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개인 블로그 에 올린
글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경어체 사용을 하지 않고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2008년 가족여행으로 동유럽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한국인들은 폴란드를 가면 꼭 거치는 곳이 있는데 그 곳은 다름아닌 아우슈비츠 수용소. 2차대전 당시 나치들이 유대인을 강제로 연행해 갖은 노동을 시키고 학살을 일삼던 곳으로 인생은 아름다워 등의 영화로도 많은 소개가 되었던 곳이다. 당시 수용소 내에서 유대인들의 머리로 만든 카펫이나 독약, 가스실을 둘러보고 인상을 찌푸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가장 많이 들러 묵념하는 외국인들의 국적이 독일이고, 가장 무관심하고 가지 않으려 하는 외국인들이 일본인이라고 한다.ㅎ) 어쨌든 간에 그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가려면 보통 전 날 인근의 도시 크라쿠프에서 머문다. 이 지역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이 있다. 마그눔 잘은 이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을 소재로 하여 만든 전략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일꾼 배치 방식을 채택해 기존의 일꾼 배치 전략게임을 해봤다면 큰 맥락에서 플레이 하는 데에 무리가 없다. 다만, 이 게임은 이 게임 만의 장점도 분명하게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테마를 잘 살렸다는 점이다. 단순히 광산에 일꾼을 보내 소금을 얻는 것이 아니라 소금을 얻는 방식 자체에 포커스를 집중했다. 광산 내부로 깊게 들어갈수록 더 많은 노력이 든다는 점, 광산 내의 물이 채석을 방해한다는 점, 일꾼이 한 번 채석하면 지친다는 점 등이 타일과 큐브로 잘 표현되어 있고 소금을 캐내더라도 그걸 지상으로 운반해야 한다는 점도 재미있다. 그 밖의 부분은 스톤에이지와 유사하게 일꾼을 늘리는 건물(여관), 게임에서 특수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점, 물을 퍼낼 수 있는 펌프, 캐낸 소금을 사고파는 시장, 폴란드 왕국으로의 배달 등 기존 게임에서 많이 봐왔던 시스템을 그대로 채용했다. 좋은 테마와 테마를 잘 살린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고, 룰이 어렵지 않고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으며 쏠쏠하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점은 리플레이성과 접근성을 한 번에 높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기존의 무난한 일꾼 배치 전략게임 (예로 대지의 기둥이나 스톤 에이지)을 즐겨했다면 이 게임도 분명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전체적으로 기존 게임들과 비슷하다보니 룰을 대충 읽고 플레이하기 쉬운데 세세한 부분에서 이 게임만의 특이한 부분이 있으므로 반드시 룰은 정독하자. 이 도구의 기능이 뭐고, 페이즈가 끝날 때 무엇이 초기화되며, 일꾼이 일을 하면 지쳐서 피로를 회복시켜 줘야 하는 등 대충 읽다간 간과할 부분이 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