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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하브르: 내륙항(Le Havre: The Inland 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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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7 12: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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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하브르: 내륙항의 후기가 많이 없어서 후기를 올려봅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보드게임을 즐긴지는 이제 2주정도 되었네요.
몇년 전에 사놓고 거의 못하던 몇 개의 보드게임을 같이 해봤는데 여자친구도 재밌어하더라구요. 더 많은 게임을 해보고 싶어서 이런저런 글을 읽으면서 저희랑 어떤 게임이 맞을지 한참을 고민하고 사게된 것이 바로 르 하브르: 내륙항입니다.
(항상 둘이서만 게임을 하기때문에 2인플에 적합한 게임을 많이 찾아헤맸네요. 가장 많이 본 글이 시민케인님의 글과 GT님의 블로그 글이었습니다. 내륙항은 GT님 블로그에서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구매하였고 시민케인님이 추천하신 것 중에는 세키가하라를 구매해서 플레이해봤습니다. 이것도 후기를 올리고 싶네요. 2인플 게임을 찾으신다면 이분들 글 추천합니다!!!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이틀 전에 다다 장터에서 JJH님에게 구매한 뒤 에러플로 몇번 플레이 후 드디어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룰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깔끔하게 번역된 룰북도 있구요.
(9턴을 해야하는데 7턴을 진행하고 라운드를 건너뛰거나 4배수까지 사용가능한 건물을 훨씬 많이 사용한 등의 자잘한 실수가 있었네요...;;)
이 게임은 제목에 쓰여있는 것처럼 내륙항(도시 항구)을 만드는 게임이...아닙니다.
르 하브르 본판을 해보지 못해서 본판은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지만 내륙항은 도시항구를 만든다기보다는 부자되기(?) 게임입니다^^;;
게임의 승리요건 자체가 마지막 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소유한 건물의 가치(돈으로 표시)와 돈의 합산이 누가 많은가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도시 내에서 얼마나 많은 동산과 부동산을 획득했는가를 겨루는 느낌이었습니다.
룰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간단합니다.
서로 회전보드와 창고보드를 나눠 갖습니다. 창고보드에는 자원이 표시되는데 특이하게도 자원 토큰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가로세로 칸들을 상하좌우로 오가며 자원의 양을 표시합니다. 자원은 건물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고, 자원을 사용해서 건물을 짓거나 돈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회전보드에 쓰여있는 알파벳은 각 라운드를 나타내는데 한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포인터를 한칸씩 움직입니다. 이 회전보드 위에 건물을 짓게 되는데 건물을 사용할 때마다 회전보드 상에서의 건물 위치가 변하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라운드는 A~L까지 총 12라운드가 진행되는데 각 3라운드를 3(A~C),5(D~F),7(G~I),9(J~L)턴을 진행하게 함으로써 처음엔 스피디하게 진행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생각을 거듭하면서 나름의 전략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플레이어는 각자 자신의 턴에 건물을 짓거나 사용하거나 둘 중에 하나의 행동을 해야합니다.(건물을 파는 것은 행동 소모 없이 할 수 있습니다.) 각 건물에는 모두 다른 사용효과와 건물의 가치가 있어서 어떤 자원으로 어떤 건물을 짓고 어떻게 돈을 벌지를 여러 루트로 만들 수 있습니다.
(클릭하시면 사진을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게임 시작 상황입니다. 왼쪽 보드가 저고 오른쪽 보드가 여자친구님입니다^^ 양 보드의 가운데에 쭈욱 나열된 것이 건물타일인데 이 건물 타일을 모두 뒤집어 놓았다가 각 라운드마다 공개되는 건물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뒤집기 좋게 라운드별로 정리해놓고 플레이했네요. 어떤 건물이 나올지를 미리 알고 있으면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 왼쪽의 제 보드가 시작상황이라고 보시면됩니다. 회전보드의 포인터는 12시를 가르키고 있는 상태이고 각 자원은 색깔 순서대로 저런식으로 배치합니다. 각 자원이 우측으로 한 칸 갈때마다 자원은 1이 늘어나고, 위로 움직일때마다 3씩 증가합니다. 반대는 감소방향이구요. 창고보드 오른쪽 위에 있는 흰색 화살표 3개가 이 점을 친절히 알려주네요. 지금 제 여친님은 A라운드 건물 중 나무1과 진흙2를 소모하는 Hardware Store를 건설하셔서 자원이 1/0칸에 몰려있고 건물을 지은 상태네요. 위 사진에서는 포인터 왼쪽에 건물이 놓여져있지만 원래 포인터 우측에 놓는 거라서 사진만 찍고 바로 오른쪽으로 옮겨드렸습니다^^;;
게임 시작시 보드판의 모습입니다^^ 아직까진 단촐하군요.
