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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푸에르토리코 두달여간의 리그 후기
  • 2012-06-19 14:04:11

  • 0

  • 1,235

Lv.31 [개굴이]
그냥 너저분하게 일기 쓰듯 적어봅니다:)
스크롤 압박이 꽤 될것 같네요

1. 시작
모든일은 제가 푸코를 구입하면서 시작됩니다.
당시 할만한 다인용 게임은 아콜/팬데믹/어콰이어 정도였고,
멤버들이 다들 좋아라 하지 않기에, 새 게임 구매를 결심하게 되죠.
때마침 토이져러스에서 39800원에 판매하던 푸코를 보고
일주일 후에 홀린듯 가서 구매해오게 됩니다.

2. 적응기
반응은 의외로 폭발적이었습니다.
친구 한명은 원래부터 좋아하던 게임이었고(이후 형님으로 칭합니다)
다른 친구 한명이 쪼끔 시큰둥하긴 했지만(이후 솔로로 칭합니다)
나머지 한명이 형님따라 쿨 OK를 때립니다.(이후 구걸로 칭합니다. 아콜만 하면 구걸이거든요)

그리고 1등은 인디고 타일을 안준다거나, 시청 보너스를 전체 점수에 먹인다거나 하는
괴랄맞은 에러플을 겪으며 게임에 슬슬 적응 될 무렵
...제가 독보적으로 뒤쳐지게 됩니다.
매번 3~4등을 놓치지 않는데, 3인플이면 3등 4인플이면 4등이었죠=_=
만나디만 하면 "야 넌 연습좀 했냐?" 부터 "이럴시간에 가서 연습이나 해~" 등등의
주인으로서 견디기 힘든 치욕의 나날중 제가 충격적인 제안을 합니다.
<이 잡것들아 너네가 그렇게 잘남 ㅇㅇ?
우리 이제 레이팅을 도입하자. 나보다 점수떨어지는놈은
단언컨대 나에게 죽빵을 날리게 될 것이야.
내가 치욕과 모욕과 수치를 세트로 안겨줄테니까.>

그리고 협의 후에 구체적인 레이팅제도를 도입합니다.
100점 기준 등수 순서대로 4인플시 +2, +1, 0, -1
3인플시 +1, 0, -1 이렇게 하기로요.
자리배치는 가위바위보 승 순서대로 앉으며 가위바위보 승자가 자신의 희망 차례를 정한다.
즉 가위바위보 우승자가 자신은 꼴찌를 하겠다고 선언한다면 우측 사람이 선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리그가 드디어 열리게 됩니다.


3. Early-War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삼일 후 제 레이팅은 97... 바로 위였던 형님과 솔로가 101.5와 102로 투닥거리는데..
-당시 구걸은 기상천외하게도 106을 달립니다. 미스테리에요.
그날 이후로 전 <조공하는 마이너스 무한대>가 되었고
제가 제안한 이 빌어먹을 레이팅 시스템에 온갖 저주를 퍼부으며
심지어 몰래 팔아버리려는 생각을 하기까지 이르릅니다.
팔려고 다이브 다이스 장터에 글을 올리려고 로긴 한 순간,
마지막으로 다다 유저분들께 훈수를 부탁드리자,
이대로 밀려나면 난 3년간 조마무(조공하는 마이너스 무한대)가 된다.
라는 생각으로 다다에 글을 올리고(아직도 자게에 저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글이 살아있습니다)
이를 빠득빠득 갈며 많은 조언들을 탐독하게 됩니다.

4. Middle War
이 시기동안 모두들의 플레이 스타일이 확정됩니다.
형님은 특출난 가위바위보 실력으로 항상 3~4등을 선점, 넉넉한 콘을 통한 승점작업을
구걸은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끝나면 1등인 신의 기적같은 빌드를,
저역시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반대로 끝나면 꼴찌하는 정석적인 빌드를
그리고 솔로는 게임종료를 끌어당겨서 남들 발목잡는 플레이를.

