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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의 기묘한 리뷰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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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 00: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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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 외눈박이
보드게이머만 이해할 수 있는
기묘한 리뷰 No. 1
● 르아브르 (Le Havre)
나는 선박회사를 운영한다. 부업은 창고털이. 르아브르 항구에는 무역품을 쌓아놓는 창고들이 많은데 보안이 엉망이다. 그래서 나는 심심할 때면 창고 하나를 골라 서리 아닌 서리를 한다. 물론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는다. 창고털이 후 희열을 느끼는 품목으로는 쇳덩이 두 톤, 소 두 마리, 다량의 붉은 진흙, 네 묶음 이상의 티벳 산 원목. 예전에는 생선을 좋아하는 아내 때문에 물고기를 집어오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그녀의 입맛이 까다로워진 탓에 스테이크를 맛 볼 수 있는 투뿔가축을 애용한다. 빵은 주로 걸인에게 주워 동전 몇 푼 얻는 용도이다. (혹은 경쟁자들의 건물을 이용한 후 관리인의 얼굴에 팁 대신 던져주기도 한다.)
그래도 명색이 선박회사인데, 배가 없어서야 되겠는가? 사업자등록은 코흘리개 시절에 마쳤지만 첫 걸음은 말 그대로 석탄 한 푸대로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나무나 쇳덩이만 몇 개 있으면 배 한 척 정도는 뚝딱 마련한다.
배를 장만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첫 째는 아마존 열대림을 벌목한 후 야심차게 수입한 아무개의 창고를 틈 날 때마다 털어 직접 배를 건조하는 것이고, 둘째는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묻지도 따지도 않고 대출해주는 대출회사를 이용하는 일이다. 르아브르 항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쿨한 심성의 소유자들이어서, 돈을 빌려준 뒤 금세 잊어버리고는 이자를 요구하거나 돈을 갚으라고 멱살잡이를 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 직원들의 봉급과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대출서류를 작성하였고, 그 서류들로 마루 벽을 도배했다. 어렴풋이 내 신용등급을 따져본다면 마이너스 28 등급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이자는 매달 1 프랑만 내고 있으니, 사업을 하려면 무엇보다 사람 등 처먹는 일을 잘 해야 한다는 부모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르아브르 항의 선박왕이 되기 위해선 명심해야할 게 있다. 바로 사람은 멀리해도 쇳덩이는 가까이하는 것이다. 내가 우리 직원들에게 늘 잔소리처럼 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강철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이다.
밥을 굶어도, 대출서류가 늘어도 - 창고에 쇳덩이가 쌓여있다면 무조건 들고 나와라. 무겁기만 한 이 골칫덩이들은 결코 은혜를 잊을 줄 몰라서. 시간이 지나면 꼭 주인에게 보답하기 마련이다.
잘 제련된 강철은 제 3국에 비싼 값을 받고 팔아먹거나, 땅값이 오른 지역에 건물을 지어 알박기를 하거나, 선박회사의 로망인 럭셔리 호화 유람선을 짓는데 쓸 수 있으니, 이쯤 되면 마누라랑 강철이 물에 빠지면 오초 간 고민한 후 강철을 구하겠다는 친구의 말도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억해라. 선박왕이 되려면 – 대출회사를 제 집 드나들 듯 드나들 수 있는 뻔뻔함을 가져야 하고, 언제 어떤 창고에 어느 물건이 쌓여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매의 눈을 가져야하며, 밥은 굶어도 강철은 포기하지 않는 친-메탈 사업수완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 평: 처음 이 게임을 접하면- 매 라운드 식량을 요구하는, 소위 밥 먹이기 게임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원을 효율적으로 구하고 이윤이 남는 행동 (건물 짓기, 배 짓기)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하는 전형적인 일꾼 놓기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이점이라면 상대의 건물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과 식량 요구치를 해소하기 위해 적당한 시기에 필수적으로 배를 건조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대출을 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페널티를 부여하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오히려 대출을 적당히 이용하면 이윤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룰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아서 입문자도 금방 배울 수 있으며 플레이의 선택지가 많은 게임도 아니기에 적당히 머리를 쓰며 즐겁게 플레이하는 게 가능하기도 하다. (장고가 적은 게임이다. 물론 이기기 위한 게임을 한다면 두통을 유발할 정도로 머리를 굴려야 하겠지만.)
