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3355모임에서 돌려본 Antiquity 후기
  • 2012-11-22 21:57:13

  • 0

  • 958


저번 주말에 3355모임에 가서 Antiquity(고대)를 돌렸습니다. 7월에 3355모임에서 돌린 적이 있으니 2번째네요. 코어 게이머를 위한 소량 생산과 그로 인한 높은 가격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Splotter Spellen社의 2004년도 작품입니다. 스플로터社는 보드게임 제작을 취미로 하는 데다가 중국 같은데에 OEM으로 안하고 자신들이 직접 제작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 구성물만 보고 핸드메이드 작품인 줄 알고 오해하는 경우가 참 많지요. 하지만 보드게임을 뭐 컴포만 보고 하나요? 저는 보드게임에 있어 테마와 그로 인한 몰입도, 메커니즘 등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앤티쿼티의 컴포가 별로다라는 생각은 전혀 안들더라구요. 실제로 게임의 테마가 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롱고바르드, 고트 족 등에 의해 황폐해진 이탈리아 반도 도시국가들의 생존과 번영을 다루고 있기에, 테마와 컴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구하기 힘들고, 잘 알려지지도 않은 작품인지라, 서설이 길었습니다.



플레이어 참조표입니다. 피렌체의 제후 영향을 받아 테트리스 식으로 건물을 짓고 배치하는 형태입니다. 플레이어의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참조표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임이 좀 복잡하고, 인터페이스도 불편하기 때문에 영문 참조표는 게임의 난이도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참조표는 직접 한글화하고 천출력했지요.





3인 설정으로 맵 타일을 배치합니다. 맵 위에 올려져 있는 카운터들은 탐험 카운터로써 맵 배치와 더불어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운이 작용하는 요소입니다.




그리고나서 게임 순서의 역순으로 도시를 배치하지요. 위에 있는 큰 카운터들이 플레이어의 도시를 상징하며, 게임 참조표 상의 도시 맵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번성했던 도시국가들로 보시면 됩니다. 피렌체나 베네치아, 밀라노 이런 식으로요. 개인적으로 도시 타일들을 실제로 있었던 도시국가의 문양으로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게임이 2턴 정도 진행되고 있는 장면입니다. 다른 일꾼배치 게임과는 다른 점이 한 지역에서 자원을 생산하게 되면, 바로 오염되어 버리기 때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한 다시는 자원을 뽑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역 개발이라는 게 항상 환경 오염과 쓰레기 배출을 수반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현실적인 설정이지요. 근대에 상하수도망이 개발되기 전만 해도 분뇨처리가 도시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었지요. 문화의 도시로 유명한 파리도 중세나 근대 초에는 거리에 말똥이 가득했더랍니다.




게다가 오염만 플레이어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닙니다. 식량 문제도 이 게임의 중요한 화두지요. 멜더스의 인구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시간이 갈수록 인구가 증가하며 그에 따라 계속 수요에 상응하는 식량을 비축해야 합니다. 안그러면 위에 보이듯이 도시에 점점 무덤이 쌓이게 됩니다. 또 하나 이 게임의 테마를 잘 보여주는 게 바로 성당입니다. 이 게임의 승리 조건은 성당을 짓고 나서야 비로소 주어집니다. 달리 말하면 성당을 짓기 전에는 게임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거지요. 그리고 당대 배경에 기초해서 각 도시는 성당을 짓고 나면, 도시를 보호해 주시는 수호성인을 봉액해야 합니다. 실제로 로마는 성 베드로, 피렌체는 세례 요한, 베네치아는 성 마르코 등을 모셨는데요. 그처럼 플레이어는 성당을 통해서, 성 조지, 성 크리스토퍼, 성 니콜라스(우리가 잘 아는 성탄절 이브의 그 분!), 성녀 바르바라, 성모 마리아를 모시게 됩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성인의 특혜를 누리게 되구요.




그래서 게임을 진행하면 할 수록, 우리의 도시국가 주변은 계속 황폐해지고...