형님과 구걸의 플레이 스타일은 이 후에도 바뀌지 않고
저는 여러 분들의 조언을 보고 아따 선적은 자신없다
란 생각 끝에
멤버 내에서 공장제 수공업 위주 빌드를 최초로 도입하기 시작합니다.
-이 전에는 주로 대규모농장/영업소 빌드가 성행했어요.
그리고 솔로는 3인플을 하던 어느날 갑자기 숙박소/대학/요새 콤보로 인신매매 빌드를 도입합니다.
그리고 그날, 우리시대 구직난을 보는듯한 솔로 보드의 수많은 실직자들과
그에 반비례해 다섯명이 남은 이주민을 보면서 경악에 찬 저와 형님을 비웃으며
솔로는 1점이라도 더 높게 이겨보겠다며 시장을 안고르다가 꼴찌를 해버립니다.

5. Late War
안타깝게도 이날 이후 솔로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항상 압도적으로 이기지만 끝내는 타이밍을 못맞춰서 저순위에서 벗어나질 못하던 솔로는
드디어 저에게 점수 조공을 하고 98점의 레이팅으로 좌천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마이너스 무한대가 되지요.
한편 구걸은 여전히 109점대의 레이팅을 유지하며 천것들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102~103점대에서 저와 형님의 피튀기는 혈전이 벌어집니다.
어느날은 구걸이 "난 오늘은 점수 조공좀 할래." 라면서 진짜 대충 했는데
끝나고 나니까 1등이더군요. 이놈 이거 손을 유심히 봐야겠습니다.


아무튼 Late war 말기이자 우리만의 푸코리그 시즌1이 끝나가는 지금
구걸(111)-형님(104)-저(102.5)-솔로(98)로 여전히 재밌게 놀고 있습니다.
아마 일이주 내로 시즌1 명예의 전당에 구걸이 올라가겠네요.
이놈은 아그리콜라만 하면 구걸카드 두장은 기본으로 챙기면서
이건 왜 이렇게 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6. 푸에르토 리코
하면 할수록 느끼는데 정말 재밌네요.
보통 웬만한 게임은 하다보면 슬슬 지겨운데, 오히려 하면 할수록 불이 붙습니다.
인원수에 따른 플레이스타일이 전혀 다른것도 신선하고
매 게임 상황이 항상 달라진다는것도 대단하며
적절한 전략, 전술, 견제, 성취감을 두루 갖추고 있으면서도
플레이타임은 40분 남짓이며 룰을 익히기도 어렵지 않은 게임이더군요.
학생시절에 멋모르고 했을땐 몰랐는데
어느정도 많은 보드게임을 구매해보고 플레이 해본 지금 다시한번 푸코의 대단함을 느껴봅니다.
...덕분에 차기작 구성에 매우 난항을 겪고있지만요.
곧이어 시즌2에는 저도 110점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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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6 부르심
    • 2012-06-19 14:02:06

    질린다 생각하시면 푸코 확장을 넣어서 해보세요. 색다른 플레이가 가능해집니다. ^^
    • 2012-06-19 14:05:15

    푸코 최고죠.ㅎㅎ
    • Lv.1 클루검모
    • 2012-06-19 14:14:52

    저희 카페에서도 리코 리그를 했었는데~ 참 재미있는 게임이죠 ^^
    • Lv.4 ☆Felix★
    • 2012-06-19 18:29:02

    이 글보니 또 리코가 하고 싶네요. ㅎ
    제가 10점 준 유일한 게임 ㅎ
    • Lv.1 이코노미
    • 2012-06-20 00:21:34

    전 아콜/팬데믹/어콰이어 엄청 재미있게했는데.. 푸에르토리코는 이상하게 정이안가요 ㅠㅠ 요즘 저는 케일러스에 빠져서 매일같이 하고있는데, 두게임이 정말 비슷한느낌인데 푸코를 하면 뭔가 바둑두는 느낌이랄까.. 근데 이상하게 또 안하고 이쓰면 하고싶고 이상함 ㅠㅠㅋㅋ 푸코가 확실히 전략전술이 엄청 많은거 같아서 친구들끼리 머리싸움하며 피터지게하면 스타크래프트하듯 잼있을거 같긴해요 ㅎㅎ
    • 2012-06-21 09:52:01

    정말 재밌게 하시네요.. ㅎㅎ 저런 맴버분들과 함께 할수있다는게 너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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