 좋은 게임들을 다수 디자인한 다채롭고 흥미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전의 그의 작품 중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엘그란데 같은 작품 조차도 피렌체의 제후보다 리스크와 더 유사점이 많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피렌체의 제후에서는 크라머와 해당 게임에 연관된 모든 제작자들과 퍼블리셔들은
확실한 선례를 남기게 되며 이로 인해 유럽 게임 디자인을 분위기적으로나 개념적으로나
시스템적인 면에서 아주 분명한 방향으로 전환하게 만들었고 이 전례를 남김으로써
현재까지도 유로게임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장르에 유행처럼 번지는 이 최악의 특징들에 대한 책임은 피렌체의 제후에게 있다고 본다.
피렌체의 제후를 딱 보기만해도 유로게임이 어떻게 자신을 시각적으로 포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준을 정해줬는지 알게 된다. 게임이라는 것은 시각적인 매체이며 우리가 받는 첫인상은
어쩔 수 없이 분위기와 미적인 스타일에 결정되기 마련이다. 많은 현대 유로게임들은 극적으로,
불쌍할 정도로 추하게 생겼고 마치 게임의 가장 지루한 점들을 지루하신 어르신 영감들에게
선전하기 위해서 디자인된 것 같다. 필자는 40세 이하의 어떤 사람이든지 현재 발매되는
유로게임들의 박스 겉면을 보고, 게임자체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는 둘째치고, 끌린다거나
플레이해 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많은 유로게임들의 박스에는 음침하게 생긴 늙은 영감이 어떤 음침한 르네상스 또는 중세의
배경을 뒤로하고 우거지상을 쓰고 있으며 이는 아마도 어떤 플레이어의 액션이 그를 제일
만족시키는가 지켜보고 있거나 단순하게 그 자신이 이 너무나도 못생기고 추한 박스에 그려진
현실에 대해서 비관하고 있는 것 같다. 이쯤 되면 유로게임의 “갈색과 진한 갈색” 색채와
너무나도 중요한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폰트에서는 너무나도 상투적이어서 웃음밖에 안 나온다.
게임의 내용물이나 콤포넌트를 봐도 유로게임들의 분위기는 스프레드시트의 그것과 유사한
방향을 추구하게 되었고 당신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인지 플로우차트를 보고 있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리고 자 보시라, 이 모든 시각적인 분위기의 원조는
빼도 박도 못하게 피렌체의 제후의 빌라 그리드를 원조로 하고 있다. 내가 유로게임을
전반적으로 비판하면서 그 게임이 얼마나 빌어먹을 정도로 지루하고 갈색인지에 대해서
비웃을 때 항상 기준점이 되는 것은 피렌체의 제후이다.
엘레아 “빅박스” 시리즈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피렌체의 제후의 구성요소는 아발론힐의
책꽂이(Bookshelf) 시리즈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보면 된다. 둘 다 공통적으로 교양적인 면에
무엇인가를 호소하고 싶어하고 다른 미천한 게임들과 같이 책장에 진열되기를 거부하며
셰익스피어, 플라톤, 그리고 단테 등의 고전들과 나란히 진열되기를 원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은 해당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 끔찍하게도 심각하고(광대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얻는 것이 재미가 아니라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의 교양이라는
태도,를 대변하고 있다.
예전 게임들의 박스 뒷면이 보여주던 아이들이 주사위를 던지며 해맑게 웃고 떠드는 모습과
분위기에서는 많이 멀어졌지만 이런 박스는 대부분의 유로게이머들의 엄청난 경멸과
반대에 직면하게 될 테니 상관없을 듯하다. 피렌체의 제후야말로 이런 거만한 오라로 무장하고
역사를 모방하는 듯한 게임플레이를 중시하고 어떤 면에서는 심각함을 재미보다 우선시하는
첫 번째 게임 중 하나인 듯하다.
<3편에서 계속>
유로게임을 망친 게임 (2)
원본 링크: http://www.gameshark.com/entertainment/features/616/p_0/Cracked-LCD-112-The-Game-That-Ruined-Eurogames.htm
저자: 마이클 반즈(Michael Barnes)
여기서 역설적인 점은 볼프강 크라머 자신이 유로게임 시대 전에 빅보스, 와일드라이프 어드벤처,
메갈론, 그리고 탑시크릿 스파이 같은 굉장히 좋은 게임들을 다수 디자인한 다채롭고 흥미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전의 그의 작품 중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엘그란데 같은 작품 조차도 피렌체의 제후보다 리스크와 더 유사점이 많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피렌체의 제후에서는 크라머와 해당 게임에 연관된 모든 제작자들과 퍼블리셔들은
확실한 선례를 남기게 되며 이로 인해 유럽 게임 디자인을 분위기적으로나 개념적으로나
시스템적인 면에서 아주 분명한 방향으로 전환하게 만들었고 이 전례를 남김으로써
현재까지도 유로게임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장르에 유행처럼 번지는 이 최악의 특징들에 대한 책임은 피렌체의 제후에게 있다고 본다.
