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었던 게임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모임을 주최하신 그놈은못씻었다님과 룰 설명에만 1시간을 훌쩍 넘기는 고생을 해주신 han79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 레지스탕스: 아발론 (6인플)

지금까지 제가 해본 흔히 '마피아류'로 불리우는 반동분자 색출 게임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그에 비례해서 플레이타임도 길어지며
일찍 사망할 경우 그 긴 플레이타임동안 할게 없어지는 일반적인 마피아류 게임과 달리
5라운드로 길이가 정해져 있어 루즈하지 않고 정체가 드러나도 찬/반 투표에 참여해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깔끔하게 게임이 진행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악의 세력이
진다고 해도 어세신의 멀린 찾기를 통한 일발역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 게임중에 死크림님이 언급하신 내용인 '의장이 다음 차례 사람을 임무에 투입하는
상황의 위험성' 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만일 다음 차례 사람이 악의 세력일 경우
이번 턴에 바로 임무를 실패로 만들고 다음 턴에 바로 자기가 의장을 잡고 자신이나
다른 악의 세력을 넣어서 연속으로 실패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만일 이미 1회 실패한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게임이 바로 끝나버릴
수도...

2. 쓰루 디 에이지스 (3인플)

사놓기만 하고 룰 숙지를 못해서 못 돌리고 있는, 가장 배우고 싶은 게임 Top 3 중 하나인
쓰루를 han79님의 설명으로 마침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Top 3 중 또 하나인
왕좌의 게임은 동시에 옆 테이블에서 나머지 세 분이 돌리셨습니다.)

왜 보드게임긱 랭킹 3위인지 알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문명 발전 게임의 복잡한 시스템을
보드게임으로 잘 녹여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식량, 자원, 인구, 행복, 기술, 군사 등 여러가지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명 발전 장르의 특성 상 자칫하면 지나치게 복잡하고 난해한 룰이
될 수 있고 아니면 반대로 너무 단순화시켜서 밍숭맹숭 해질 수도 있지만 쓰루는 그 균형을 잘
잡아냈다고 생각됩니다.

첫 게임이라 군사력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열심히 발전만 하다가 무자비한 공격에 뒤늦게
군사력을 올렸으나 이미 만회가 안되는 상황으로 떨어지면서 쓰루가 어떤 게임인지 정말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룰 설명시간과 플레이 타임이 긴 편이라 제 주변에 쓰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점이네요.

3. 이클립스 (3인플)

배우고 싶은 Top 3 중 마지막인 이클립스를 han79님의 설명으로 배웠습니다. 시간 관계상 4라운드
정도에서 게임을 접었습니다만 보드게임긱 랭킹 6위인 이유는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플라스틱 우주선 피규어가 포함된 풍성한 구성물, 맵을 플레이어들이 직접 정찰을 통해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인해 매번 같은 게임이 나올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설명은 길지만 막상 게임을
해 보면 시스템 자체는 단순한 편이라 1~2라운드만 돌려보면 게임의 전체 흐름이 파악되므로
생각보다 접근성이 높다는 점 등 많은 장점이 보이는 게임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타일뽑기 운, 주사위 운 등 운에 좌우되는 요소가 많아서 그런 부분을 안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그다지 맞지 않는 게임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클립스도 역시 제 주변에 몇이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네요.

배우고 싶었던 게임도 배우고 새로운 게임도 접하고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왕좌의 게임을 배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심지어 구입 후 첫 플레이인데 제가 하지
못해서 더 아쉬웠습니다만) 다음 모임에서 다시 왕좌의 게임을 하겠다고 하셨으니
믿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