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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140105 보드게임 소모임 후기
  • 2014-01-06 13:09:09

  • 0

  • 1,263

2007~2008년 20살 초에 보드게임의 재미를 처음 알게 된 후

혼자서 다다 열심히 뒤적거리며 좋은 평가를 받는 보드게임을 살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이 좋지 않아 혼자서 손가락 빨며 실망도 많이 했었죠.

푸코 5번 정도 겨우 돌리고 방출, 아그리콜라 한 번 돌리고 방출, 티켓 투 라이드 그나마 10번 정도 하고 방출, 카르카손도 방출, 도미니언도 3번 정도 돌리고 방출...

대부분 동생과 둘이서만 돌려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대체 뭘 해야하지?라고 생각이 들었죠.

(형제인데다가 동생이 보드게임은 좀 시큰둥해해서...)

제가 교회를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돌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간간히 사람 모이면 1년에 2~3번 뱅과 젝스님트 정도로 연명하던 보드게임 생활이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1월 1일.

교회 청년들이 한 청년 집에 모여서 저녁먹고 수다떨면서 논다고 하기에

패잔병처럼 구석에 처박혀 있던 보드게임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봤습니다.

처분하다가 그것마저 의욕이 떨어져 그냥 보관하고 있던 녀석들...

황소뿔의 춤, 뱅, 라, 악마성의 마차를 가져갔죠...

조심스럽게 '보드게임 해볼까?'라고 얘기를 꺼냈고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진작에 막 들이밀어 볼거를...

보드게임을 하고자 한다면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파티용 입문 게임들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악마성은 사놓은지 6년만에 처음 돌려본 것 같네요.

설마 악마성까지 돌려볼 줄은 몰랐습니다.

8명이 모여서 하니 재미지더군요.

서론이 길었네요;; 후기 쓰겠습니다.

-------------------------------------------------------------------

*평가는 매우 주관적입니다.

1월 1일 모임

(남자 4명 여자 5명이 모였고 인원을 바꿔가며 플레이했습니다.)

1. 황소뿔의 춤 (8.0 / 10)

남녀 상관없이 재밌게 잘 돌아갔습니다. 오프닝 게임으로 적절한 것 같습니다.

한 게임이 금방 돌아가서 지루할 틈도 없고 돌발상황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다들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똥을 밟고 똥에 빠지는 원초적인 게임 컨셉에 의외로 여자들도 매우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

특히 '행복해'구간이 열렸을 때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꼴등과 바로 꼴등 뒤의 등수에게 차등 벌칙을 줄 때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2. 뱅 (7.0 / 10)

남자들끼리 하면 평점이 좀 더 올라갈 것입니다.

뱅은 여자들이 좀 힘들어하더군요.

아무래도 자기어필을 강력히, 그것도 거짓으로! 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목소리를 크게 내며 흥분하는 것도 그렇고요.

7인플을 돌렸는데 배신자의 고군분투가 눈물겨웠지만 결국 대부분 보안관의 승률이 좋았습니다.

후반에는 게임이 좀 루즈해졌습니다.

죽은 사람들은 심심하고...

나중에는 아예 무법자들이 대놓고 신분 노출하고 싸우더라고요;

3. 라 (7.8 / 10)

교회다니는 사람들이 하기엔 뭔가 껄끄러운 컨셉!

태양신 라 입니다... ㅋㅋ

컨셉은 뒤로 하고 그저 경매게임으로 돌리는거죠.

타일들이 아기자기하고 색도 알록달록해서 여자들도 흥미를 보입니다.

경매시스템과 점수내는 방법을 이해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금세 적응해서 잘 합니다.

서로 큰 소리를 낼 필요도 없고 소소한 웃음이 함께 한 게임이었습니다.

함께한 사람들이 집중력있게 했고 재미있다고 평가하네요.

4. 악마성의 마차 (8.0 / 10)

이걸 돌리게 될 줄이야...

지금 이 멤버에... 여자들의 성향에 잘 맞을까? 싶어서 정말 조심스럽게 꺼냈는데...

뱅보다 더 재밌다고 하네요;;

(아마 뱅하고 난 다음이라 좀 지쳐서 조용히 하는 게임이 좋았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잘 모르고 신판룰 레퍼런스를 뽑고 구판을 가지고 돌리는 바람에 듀얼토큰이 없는 문제로...

'교환을 거부하면 토큰 받는다고 나와있는데 듀얼토큰이 뭐야?'

라는 문제로 잠시 혼란을 겪은 것을 제외하면 아마도 아마도... 에러플 없이 잘 돌린 것 같습니다.

첫 판은 저도 처음 돌리는거라 다들 뱅처럼 떠들면서 했더니

'이게 무슨 재미야?'

했는데 다행히 함께하는 사람들이 끈기를 가지고 더 돌려보자고 해줘서

입 다물고 딱 필요한 말만 하면서 조용히 돌렸더니 눈치싸움이 장난 아니더군요.

여행용품이 떨어지면 조마조마하고 심장이 쫄깃합니다 :)

저희 팀은 한 동생이 조금 성급히 승리선언을 하는 바람에...

간절하게 지금 아니야! 지금 아니야! 외쳤는데... 결국 졌습니다 ...

8인플 하다가 2명이 쉰다고 해서 6인플 돌렸는데 6인플이 더 재밌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별 이유없이 자꾸 몰려서 결투에 지는 사람은 정보가 너무 없어서 답답해지는...

것만 제외하면 재밌게 잘 돌렸던 것 같습니다.