오랫동안 즐겨왔지만 하면 할수록 깊이와 재미가 느껴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기기 위한 개인 팁 – 1. 장고를 최소화해야 함. 2. 초심자는 밥만 먹이다 끝날 수 있음. 어느 정도의 팁과 배려만으로도 효율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니, 초심자에 대한 숙련자의 배려가 중요. 3. 자원 타일을 몰래 뒤집지 않는 양심. 4. 자원타일을 담을 수 있는 정리함. 5. 카드 한글화. 6. 재치있는 프랑스 농담
* 추천 인원 – 3, 4 인 (숙력자끼리라면 2인도 추천)
* 최근 마음 속 별점 – 10점 만점. 9.0
● 로드 오브 워터딥 (Lords of waterdeep)
나는 워터딥 시(市)의 숨겨진 세력가다.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도시사람 누구도 내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심지어 부모님도 모른다. 저녁 식사자리에서 내 정체를 밝혔더니
어린놈이 꿈을 꾸었구나. 라며 눈길도 주지 않으셨다. 그냥 속편하게 백수라고 인정했다.
내가 하는 일은 워터딥의 (숨겨진) 최고 권력자가 되는 것이다. 내 경쟁자들 역시 커튼 뒤에 정체를 숨기고 있기에 나는 그들의 본 모습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하려는 일이 나의 그것과 비슷하기에 나는 항상 그들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우리 숨겨진 세력가들은 명목상으로 드러난 단체를 하나씩 운영하는데, 이 단체들이 하는 주된 일이란 – 도시의 어려움을 해결하거나 도시의 어려움을 만들거나 특정단체를 만들거나 특정 단체를 해산시키거나 날뛰는 괴물을 잡거나 날뛰는 괴물을 풀어놓거나…….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냥 알아서 잘 돌아가는 도시를 괜히 우리들이 나서서 더 머리 아프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아무튼 무슨 일을 하든지 가장 필요한 것은 돈과 사람이다. 나는 대리인들을 시켜 돈과 사람을 부지런히 모으는데 이들은 도시의 모험가, 흔히 영웅들이라 불리는 자들이다. 전사, 마법사, 성직자, 도적.,,, 박봉에 시달리는 전문업 종사자들. 내가 대리인을 통해 그들에게 임무를 할당하면 그들이 나서서 해결하는 게 우리 단체의 시스템이다. 문제는 명예를 얻고 나면 그 껄렁패들은 금세 단체를 떠나버린다는 거.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철새 같은 자들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모험가를 모집하고 다시 일을 시키고 다시 모집하고 다시 일을 시키는 무료한 일상을 반복한다.
이 무료한 일상에 한 줄기 빛 같은 즐거움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닌 책략과 묘책으로 경쟁자들을 괴롭히는 일이다. 난 그들이 모집한 모험가들을 쫓아내거나, 빼앗아 오거나, 쓸데없는 임무를 떠넘겨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고백하자면 이런 재미가 없었다면 진작 워터딥을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해결을 요하는 일거리를 따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주로 상업, 종교, 전투, 신비, 스쿨(학교가 가장 문제 있는 거 맞지?)로 크게 분류되는 이 일거리들은 그 난이도에 따라 보상이 틀린데, 대부분은 명예를 주는 것들이다.
명예.... 확실히 아름다운 보상이다. 문제는 우리 단체의 명예는 올라가도 숨겨진 세력가인 나의 명예는 언제나 제자리라는 것. 아무도 내 정체를 모른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오늘 아침에는 골목길에서 고등학생들에게 삥도 뜯겼다. 아저씨 백수 맞죠? 라는 말에 나는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우리 단체의 명성은 올라가도 난 숨어살기 바쁘니, 대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또 술 생각이 난다. 경쟁자에게 맨데토리나 날려야겠다.
* 평: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일꾼 놓기 게임들. 언제나 참신한 것만 바라왔던 나에게 이 게임은 해답?과 비슷한 것을 제시해준 게임이다. 단순한 게 즐기기 좋은 거야.
열심히 자원을 모으고 열심히 점수를 얻고. 상대는 견제하고. 더 무엇이 필요한가.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큰 장고 없이 빠르게 진행되기에 한눈을 팔 새도 없다. 자신에게 필요한 퀘스트 카드가 언제 나오나 살피고, 계략 카드를 사용하고. 적절할 때 선을 뺏고. 간단한 시스템 안에 있을 것 다 있다. 누군가 너무 치고 달린다? 강제임무 카드를 써주자. 하나가 부족하면 하나 더. 원 플러스 원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자신에게 카드가 없다면 옆 사람에게 부탁하자. 역전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쉬운 룰로 인해 접근성이 큰 것도 이 게임의 장점. 남녀노소, 하드 게이머, 입문자 모두 좋아할 게임.