E라운드가 시작한 상황입니다.
위쪽 사진의 저는 초반에 건물을 5개나 지으면서 자원이 거의없습니다. 진흙(빨간색 마커)의 수를 늘려주는 건물이 2채가 있는 것에서 보이다시피 그나마 있는 자원이 진흙이군요.
아래쪽 사진이 여친님입니다. 건물을 3개밖에 짓지 않아서 자원이 아주 넘쳐나는군요. 지금보니 초반에 꽤 좋은 건물들을 지은 것 같네요. 여친님 건물 중에는 자원마커를 위로 올려주는 효과를 가진 건물이 없지만 여친님 진흙 마커가 위로 두칸 올라가있는게 보이시죠? 내륙항에서는 상대방 보드의 건물을 1프랑을 내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제 자원들이 바닥을 길동안 여친님의 빨간 진흙은 높이 솟아오르셨네요. 상대방의 건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견제로 작용합니다. 제가 제 건물을 보며 세워놓은 전략을 상대방이 제 건물을 사용하게 되면 무너지거든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기 때문에 생각할 거리가 건물이 늘어날수록 많아지죠.
사진이 좀 뿌옇네요^^;; 폰카라 죄송합니다.
회전 포인터가 정확히 한바퀴를 돌아 G라운드에 돌입했습니다. 잘 안보이시겠지만 가운데 놓인 건물타일 중 아랫쪽의 것들은 거의 뒤집어져있고 H타일부터 위로는 아직까지 뒷면이 보이네요.
위 사진과 동일한 G라운드의 제 보드입니다.
여전히 가난한 자원상황이지만 조금 나아졌네요.
여친님 상황입니다. 여전히 건물의 수는 적고 자원은 많습니다...ㅎㄷㄷ;;
3시 방향에 건물 3개가 나란히 있는 것은 F라운드에서 여친님 건물 3개가 지어지거나 혹은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제 쪽의 3시방향에 있는 건물 2개까지 합치면 F라운드에서 사용되거나 지어진 건물이 총 5개. 즉 F라운드의 5턴이 모두 진행되었다는 뜻입니다.
여전히 포인터는 12시를 가르키고 있는데 건물이 많아졌죠? 다시 한바퀴를 돌아 게임이 끝난 상황입니다. 어떻게 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사진을 못찍었네요..;;; 어느덧 L라운드가 끝나있었더라는...
앞선 라운드와 비교해보면 건물이 많이 늘어났고 보유하고 있는 돈도 엄청 늘어났습니다. 자원마커 또한 시간이 갈수록 훨씬 많이 획득할 수 있습니다. 건물도 많아지고 한 라운드에 진행할 수 있는 턴의 수도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건물을 사용하지 않고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건물을 사용했을 때 효과가 커집니다. 처음엔 몇 개 없는 건물을 자주 사용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사용하지 않고있던 건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얻는 이익이 매우 큽니다.
저의 보드입니다.
초반에 진흙을 많이 얻어서 많은 건물을 지어나가려던 전략을 세웠는데 여친님이 진흙을 얻는 좋은 건물을 가져가시는 바람에 중간에 자원을 이용해서 다이렉트로 돈을 얻는 전략으로 급선회했는데 이도저도 아닌게 되었네요. 회전보드의 가장 아랫쪽 건물이 보이시나요? 닻 모양이 있는 건물인데 해당하는 자원의 양만큼 가치를 지닙니다. 그래서 제 물고기(파란 마커)도 갈 수 있는 끝까지 가있네요. 저기로 보내려고 갖은 애를 다했네요. 하지만...
여친님의 보드입니다.
