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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서바이브 : 어린 자녀와 함께 할 게임이 필요하십니까?
  • 2014-01-07 00: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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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3

<2회플 : 1승,1무 - 돌고래 확장 포함>
서바이브, 재밌는 게임이라고 소문이 나서 보유하신 분이 무척 많은 줄로 압니다. 이미 많은 리뷰가 올라와 있지만, 그래도 해본 게임이니 간략하게나마 평을 하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바이브는 아주 단순한 게임입니다.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사실 평가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전략 게임을 즐겨 왔던 분들이라면 이 게임에서 동원되는 몇가지 전략들은 전략으로도 안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이 이 게임을 사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써보겠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세가지 운이 작용합니다.
1. 타일 빨
2. 주사위 빨
3. 사람 발바닥에 숨겨진 숫자 빨.
( 물론 고수님들 중에서는 이거 외우는 분들도 있겠지만, 파티 게임, 가족 게임인지라 그리 심각할 필요는... )
( 엄격히 따지자면, 게임 순서 빨도 작용합니다 )
이렇게 세가지 운이 작용하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운빨 게임입니다.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게임일수록 전략적인 계획 수립은 별 의미가 없죠. 그냥 주사위 던지고 노는 것이지요.
이 게임의 미덕은 그것입니다. 아주 단순하다는 것! 사람을 보트에 태워서 섬으로 실어 나르는데... 운 없으면 죽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플레이 타임이 45분 쯤으로 짧아요. 운이 아주 많이 작용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생각할 꺼리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생각을 안하게 되고, 무언가 게임을 하는데, 골치 아프게 생각할 꺼리가 없이 아주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 오직, 주사위 잘 나오길 바라며 주사위를 던질 뿐이죠!! 그리고 그래서 게임에 져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점! 물론 게임에 이겨도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같이 모여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거잖아요. 서로 살려고 노력한다는 게임이 아니라 "너 죽고, 나 살자"는 것이 이 게임의 유일한 모토인데, 그래도 이런 아주 원초적인 본능(?)이 상호간에 어우러져서 파티의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파티잖아요. 나도 즐기고 너도 즐기고. 서로가 서로를 물에 빠뜨려 죽이고, 상어에 물려 죽이고, 바다 회오리에 휘말려서 죽이고, 거대 낙지(?)에게 잡아 먹히게 하고... 뭐 그런 겁니다.
저는 아내와 해서 2인플을 했지만, 이 게임은 2인플로 하면 안될 게임 같네요. 그래서 저희 부부에게는 `아무 부담 없이.. 너무 아무 부담 없이 시간 죽이듯 해도 되는 게임`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비난이 아니라 칭찬입니다. 저희가 가진 게임 중에 가장 머리 안쓰고 해도 되는 게임이거든요. 저희 부부는 항상 1:1로 박 터지게, 피 터지게 게임을 하기 때문에 게임을 할 때, 초 집중... 그래서 조금 피곤할 때가 있는데, 이런 게임, 좋잖아요? 쉬는 게임인 거죠. 그렇다고 작은 지도에 큐브 떨어뜨리면서 노는 8분제국 같은 건 저희 취향에 전혀 맞지 않고요. 그나마 살기가 번득이는 이런 게임이 좋은 게임인 거죠. 우리 부부는 쉬엄 쉬엄 게임 할 때 조차도 호전적인 게임이 어울리는 부부인가 봅니다.
암튼 이 게임은 2인플보다는 3인플, 3인플보다는 4인플을 추천합니다.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형성되면서 조금 떠들석하게 하면 훨씬 재미 있을 게임 같아요. 그래서 이 게임에 대한 평점은 훨씬 나중으로 미루고 싶습니다. 그래봐야 3인플 이상 해야 할 게임에 대한 "2인플 평점"이기 때문에 별 의미도 없을 것 같아요. 레지스탕스 쿠도 그렇고 자꾸 다인플 게임을 2인플로 평가하려니 `거시기` 하군요.
그리고 사실, 이 게임에 `some strategy`가 있다고 평가했던 보드게임 긱의 어떤 한줄 comment가 떠오르는데, 이런 것도 어느 정도의 `전략`이라면, 세상에 전략 없는 게임이 대체 뭐가 있는지... 가위바위보가 전략게임은 아니잖아요... 이 게임의 `컨텐츠 수준`만을 따진다면 초등학교 2~3학년 정도에 적합할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오히려 `운`의 요소를 극대화 함으로서, 운으로 울고 웃고 환호하고 절망(?)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한 게임이라고 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뭔가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습니다.;; 이 게임은 운이 모든 걸 지배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기면 기분 좋고 ( 물론 돈 내기가 아닌 이상, 기분 째지지는 않겠죠 ), 져도 기분 안나쁜 그런 종류의 게임인 것이죠. 져도 기분 나쁘지 않은 이유는? 물론 운 때문에 진거라고 쉽게 책임 전가(?)가 가능한 게임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이겠죠. 혹은 나만 다구리 쳐서 그렇다든지...