단점이라면 카드나 건물들의 밸런스가 썩 좋은 편은 아니란 것. (그래도 게임의 재미를 해칠 정도는 아니다)
*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기기 위한 개인 팁 – 1. 언론 플레이 2. 견제는 과감히
* 추천 인원 – 3, 4, 5인 (2인은 못 해봤음)
* 최근 마음 속 별점 – 10점 만점. 9.2
● 어센션 (Ascension)
자, 영웅들이여. 다 함께 타락한 자, 폴른을 잡으러 가자! 우린 갓슬레이어다!
민병대가 왔다고? 돌려보내. 이유는 묻지 마. 걔들은 유지비가 더 나가.
견습마법사? 여자야 남자야? ……어서 빨리 미스틱(♀)을 소집해. 당장!
몬스터가 깔렸다고? 괜찮아. 걔들은 절대 우릴 공격하지 않아. 때릴 때까지 기다려줄 거야.
메카나? 무조건 사! 능력도 좋은데 팔아도 원가 고대로 받아! 눈에 띄면 무조건 사! 경쟁자들이 채간다고!
뭐? 경쟁자들도 악을 물리치는 같은 편 아니냐고? 아직 뭘 모르는구나. 우리의 진정한 적은 폴른이 아니라 놈들이야. 그 강도 놈들이 내가 필요한 걸 빼앗아간다고!
카드를 모아라! 명예점수를 모아라!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일등만이 살아남는다. 아름다운 세상 한가운데 서있는 우리야말로. 타락한 자, 폴른. 우리가 잘못된 게 아니야. 세상이 우릴 이렇게 만들었어. 응? 벌써 끝이라고? 열심히 이것저것 샀더니 끝났대. 내가 이겼대. 존나 좋군!
* 평: 신나게 카드 사는 게임. 근데 즐겁다. 좋은 카드를 샀을 때의 그 쾌감과 그것을 사용해 더 좋은 카드를 구입(또는 격퇴) 했을 때의 성취감. 이 게임은 신나게 사고 신나게 내려놓고, 적당히 숫자 계산하면서 하면 되는 시원한 덱빌딩 게임. 참신한 요소는 없으나 할 때마다 다양한 카드가 등장하기에 이런저런 새로운 콤보를 사용해보거나 새로운 카드를 써먹어 볼 수 있는 것이 장점. 하지만 운적인 요소가 제법 강한 편이기에 진지한 머리싸움을 요하는 사람에겐 어필하지 못할 수 있다. 정리도 편하고 휴대도 간편하다는 것. 그리고 일러스트가 아름답다는 것도 큰 매력포인트. 최근 출시된 앱 게임 역시 훌륭하니 한 번쯤 질러보자!
*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기기 위한 개인 팁 – 1. 빠른 손놀림 2. 확장 '리턴 오브 폴른' ('스톰 오브 소울'은 재고할 여지가 있음)
* 추천 인원 – 2, 3, 4인
* 최근 마음 속 별점 – 10점 만점. 8.8 (앱 게임 중에선 탑 중에 탑)
기묘한 리뷰 No. 1
● 르아브르 (Le Havre)
나는 선박회사를 운영한다. 부업은 창고털이. 르아브르 항구에는 무역품을 쌓아놓는 창고들이 많은데 보안이 엉망이다. 그래서 나는 심심할 때면 창고 하나를 골라 서리 아닌 서리를 한다. 물론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는다. 창고털이 후 희열을 느끼는 품목으로는 쇳덩이 두 톤, 소 두 마리, 다량의 붉은 진흙, 네 묶음 이상의 티벳 산 원목. 예전에는 생선을 좋아하는 아내 때문에 물고기를 집어오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그녀의 입맛이 까다로워진 탓에 스테이크를 맛 볼 수 있는 투뿔가축을 애용한다. 빵은 주로 걸인에게 주워 동전 몇 푼 얻는 용도이다. (혹은 경쟁자들의 건물을 이용한 후 관리인의 얼굴에 팁 대신 던져주기도 한다.)
그래도 명색이 선박회사인데, 배가 없어서야 되겠는가? 사업자등록은 코흘리개 시절에 마쳤지만 첫 걸음은 말 그대로 석탄 한 푸대로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나무나 쇳덩이만 몇 개 있으면 배 한 척 정도는 뚝딱 마련한다.