엄청난 돈과 건물들... 초반엔 진흙과 나무를 골고루 얻는 건물을 사서 자원을 모으더니 그 모인 자원으로 중반부터 건물을 이것저것 사들였습니다.(대부분의 건물은 진흙과 나무로 지어집니다.) 그러다보니 모인 효과들로 물고기를 또 엄청 모으더니 팔아서 돈을 벌었네요. 저는 게임이 끝나고 여친님 자원이 많이 남아서 제가 자원을 더 적절히 쓴 줄 알았는데 그냥 가난했던 거였습니다.
사실...
마지막 라운드가 시작할때 슥 봤는데 여친님 점수가 대충 계산해보니 저보다 낮아보여서 너무 크게 이기면 좀 그렇겠다 싶어 이것저것 막 조언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끝나고보니 저는 190점vs 여친님 213점이더군요. 여친님 회전보드 왼쪽 아래 구석에 있는 Town Hall이라는 건물을 못봤던겁니다....;; 더 슬픈 점은 조언을 안했어도 졌을 거라는 점이죠.
여친님과 같이 여러 게임을 해봤지만 이렇게 제대로 진 건 처음이라 얼떨떨했지만 이겼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
르 아브르 내륙항은 보드와 컴포넌트가 심플해서 세팅에 시간이 안드는데다가 짧은 플레이타임(30분 내외)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룰도 복잡하지 않고 잔룰이 없어 간단합니다. 그렇다고 머리비우고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어떤 자원과 건물을 이용해서 테크트리(전략)을 수립할 지 고민을 해야합니다. 상대방 건물을 막 사용하면서 견제 플레이도 할 수 있구요. 2인 전용이라는 점을 잘 살려 즐거운 재미를 주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자원을 왼쪽으로 3칸 옮기는 것과 아랫쪽으로 한칸 내리는 것이 모두 3의 자원을 소모하는 행동이지만 다음에 자원을 이동할 때를 생각하며 움직이는 것도 자잘한 재미입니다.
아쉬운 점은 다른 2인용 게임이 많이들 그렇듯 짜임새 있는 완벽한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2%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건물들의 수가 적고 각 건물별 기능이 몇판 하다보면 외워져서 선호하는 건물이 생긴다는 점과 마지막 턴에 나오는 자원별 점수 건물(닻모양)과 그 닻모양 건물마다 점수를 주는 Dock이란 건물은 생각보다 메리트가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것은 플레이 횟수가 적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르 하브르: 내륙항은 주로 2인플을 하시거나 여자친구분이 보드게임에 많이 익숙하지 않아서 복잡한 룰을 하기에 조금 이르지만 머리쓰기를 좋아한다면 선택하기 좋은 게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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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분과 2인플을 즐기신다면 아그리콜라 크작피도 추천드립니다.
지금은 아내님이 되신 분과 연애하던 시절에 가장 뜨겁게 타오르며 플레이했던 게임입니다. 강추!!! -
잘봤습니다. 보드 판이 굉장히 특이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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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노무노무 이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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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게임이에요, 저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자주 못 해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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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로비/ 크작피도 이번에 내륙항 구매하면서 같이 구매했답니다^^ 얼른 해보고 싶네요!!!
시민케인/ 보드판이 크게 있으면 어떨까싶기도했는데 박스크기가 전체적으로 작아서 휴대성을 고려했을때 좋은 보드판인것같습니다!ㅎㅎ케인님의 다음후기 기다리고있습니다!
까마귀양/ 다른 게임 얼른 돌려요❤
김재홍/ 재밌는게임이라는 말씀 공감합니다. 익숙해지면 30분 안으로도 끝날것같더라구요! 조만간 즐기시길 바랍니다ㅎㅎ -
리뷰 자세히 써주셨네요. 잘 봤습니다.
저는 르아브르 본판만 3판 정도 돌려봤는데, 리뷰 보니까 이것도 사서 플레이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세키가하라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제가 주로 게임할 때 쓰는 상하고 같은 상을 쓰시네요 ^^;; 흔한 상인가요..;;) -
ChrisM/ 2인게임을 돌리신다면 내륙항도 괜찮은 게임 같습니다^^ 세키가하라도 여친님 시험이 끝나면 해보고 올려야겠네요ㅎㅎ 저 상은 왠만한게임은 다 돌아가는 적당한 크기라 좋지않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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