결론은... 여자들도 생각보다 재밌어합니다 :)

---------------------------------------------------------------------------

1월 5일

(남자만 10명 모였습니다. 1명은 중간에 먼저 가서 주로 9인플을 돌렸습니다.)

저번 보드게임 모임에 힘입어 새 게임 들어왔다고 사람들 열심히 꼬드겨서

꿈의 10명을 모았습니다.

그 게임은 바로 '레지스탕스 아발론'입니다.

질답게시판과 소감과 후기 게시판을 열심히 읽어본 결과

가격대비 훌륭한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엠본부(저도 처음에 이게 무슨 말인가 했었네요ㅠㅋ)에 23000원에 입고 되어 있어서

질렀습니다. 궁핍한 자금사정에 단비같은 게임이더군요.

와서 열어보니 '아... 이래서 저렵하구나' 싶긴 하지만 (내용물이 정말 간단해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게임성이 중요한거지.

아무튼 오후7시에 모여서 11시까지 아발론만 돌렸습니다!

1. 레지스탕스 - 아발론 (9.7 / 10)

0.3점은 매너로 남겨두겠습니다. 아직 못 해본 게임이 많아서요...

다다에 소감과 후기 올려주시는 분들 보면 저는 신생아 수준이기에...

여튼 남자10명이 모였다. 그냥 아발론 꺼내들 생각입니다. 거의 무조건이라고 생각되네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가 정말 재밌습니다!

10인플이 가장 재밌었지만 9인플도 재미는 보장합니다.

처음에 서로 확인하고 손가락 드는 부분에서 실수가 몇 번 나왔지만 곧 익숙해져서

재미있게 돌릴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자였는데 말하면서 하다보니 저도 실수를.... 암살자인데 멀린한테 손가락 안 보여주고...)

5라운드까지 가는 게임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모드레드의 활약이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나중에는 우왕좌왕 서로 싸우는 쫄병들이 너무 답답한 나머지

'내가 멀린인데 답답해서 안 되겠다고 이거 부결해야 돼 부결!'

했는데 그 사람은 퍼시발(!?)인 경우도 나오고

카드만 받으면 자기 멀린이라고 주장하던 동생이 진짜 멀린 나오니까 사람들이

안 믿어줘서 아더왕 팀 패배...하는 경우도 나오고

막 말 잘하다가 갑자기 직업카드 받으니까 조용해지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하다가 자기가 퍼시발인걸 망각하고 쫄병처럼 하던 사람도 있고...

멀린이 선 리더를 잡아서 확신하고 3명 정해서 첫 번째 임무 나갔는데 실패해서

멀린 멘붕하고 ... (모드레드가 있던 거죠...)

재미있는 상황이 너무 많았습니다. 다들 언제 모여서 또 할거냐고 묻네요 :)

다만 선 리더를 하는 사람이 네임드 역할 카드는 쥔 사람일 경우 그 세력으로

유리하게 확 쏠리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런 점을 다 포함하고서라도 나중에 생각해보면

선과 악 세력의 승률 밸런스가 얼추 맞더라고요.

다음엔 호수의 요정(맞나요?..)을 추가해서 해봐야겠습니다 :)

사진은 1명이 가고 나서 9인플 할 때 사진입니다!

물론 어지러진 것들 깨끗하게 잘 정리하고 갔습니다 ㅠㅋ

hello가 접니다 :)

--------------------------------------------------------------------------

조금만 더 활성화되고 여자 분들도 자꾸 끌어들여서

동아리같은 소그룹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회비도 좀 걷히고 하면... 더 풍성한 보드게임 소모임이 되겠죠?

제가 꿈꾸는 청사진입니다 하하; 혼자 감당하기엔 보드게임 구입비가 벅차더라고요 ㅠ

요즘 다시 방출했던 보드게임이랑 평이 좋은 게임들 구하고 있는데 어렵네요...

제가 t2r 3.7에 팔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 가격으로는 어림 없더군요...

거의 중고가 5만원이더라고요 ㅠㅋ

열심히 구해봐야죠! 활성화가 되려고 할 때 확 불을 지펴야 할 것 같아요 :)

두서없이 날려 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조만간 모임이 있다면 또 후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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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4-01-06 13:22:22

    정말 제 예기같아 공감이 되서 기분이 좋네요..
    다시 보드게임의 세계에 빠지신걸 축하드려요...
    이제 돈나가실 일만 남으셧군요
    큐큐큐
    • 2014-01-06 15:33:56

    돈.. 돈... 돈이 문제더군요ㅠ
    다행히 보드게임에 흥미를 보이신 형님 한 분이 '내가 게임 하나 지원히겠다!'라고 선포하셔서
    '그럼... 티켓 투 라이드 유럽요 :)' 라고 해서 아마도 유럽이 이번 주 안에 생길 것 같습니다 ㅠㅋㅋ

    일단 입문자들이 쉽게 하는 파티게임 위주로 돌리다가 정예인원이 생기면
    여러가지 돌려보고 싶어요 ㅎ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ㅋ
    • Lv.5 Deus
    • 2014-01-06 17:17:25

    좋은 신호네요 ㅎㅎ 모임이 꾸준히 오뢰 가려면 결국 파티게임과 전략성있는 게임이 적절하게 돌아가야하는거 같아요~^^ 미리 텔레스트레이션 추천드려요
    • 2014-01-06 23:14:46

    Deus님 감사합니다 :)

    텔레스트레이션! 잘 모르는 게임이네요! 알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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