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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리뷰] - 카드 드래프팅 시스템 3형제(스시 고! + 세븐 원더스 + 페어리테일)
  • 2013-08-22 01:09:49

  • 0

  • 1,482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게임 시스템을 꼽으라 하면 주저없이 카드 드래프팅 시스템을 고르곤 합니다.

카드 드로우의 랜덤성을 줄여주며 게이머들간의 밸런스도 얼추 맞춰주는데다 카드를 선택할 때 / 조합할 때 다양한 고민거리를 안겨주죠. 그럼 '카드 드래프팅 시스템을 베이스로 한 게임중에 어떤게 좋습니까?' 하는 질문이 당연히 따라오겠죠?

이 질문을 받으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게임 세가지가 있습니다. 그 게임들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초급자용 - Sushi Go !




스시 고! 는 2013년에 발매된 신작 카드게임 입니다. 저도 한번 해보고 바로 주문했지요 :)

스시 고!를 한줄로 간단하게 요약하면 '복잡한거 다 빼버린 세븐 원더스' 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일러스트와 (개인적으로 이런 뽀송뽀송(?)한 느낌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단순하지만 카드별로 다양한 점수 계산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즐거운 고민거리를 안겨줍니다.


자기 손에서 카드를 한장 뽑고, 공개하고, 점수로 놓은 뒤 나머지 카드를 옆으로 돌리면 됩니다. 간단하죠.
카드 한장 한장이 일정 점수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모을 수록 점수가 쑥쑥 불어나기도 하며,
남들보다 많아야 득점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와사비를 곁들여야 점수가 뻥튀기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들이 뭘 모으는지 확인하며 자신만의 루트를 결정하는게 중요하죠.

이 게임엔 세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1. 쉬운 접근성

점수 계산이 너무 쉽습니다. 덧셈만 할 줄 알면 어린이도 함께 즐길 수 있죠.
아기자기한 그림과 작은 상자 사이즈는 언제 어디서 꺼내든 눈길을 사로잡는데
아주 편합니다. 남녀노소 모두 만족 시킬 수 있죠.

2. 쉬운 테마

세븐 원더스나 후에 설명할 페어리 테일의 경우 테마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문명을 건설하는 것이나, 페어리 테일의 요정/드래곤/악마라는 개념 자체에 갸우뚱 거리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들은 문명이라는 드라이한 테마, 페어리 테일의 판타지 테마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스시 고!는 평소에도 자주 접하는 초밥이라는 테마를 채택했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별로 없죠.


2. 순수한 카드 드래프팅 시스템

음식을 먹을때 양념이 되어 있으면 더 맛있지만 순수하게 재료 자체의 맛을 즐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세븐 원더스의 전쟁 시스템 / 보너스 점수 시스템 / 다양한 확장 팩들과 페어리 테일에 있는 게이머간의
인터랙션은 드래프팅 시스템을 더 즐겁게 만들어 주는 일종의 양념이죠.

스시 고! 는 순수하게 카드 드래프팅 시스템만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게임의 개념을
접해보지 못한 초보 게이머들에게 소개해주는 디딤돌로서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중급자용 - 세븐원더스

너무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훌륭한 카드 드래프팅 게임, 세븐원더스 입니다.
타 게임에 비해 굉장히 짧은 플레이 타임, 7명이나 지원하는 게임 스케일과, 적절한 난이도와 수려한 일러스트,
그리고 막판 역전을 끌어낼 수 있는 3시대 보너스 카드들과 전쟁 시스템은 좀 더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줍니다.



저도 주워들은 이야기지만, 디자이너가 의도한건지 총 7개의 확장팩이 나올 예정이라 하네요.
지나치게 과한 양의 확장팩이 나와 오히려 오리지널의 작품성이 최고로 평가받는 상황이 안오면 좋겠네요.

많은 분들이 세븐 원더스에 대한 리뷰 / 후기를 남기셨으니 이정도로만 소개하도록 할게요.














고급자용 - 페어리 테일



다이스타워 리뷰를 보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Sam 이라는 리뷰어가 세븐원더스를 이야기 할때면

<전 2010년에 나온 세븐원더스가 분명 재밌는 게임이라 인정합니다.
하지만 절대 독창적인 게임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븐 원더스가 나오기 6년 전에
발매된 페어리 테일이 이미 훌륭한 카드 드래프팅 시스템을 완성했으니까요.
그 게임에서 받은 쇼크를 세븐 원더스에서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이라고 종종 말합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2004년 이 게임이 발매 되었을 당시, 이랬던 게임 상자와 일러스트가










이렇게 미묘미묘... 쿠리쿠리... 했던 일러스트들이




이렇게 업그레이드 되었는데요.














