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포스



안녕하세요. 디굴디굴입니다.

오늘은 이스타리에서 만들고 리오 그란데에서 퍼블리싱한 "올림포스" 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이 게임은 "스몰 월드" 의 작가인 "Philippe Keyaerts" 씨의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스몰 월드로 유명세를 탄 작가의 신작 게임이라니, 일단 궁금해서라도 한 번 쯤은 구입을 고려해 보게 되는
게임이지요.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문명 게임이며, 자신의 행동에 따라 행동 포인트(=시간) 을 소모하고, 그 행동 포인트가
적을 수록 다른 사람보다 많은 행동을 할 수 있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즉, 자신이 행동 포인트를 7 개 소모했다고 하면, 다른 모든 플레이어가 7 이상의 행동 포인트를 소모하기 전까지
자신의 턴이 돌아오지 않는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테베를 찾아서" 에서 시작되어 "글렌 모어"에서도 유사하게 사용되었던 방식이며,
매 플레이 마다 가장 최적의 행동으로 다른 플레이어 보다 많은 행동을 하거나, 같은 행동이라도 더 효율적인
행동을 추구하여 점수를 얻는 방식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에 플레이어 마커가 놓여있는 것이 행동 포인트를 표시하는 트랙. 뒷 사람이 언제나 먼저 행동하게 된다)


이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2 가지의 행동이 가능한데,

1) 정착민을 두고 이동시켜 국가를 확장하기
2) 디스커버리 타일이나 원더 획득하기

의 두 가지 행동이 있습니다.

정착민을 두는데는 2 의 행동력을, 이동에는 1 의 행동력을 소모하고,
전투가 벌어지는데는 공격자와 방어자의 군사력을 비교하여 공격자가 군사력이
낮다면 많은 행동력을, 높다면 적은 행동력을 소모하게 됩니다.

정착민을 두게 되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자원을 획득할 수 있게 되고,
이 자원은 디스커버리 타일을 획득하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정착민을 놓고 이동하는 것은 게임에서 디스커버리 타일을 획득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정착민은 게임 종료시 점수로 인정하므로 많은 정착민을
두면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되고 점수도 많이 얻을 수 있지만,
정착민을 놓고 이동하는데 너무 많은 이동력을 소모하면, 자신이 필요한
디스커버리를 다른 사람이 먼저 선점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착민을 얼마나
필요한 만큼 잘 배치시키는가를 염두에 두고 플레이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좁은 땅을 박 터지게 서로 뺏고 뺏는 건 기존 빈치나 스몰월드랑 별 다를 바가 없어보인다)

디스커버리 타일 및 원더의 획득에는 기본적으로 7 개의 행동력을 소모하며,
7 개의 행동력을 소모하긴 하지만, 자신이 정말로 필요한 적절한 디스커버리 타일을
획득했을 때의 어드밴티지는 그만큼 확실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디스커버리 타일이 있다. 게임에 많은 도움을 주거나 점수를 준다)


이 디스커버리 타일은 게임에서 여러가지 도움을 주거나 점수를 얻게 해주는데,
정착민이 이동할 때의 행동 포인트를 줄여주거나, 제우스 토큰을 주거나(후에 설명)
또는 군사력을 얻게 하거나, 다른 디스커버리 타일을 획득할 때 필요한 자원을
줄여주는 등의 다양한 효과를 갖게 합니다.

또한 디스커버리 타일을 획득했을 때, 자원이나 새로운 정착민 토큰, 승점, 그리고
모래시계 등을 받을 수 있는데, 특히나 모래시계의 경우 다음 행동에 사용하는 행동력을
그만큼 덜 쓰게 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디스커버리 타일을 얻었을 때의 손실을
이런 보너스로 메꿀 수 있게 해줍니다.

