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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13.12.14-15] 전주 같이놀다가게 번개+정모 모임 후기
  • 2013-12-17 16: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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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를 갈 때마다 차를 몰고 내려갔었는데... 날도 추워지고 피곤함도 더한거 같아 간만에 버스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그래서인지 전주천에서 노니는 새들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런 자연풍경들을 볼 때면 언제나 좋은 카메라가 갖고싶어집니다..^^

같이놀다가게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한 게임은 인지니어스(Ingenious)입니다.

이 게임을 하다가 몇 달 전에 누군가에게 다다에서 ‘애들 게임’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네요. ‘애들 게임’이라는 의미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닌 듯 한데요... 이 게임이 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제대로 즐기지 못한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선 룰북은 앞뒷면 한 장으로 완료될 만큼 초간단입니다. 그저 자신이 가진 타일 6개 중 1개를 선택해서 게임판 위에 놓고, 점수를 세고, 새로 타일을 하나 가져오고... 이게 전부인 게임이죠. 이외의 부가적인 룰은 정말 두세개 밖에 없을 정도로 심플한 규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여느 추상전략 게임들 못지않게 치열함이 가득합니다.
대부분의 추상전략 게임이 그러하듯이 이 게임도 먼저 한 타일로 점수를 어떤 점수를 얼마나 먹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해야 됩니다. 그게 전부라면 이 게임은 의미 없겠지요. 그 다음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점수를 적게 줄 것인가입니다.

색상은 6가지이고 모두들 첫 타일을 다른 위치에 놓아야 하기 때문에 초기 점수는 다른 색상으로 시작됩니다. 거기서부터 경쟁은 시작됩니다. ‘나만 점수를 먹는 수가 무엇일까?’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하는 공통적인 고민입니다. 한 사람이 가진 6가지 색상의 점수 중 최종적으로 자신의 점수가 되는 것은 가장 낮은 점수죠. 즉 모든 색상을 골고루 올려야만 한다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그러니 누군가 점수를 골고루 올리지 못하도록 하면서 자신은 점수를 잘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 게임을 같이 하면 플레이어들의 성향이 잘 드러나는 편입니다. 넓게 퍼트려서 골고루 먹는 사람, 한두가지를 열심히 달린 후에 다른 것에 도전하는 사람, 적은 점수를 먹으면서라도 남을 훼방놓는 사람, 많은 점수를 먹기위해 판을 자꾸 키우려는 사람... 끊임없이 타인의 점수와 내 점수를 비교해가면서 뒤처지지 않도록 고민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릴 정도로 이 게임의 몰입도는 대단합니다.
이날은 저를 포함해서 먼저 도착한 전호군과 준규군 3인으로 플레이를 하고나서, 바로 동인군이 와서 4인플로 2회를 연속 진행했는데... 이 게임 역사상 최초로 꼴찌를 해본 것 같습니다. ㅠㅠ 다들 이제 제 스타일을 너무도 잘 아는 것 같군요...

다음으로 한 게임은 한자 토이토니카(Hansa Teutonica)....
참석자는 역시 전호군, 준규군, 동인군, 그리고 저 4인이었습니다.
에고고 사진을 못찍었군요... 이 게임도 한자동맹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거의 추상전략에 가까운 게임이지요. 최근에는 거의 1주마다 한 번씩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상호작용이 강해서 플레이어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니, 많이 한다고 실력이 딱히 좋아지지는 않네요..ㅜㅜ

저녁을 먹고 와서 준비한 게임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게임 중 하나인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입니다.
오늘은 간만에 1확장과 귀족확장 모두를 포함하여 플레이했습니다. 1확장은 해봤지만 귀족확장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플레이 방식은 시작 전에 건물을 선택해서 제한적인 건물만 사용하는 규칙을 적용했습니다. 1확장의 건물만도 상당한데 귀족확장까지 끼고나니 정말 그 양이 ㅎㄷㄷ하더군요.. ㅎㅎ
동인군을 제외하고 전호군과 준규군, 그리고 저는 이 게임을 정말 많이 해봤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의 플레이 스타일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죠. 그래서 서로 한 두수만 플레이해도 바로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알아차리게 되기 때문에 확장을 끼지 않으면 플레이가 쉽지 않습니다. ^^;

이번에는 확장의 건물 중 Trading Post, Specialty Factory, Black Market 등에 공장제 수공업소와 소형, 대형상가까지 껴서 금전적으로 풍부한 스타일의 게임이 진행될 듯한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거기에 Union Hall과 Small Wharf 까지 더해져서 대량 상품 생산이 매우 유리하기도 했네요.
한수 한수가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전호군이 콘러쉬+Specialty Factory를 먼저 완성해서 이를 막기 위해 수송선을 커피로 틀어막기도 했고, 생산 러쉬에 편승하고자 공장제 수공업소로 따라잡았죠. 무려 4개의 상품을 동시 생산했는데 다행히 Aqueduct를 사둔 덕에 상품의 수량이 풍부해서 콘러쉬로 상품을 선적할 때 같은 수량 정도의 상품을 선적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저와 전호군이 동점을 하고 제가 동전이 1개 많아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이날의 마지막 게임은 요즘 같이놀다가게에 최고 인기 품목 촐킨(Tzolkin)입니다.
(문득 생각해보니 최초에 같이놀다가게의 인기품목은 도미니언이었고, 그다음이 세븐원더스, 그리고나서 티츄였죠.... 셋다 카드게임이었는데 왠일로 촐킨이 흥하는 것인가... 좀 어리둥절하긴 하네요..^^;;)



