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여친일기 7
  • 2012-12-28 02:18:50

  • 0

  • 1,772

Lv.1 이야옹
아 보드게임의 신이여.

오늘은 보드게임에 미천한 2명의 여인을 낚아야 하는 중요한 날이이외다. 이 미천한 여인들이 보드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 당췌 무얼 내밀어야 낚일지 심히 알지 못하오나, 오 신이여. 내게 명철과 지혜를 주시어, 이 환란을 능히 이겨내게 하옵소서.


'알 라~ 카르 ~~타~~아~~"


오 신이여! 내게 계시를 주시나이까?


"알 라~ 카르 ~타~~아~~"


오오오오. 보드게임의 신이여. 그대의 조언이 나를 살렸나이다. 미천한 자에게 오로지 손기술만으로도 할 수 있는 테마와 컴포 쉬운룰 로 이 여인들의 재미를 낚을 수 있겠나이다!






여친일기 7


크리스마스 이브의 여의도광장을 보라. 굶주린 비둘기와 경찰들만이 거리를 배회하고, 나오겠다던 여인들의 그림자는 어디로 갔는가. 역시나 하는 남자들의 탄식이 하늘을 뒤덮고, 혹시나 모를 여인의 채취를 쫒아 근처 커피숍을 두리번 거리는구나. 젊은이들이여! 보드게임을 하라! 이런날엔 보드게임이 최고니, 추운 날 밖에서 개고생하지말고, 뼈삭으니 집에서, 혹은 카페에서, 혹은 그 어디라도, 지인들과 친구들과 혹은 몇몇 어떻게 모이던,

멋진 보드게임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아름다운 룰의 세계!!


그리하여 크리스마스이브는 1박2일로 보드게임을 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여친에게 정확히 통보하였고, 여친은 헤어지자는 말까지 서슴치 않았으나, 나의 단호한 결의! 굳은 의지를 본 여친은 더이상 이 남자를 어떻게 구워삶지 못할거같다는 위기의식때문에 비싼선물+소원1개로 딜하기로 하였다. 참으로 각박한 세상이 아닐수 없다.

재빠른 전보로 6명 쌍쌍을 모집한 나는 아는 형님의 카페를 빌려 1박2일 보드게임모임을 추진하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평생 보드게임을 해본적이 없다는 2명의 여인을 데려온다 하였으니. 그들의 환심을 살 보드게임은 누구인가.

보드게임의 신이 추천한 알라카르테 외에 도미니언과 딕싯 그리고 혹시 실패할껄 대비해서 극악의 상황에 맞추어 씨티오브호러와 왕좌의 게임, 버건디, 화이트채플의 편지를 준비하였다. 혹시 못따라올경우 에라모르겠다 하고 에이지오브 스팀도 해볼 요량이었다. 그냥 집에가던가 하겠지...

여친과 칸타타를 보고 나서 10시가 좀 넘어 파주에 도착하였다. 이미 와있던 4명은 그사이 와인파티를 적절하게 즐기고 있었다. 얼굴을 보아하니 레알 뭘 해본적이 없는 얼굴들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여인이 이런다.

" 아 저 보드게임 해본적 있어요 갈리갈리인가?"

".....갈리갈리요?"

"네 그 종 막치면 막 뭐내고 막 꺄르르르르르"

"........"



각설하고 당황하면 안돼. 이들은 초보야 당연한거야. 아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할리갈리를 갈리갈리라고 그러는게 말이돼? 아냐 아냐 참어. 다 그럴수 있어. 이번에 보드게임 신이 점지해주신 알라카르테로 한방에 역전하자고!



그리하여 대망의 크리스마스 이브 첫게임 알라카르테.

대성공이었다. 역시 보드게임의 신은 나를 저버리지 않았다. 초심자를 낚아올리는데는 이만한 게임이 없지 암.

오로지 신경쓸것은 손목스냅과 양념통을 터는 적절한 파워조절, 그리고 평정심뿐인 이게임에 여인들이 못할건 아무것도 없었다.

소금이 4개되었을땐 숫자 18을, 거의 퍼펙트하게 완성된 스토브를 누군가가 바꿔갈때는 숫자 218을, 남에 후라이팬에 양념을 퍼붓자 멱살 잡히고, 파르페가 굴러떠러져 바닥을 돌아다닐땐 비명을, 별 3개로 승리한 팀은 거의 실신을. 주걱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거기에 동조해서 모두가 노래를 부르며 책상을 치는 아름답고 훈훈했던 순간들.

"아~ 주루마불보다 더 재밌는거 같아요~"

"......."

'갈리갈리는 없어요?"

"......."


어쨌든 성공적인 첫단추. 그리고 나서는 마지막엔 화이트채플의 편지까지.


화이트채플의 편지는 그 긴장감과 버닝브레인이 묘미인 게임으로 게임을 마무리하는데 더할나위없이 좋은 게임이었다.


이렇게 해서 크리스마스 까지 1박2일의 보드게임 모임은 성공적으로 치르게 되었다.





