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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난삽한 게임 소개 #2: 뱀파이어 제국(Vampire Empire)
  • 2014-02-25 16: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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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rtjesm, BGG


중앙 유럽 어딘가의 어느 불길한 성에서 이상한 공포가 주민들을 덥쳤다. 어느날 아침, 피가 완전히 빨려 종잇장 처럼 창백한 소녀의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여기 뱀파이어들이 서성이고 있다!

밤새 무고한 이들을 죽인 괴물은 누구인가? 귀족들 중 누구일까? 아니면 그들의 하인들 중 하나? 심지어 성직자들조차 배제할 수 없다.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들 중 누군가는 기만적인 어둠의 하수인에 의해 벌어진 일로 부당한 고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뱀파이어들이 공동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기 전에 그들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성과 도시가 영원한 어둠으로 떨어지고 말 것인가?


<뱀파이어 제국(Vampire Empire)>

디자이너
아티스트
배급사
발매년도
2012
플레이 인원
2
플레이 시간 30 분
게임 방식 추리, 블러핑, 핸드 관리


<뱀파이어 제국>은 화이트 고블린 게임즈에서 발매한 2인용 카드 게임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드게이머들 사이에서 '2인 전용 카드 게임'이라고 하면 그리 인기있는 장르는 아니죠. 거기다 '추리' 게임이라고 하면 약간 더 애매해 집니다. 거기다 카드에 영어 텍스트가 꽉 들어차 있다? 이쯤되면 무관심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뱀파이어 제국>은 그렇게 묻히기에는 좀 아까운 게임입니다. 2인용이지만 그 안에 긴장감이 꽉 차있고, 단순한 야구 게임 방식의 추리 게임도 아닙니다. 영어는... 우리가 언젠가 극복해야 할 벽이고요 ^^; 다행히 풀벗님이 블로그(http://blog.naver.com/jnee_)에 한글 메뉴얼과 카드 요약표를 번역해 놓으셔서 당장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약간의 '동기'만 있으면 말이죠.

이 리뷰는 그 '동기'를 마련하기 위해 쓰여진 것입니다. ^^


1. 게임 방식

ⓒ Nekrataal, BGG

<뱀파이어 제국>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들이 '뱀파이어'와 '인간'의 역할을 각각 맡아 대결하는 게임입니다. 뱀파이어와 인간 플레이어는 각자의 덱을 가지고 게임을 진행하게 되고, 낮과 밤을 교대로 활성화되어 자신의 차례를 진행합니다.

게임에 모두 9장(귀족 3명, 하인 3명, 성직자 3명)의 인물 카드가 있습니다. 게임이 시작될 때 이 중에 3명을 무작위로 뱀파이어로 결정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인간이고요. 누가 뱀파이어인지는 뱀파이어 플레이어만이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 플레이어는 9명 중 2명을 '확실한' 인간으로 정보를 갖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제 인물 카드 중 세 장을 뽑아 테이블 가운데 공개하여 놓습니다. 여기를 '성'이라고 합니다. 나머지 인물 카드의 더미는 '도시'라고 하고요. 성의 인물이 죽게되면 도시에서 새로운 인물이 성에 놓이게 됩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덱에서 8장의 카드를 뽑아 핸드를 만듭니다.

이 게임에서 버리는 더미는 두개입니다. '지하실'은 임시로 버리는 카드의 더미입니다. 덱의 카드가 모두 떨어지면, 지하실의 카드를 섞어서 새로운 덱을 만듭니다. '해자'는 완전히 버려지는 카드를 위한 더미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한 카드는 해자에 버려집니다.

이제 뱀파이어 플레이어의 턴으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 때 다음을 수행합니다.

(1) 손의 카드를 원하는 만큼 버리고(선택), 8장이 될 때까지 더미에서 새로운 카드를 뽑기. 이때 버리는 카드는 지하실 또는 해자에 버려집니다.

(2) 뱀파이어 플레이어가 뱀파이어 중 한 명의 정체를 공개하기(선택).

(3) 다음의 액션 중 한 가지를 필수로 수행해야 합니다.

