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좀 생소했는데 사진찍고 이렇게 후기 적는 것도 새로운 재미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까마귀양도 막 같이 찍고 있네요.

본격 리뷰에 들어가자면 이번에 즐긴 게임은 플래시 포인트 : 화재구조 (Flash Point : Fire Rescue)라는 협력게임입니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목표는 소방관이 되어 화재가 일어난 건물에서 희생자를 구하는 것입니다. 여타 사이트들에서는 플레이 인원을 1-6이라고 하지만 게임 박스에는 2명부터라고 되어있습니다. 막상 해보니 혼자서도 소방관 여러명을 플레이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후기가 많지 않은 게임이지만 한글 룰북도 친절한 분께서 만들어주신 자료가 있구요. 무엇보다 굉장히 쉽지만 쫄깃한 긴장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포인트는 매턴 주어지는 4AP를 얼마나 적절하게 사용하는가!하는 문제입니다. 생각보다 4AP로는 많은 것을 못하거든요. 반면에 턴이 끝날때마다 주사위를 굴려서 화재를 확산시켜야하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연이어 했다간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집니다.

개봉기가 아닌 관계로 박스나 콤포 사진은 따로 없네요;;

(클릭하면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시작 시의 세팅 사진입니다. 기본적으로 가족룰과 숙련자룰로 나뉘고 숙련자룰에서 또 난이도가 3개로 나눠지는데 저희가 플레이한 것은 가족룰이라 화재마커나 ?모양의 마커(희생자 혹은 잘못된 정보를 지칭하는 잡음)는 항상 저 위치에 놓입니다. 숙련자룰에서는 어느정도의 랜덤성이 보장되는 걸로 읽었네요. 이렇게 각 마커들을 보드 위에 세팅한 후 각자 원하는 위치에 소방관을 위치시키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오른쪽에 놓인 박스안의 컴포넌트들은 대부분 숙련자게임에서 필요한 것들이라 제외시켜 놓았습니다. 보드 위쪽으로 보이는 컴포들이 사용되는 것들입니다. 왼쪽부터 연두색이 AP마커(1인당 한턴에 4AP를 제공받고 사용하지 않은 AP는 다음턴으로 최대 4AP까지 누적됩니다.), 하늘색이 희생자 혹은 잡음마커(앞면은 ?이지만 뒷면은 희생자 혹은 아무것도 없는 잡음입니다. 열심히 불을 뚫고 구하러갔는데 잡음일수도 있는 것이죠.), 제일 오른쪽 검은 블럭이 재난 마커?입니다. 총 24개가 있는 재난 마커가 모두 보드위에 사용되면 건물은 무너지고 미션에 실패하게 됩니다. 4명의 사람이 희생되어도 미션은 실패합니다. 오직 그 전에 7명의 사람을 구출해야지만 미션은 성공합니다.

게임 초반입니다. 왼쪽에 노란 6개의 점 위아래로 회색 소방관 엠블럼과 빨간 십자가가 보이실 겁니다. 위쪽 소방 엠블럼이 구조된 곳, 아랫쪽 붉은 십자가 쪽이 소실된 곳입니다. 두 명이 구조되었고 두 번의 잘못된 정보로 헛고생을 했네요. 보드를 보시면 현재 저의 노란 소방관이 부엌에서 희생자를 발견했습니다. 이제 구해서 나올 일만 남았네요. 소방관은 불과 연기를 끄고 혹은 불을 가로질러서도 갈 수 있는데요 구조자를 업고서는 불을 뚫을 수 없다는 점이 현실적입니다. AP소모도 그냥 갈때는 1, 불이 있는 칸으로 갈때는 2, 희생자를 업고는 2 등으로 재미있게 잘 나눠진 편입니다. 옆의 문으로 주황색의 까마귀양 소방관도 부엌의 희생자를 구하려고 들어오는 중이군요. 이게 3번째 플레이였는데 유독 이 판에서는 희생자마커들이 다가가기 좋은 위치에 많이 나왔었던 것 같네요. 초중반이지만 폭발이 거의 없었고 무너진 벽도 거의 보이지 않네요.