원더의 경우는 높은 승점을 가지는 타일이며, 푸코 등에서 등장하는 승점 대형건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더를 짓기 위해서는 보드 위 맵 상에 있는 특정 지역을 점령하거나, 최소한의 디스커버리
타일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후반에는 원더를 짓기 위한 경쟁을 위해 군사적인
이동(=침략)이 종종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 게임의 변수 중의 하나로, 운명 카드와 올림포스 카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플레이어가 행동 포인트 사용 표시 트랙 위의 일정 구간을 통과했을 때 뽑게되는
이 카드들은, 게임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일단 운명 카드는 해당 구간을 지나간 플레이어라면 누구든지 얻게 되며, 대부분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주는 카드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올림포스 카드는 좋은 혜택을 주는 카드와 페널티를 주는 카드가 반반씩 나뉘어
있으며, 가장 많은 제우스 토큰을 가진 플레이어는 혜택을, 가장 적은 제우스 토큰을
가진 플레이어는 벌칙을 받게 됩니다.

이 혜택과 벌칙이 꽤나 강력하기 때문에, 제우스 토큰을 갖지 않은 플레이어가 치명적인
페널티를 받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주된 혜택은 자원이나 정착민 토큰을 얻거나, 승점을 얻는 등이 있고, 벌칙의 경우는
보드 위에 놓인 정착민이 제거되거나, 이동을 못하게 되거나, 승점이나 운명 카드를
버려야 하는 등의 페널티가 존재합니다.

즉 게임에서도 도시 확장과 문화만을 신경쓰고, 신에 대한 신앙을 소홀히 하게 되면, 벌이
내려진다는 느낌이군요. 재밌습니다.




(강력한 올림포스 카드들)


이 같이 정착민을 놓고 자원을 획득한 후, 획득한 자원으로 디스커버리 타일을 얻어
문화를 키워서 게임진행을 수월하게 만들며, 마지막에는 불가사의(=원더) 를 건설하여
승점을 얻는 깔끔한 문명 게임입니다.

중간 중간에 운명 카드와 올림포스 카드로 인한 변수의 등장도 게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양념 역할을 하고 있고 말이죠.

요전의 후기에도 살짝 썼지만, 보드판을 가지고 하는 7 원더스의 느낌도 받았습니다.
만약 7 원더스가 없었더라면 이 게임이 7 원더스 대신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을지도 모르겠군요.

7 원더스가 드래프트를 중심으로 하는 방식의 문명 게임이라면, 올림포스는 행동 포인트를
이용해서 자원을 얻고 건물(=디스커버리 타일)을 지어 얻은 혜택으로 승점 벌이를 한다.
라는 부분이 큰 차이일 뿐, 기본적으로는 어떻게 테크를 타고 나가는가. 하는 부분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박스 일러스트나 보드의 아트웍을 보았을 때는 웬지 호감이 가지 않았습니다만,
막상 뚜껑을 열고 게임을 플레이 해보니 짧은 시간 안에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요즘 문명(Civilazation) 보드게임을 비롯, 7 원더스, 올림포스까지 문명을 주제로 다룬 쉽고 간략한
게임이 많이 나오는데, 뭔가 이것도 문명 보드게임 테마 붐인 걸까요?

엄밀히 따지자면 단순히 테마와 배경이 그리스 신화를 따랐다고 해서 이걸 문명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문명 게임이라고 보기엔 너무 단순한
면도 없지는 않으니까요) 뭐 딱히 시간의 경과나 문화 발전을 사실적으로 그린 대작 게임만이
문명 게임이다! 라고 하면 이 게임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어렵네요 =ㅅ=)>

뭐 롤 쓰루 같은 게임도 있는 마당에, 이 정도 시스템이라면 문명 게임이라고 봐줘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됐건, 오랜만에 적당히 재밌는 게임을 찾았네요. 여러번 해도 금방 질릴 것 같지 않고
다양한 테크를 시험할 수 있는 게임이라 다음 플레이가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이것으로 또 리뷰 하나가 뚝딱 끝났네요.
오랜만에 쓰는 리뷰라 잘 써지지가 않네요 =ㅅ=)>
좀 더 뭔가 쓸 게 많이 있었던 거 같은데....음....

아! 개인적으로는 뭔가 확장이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7 원더스처럼 각 국가의 특수능력이
추가되거나, 새 디스커버리 타일, 새로운 운명 카드, 올림포스 카드가 나온다거나 할 여지는 충분히 있어보이더군요.
사실 주사위 굴리는 것 같은 변수도 좀 있었으면 하는데 그러면 게임이 이상해지려나요 =ㅅ=)>






(사진의 출처는 모두 BBG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