피렌체의 제후를 딱 보기만해도 유로게임이 어떻게 자신을 시각적으로 포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준을 정해줬는지 알게 된다. 게임이라는 것은 시각적인 매체이며 우리가 받는 첫인상은
어쩔 수 없이 분위기와 미적인 스타일에 결정되기 마련이다. 많은 현대 유로게임들은 극적으로,
불쌍할 정도로 추하게 생겼고 마치 게임의 가장 지루한 점들을 지루하신 어르신 영감들에게
선전하기 위해서 디자인된 것 같다. 필자는 40세 이하의 어떤 사람이든지 현재 발매되는
유로게임들의 박스 겉면을 보고, 게임자체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는 둘째치고, 끌린다거나
플레이해 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많은 유로게임들의 박스에는 음침하게 생긴 늙은 영감이 어떤 음침한 르네상스 또는 중세의
배경을 뒤로하고 우거지상을 쓰고 있으며 이는 아마도 어떤 플레이어의 액션이 그를 제일
만족시키는가 지켜보고 있거나 단순하게 그 자신이 이 너무나도 못생기고 추한 박스에 그려진
현실에 대해서 비관하고 있는 것 같다. 이쯤 되면 유로게임의 “갈색과 진한 갈색” 색채와
너무나도 중요한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폰트에서는 너무나도 상투적이어서 웃음밖에 안 나온다.
게임의 내용물이나 콤포넌트를 봐도 유로게임들의 분위기는 스프레드시트의 그것과 유사한
방향을 추구하게 되었고 당신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인지 플로우차트를 보고 있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리고 자 보시라, 이 모든 시각적인 분위기의 원조는
빼도 박도 못하게 피렌체의 제후의 빌라 그리드를 원조로 하고 있다. 내가 유로게임을
전반적으로 비판하면서 그 게임이 얼마나 빌어먹을 정도로 지루하고 갈색인지에 대해서
비웃을 때 항상 기준점이 되는 것은 피렌체의 제후이다.
엘레아 “빅박스” 시리즈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피렌체의 제후의 구성요소는 아발론힐의
책꽂이(Bookshelf) 시리즈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보면 된다. 둘 다 공통적으로 교양적인 면에
무엇인가를 호소하고 싶어하고 다른 미천한 게임들과 같이 책장에 진열되기를 거부하며
셰익스피어, 플라톤, 그리고 단테 등의 고전들과 나란히 진열되기를 원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은 해당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 끔찍하게도 심각하고(광대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얻는 것이 재미가 아니라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의 교양이라는
태도,를 대변하고 있다.
예전 게임들의 박스 뒷면이 보여주던 아이들이 주사위를 던지며 해맑게 웃고 떠드는 모습과
분위기에서는 많이 멀어졌지만 이런 박스는 대부분의 유로게이머들의 엄청난 경멸과
반대에 직면하게 될 테니 상관없을 듯하다. 피렌체의 제후야말로 이런 거만한 오라로 무장하고
역사를 모방하는 듯한 게임플레이를 중시하고 어떤 면에서는 심각함을 재미보다 우선시하는
첫 번째 게임 중 하나인 듯하다.