그날의 알라카르테를 잘 돌릴 수 있도록 제게 동영상메뉴얼을 주신 깔맞춤전략님께도 이영광을...쿨럭
  • link
  • 신고하기

관련 보드게임

  • 관련 보드게임이 없습니다.
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찬서방
    • 2012-12-28 09:15:35

    알라카르테......
    사야겠군요...
    • Lv.6 부르심
    • 2012-12-28 09:41:10

    주루마불, 갈리갈리에서 웃음이 터지네요. ㅎㅎ
    알라카르테는 깔맞춤전략님의 동영상을 보면서 파티 게임으로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하나 가지고 있는게 좋을 거 같기도 하네요.
    • Lv.4 브롬톤
    • 2012-12-28 10:54:51

    알라카르테 여자분들이라면 컴포때문에 반이상 먹고 갑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여러가지 즐긴 파티겜중에 젤 흥했던게
    텔레스트레이션, 알라카르테 였습니다 ㅎㅎ
    • 2012-12-28 11:33:55

    깨알 의문점...소금 3개부터 망한거 아닌가요? 4개였나...
    글 잼나게 잘봤습니다.. 화이트 채플 내용을 기대 했는데...급마무리로 아쉽네요 ㅋㅋ
    • Lv.1 이야옹
    • 2012-12-28 11:57:23

    @부르심 알라카르테는 2명이서 한팀먹고 최장 10명까지 즐겨도 괜찮은 파티게임이 될듯 싶습니다. 다만 리플레이성은 그닥;; @페리에 아 본의아니게 좀 관대한 룰로 진행한듯 합니다. 3개부터 망한건데 4개라고 잘못알고 있었네요. 지금 영문룰을 확인하니 3개나 그 이상은 망한다라고 써있어서 ㅎㅎ 그리고 화이트채플은 다음편에서 한번 더 다루어 보겠습니다. 저도 상당히 재미있게 진행을 한 터라.. ㅎㅎ
    • 2012-12-28 15:55:45

    ㅎㅎㅎㅎ 글 너무 재밌네요~
    정말 즐겁게 크리스마스를 보내신거 같아서 부럽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2012-12-30 15:01:01

    상황이 떠오르는것 같아요^^ 무척 즐거우셨을것 같아요.
    저도 알라카르테 동생과 하려고 구입만 해두었는데~ ㅠㅠ
    메뉴얼이 이해가 안가요. 깔맞춤전략님 동영상 어디에 있는지 죄다 찾고 있는데 못찾겠어요. 그저 부럽습니다.
    화이트 채플도 재미있나요? 맨날 사려면 품절이어서~^^;;
    그아이는 저랑 연이 닿지 않나봐요~
    담에도 여친일기 8 올려주세요~~
    • Lv.1 이야옹
    • 2012-12-31 00:19:30

    @꼴뚜기왕자 감사합니다~새해복많이받으세용~ @봄빛 알라카르테 동영상 메뉴얼은 http://www.divedice.com/community/content.php?tid=opi&mode=view&n=7815&p=4&q=58&ss=2&key=%B1%F2%B8%C2%C3%E3%C0%FC%B7%AB&act=search

베스트게시물

  • [콘텐츠] [만화] 일단사는만화 2 - Lv.10
    • Lv.11

      당근씨

    • 7

    • 251

    • 2024-11-18

  • [자유] 엄마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일어나는 일
    • Lv.10

      뽀뽀뚜뚜

    • 7

    • 817

    • 2024-11-18

  • [자유] 기업 이미지가 중립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 Lv.7

      플리페

    • 9

    • 530

    • 2024-11-14

  • [자유] 왜 충성 보드게이머를 폐륜아으로 몰고 가신 거죠?
    • Lv.11

      vallentine

    • 9

    • 469

    • 2024-11-14

  • [자유] 뒤늦게 사건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코보게에게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 Lv.3

      두이니

    • 9

    • 438

    • 2024-11-16

  • [자유] 묻고 싶습니다. 특정 단어가 게임 디자이너의 의견인가요?
    • Lv.18

      닥터M

    • 19

    • 647

    • 2024-11-13

  • [자유] 코보게 명예 훼손으로 신고해도 되나요?
    • redhoney

    • 9

    • 663

    • 2024-11-12

  • [자유] 코보게의 입장문에 대해
    • Lv.23

      leonart

    • 12

    • 806

    • 2024-11-13

  • [자유] 코보게 응원합니다. 모든 혐오와 편견에 반대합니다.
    • Lv.14

      지금이최적기

    • 11

    • 968

    • 2024-11-12

  • [자유] 게이머스 게이머들이 전부 매도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 한마디 올립니다.
    • Lv.11

      꿀떡이

    • 8

    • 1044

    • 2024-11-13

  • [자유] 축하합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 Lv.27

      WALLnut

    • 8

    • 639

    • 2024-11-12

  • [자유]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대한폐경학회 회장)
    • Lv.19

      라이클럽

    • 11

    • 541

    • 2024-11-13

  • [자유] 응원합니다.
    • Lv.27

      방장

    • 10

    • 705

    • 2024-11-11

  • [자유] 그동안 너무 초월번역이라고 띄워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Lv.34

      크로스21

    • 8

    • 392

    • 2024-11-12

  • [자유] 해명문 잘 봤습니다. 정말 화가 나네요.
    • Lv.35

      로보

    • 15

    • 770

    • 2024-11-12

게임명 검색
Mypage Close M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