위에서 주르륵~ 보시다 시피, 이 게임은 아틀란티스가 가라 앉는 와중에(타일 뒤집는 행위로 표현되죠), 사람은 네곳의 모서리로 도망가는 게임입니다. 보트도 있고, 사람들도 있고, 바다 뱀, 고래, 상어, 돌고래(확장), 거대 문어(확장)도 있는 게임이죠. 아기자기한 컴포넌트와, 두께가 서로 다른 섬 타일. 그리고 고급스런 질감의 맵... 아기자기한 컴포와, 아주 쉬운 룰, 머리 쓸 필요가 없는 게임 내용, 죽고 죽이면서 화기애애해지는 집안 분위기.
네, 이 게임은 주로 (아이가 포함된) 3인 이상의 가족단위에 최적합한 게임입니다. 반대로, 3인 이상의 가족단위 게임을 별로 할 일이 없는 분에겐 별로 필요 없는 게임이라는 말도 될 것 같네요. 만약 보드 게임을 좋아하는 3인 이상이 모였다면? 글쎄요. 저라면 서바이브 대신에 다른 게임을 꺼낼 것 같아요. 시간이 많은 게 아니잖아요!
물론 이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 자체가 가진 게임성 보다는, (운이든 실력이든, 이유야 어찌 되었건 간에) 이 게임을 하면서 즐겁게 떠들고 놀 수 있었던 그 분위기 자체가 좋은 추억으로 남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내리신 것 아닌가 싶습니다. 몇만원 정도로 가족들간에 좋은 추억으로 남을 만한 기억, 행복감을 살 수 있다면, 그 돈은 결코 아깝지 않을테니까요! ( 그러니 평가가 좋다고, 가족단위 게이머도 아닌 분이 덥썩 이 물건을 집으셔서는 안될 것 같아요 )
보드게임 긱 평점 :
1982년에 발매된 게임임을 감안할 때... 생명력이 아주 질기다고 하겠습니다.
명불 허전이니 그만큼 긴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일테죠. 그래서 이번에 30주년 기념판도 나오구요.
하지만 이 게임은 분위기와 타겟을 잘 잡아야 합니다. 그럼 홈런 치실 수 있어요.
보드게임 긱의 인원 수 추천.
역시 보드게임 긱에서도 4명을 최적 인원으로 추천했군요. 2명은...
저렇게 표에 나와 있으면 2명이 하기에 적절한 게임은 아니란 소리죠.
( 저희 부부 평점은 생략 )
이런 분에게 권합니다.
1. 룰이 아주 간단한 파티성 게임을 원하는 분
2. 다음 명절에 아내와 어린 아이, 처제와 둘러 앉아 게임을 하고 싶은 분
3. 보드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을 책상에 앉힐 필요가 있을 때
( 하지만 `역시 보드게임은 시시한 운빨 게임이야~`라는 인식을 줄 우려가 있어요. 한판만 하고 다른 걸로 넘어가시길; )
4. 져도 기분 나쁘지 않을, 아무 생각 안해도 되는 `휴식`같은 게임이 필요한 분
5. 가족 단위 게임이 필요한 분
6.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까지의 자녀와 게임을 하고 싶은 분
7. 아들을 보덕으로 키우고 싶은 분...;;
8. 가족들이 모여서 윷놀이, 화투 이런 것 보다는 다른 게임을 하고 싶은 분
이런 분에게 권하지 않습니다.
1. 주로 2인이서만 플레이 하는 분 ( 가족단위 플레이를 하지 않는 분 )
2. 머리 쓰는 전략 게임을 선호하는 분
3.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게임은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분
4. 이거 살 돈이면 다른 전략 게임 산다고 생각하는 분 ;;
( 본판만 4만원쯤 하네요. 확장 두개 넣으면 6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
5. 돌고래 확장이나 거대 문어 확장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분
( 각 확장마다 손바닥 절반만 한 지퍼백 비닐 봉투에 주사위랑 돌고래 목재 컴포 5개 들어 있는데 1만원이 넘죠 ㅋ )
6. "왜 저 넘 안죽이고 날 죽이나?" 라며 쉽게 마음이 상해서 후유증이 오래 가는 분들

< 그간의 저희 부부의 게임 평점 (2인플 기준), 30점 만점에 23점 이상은 강추! >

1. Quoridor : 23( 추상전략, 님아, 지금 내 길막 하는 거임? )

2. Quarto! : 22( 추상전략, 빙고 게임이 이렇게도 세련되다니! )

3. Dominion : 30( 일반인을 보드게이머로 바꿔준다 )

4. Ticket to Ride : 28( 기본+1910 , 북유럽, 유럽+1912 ) ( 아내의 베스트 게임 )

5. 카후나 : 17( 추상전략, 영향력게임, 연쇄작용, 약간의 테마 )