우리의 도시는 계속 무덤으로 채워지지요. 마치 14세기의 대흑사병을 겪고 난 것 같네요..





실제로 이 때 거인의 잠님은 2번째, 그리고 로튼님이 첫 플이었는데 게임의 승리보다는 살아남는 게 우선일 정도로 힘들었을 것 같네요.


비록 중간에 로튼님이 가시는 바람에 40% 정도만 진행하고 마쳤지만, 아마 두 분 다 이제 어느 정도 숙지되었을 테니 다음에는 제대로 돌리고 싶네요.

  • link
  • 신고하기

관련 보드게임

  • 관련 보드게임이 없습니다.
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6 부르심
    • 2012-11-22 23:28:51

    예전에 미도님과 노피어님이랑 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염이랑 요소 때문에 상당히 인상 깊은 게임이었죠. 그 때는 개인 보드가 영어였는데 한글화를 하셨군요. 거인의잠님과 로튼님께서 플레이 하기가 상당히 편하셨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 2012-11-22 23:50:33

    3355모임에서도 거인님이랑 한 번 플레이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영어 보드라 확실히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하더라구요. ^^; 나중에 다락에 한 번 들고갈 때, 같이 플레이했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히 한글화하니까 훨씬 낫더라구요.
    • Lv.13 초코벌레
    • 2012-11-23 14:40:21

    이건 무슨 게임인지 참 궁금하군요. 딱 보면 플로렌스 제후같은 느낌이 나네요.
    • 2012-11-23 15:20:10

    대략 플로렌스의 제후 + 아그리콜라 + 20세기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일꾼 배치 초창기 게임입지요.

베스트게시물

  • [콘텐츠] [만화] 일단사는만화 2 - Lv.10
    • Lv.11

      당근씨

    • 7

    • 251

    • 2024-11-18

  • [자유] 엄마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일어나는 일
    • Lv.10

      뽀뽀뚜뚜

    • 7

    • 818

    • 2024-11-18

  • [자유] 기업 이미지가 중립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 Lv.7

      플리페

    • 9

    • 530

    • 2024-11-14

  • [자유] 왜 충성 보드게이머를 폐륜아으로 몰고 가신 거죠?
    • Lv.11

      vallentine

    • 9

    • 470

    • 2024-11-14

  • [자유] 뒤늦게 사건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코보게에게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 Lv.3

      두이니

    • 9

    • 438

    • 2024-11-16

  • [자유] 묻고 싶습니다. 특정 단어가 게임 디자이너의 의견인가요?
    • Lv.18

      닥터M

    • 19

    • 647

    • 2024-11-13

  • [자유] 코보게 명예 훼손으로 신고해도 되나요?
    • redhoney

    • 9

    • 663

    • 2024-11-12

  • [자유] 코보게의 입장문에 대해
    • Lv.23

      leonart

    • 12

    • 807

    • 2024-11-13

  • [자유] 코보게 응원합니다. 모든 혐오와 편견에 반대합니다.
    • Lv.14

      지금이최적기

    • 11

    • 969

    • 2024-11-12

  • [자유] 게이머스 게이머들이 전부 매도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 한마디 올립니다.
    • Lv.11

      꿀떡이

    • 8

    • 1044

    • 2024-11-13

  • [자유] 축하합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 Lv.27

      WALLnut

    • 8

    • 639

    • 2024-11-12

  • [자유]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대한폐경학회 회장)
    • Lv.19

      라이클럽

    • 11

    • 541

    • 2024-11-13

  • [자유] 응원합니다.
    • Lv.27

      방장

    • 10

    • 705

    • 2024-11-11

  • [자유] 그동안 너무 초월번역이라고 띄워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Lv.34

      크로스21

    • 8

    • 392

    • 2024-11-12

  • [자유] 해명문 잘 봤습니다. 정말 화가 나네요.
    • Lv.35

      로보

    • 15

    • 770

    • 2024-11-12

게임명 검색
Mypage Close M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