성수 사용하기: 인간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에 '성수' 카드 2장을 사용해 특정 인물이 뱀파이어인지 아닌지 뱀파이어 플레이어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인물을 도시로 되돌리기: 뱀파이어 플레이어는 '뱀파이어' 카드 3장을 사용하고, '성'의 인물 중 한 명을 '도시'로 되돌립니다.

전투: 각 플레이어는 성에 있는 인물 중 한 명을 선택하여 다른 인물 한 명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 플레이어는 원한다면 방어할 수 있습니다. 공격과 방어에는 인물 카드에 맞는 카드를 사용해야 합니다.

패스하기: 핸드의 카드 두 장을 해자에 버리고 차례를 종료.

게임은 다음의 경우에 종료됩니다.

(1) 모든 인간 또는 모든 뱀파이어가 죽은 경우 -> 살아 남은 플레이어가 승

(2) 성에 3명의 공개된 뱀파어이가 놓인 경우 -> 뱀파이어가 승

(3) 덱과 핸드의 모든 카드를 사용한 경우 -> 살아 남은 인물 당 점수를 계산(인간:1점, 뱀파이어:2점)하여 높은 쪽이 승


2. 게임에 대한 생각

살펴보았듯 <뱀파이어 제국>은 두 명의 플레이어가 서로 상이한 조건 하에서 대결하는 게임입니다. 주어진 정보도 다르고, 인물 숫적으로도 6:3으로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뱀파이어 플레이어는 뱀파이어의 정체를 숨긴 채 인간을 공격하여 전멸시켜야 하고, 인간 플레이어는 반대로 인물 속에 숨어든 뱀파이어가 누군지 밝혀내고 이들을 죽여야 합니다.

재밌는 것은, 블러핑·추리라는 이 게임의 요소가 플레이어의 진영에 따라 확연히 나뉘게 된다는 점입니다. 정체를 숨겨야하는 뱀파이어 플레이어는 이 게임을 완전히 블러핑 게임 처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뱀파이어의 정체를 밝혀야 하는 인간 플레이어에게 이 게임은 완전히 추리 게임이 되는 것이죠. 플레이어간 블러핑·추리의 상호 밸런스가 정말 팽팽한데다가, 이 충돌을 해결하는 '카드 전투'의 요소도 정말 타이트한 핸드 관리를 요구합니다.


추리 vs. 블러핑

물론 이 게임의 추리 요소가 통상의 디덕션 게임 처럼 흩어진 정보를 취합하여 엄격하게 추론하는 그런 형태는 아닙니다. 다만 뱀파이어 플레이어가 취하는 액션을 바탕으로 특정 인물이 인간인가 뱀파이어인가를 추리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지금 성에 수녀와 요리사와, 귀부인이 있습니다. 그 중 수녀는 뱀파이어지만, 인간 플레이어는 이를 모릅니다. 뱀파이어 플레이어는 여기에서 뱀파이어인 수녀를 이용해서 요리사나 귀부인을 공격할 수 있지만, 인간인 요리사로 같은 인간인 귀부인을 공격할 수도 있고, 심지어 요리사로 뱀파이어인 수녀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블러핑). 아직 정체가 모호할 때 인간을 마구 죽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그로를 끌어서는 안 됩니다.

이때 누가 뱀파이이어진지 아직 모르는 인간 플레이어는 그 공격을 막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죽게 나둘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혹시 모르니 살리는 게 좋겠지만, 계속 그런 식이면 핸드의 소모가 너무 커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정보가 부족해 뱀파이어 플레이어의 의중을 알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턴이 진행되고 인물이 죽어나가게 되면서 행동 패턴의 정보가 쌓이게 되고 누가 뱀파이어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다만 6명의 인간이 모두 죽기 전에 추리를 마쳐야 되겠지만요.

한마디로 이 게임의 추리 요소는 체계화된 정보가 아닙니다. <클루> 처럼 무기는 뭐, 장소는 어디, 범인은 누구, 이런 식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죠. 단지 내가 가진 인물 정보와 상대방의 액션이 추리의 단서가 됩니다. 그렇다면 추리의 범위가 너무 넓고 블러핑 요소가 더 큰 것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각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반경이라는 것도 생각보다 굉장히 좁다는 것이 또 이 게임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2인 게임이고 행동이 제약되어 있기 때문에, <뱅>이나 <악마의 마차> 처럼 블러핑과 추리 요소가 어우러진 다른 다인용 게임에 비해서 <뱀파이어 제국>은 추리-블러핑 간에 상호 충돌하는 밸런스가 상당히 잘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블러핑 일변도 또는 추리 일변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게임 자체가 '추리 vs. 블러핑' 게임이기도 하고, 빡빡한 핸드 관리도 이 밸런스에 어떤 '미묘함'을 더해 줍니다.