게임 자체는 같습니다.

스시 고! / 세븐원더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드래프팅 과정에서 선택한 5장의 카드 중 3장만 쓸 수 있다는 점이며
자기가 카드를 내려놓았더라도 그 카드가 앞면으로 놓여있지 않으면
그것이 점수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함께 내려놓는 플레이어 각각의 카드에는

자기 카드 한장을 엎어놓기,
자기 카드 한장을 앞면으로 놓기,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를 엎어놓기,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를 앞면으로 놓기

등 다양한 효과가 있습니다.


내가 5점 카드를 내려놨더라도 다음 차례에 내려놓은 3점짜리 '내 카드 뒤집기' 효과가 발동하여
그 5점 카드가 뒷면이 보이게 뒤집히게 되면 5점 점수가 무효화 됩니다. 기껏 3번째 차례때
다른 카드로 앞면이 보이도록 뒤집어 놨는데 다른 사람이 내려놓은 뒤집기 카드 때문에
내 5번 카드가 다시 뒤집히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하죠.

즉, 내가 뽑은 5장의 플레이 순서를 절묘하게 배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순서가 꼬이게 되어 획득 가능했던 고득점이 완전 바닥치는 점수로 변해버리죠.
게다가 바닥에 앞면으로 놓인 요정 / 드래곤 / 악마 카드끼리의 조합에 따라 특별 점수가
폭탄 같이 불어나기도 합니다. 지고 있더라도 조합만 잘하면 역전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혹은 상대방이 만들어 놓은 조합을 내가 드래프팅한 카드로 뒤집어 버려 부숴버리는 전략도 세울 수 있습니다.





고민 가득한 드래프팅부터 시작해서 카드 순서 / 카드 효과 / 카드 콤보 / 카드 조합 까지
무궁무진한 선택과 고민을 안겨주는 게임입니다.



이래저래 너무너무 훌륭한 게임입니다.

단점으로는... 과거엔 아이콘이 조금 난해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출판사가 바뀌며 상당히 직관적으로 변했죠.
그래서 별 문제는 안됩니다.


테마성도 좀 약하긴 합니다. 굳이 판타지일 이유는 없죠.
하지만 게임성이 모든 단점을 보완하고 있어 이 또한 별 문제는 안됩니다.


세팅의 간편함 + 드래프팅 시스템으로 인한 밸런스 조절 + 카드간의 조합 + 플레이 순서에 따른 콤보 + 견제 + 역전요소...


휴~ 개인적인 견해지만 카드 드래프팅 시스템을 이용한 게임 중에선 페어리테일을 뛰어넘을 게임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

제가 아끼는 3가지 보드게임을 소개해봤습니다. 나중에 꼭 해보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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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3-08-22 04:35:35

    원더스야 두말하면 입아프지만
    스시 고, 페어리 테일 관심이 가네요.
    특히 스시 고는 구매욕이 당기네요 ^^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2013-08-22 06:24:12

    아.. 리뷰 잘봤습니다...
    스시고!... 그렇쟎아도 이런 게임을 찾고 있었어요~ 바로 구입을~~ ㅎㅎ
    • Lv.6 부르심
    • 2013-08-22 06:34:35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여기에 나온 게임들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
    • Lv.1 노다
    • 2013-08-22 08:49:52

    드래프팅 시스템이라고 하면 매직더게더링이 시초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요.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시스템인데 페어리테일을 못해봐서 비교하긴 어렵지만 매직더게더링에서의 드랩의 깊이감은 한번쯤 느껴보시면 참 좋을 거예요. ^^
    • 2013-08-22 09:44:14

    매직더개더링에도 드래프팅 시스템이 있나요? 어떤 방식으로 하는거죠?
    • 2013-08-22 10:02:01

    와~ 좋은 글이네요. 스시 고! 랑 페어리 테일이 사고 싶어진당....


