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임이 크라이머의 가면 3부작중 하나라는것은 이제 너무도 유명한 사실일겁니다. 티칼에 이어 두번째로 나온 게임이고, 똑같이 AP시스템을 차용했으며, 타일을 배치하고, 높이를 따지는 특이한 방식이라는것도 상당히 유명한 이야기구요. 그렇기에 공간지각능력이 필수라서 머리가 엄청 아파오는 수읽기 게임이라는것 역시 알수있죠.

사실 저는 이런식의 수읽기게임을 상당히 싫어합니다. 싫어하는 이유로는 말그대로 머리가 아프다는것과, 단순히 수읽기를 위해 종종 희생되는 테마성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JAVA 이 게임에는 거의 관심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게임을 구매했고, 2인플 4인플 두번 돌려본 바에 의하면 그러한 걱정에 비해 훨씬 재미있고, 저에게도 맞는 게임임을 알 수 있었죠.

일단 의외로 상당히 테마성이 잘 느껴집니다. 개발자를 올리고, 사원을 짓고, 관개지타일을 적절한곳에 배치하여 얻는 점수는 테마와 연관이 잘 되어있습니다. 특수타일인 관개지 타일과 사원/축제타일을 제외한 타일은 모두 마을타일과 논타일 뿐입니다. 이 역시 이당시 문명의 지배적 산업인 농업의 비중을 충분히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논과 마을을 적절히 배치하고, 농사를 위한 관개지를 만들며, 규모가 커진 마을은 사원이 건설되고 종교행사를 벌이는, 다분히 납득이 가는 테마성입니다.(게다가 타일을 놓는것은 자유이나, 점수를 먹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개발자' 가 그곳에 위치해 있어야한다는것 역시 더욱더 당위성을 갖게 해주죠) 물론 실제 JAVA지역의 문명이 이렇게 발전했는지는 알방법도 없습니다만, 그 역사에 관심이없는 일반인인 저의 경우에는 충분히 역사적이었다고 느낄수 있었습니다.

공간지각력을 요구하는 타일배치역시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특히 이런 공간지각력을 요구하는 게임은 많이 없기에 보드게임중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지키는것 같구요. 게임을 하면서 '아동용 교구' 를 만지고 논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만큼 원초적인 재미도 만족시켜준다는 느낌이였죠. 게다가 6각형 타일에 3개짜리 일반타일과 2개/1개짜리 특수타일들은 상당히 크기와 모양이 적절하여 플레이가 더 수월하게 진행되도록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게임 자체가 매우 강력한 인터액션을 요구하게되니(JAVA섬은 하나고, 개발자는 2~4인이니 당연하죠), 그로인한 긴장감 역시 충분하구요.

제가 사기전에 가장 걱정했던 '축제' 역시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보통 처음에 새로 도시를 건설하는 플레이어는 불리합니다. 6액션~7액션으로 만들수있는 도시의 크기와, 사원을 지어서 먹는 점수래봐야 고작 2~3점이 한계거든요. 그러나, 여기에 끼어드는 플레이어는 훨씬 수월하게 5점을 먹을수있죠. 축제는 바로 이런경우에 밸런스를 잡아줍니다. 축제에 참여하기위한 조건이 '해당 마을에 개발자가 있어야함' 임을 따져볼때, 처음 마을을 개척하는 플레이어는 자기 혼자서 축제를 함으로써 낮은 점수나마 2배로 뻥튀기를 시키는 가능성이 있죠. 자연스럽게 높은숫자의 사원은 개발자도 많이 달라붙습니다. 축제를 통한 점수먹기도 자연스럽게 그 숫자가 높아짐에 따라 경쟁도 심화됩니다. 그 외에도 관개지로 인해 먹는 점수가 너무 크게 느껴지기도 하였으나, 이 역시 전략의 갈라짐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가장 큰 점수는, 게임 종료조건이 만족된 뒤에 각자 진행하고 먹는 마지막 턴의 사원점수인데, 관개지점수에 집중할 경우에는 6~7AP만으로 사원점수를 많이 먹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어보였습니다. 그러나 초반부터 사원에 집중을 한 플레이어들은, 이미 사원 주변에 자신의 개발자들이 존재하기때문에, 점수를 먹기위한 기반이 마련되죠.

물론 4인플을 할때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건 사실입니다. 플레이 타임역시 압도적으로 길어지구요. 다만 즐거운 게임을 위해서라면 이정도의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워낙 섬의 발달양상이 자기 자신에게 중요하게 다가오는 게임이다보니, 다른사람의 턴에도 집중력을 놓지 못하게 만들구요.

상당한 타일놓기 자유도로 인하여 할때마다 플레이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리플레이성역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모양새역시 상당히 예쁜 편이므로, 보는즐거움도 충분하죠.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만한 게임임은 분명합니다만, 최소한 저는 매우 즐겁게 한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