빡빡한 핸드 관리

각자의 덱은 40장입니다. 특수 능력을 지닌 지원 카드가 10장이고, 전투 카드가 30장입니다. 전투 카드는 색깔에 의해 특정 직업군(귀족, 하인, 성직자)용으로 제한됩니다. 특수 카드는 고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고 한장 씩 밖에 없다는 것이 특징이고, 능력 하나 하나가 적재적소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전투 무효, 죽은 인물 되살리기, 성의 인물을 도시로 되돌리기 등등).

이 게임은 인물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전투 카드의 제약이 크다는 점, 턴 시작시 자유롭게 카드를 버리고 새로 뽑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버리는 더미가 두 개라는 점 때문에 핸드 관리를 상당히 계획적으로 해야 합니다. 헛되게 써버리는 카드가 없어야 합니다. 카드가 있어야 블러핑도 하고 추리도 하고, 전투도 할 수 있으니 까요.

좋은 카드나 지금 당장 필요없는 카드는 나중을 위해 지하실에 버릴 수도 있지만, 지금 덱을 모두 사용해야 지하실의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점도 잘 생각해야 합니다. 특수 능력을 가진 지원 카드는 카드마다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시기에 맞게 잘 들고 있던가, 아니면 빨리 포기하고 버리는 게 낫습니다.

카드 보충은 자신의 턴이 시작될 때 하므로, 상대방의 턴 때 사용할 카드를 아껴두는 준비도 필요합니다.

이런저런 요소가 맞물려 핸드 관리를 상당히 빡빡하게 만듭니다. 카드 게임이니 만큼 약간의 뽑기 운이 작용하긴 하지만, 추리/블러핑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핸드 관리 요소가 적절히 균형을 잡고,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플레이어들이 각 카드에 익숙해지면, 게임이 좀 더 전략적으로 변모하게 되는 특징도 발견됩니다.


3. 총평

<뱀파이어 제국>을 처음 해보고 약간 시시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추리/블러핑의 어느 요소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도 2인용 게임이라는 특징 때문에 집에서 꽤 자주 돌릴 기회가 있었고, 그럴 때 마다 '재밌다', '깊이 있네'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리뷰를 써봐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으니 말입니다.

장점을 정리해 보죠.

① 추리/블러핑의 밸런스가 뛰어나다

② 빡빡한 핸드 매니지먼트의 즐거움

③ 플레이어의 성향, 카드 드로우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크게 달라짐

④ 리플레이성이 뛰어남. 한 번 꺼내면 한 진영씩 적어도 두 판!

⑤ 게임 플레이와 테마가 잘 어우러지고, 아트웍이 뛰어남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① 카드 내용과 구성을 숙지해야 추리도 블러핑도 가능. 즉, 진입 장벽이 높을 수도 있다.

② 취향에 따라 추리/블러핑 어느 한 쪽도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할 지도...

③ 카드 뽑기운이 좋지 않다면...? 특히 후반에는 어떤 카드가 성에 올라오는 가로 게임의 승패가 판가름 나기도 한다.

pic1664670_md.jpg

















니가 뱀파이어지? ⓒevilone, B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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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4-02-25 16:39:43

    참고로 긱의 평에 의하면 블러핑/추리의 대립이라는 요소는 와 유사하며,
    핸드 관리는 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
    • Lv.3 또지니
    • 2014-02-25 18:42:13

    살아있네~ ㅋㅋ
    원래 그때 게임 많이 할 때다...ㅋ
    • 2014-02-26 10:04:45

    오 관심이 있기는 했었는데 이런 게임이군요.^^ 감사합니다.^^
    • Lv.3 또지니
    • 2014-02-26 10:09:08

    제대로 댓글달면.... 추리+블러핑+2인플
    뭔가 최고의 트렌드 조합이 아닌가 하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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