불을 사이에 두고 두 소방관이 맞대고 있는 모습이 뭔가 긴장감이 넘치네요. 희생자를 밟고 있는 소방관은 뭔가 아이러니합니다;;

게임이 중후반에 다다랐습니다. 5명의 희생자를 구한 직후의 모습입니다. 초반과는 다르게 많은 폭발이 일어나 불길이 집의 절반가까이를 뒤덮었네요...;;; (폭발은 화재확산시 주사위를 굴려 연기를 놓는데 해당 칸에 이미 불이 있을 경우 발생하게 됩니다. 상하좌우 네칸으로 불이 번지는 것인데 벽에 닿으면 재난 마커를 놓고 이미 불이 있으면 빈칸이 나올때까지 불이 뻗어나갑니다. 재난 마커가 2번 놓인 벽은 붕괴된 것으로 간주하는데 몇번 폭발이 일어나게되면 위의 그림처럼 건물 가운데에 있는 부엌의 벽이 죄다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불도 저렇게 연결되서 쭉 발생하구요. 화장실(위쪽 초록색의 4칸)은 그냥 불로 가득 찼네요. 하지만 다행히 까마귀양의 건물을 가로지르는 활약으로 5명을 구할 수 있었고 주사위 운이 좋게도 왼쪽 위의 불길들을 모두 피해 제(노란색 소방관)가 있는 아랫쪽 방과 까마귀양(주황색 소방관)이 문앞에 있는 오른쪽 위의 방에 ?마커를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응접실로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희생자를 찾아가는 저입니다.

희생자를 구해서 나오자마자 3칸거리에 바로 새로운 ?마커가 놓이는 행운!!

과연 결과는?

!! 구조자입니다. 불을 뚫고 들어간 보람이 있네요. 까딱하면 폭발이 일어나 희생자가 발생하고 소방관이 기절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지만 아슬아슬하게 옆칸으로 피해갔습니다.

!!!! 요기도 잡음이 아니라 다행히 구조자군요. (사람만이 아니라 강아지나 고양이 마커도 있습니다.) 연기가 불로 바뀌면서 아슬아슬했지만 피해서 탈출하는 모습입니다. 여전히 밟고 서있네요;;

게임이 끝난 모습입니다. 왼쪽 위에 6명의 구조된 마커들이 있고 보드 하단에 저의 소방관이 마지막 구조자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있으니 총 7명의 구조자를 성공적으로 구조했습니다. 마지막에 폭발이 엄청 일어나면서 불이 마구잡이로 번지고 벽들이 붕괴되기 시작했지만 아슬아슬하게 4개의 재난마커를 남기고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고생한 저의 소방관입니다. 마지막엔 밟고있기 미안해서 드디어 업고 있군요 ㅋㅋ 뒤에 널린 화재마커와 재난마커가 뭔가 성공을 더 뿌듯하게 하네요. 초반엔 다소 널널했지만 뒤로 갈수록 주사위 운이 없고 폭발이 자주 일어나 쪼이는 판이었습니다.

구조자들을 바라보는 까마귀양의 소방관이군요. 의기양양해보입니다. 6번째 구조자인 강아지를 구하고 굳이 건물을 돌아 이까지 왔던 이유가 왠지 이렇게 내려다보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추측되네요...흠..흠..;;;;;

소실된 마커들입니다. 초반엔 4개의 잡음으로 헛고생을 많이 했었네요. 4개까지 본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보통 2,3개 정도 나왔었거든요. 후반에 희생되었던 3명의 마커입니다. 방심했다간 한명 더 희생되어서 허무하게 실패할 뻔 했군요.

총평입니다.

주사위에 달려있는 운적 요소는 게임을 단순하게도 만들고, 재미없게도 만듭니다. 하지만 역시 주사위이기 때문에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를 할 수도 있죠. 위의 플레이처럼 처음에 순조롭다가도 언제 게임이 어려워질지 모릅니다. 연이은 폭발과 소방관의 기절, 희생자의 사망, 퍼져나가는 불, 무너져가는 건물 이 모든 것을 주의하면서 사람을 구조해가는 과정은 참 재미있습니다.

특히 자기 턴이 끝나고 화재확산을 위해 주사위를 굴릴 때 넘치는 긴장감과 탄식이 있습니다. 까마귀양과 저는 굉장히 재미있게 게임했지만 어떤 분들은 너무 쉽고 전략이 별로 없다고 재미없어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하지만 저에겐 머리쓰지 않고 재밌는 게임은 처음이라 상당히 재밌었네요. 숙련자를을 얼른 플레이해봐야겠습니다.

참고로 숙련자 룰에는 폭발물질, 열점이 추가 위험요소로 사용되고, 엠뷸런스와 소방차가 사용됩니다. 그리고 각자의 소방관마다 역할이 배정되어 일반액션 뿐 아니라 역할 별 특수 액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펜데믹과 고민하다가 구매한 첫 협력 게임인데 의외의 재미가 상당했고 주사위로 인한 랜덤성, 다양한 역할카드들은 다시 플레이할 조건을 많이 주네요.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