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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2012 에센 신작 감상문
  • 2012-11-23 03:23:48

  • 0

  • 1,686

Lv.1 둥둥~
2012년 에센에서 공개된 신작들의 간단한 감상입니다.
(자연광 사진 포함 감상문: http://massmaster.blog.me/20171735019)

게임: 키플라워, 춀킨-마야의 달력, 테라 미스티카, 미르메스, 폭풍의 대권주자, 길드홀

-

키플라워 KeyFlower ★★★★

에센 페어플레이 차트 1위를 차지해서 게이머들도 놀라고, 리차드 브리즈(디자이너) 씨도 놀랐다는 그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일꾼은 죽도록 일하고, 경매에 대가로 팔려가기도 하는 고달픈 신세입니다.
그에 반해 게임의 분위기는 키시리즈 답게 봄내음 물씬 나는 유럽 시골의 느낌을 담고 있고,
여기에 원색의 일꾼이 어우러져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규칙을 살펴보면…
다양한 기능을 가진 타일들을 골라와, 요리조리 맞춰가며 점수를 얻는다. (익숙)
이미 일꾼이 놓인 액션이라 해도, 더 많은 일꾼을 놓으면 그 액션을 사용할 수 있다. (익숙)
경매. (지겹)

키플라워는 이 요소들을 합쳐놓은 게임입니다.
여기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는데,
액션을 위해 타일 위에 놓이는 것도, 타일 경매를 위해 타일 주변에 놓이는 것도, 모두 일꾼 말이며,
반드시 '같은 색상' 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엘레강-스한 요소 하나가 익숙한 시스템들을 회춘시킵니다.
어느 타일에, 일꾼을 올려놓을 지, 내려놓을 지, 색상은, 개수는 어떻게 해야 할지. 한 수 한 타이밍을 고민하게 됩니다.
천연 재료를 황금비율로 조합한 듯 한, 고전적이지만 참신한 재미가 페어플레이 심사단을 열광케 한 듯 합니다.

아쉬운 점은 게임 외적인 측면으로, 룰북과 연약한 칸막이 정도입니다.
룰북에 예시가 부족하여, 에러플을 방지하기 위해선 꼼꼼히 읽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춀킨: 마야의 달력 Tzolkin: Mayan Calender ★★★★

이과계의 피를 들끓게 하는 톱니바퀴가 눈길을 끄는 게임입니다.
'한 칸에는 한 명만' 의 기본에 충실한 일꾼 배치 게임이지만,
기어에 올라탄 일꾼들이 라운드마다 한 칸씩 이동하면서, 해당하는 액션이 점점 강해집니다.
기어에 올라탈, 내려올, 그 찰라의 타이밍을 잡는 게 재미의 핵심입니다.

기어의 개념과, 각 액션 칸의 기능, 테크, 건물에 이르기까지 설명할 게 많지만,
막상 자기 턴에 할 일은 매우 간단해서 (일꾼 놓거나/빼거나) 게임은 경쾌하게 진행됩니다.
모두가 첫 경험인 4인이 모여, 버벅 설명 포함 2시간 플랫을 찍었습니다.

기어가 단순한 장식이라 생각했다면 경기도 오산…
지독하게 복잡한 게임이라 생각했다면 충청북도 오산…
현재 에센 신작 중 BGG 랭킹 1위인 게임으로, 폭넓게 추천할 만한 게임입니다.


테라 미스티카 Terra Mystica ★★★★☆

2012년 에센 신작 중,
페어플레이 챠트 2위, 홀9000 2위, BGG랭킹 2위, 를 마크한 테라 미스티콩.
이클립스를 연상시키는 개인보드에, 우베 로젠버그 씨가 디자인에 한 발 걸쳤다고 해서,
에센 오픈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게임입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이 게임은 치고 박는 이클립스도, 건물 뷔페 콩아저씨 게임도 닮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카탄을 떠올리게 할 만큼, 고전적인 유로 게임의 색채를 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가볍습니다. 이클립스보다는 물론, 아그리콜라보다도.