배를 장만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첫 째는 아마존 열대림을 벌목한 후 야심차게 수입한 아무개의 창고를 틈 날 때마다 털어 직접 배를 건조하는 것이고, 둘째는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묻지도 따지도 않고 대출해주는 대출회사를 이용하는 일이다. 르아브르 항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쿨한 심성의 소유자들이어서, 돈을 빌려준 뒤 금세 잊어버리고는 이자를 요구하거나 돈을 갚으라고 멱살잡이를 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 직원들의 봉급과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대출서류를 작성하였고, 그 서류들로 마루 벽을 도배했다. 어렴풋이 내 신용등급을 따져본다면 마이너스 28 등급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이자는 매달 1 프랑만 내고 있으니, 사업을 하려면 무엇보다 사람 등 처먹는 일을 잘 해야 한다는 부모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르아브르 항의 선박왕이 되기 위해선 명심해야할 게 있다. 바로 사람은 멀리해도 쇳덩이는 가까이하는 것이다. 내가 우리 직원들에게 늘 잔소리처럼 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강철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이다.
밥을 굶어도, 대출서류가 늘어도 - 창고에 쇳덩이가 쌓여있다면 무조건 들고 나와라. 무겁기만 한 이 골칫덩이들은 결코 은혜를 잊을 줄 몰라서. 시간이 지나면 꼭 주인에게 보답하기 마련이다.
잘 제련된 강철은 제 3국에 비싼 값을 받고 팔아먹거나, 땅값이 오른 지역에 건물을 지어 알박기를 하거나, 선박회사의 로망인 럭셔리 호화 유람선을 짓는데 쓸 수 있으니, 이쯤 되면 마누라랑 강철이 물에 빠지면 오초 간 고민한 후 강철을 구하겠다는 친구의 말도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억해라. 선박왕이 되려면 – 대출회사를 제 집 드나들 듯 드나들 수 있는 뻔뻔함을 가져야 하고, 언제 어떤 창고에 어느 물건이 쌓여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매의 눈을 가져야하며, 밥은 굶어도 강철은 포기하지 않는 친-메탈 사업수완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 평: 처음 이 게임을 접하면- 매 라운드 식량을 요구하는, 소위 밥 먹이기 게임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원을 효율적으로 구하고 이윤이 남는 행동 (건물 짓기, 배 짓기)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하는 전형적인 일꾼 놓기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이점이라면 상대의 건물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과 식량 요구치를 해소하기 위해 적당한 시기에 필수적으로 배를 건조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대출을 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페널티를 부여하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오히려 대출을 적당히 이용하면 이윤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룰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아서 입문자도 금방 배울 수 있으며 플레이의 선택지가 많은 게임도 아니기에 적당히 머리를 쓰며 즐겁게 플레이하는 게 가능하기도 하다. (장고가 적은 게임이다. 물론 이기기 위한 게임을 한다면 두통을 유발할 정도로 머리를 굴려야 하겠지만.)
오랫동안 즐겨왔지만 하면 할수록 깊이와 재미가 느껴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기기 위한 개인 팁 – 1. 장고를 최소화해야 함. 2. 초심자는 밥만 먹이다 끝날 수 있음. 어느 정도의 팁과 배려만으로도 효율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니, 초심자에 대한 숙련자의 배려가 중요. 3. 자원 타일을 몰래 뒤집지 않는 양심. 4. 자원타일을 담을 수 있는 정리함. 5. 카드 한글화. 6. 재치있는 프랑스 농담
* 추천 인원 – 3, 4 인 (숙력자끼리라면 2인도 추천)
* 최근 마음 속 별점 – 10점 만점. 9.0
● 로드 오브 워터딥 (Lords of waterdeep)
나는 워터딥 시(市)의 숨겨진 세력가다.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도시사람 누구도 내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심지어 부모님도 모른다. 저녁 식사자리에서 내 정체를 밝혔더니
어린놈이 꿈을 꾸었구나. 라며 눈길도 주지 않으셨다. 그냥 속편하게 백수라고 인정했다.