    너굴너굴 // 매직 더 개더링에서는 드래프트 대회라고 해서, 누군가는 비싼 카드, 누군가는 덜 비싼 카드를 써서
    비싼 카드 가진 사람만 이기는 걸 막기 위해서, 스타터 셋이나 부스터 팩을 일정 갯수 뜯어서 그 중에
    원하는 카드를 고르고 옆 사람에게 나머지를 주고, 또 받아서 골라서 옆 사람에게 주고 하는 것으로
    덱이 완성될 때까지 카드를 교환합니다. 그렇게 만든 덱으로 서로 대전하는 것이 드래프트 대회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 경기 중에서는 비교적 자주 열리는 유명한 게임 방식이에요.
    • 2013-08-22 10:18:28

    오 매직더개더링에 그런 방식이 있는줄 몰랐네요. 전 그냥 스타터덱만 써봐서 ㅋㅋ
    • Lv.3 고요한폭풍
    • 2013-08-22 10:26:14

    전문 리뷰어 같으셔요. 많이 배웠습니다.
    • Lv.24 카린
    • 2013-08-22 11:52:04

    전 세븐 원더스는 상당히 재미있게 하고 완소 게임중에 하나인데..

    페어리 테일은 게임 후에 와..세상에 이렇게 재미없는게임이 있구나..하고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너굴님 글 보니 혹시 제가 룰을 잘못 알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니면 다시한번 해보고 그때 느낌이 맞는건지 확인해봐야 겠어요..


    스쉬고는 한번 해봐야 겠네요..

    전 카드 드래프트 시스템에서 노틀담이 최고인것 같은데..
    예전에 나온 노틀담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미드가드라는 게임이 위와 비슷한 드래프트 시스템을 차용했죠..
    노틀담은 드래프트 아닌가요?...헷갈리네요.한장씩 움직이면서 카드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리뷰 잘 봤습니다.
    • 2013-08-22 12:07:59

    Here and Now // 헐 아닙니다... 좋은 게임을 알게 되셨다면 저야 말로 ㅋㅋ

    카린 // 세븐 원더스는 좌,우만 신경쓰면 되어서 비교적 평화로운 게임이지만
    제가 했던 그룹은 좀 더 치열한 그룹이라 더 재미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손에 들어오는 카드들을 대강 기억하며 '이런 카드가 지나갔는데 그 중
    이 카드, 이 카드가 나왔으니까 이런 타이밍이면 안전하겠구나' 하며
    서로 눈치를 보며 3장을 골라내는 재미가 일품이었습니다.

    노틀담은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
    • Lv.1 림림
    • 2013-08-22 14:35:02

    카드 드래프팅이라는 시스템은 사실 많은 게임에서 차용되는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활용하기 좋은 괜찮은 시스템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

    페어리 테일이 그 시초인지는 모르겠지만(갑자기 최초의 카드 드래프팅 게임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 ,
    카드 드래프팅이라는 것이 광의적인 의미로 보면 카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고, 너굴너굴님이 적으신 다소 협의적인 의미의 카드드래프팅(카드를 받고 옆으로 넘겨주고 이후 사용하는 형태)
    으로 보자면 노틀담, 시즌스, 시타델, 나이트폴, 징코폴리스 등등이 이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리뷰 잘 봤습니다. ^^
    • Lv.1 리히터
    • 2013-08-22 15:02:37

    이렇게 게임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리뷰도 참 좋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페어리 테일 1번 해봤을 때는 전혀 드래프트라고 생각 못했었는데, 이렇게 설명을 보고 나니 알게 되네요.

    최근 북미에서 베타테스트 중인 블리자드의 카드게임 '하스스톤'에서도 아레나라는 명칭의 랭킹게임에서는
    드래프트룰로 게임을 하더라구요. 하스스톤 게임이 워크래프트 테마의 캐주얼한 MTG 스타일을 지향하다보니, 공식 래더룰로 드래프트를 차용한 느낌이었습니다.

    직업 3개 중에 하나를 무작위로 정하고, 전체 30장 제한으로 전체 카드 풀에서 무작위로 3장씩 드로우해서 그 중에 한장을 선택하는 식으로 게임 직전 덱을 짜고 시작하는 식입니다.

    최근 방송 사이트를 통해 간간히 구경하고 있는데, 이것도 나오면 엄청나게 인기있을 듯한 예감이에요. PC게임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카드간의 찰진 공방 타격감도 그렇고, 와우의 직업기술들을 카드로 잘 만들어두어서 와우저라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것이 막 쏟아지더라구요. 거기에 검증된 MTG 시스템을 간략화시켜 진입장벽도 낮아보였습니다. (실제로 방송 몇번만 보면 룰이 그냥 머리에 들어올 정도) 국내도 어서 베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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