자원이래봤자 일꾼까지 포함시켜도 4종류. 상호간에 전투도 없습니다.
충실하게 땅을 선점해가면서, 건물을 업그레이드해서 그 때 그 때 조건에 맞는 점수를 얻습니다.
특이한 요소라면 지형을 자신의 종족에 맞게 일궈야 한다는 요소입니다.
테라 미스티카, 말 그대로 환타지 세계의 개척자, 혹은 정착자가 되는 게임입니다.

결과적으로 간단한 컨셉에, 12개의 종족별 개인 보드를 더하고,
이런 저런 양념들로 생각할 거리를 늘린 인상입니다.

이 게임이 좋은 평가를 얻는 것도, 실망을 자아내는 것도 이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근본적으로 중급 난이도의 평화로운 게임이라는 것.
헤비한 전략 혹은 전쟁게임을 기대하고 고가에 구입한 게이머라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무거워 보여서 피하다가 호기심에 접한 게이머라면, 그 날로 온라인 샵을 뒤적거릴 지 모릅니다.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어 이것 저것 따지겠다면 고민할 요소가 많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즐긴다면 1~2시간 정도에 꽉 짜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단 하나 품질 면에서 아쉬운 건,
타일 시트의 코팅 상태가 다릅니다. 일부는 반사 재질, 일부는 무광 재질입니다.
다행히 뒤집어 놓는 요소가 없어 게임 플레이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1쇄를 구입하실 예정인 분들은 참고하세요.


미르메스 Myrmes ★★★

이제부터 에센 애프터파티에 해봤던 두 게임에 대한 소감입니다.
먼저 이스타리 사의 미르메스=개미.
요는 이겁니다. 꼭 개미여야 했을까.

게임은 나쁘지 않습니다.
동시에 한 라운드의 계획을 짠 후, 쭈욱 진행해가는 형태로 고민거리에 비해 전개가 빠릅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미적 구성을 차치하고라도, 테마의 느낌이 선뜻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일꾼에 해당하는 유모 개미를 배치하면 알도 생기고 개미도 생기고 점수도 생기고...

독특한 테마는 양날의 검과 같아서,
이목을 끌 수 있지만 그 테마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 할 경우 몰입을 방해합니다.
미르메스는 고전 게임 앤티쿼티의 재미를 떼오는 데엔 성공했지만,
안타깝게도 맞지 않는 테마의 상자에 넣다 보니 일부 파손된 모습입니다.


폭풍의 대권주자 Copycat ★★★

폭풍 한글화를 통해 발매된 폭풍의 대권주자.
보드게임긱 최상위권 게임들의 시스템을 폭풍 흡수해서 폭풍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콜라+사이다+환타=...
명작들의 흔적을 담았다고 그에 상응하는 기대를 품기보다는,
가벼운 카드 게임을 한다는 마음으로 즐기시길 추천합니다.


길드홀 Guild Hall ★★★☆

한국 디자이너인 황소망 씨의 작품입니다.
그동안 국내 디자이너의 게임이라고 하면 매우 가벼운 가족 게임, 혹은 필러 게임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길드홀은 해외 제작사에 픽업되어 에센에서 선발매되었을 만큼, 독특한 전략성이 느껴지는 카드 게임입니다.

기본적인 규칙은 간단합니다.
6종류의 캐릭터.
각 종류마다 5가지 색상.
이렇게 구성된 30종류의 카드가 각 4장씩, 총합 120장의 카드가 있습니다.

매 턴 액션을 통해 카드를 뽑거나 내려놓으면서,
한 종류의 캐릭터에 대해 5가지 색상을 모두 모으면 점수가 되고, 그렇게 20점을 먼저 얻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그런데 카드가 마음대로 안 뽑히다 보면, 상대방의 카드를 탐할 수 밖에 없는데...

각각의 캐릭터에겐 독특한 기능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카드를 뽑거나, 내려놓거나, 상대방과 카드를 바꾸거나, 상대방 카드를 제거하거나.
따라서 카드를 모으는 동시에, 카드의 능력을 이용해 나눠쓰고 견제하고 콤보콤보하는 게 재미의 포인트입니다.

변화무쌍한 전개로 30여분간 충실한 재미를 주는, 국산 게임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확장으로 예정되어 있다 하니,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기대됩니다.

하나 주의, 이 게임은 견제의 요소가 다분합니다. 견제는 선두에게 부탁드립니다. 설명한 게 무슨 죈가요...

