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온 맥 거츠의 론델 게임.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식민지를 만들며 지팡구로 항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게임을 대하면 개인적으로 그리 반갑지는 않다. 어쨌든 리스본에서 출발해서 항로를 개척하고, 식민지를 만들어 식민지에서 난 자원을 팔거나 공장을 이용해서 가공함으로써 자금을 벌고, 자금으로 배를 만들거나 공장을 만들거나 일꾼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은 특이하게 누군가 특정 지역을 넘어갈 때 시대가 변하게 되어있고, 시대가 변하면 일꾼 모집과 배 건조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한편 항해 속도는 빨라지기 때문에 배 건조과 일꾼모집 비용을 크게 할인해주는 조선소과 교회를 빨리 지어둘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승점은 특이하게도 상품 선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특권이라는 신비한 시스템으로 계산한다. 특권 칸을 이요하며 일꾼을 하나 죽이면 특권 칩 하나를 가져다 개인 보드의 해당하는 칸에 놓게 되는데 게임이 끝나면 항목별로 자신이 모은 특권의 숫자 합과 항목별 달성 상황(식민지 숫자, 항로 개척 숫자, 공장 숫자, 조선소 숫자, 교회 숫자)을 곱해서 승점을 딴다. 따라서 골고루 하기보다는 경쟁이 적은 항목을 선택해서 집중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론델 게임 중에서는 굉장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인데, 그런 것 치고는 여전히 할 일은 많은데 할 수는 없는 느낌이 강하다. 그거야 론델이니 당연한 일이지만, 승점 계산 방식 때문에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게임이다.

4.Agricola: Farmers of the Moor 아그리콜라 확장 새로운 도전

아그리콜라 확장을 이제야 해봤다. 확장에서는 랜덤으로 초기 배치를 해서 개인 보드에 숲과 습지를 놓으며, 액션 칸이 아닌 액션 카드를 이용해서 숲이나 습지를 개간하거나 설비를 놓는 등 몇가지 액션을 할 수 있다. 새로운 가축으로 말도 추가되었다. 말의 점수는 1마리당 1점이며 일반적인 조리 시설로 조리할 수 없어서 말 도축장을 건설해야 한다. 그리고 가족 먹여살리기 단계에서 방 한 칸당 1개의 연료를 사용해서 난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무작정 방과 가족을 늘리는 것이 왕도는 아니게 되었다는데, 습지를 개간하면 토탄이 나오고, 집을 고치면 난방비가 줄기 때문에 그리 심각한 제약은 아니었다. 그리고 액션 카드를 이용한 액션도 가족을 사용하지 않아서 꽤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게임이 생각만큼 빡빡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게임이 그만큼 복잡해졌기 때문에 확장까지 사용할 경우 초보자에게 바로 가르치기는 힘들어진 것 같다. 그리고 확장 덕에 게임이 크게 변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하였다. 아그리콜라의 미덕은 전략게임이면서 가벼운 테마로 누구에게나 권하기 쉽다는 것이었는데 확장에서는 그런 미덕까지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여전히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승점을 내기는 힘든 게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