내가 하는 일은 워터딥의 (숨겨진) 최고 권력자가 되는 것이다. 내 경쟁자들 역시 커튼 뒤에 정체를 숨기고 있기에 나는 그들의 본 모습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하려는 일이 나의 그것과 비슷하기에 나는 항상 그들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우리 숨겨진 세력가들은 명목상으로 드러난 단체를 하나씩 운영하는데, 이 단체들이 하는 주된 일이란 – 도시의 어려움을 해결하거나 도시의 어려움을 만들거나 특정단체를 만들거나 특정 단체를 해산시키거나 날뛰는 괴물을 잡거나 날뛰는 괴물을 풀어놓거나…….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냥 알아서 잘 돌아가는 도시를 괜히 우리들이 나서서 더 머리 아프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아무튼 무슨 일을 하든지 가장 필요한 것은 돈과 사람이다. 나는 대리인들을 시켜 돈과 사람을 부지런히 모으는데 이들은 도시의 모험가, 흔히 영웅들이라 불리는 자들이다. 전사, 마법사, 성직자, 도적.,,, 박봉에 시달리는 전문업 종사자들. 내가 대리인을 통해 그들에게 임무를 할당하면 그들이 나서서 해결하는 게 우리 단체의 시스템이다. 문제는 명예를 얻고 나면 그 껄렁패들은 금세 단체를 떠나버린다는 거.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철새 같은 자들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모험가를 모집하고 다시 일을 시키고 다시 모집하고 다시 일을 시키는 무료한 일상을 반복한다.
이 무료한 일상에 한 줄기 빛 같은 즐거움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닌 책략과 묘책으로 경쟁자들을 괴롭히는 일이다. 난 그들이 모집한 모험가들을 쫓아내거나, 빼앗아 오거나, 쓸데없는 임무를 떠넘겨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고백하자면 이런 재미가 없었다면 진작 워터딥을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해결을 요하는 일거리를 따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주로 상업, 종교, 전투, 신비, 스쿨(학교가 가장 문제 있는 거 맞지?)로 크게 분류되는 이 일거리들은 그 난이도에 따라 보상이 틀린데, 대부분은 명예를 주는 것들이다.
명예.... 확실히 아름다운 보상이다. 문제는 우리 단체의 명예는 올라가도 숨겨진 세력가인 나의 명예는 언제나 제자리라는 것. 아무도 내 정체를 모른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오늘 아침에는 골목길에서 고등학생들에게 삥도 뜯겼다. 아저씨 백수 맞죠? 라는 말에 나는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우리 단체의 명성은 올라가도 난 숨어살기 바쁘니, 대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또 술 생각이 난다. 경쟁자에게 맨데토리나 날려야겠다.
* 평: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일꾼 놓기 게임들. 언제나 참신한 것만 바라왔던 나에게 이 게임은 해답?과 비슷한 것을 제시해준 게임이다. 단순한 게 즐기기 좋은 거야.
열심히 자원을 모으고 열심히 점수를 얻고. 상대는 견제하고. 더 무엇이 필요한가.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큰 장고 없이 빠르게 진행되기에 한눈을 팔 새도 없다. 자신에게 필요한 퀘스트 카드가 언제 나오나 살피고, 계략 카드를 사용하고. 적절할 때 선을 뺏고. 간단한 시스템 안에 있을 것 다 있다. 누군가 너무 치고 달린다? 강제임무 카드를 써주자. 하나가 부족하면 하나 더. 원 플러스 원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자신에게 카드가 없다면 옆 사람에게 부탁하자. 역전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쉬운 룰로 인해 접근성이 큰 것도 이 게임의 장점. 남녀노소, 하드 게이머, 입문자 모두 좋아할 게임.
단점이라면 카드나 건물들의 밸런스가 썩 좋은 편은 아니란 것. (그래도 게임의 재미를 해칠 정도는 아니다)
*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기기 위한 개인 팁 – 1. 언론 플레이 2. 견제는 과감히
* 추천 인원 – 3, 4, 5인 (2인은 못 해봤음)
* 최근 마음 속 별점 – 10점 만점. 9.2
● 어센션 (Ascension)
자, 영웅들이여. 다 함께 타락한 자, 폴른을 잡으러 가자! 우린 갓슬레이어다!
민병대가 왔다고? 돌려보내. 이유는 묻지 마. 걔들은 유지비가 더 나가.
견습마법사? 여자야 남자야? ……어서 빨리 미스틱(♀)을 소집해. 당장!
몬스터가 깔렸다고? 괜찮아. 걔들은 절대 우릴 공격하지 않아. 때릴 때까지 기다려줄 거야.
메카나? 무조건 사! 능력도 좋은데 팔아도 원가 고대로 받아! 눈에 띄면 무조건 사! 경쟁자들이 채간다고!