-

현재까지 접한 게임들은 여기까지 입니다.

몇 안 되지만 접해본 게임들을 통해 느낀 점은,
보드 게임이 디지털 게임의 프로세싱에 접근해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버튼 하나 눌렀을 뿐인데 복잡한 함수 계산이 이루어져 데미지가 띠링~ 뜨는 것처럼,
말 하나 놓았을 뿐인데, 기어가 돌며 어느덧 기능이 바뀌거나, 수입의 변동이 저절로 표시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굵은 시스템의 게임은 어느덧 고전이 되어,
융합의 시대라 그런 지 기존 게임들의 시스템을 버무린 게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과정에서 복잡성의 증가는 필연적인 만큼, 스트레스와 잔손질을 걸러줄 간편한 인터페이스가 더욱 돋보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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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2-11-23 04:49:43

    오...테라 미스티카가 그렇게 간단한 편인가요? 상당한 가격에 볼륨감 있는 목재마커, 그리고 가격 때문에 제껴놨던 게임인데 갑자기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네요.
    • Lv.12 Equinox
    • 2012-11-23 06:11:42

    견제는 선두에게 부탁드립니다. 설명한 게 무슨 죈가요... (2)
    • Lv.12 Equinox
    • 2012-11-23 06:17:14

    이번 에센 신작 가운데 카드 기반의 게임들을 몇 개 해봤습니다. Guildhall, Odd ville, Courtier 등 모두 매력적이라 소장 목록에 들어갔습니다만, Guildhall은 도미니언을 대체할만한 훌륭한 게임이라 평하고 싶네요. 더러운 [암살자+역사학자] 콤보에 탈탈 털리고 나면 게임의 목적이 암살자 수집으로 바뀌긴 합니다만...
    • Lv.24 카린
    • 2012-11-23 11:30:34

    전 메르미스랑 테라미스티카가 다음주에 도착하네요..

    글 참 잘 쓰시네요...둥둥님은 부업으로 평론가 하셔도 될듯...ㅎ

    글 보면 너무 분석적입니다. ㅎㅎ
    • Lv.1 둥둥~
    • 2012-11-23 11:44:35

    퀵실버/ 간단하진 않습니다. ^^; 양념들이 많아서 제법 룰설명이 필요하죠. 하지만 게임에 들어가보면 줄기가 명확해서 춀킨처럼 쾌적하게 흘러갑니다. 전쟁은 커녕, 상부상조하게 되어 있어서 훈훈하고요 ㅋ
    다만 모든 정보가 오픈되어 있어서 장고와 정신의 방에 들어갈 여지는 있습니다 -ㅂ-; 참고로 첫 3인플, 설명 포함 2시간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Equinox/ 동감입니다. 덱빌딩은 전혀 아니지만, 30분여의 플레이타임이나 다양한 카드를 활용하는 재미, 선굵은 기본 규칙에 무한한 확장성까지 좋은 게임의 조건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어서 평화로운 확장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ㅎ
    • Lv.1 둥둥~
    • 2012-11-23 11:49:13

    카린/ 글은 이래 써놓고, 게임은 흥분의 소용돌이 속에서 하지요 ㅎ 해본 게임들 중에선, 테클 빠방한 길드홀 추천드립니다 ^^
    • Lv.24 카린
    • 2012-11-23 13:38:45

    에이지에서 곧 출시 될것 같더군요..대략 23~25불 선일듯 싶어요..국내 입고 되면 대략 45000~53000원 선
    • Lv.1 둥둥~
    • 2012-11-23 13:46:08

    카린/ 국내에선 웬즈데이게임즈(구 비져너리)에서 배급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저렴하지 않을까 싶어요.
    • Lv.24 카린
    • 2012-11-23 14:13:02

    아 지금 미국 라인 보이 19불이네요 그럼 35000원 선에서 들어올것 같아요..독일은 26유로인지라..45000원 정도 생각 했는데 말입니다. 국내는 국내 유통사가 하는 군요..역시 잘 만든 게임은 어떻게든 빛을 발하는군요.
    • Lv.13 초코벌레
    • 2012-11-23 14:42:38

    위의 3개 게임이 참 해보고 싶은 게임입니다. 키플라워는 조만간 해볼것 같구. 나머지는 언제 해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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