<3편에서 계속>
관련 보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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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어졌네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봐주시고 좋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의외로 많은 분들께서 어느 정도 동감까지 해주셔서 놀랍네요. 원문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역/의역이 난무하지만 너그럽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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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들어 주사위 등 운적 요소를 폄하하거나 파티게임 '따위'로 몇몇 게임을 무시해버리면서 소위 '전략성'만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신물이 나려는 참이었습니다. 차라리 워게임이 이런 유행을 탔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농사를 짓는다거나 제국을 건설한다거나 하는 요즘 게임들은 소위 '최적화 테크트리'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탐구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서 게임을 하는 것도 그렇게 재미있는 일은 아닌데, 누군가를 '몇점으로 이겼다!'가 중요해지는 요즘의 유행은 정말 황당합니다. 우리가 언제 스타리그 볼 때 이제동이 이영호를 몇 점차로 이겼냐가 그렇게 중요했습니까? 애초에 그런 게임들에서 점수를 구체화 한 것이 의미가 있었던가요? 하지만 상호작용이라고 해봤자 내가 먼저 이 행동카드를 골라서 남이 못고르게 해야지 하는게 전부인, 그런요즘 게임들은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을 승점으로 환산해서 일일히 플레이어의 행동을 제약합니다. 이제는 개인보드판을 주는 게임들은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하나의 큰 보드에서 여러명이 뛰어들어 다양한 행동을 펼치는 게임들이 훨씬 재미있고 보기좋습니다. 그런점에서 저는 이 칼럼의 '멀티솔리테어'라는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이런 게임들이 bsw에서 흥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굳이 상대방의 얼굴을 볼필요도,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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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 주신다는 말씀에 원문은 보지 않고 있습니다만;;
그만큼 플로렌스의 제후가 잘 만든 게임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사실 지금처럼 전략게임판이 된 것은 플로렌스의 제후가 아니라 그 이후의 디자이너들의 문제겠죠.
새로운 시스템/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죠. -
한 1/3 쯤만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어쨋든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고.
그렇게 흐름이 흘러가고 있는데.
과거로의 회귀를 외치는 것 같기도 하고.
MMORPG 앞에서 TRPG가 재밌다 라는 느낌이랄까?
주사위를 굴리거나 재기 발랄한 게임들이 아예 안 나오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주된 흐름이 그렇게 흘러 가는걸..
굳이 누구 탓을 할 필요가 있는건지. -
보드게이머들에게는 재미가 있지만 신규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게임들이 고평가를 받는 흐름이 계속되다 보면, 보드게임도 점점 시장이 좁아지다가 멸종하지 않을까 우려되긴 합니다.
그나저나 박스 디자인이나 마케팅 컨셉으로 본다면 알레아가 다 비슷한데, 라 는 제외한다 쳐도 차이나타운이나 타지마할이 피렌체의 제후보다 먼저 포맷을 잡은 게 아닐까요. 피렌체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면이 있을듯 싶습니다. ^^ -
글쎄요. 좀 기대를 했으나 단지 취향의 문제만 언급한다면 좀 공감이 안되네요. 글쓴이는 '심각함'과 '재미'를 반대개념으로 쓰고 있으나 세상엔 심각해서 재밌는 것이 있거든요. 단지 플레이어들 간에 협상하고 협잡하고 뒤엉키고 욕하고 웃고 즐기는 것만이 진정한 독일게임이라면... 전 그냥 독일게임 안하고 말겠습니다.ㅋ 세상 살면서 사람들한테 치이는 게 힘든데... 게임에서까지 옆사람하고 씨름해야 하다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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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의 논조는 기대보단 별로에요. 박스디자인 그런거야 곁다리고 시스템 내용이 주가 됐음 좋을텐데. 뭐 아직 서두라 그런거겠죠. 계속 재밌게 읽겠습니다 ^^
근데 읽다보니 약간 국내 가요계가 생각네요. 예전엔 음악성이 좋은 가수들이 많았는데 서태지/HOT 이후로 한국 대중음악이 아이돌판이 되어버렸다. 란 주장과 비슷한 느낌. 물론 너무 가벼워진게 보드게임들이 너무 심각해진거랑 방향은 정반대지만. 근데 어쩌겠어요. 그게 잘 팔리는 시장탓이지. 수요를 욕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진정한 음악은 그렇지 않아. 하고 싶은 게 사람마음이긴 하죠. 근데 그럴려면 쎄시봉이나 슈스케 이후 범람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그 수요를 바꿀 수 있는 흐름이 다시 와야할 것 같은데, 뭔가 트레이딩/협상 게임이 재평가 받고 걸출한 게임 하나 또 새로 나와주면 수요는 다시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아임더보스의 인기가 절대 사그러들지 않는 것 처럼. 인원수를 별로 안 타고 좀 라이트한 버젼으로 게임오브쓰론의 게임성을 갖는 게임 정도가 나오면 좋을 것 같은데. -
좀 찾아봤는데... 저 칼럼을 쓴 마이클 반즈는... 긱에서 꽤나 유명한 유저였답니다(그리고 결국 밴 당했다네요...). 결코 가벼운 게임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전형적인 '미국식 게임' 팬이었다는군요. 케일러스에 대한 엄청난 까이기도 했다고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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