뭐? 경쟁자들도 악을 물리치는 같은 편 아니냐고? 아직 뭘 모르는구나. 우리의 진정한 적은 폴른이 아니라 놈들이야. 그 강도 놈들이 내가 필요한 걸 빼앗아간다고!
카드를 모아라! 명예점수를 모아라!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일등만이 살아남는다. 아름다운 세상 한가운데 서있는 우리야말로. 타락한 자, 폴른. 우리가 잘못된 게 아니야. 세상이 우릴 이렇게 만들었어. 응? 벌써 끝이라고? 열심히 이것저것 샀더니 끝났대. 내가 이겼대. 존나 좋군!
* 평: 신나게 카드 사는 게임. 근데 즐겁다. 좋은 카드를 샀을 때의 그 쾌감과 그것을 사용해 더 좋은 카드를 구입(또는 격퇴) 했을 때의 성취감. 이 게임은 신나게 사고 신나게 내려놓고, 적당히 숫자 계산하면서 하면 되는 시원한 덱빌딩 게임. 참신한 요소는 없으나 할 때마다 다양한 카드가 등장하기에 이런저런 새로운 콤보를 사용해보거나 새로운 카드를 써먹어 볼 수 있는 것이 장점. 하지만 운적인 요소가 제법 강한 편이기에 진지한 머리싸움을 요하는 사람에겐 어필하지 못할 수 있다. 정리도 편하고 휴대도 간편하다는 것. 그리고 일러스트가 아름답다는 것도 큰 매력포인트. 최근 출시된 앱 게임 역시 훌륭하니 한 번쯤 질러보자!
*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기기 위한 개인 팁 – 1. 빠른 손놀림 2. 확장 '리턴 오브 폴른' ('스톰 오브 소울'은 재고할 여지가 있음)
* 추천 인원 – 2, 3, 4인
* 최근 마음 속 별점 – 10점 만점. 8.8 (앱 게임 중에선 탑 중에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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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리뷰 즐겁게 읽었습니다.
특히 [로드 오브 워터딥] 구하기 쉽지않은데 더욱 품절을
부채질 하시는 재미난 리뷰였습니다. ^^
르아브르에서 대출관련 말씀을 주셔서
혹시 처음하시는 분들의 에러플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가능 상황을 정리하면
1. 먹여살리기 단계의 지불이 불가능한 경우
2. 대출이자를 지불할 수 없을때
이외에 건물/배 를 사기 위해 혹은 입장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스스로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혹시 처음 보시는 분들이 에러플을 하실까 싶어 글 남깁니다. -
와우 외눈박이님~! 과연 글쟁이다우신 재밌는 리뷰네요~ㅋ
읽는 제가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돕니다.
기묘한 리뷰 NO.2기대하겠습니다..ㅎㅎ -
글 정말 맛깔나게 쓰시네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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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게 만드시는군요. 글 정말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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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 재미있는 글입니다. 게임의 느낌을 현실감 있게 살린게 읽으면서 즐거운 느낌이 드네요. 다음편도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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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엔 능력자들이 참 많은것 같아요,
이런분들과 같이 겜을 하니 더 재밌는걸까요? ^^ -
글 정말 잘 쓰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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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과분한 칭찬도 감사하고요; 반응이 시원찮으면 접을까 했는데... 틈날 때마다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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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런 재능을 숨기고있었다니..
재야의 숨은 고수가 납시었네요~ -
게임을 즐기기위한 팁 정말 진국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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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담에 워터딥하면 고딩에게 삥도 뜯긴다 생각날듯합니다. 재밌게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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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암호문을 보는 듯 하네요....보드게이머들만의 암호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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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하나 지적하자면
skulduggery 는 학교가 아니라 교활함, 속임수라는 뜻의 구어입니다용 =ㅅ=)/ -
와.. ㅎ 재밌는 리뷰 잘 읽었습니다.
테마에 맞춰서 정말 잘 쓰시네요~ -
제가 15 번째 댓글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태어났습니다. ㅎㅎㅎㅎㅎ -
르아브르 진정 8.9밖에 안되나요? ㅎㅎ
요즘 미친듯이 앱으로 즐기면서 10점 주고 싶네요~
역시 잘 만들었답니다! -
위트 있고 ~~ 센스 넘치는 리뷰 ~~~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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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스마트폰으로도 창고 털 수 있는 세상이라
더 자주 털고 있습니다 -
르아브르 평점 상향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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