6. Blokus : 28( 추상전략 , 도형 맞추기, 바둑과 유사한 면 )

7. 루미큐브 : 23( 추상전략, 숫자, 보드게임 초보에게 권할만한 게임 )

8. 카르카손 : 24( 같이 예쁜 마을 만들자고 시작했다가 멱살잡이로 끝나는 게임 )

9. 아그리콜라 : 23( 일꾼놓기, 전략게임, 카드, 중세 )

10, YINSH : 27( 추상전략, 세련된 오목과 만날 시간 )

11. 로스트 시티 : 19( 크니지아 표 - 간단한 시스템, 적당한 게임성, 테마는 무늬 )

12. 팬데믹 : 26( 협력계임, 패밀리 게임이자 전략게임. 연쇄작용 )-평점수정

13. 황혼의 투쟁 : 30( 전략게임. 보드게임으로 타임머신 타보기 )

14. Haggis : 26.5( 이렇게 매력적인 2인플 카드 게임도 있다 )-평점수정

15. Love Letter : 8( 좀 더 복잡한 가위바위보 )

16. 샤를 마뉴 (카롤루스 매그너스) : 26( 2인용으론 최고의 영향력 게임 )

17. 세키가하라 : 28( 캐주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스릴있는 워 게임! )

18. 배틀 라인 : 22 ( 훨씬 복잡하고 세련된 로스트 시티를 만날 시간 )

19. 8분제국 : 15( 영향력 게임, 그까이거 대~충 나라 먹고, ~충 상품도 모으고 )

20. 프라이데이 : 14( 부부싸움 후에 혼자 하면서 마음 식히는 용도로는 쓸만 할지도;; )

21. 고려 : 23.5점 ( 카드로 하는 영향력 게임. 샤를 마뉴를 카드 게임으로 하는 듯한 쫄깃함 )

22. 반지의 제왕 : 대결 : 25.5점 ( 블러핑류 체스, 속고 속이는 전략과 지략의 대결 )

23. C&C : Ancients : 27점 ( 슬롯 머신 땡기는 맛처럼 즐겁고 유쾌한 워게임 )

24. Antike Duellum : 17.6점 ( 고대 지중해 테마의 간단한 문명/전쟁 게임 )

25. Dominant Species : 27.6점 ( 2명이서도 충분히 즐거운, 이시대 가장 세련된 영향력 게임 )

26. Mage Wars : 29.3 ( 내 손끝에서 펼쳐지는 강력한 마법의 향연, 천재적 전략으로 비열한 마법을! )

27. 레지스탕스 쿠 : (평점생략) (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뻥치고 웃고 떠드는 파티 게임 )

28. 서바이브 : (평점보류) ( 우리 아이와 가족에게 함께 웃고 떠들던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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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4-01-07 09:00:54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그런데 한가지 보태면 이 게임이 맘이 상하는 부분은 전략 문제가 아니라. 주로 선택에서 와요..이를테면 다른사람을 죽여도 돼는데 날 죽이니깐 은근 화나고 그러다보면 복수하고..결국 이러다가 머리채도 잡게되죠..
    • 2014-01-07 10:55:03

    멋진사진과 정성들여 쓴 리뷰 좋습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의 어느누구와 해도(소수 전략,헤비게임만 선호하는 게이머제외) 즐거운 게임, 사람에따라 굉장한 딴지게임가능, 훌륭한컴포넌트, 쉬운룰. 이미 지난 30년동안 검증된 좋은 게임입니다. 언뜻보면 쉽다고 시시하게 보일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게임만이 여러사람과 오래하게 되고 많이하게 되기에 결국 좋은게임 맞습니다.
    • Lv.21 달빛조아
    • 2014-01-07 11:06:14

    인기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군요~ㅎㅎ
    리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시민케인님 글을 보니 급 구매하고 싶은데 다들 품절이네요^^;;
    • 2014-01-07 12:05:13

    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님. 그렇군요 1:1로 하다보니, `당연히~ 날 죽이겠지~`하는 생각이지만 그 이상이 넘어가면 날 죽일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데, 날 죽였다... 속상할 수도 있겠어요. 이거 내미는 분들이 그런 점 감안하고 분위기 유쾌하게 잘 유도하시면 좋겠네요 ^^

    sky2star님. 넵, 명불허전~ 그래서 전혀 방출계획 없습니다. 언제든, 꼭 필요할 때가 올 (아예 모르면 모를까, 한번 알고 난 후에는 없으면 굉장히 아쉬운 순간이 꼭 오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빛좋아님. 꾸준히 입고되는 게임으로 알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보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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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게이머스 게이머들이 전부 매도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 한마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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