오리지널을 총 4판정도 해보고 이날 처음으로 확장을 플레이해봤습니다. 전에 같이놀다가게에서 누군가 ‘촐킨 오리지널은 스타라면, 확장은 부르드워야’라고 한 말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촐킨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신경써야 할 것도, 살펴보아야 할 것도 많은 게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확장을 끼고나니 그 짐이 1.5배는 되는 것 같네요. 덕분에 생각이 길어져서 4인플에 플레이타임이 2시간을 넘어버리더군요.
평소에 3일꾼만으로 플레이를 계속 했던 저는 플레이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초반 5일꾼을 주는, 그렇지만 먹여살리기가 힘들어지는 Yaluk 부족을 선택해봤습니다. 정말... 먹여살리기 힘들더군요...ㅠㅠ 거의 첫 주간은 오직 먹여살릴 준비를 하는데만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한 것 같습니다. 초반 5일꾼이라 매우 강력하기는 한데 다음에 또 고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플레이 순서와, 초기 자원, 초반에 배치된 건물들을 좀 더 신경써서 해야 할 것 같네요..
열심히 플레이해서 겨우겨우 80점대 중반으로 2등이 되긴 했습니다. 예언 때문에 더 복잡해져서 쉽게 플레이하자고 하기는 무리일 듯 합니다..^^;

다음날 정기모임에 참석했는데 평소 모임과는 달리 그날따라 사람이 정말 없더군요. 겨울바람이 좀 매서워졌나봅니다. 일찍온 강일군과 히미끼 사장은 그새 촐킨 한판을 진행했더군요. 사람들이 좀 더 오기를 기다리다가 6명이 되어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첫 게임은 문두스 노부스(Mundus Novus)였습니다.
가벼운 듯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상호작용과 카드 건설, 그리고 셋 컬렉션이 적절하게 버무려져서 편하게 하기 참 좋은 게임이지요. 이젠 제법 많이 해서 실력도 오른 편인데 운이 안따라주었는지.... 꼴등을 했습니다...ㅜㅜ 이날 처음으로 한 강일이가 배 3척과 함대를 나눌 수 있는 후안 폰세 데 레온, 그리고 카드 2장 보관 창고 2개로 어렵지 않게 승리조건인 카드 10장 세트를 모아 승리했네요. 운과 적절한 판단의 승리인 것 같습니다. 창고 1개를 샀을 때부터 얼른 점수로 달렸으면 꼴찌는 면했을 텐데... 제 판단이 너무 느렸던 것 같습니다..ㅠㅠ
문두스 노부스를 끝내고 나니 저에게 남은 시간은 2시간...
주영씨의 생일 파티를 하고 나니 1시간 30분.... 이날의 생일자인 주영씨가 꺼낸 게임은 촐킨... 옆 테이블은 원시스프 테플 준비를... 아... 이건.... 어찌해야 되나.... ㅎㅎㅎ
히미끼 사장이 저를 떠밀어 이날의 마지막 게임, 촐킨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부족은 Itzamna, 스킬에 특화된 부족이죠. 예언중 마지막이 스킬에 관련된 것이라서 이 부족을 선택했습니다. 상당히 좋더군요. 한가지 스킬만 제대로 올려놓으면 아직 올리지 못한 스킬들의 최고 스킬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참으로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초반에 다른 스킬도 좀 더 올려둘 껄...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매력적인 부족이지만 역시 플레이하는 사람이 잘 사용하지 못하면 다 필요 없는 것이지요..^^;;
결국 저는 버스시간 때문에 22번째 톱니바퀴에서 멈춰야 했습니다. 저는 히미끼 사장에게 나머지를 맡기고 일어섰지요. 나중에 버스안에서 3등을 했다는 이야기를 톡으로 받았습니다. 1등은 117점, 2등은 109점, 저의 부족은 105점... 1등과는 12점차, 2등과는 단 4점차이였네요... 아쉬워라~! ㅋ


p.s.
복사해서 넣고나니 옆으로 긴 사진들은 가로가 좀 줄어드는군요...
클릭하면 원본 비율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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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콩먹기짱싫어
    • 2013-12-17 17:30:19

    인지니어스가 애들 게임이라고 하다니 대단한 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어플로 인공지능에 농락당해
    역시 전 인지니어스 하지 못함을 재확인 시켜준 게임인데 허허허
    • 2013-12-18 11:32:18

    형~ 오믄 재밌어요~
    • 2013-12-18 13:07:19

    콩먹기짱싫어님/
    아마도 그분은 게임에 대한 이해나, 점수 체계의 숙지가 완벽하지 못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런게 아니더라도 사람마다 취향이란게 다른것인데 그렇게 남에게 영향을 주도록 폄하하는 것도 좋지 않아보이구요..
    가끔 좋은 게임들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이 게임 별루에요~'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Missouri/
    가서 같이 게임을 얼마 못한게 아쉽네~!
    나중에 또 네 방 가서 같이 놀자~^^
    • Lv.1 콩먹기짱싫어
    • 2013-12-18 23:04:28

    제 생각에 이 게임 별로에요~ 이런 거야 개인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얘기 같습니다 ㅎㅎ
    그리고 애들게임이다. 그 분께 머라고 그러는 게 아니라, 저한테는 애들 게임이라 치부하기엔 (이기기) 어려운 게임이다는 의미였습니다.
    컴퓨터 정말 잘하더라고요 (제가 못하는 건지;;) ㅎㅎㅎ
    • 2013-12-19 08:56:02

    콩먹기짱싫어님/
    네, 애들게임이라는 자체보다도... 이 게임은 이런 스타일이더라~ 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지...
    그냥 애들 게임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죠... 사람마다 취향은 다 다른 것이니지만... 자신의 평가로 다른 사람이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는 평가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옳을 테니까요..^^
    근데 컴퓨터 저도 해보고싶네요...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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