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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이판사판'의 성공법칙... ...바이워드
  • 2005-04-25 04: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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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98

---Buyword---
By PinkPanther

<여러분의 경제 마인드과 지적 능력은 조화를 이루고 있나요?>
우리는 흔히 유명한 경제학자 중엔 케인즈 같은 특별한 몇몇 경우를 빼고는 막상 부자가 없다
는 말을 우스게 소리겸 하고는 합니다. 물론 '경제학=돈벌이 학문' 이라는 생각이 다소 천박한 것
이고 학문 대상으로서 경제 현상과 돈벌이의 장으로서 바라보는 경제 현상은 그 접근법에서 근본
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에 이런 얘기는 물론 단순한 우스게 소리일 수 밖에 없긴 하겠습
니다. 덧붙이면 복잡다단한 경제 현상을 포함한 인간과 사회 현상에 대해 우리의 인식 능력에 많
은 한계가 있는 것도 그 주요한 원인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같이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서 생
각해보면 도덕책 달달 외운다고 성인이 되는 것은 아니듯이 어떤 지적인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꼭 현실의 실천과 수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나라는 생각은 드는군요.
요는 양자의 균형이 현실 세계에서의 성공을 위해선 필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 중에 이판사판이 있습니다. 오늘날 X판에 버금가는 뜻으로 쓰이는 이 말은
아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조선 이후의 제도적인 불교 억압의 산물로 인해 부정적으로 쓰이는
대표적인 불교 파생 용어입니다. 이판이란 불교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스님이고 사판이란 절의
살림살이를 이끌어가는 스님이라고 합니다. 뭐 꼭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재미삼아
상황을 상상해본다면 두 진영의 스님이 서로 일을 하다보면 사이가 안 좋을 수도 있겠죠?^^ 의견
돌이 생길 때 이판 스님의 입장에서 보자면 사판 스님의 현실주의는 다소 속물스럽게 보일 수
있겠고 사판 스님의 입장에서 볼 때 진리를 추구한다는 이판 스님의 이상주의는 다소 뜬구
름 같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몇 가지 설이 있지만 두 진영의 스님이 사이가 좋지않아 자주
싸움을 벌인다는 세간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담아낸 말이 이판사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한
조직이 온전하게 생존하고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판류'의 사고 방식과 '사판류'의
사고 방식의 건강하게 공존하며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뿐만 아니라 한 인간의
삶의 성공을 위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핫. 보드게임 감상기 쓰면서 무슨 구구절절 쓸데없는 소리가 많냐고 짜증내는 분들이 계실지
도 모르겠습니다. 이 게임은 룰이 정말 간단합니다. 돈을 내고 알파벳이 쓰인 타일을 사온 다음
알파벳을 조합해서 단어를 만들면 그것을 은행에 팔아서 그 보상으로 다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시 타일을 사고... 이런 식입니다. 각 알파벳 밑에는 작은 점이 몇 개 찍혀있습니다. 많이 쓰이
는 알파벳에는 한 개... ...Q 처럼 많이 쓰이지 않는 알파벳에는 점이 세개까지 찍혀있습니다. 감
이 오는 분도 있겠지만 단어를 사고 팔 때 가격의 기준이 되는 것이 이 점의 수입니다. 단어를 구
성하는 알파벳에 찍힌 점의 숫자를 합산해서 제곱수를 만든 것이 바로 그 단어의 값어치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시작할 때 나눠서 가지는 몇 개의 '와일드 카드'는 루미큐브의 '조커아저씨'처럼
절할 때 원하는 알파벳으로 선언해 단어에 끼워넣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어게임이지만 돈의 요소가 끼어든 '바이워드'는 단순히 단어를 많이 만들고 길게 만든
다고 꼭 승리하는게 아닙니다. 게임 중에 European 처럼 알파벳 8개짜리 단어보다 Climb같은 다
섯개짜리 단어가 훨씬 버는 돈이 많습니다. 요는 어떤 타일을 어느 시점에 어떤 조합으로 팔아야
이익을 최대한 올릴지 항상 기민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타일이 다 합쳐 108개 뿐이므로 게
임을 해보면 알파벳 별로 타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또한 이미 사용되거나
버려진 타일은 게임에서 제외 되므로 항상 어떤 알파벳이 고갈되었는지 파악하고 있을 필요가 있
습니다.

<아껴서 모은 8개짜리 단어가 81원?> <타일 5개로 121원을 번 짭짤했던(?) 당시>


하지만 한 턴이 끝날 때 각 플레이어는 8개의 타일만을 갖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싼 단어'를
만들려고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일단 적당히 단어를 팔아야 나중에 타일을 사올
수 있기 때문에(타일을 사올 땐 해당 턴에 살 수있는 타일을 'All or Nothing' 식으로 사야하기 때
문에 의외로 돈의 부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어를 파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어실력(과히 크게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단어 많이 아는 넘(?)이랑
하니까 심리적으로 심대한 위축을 느꼈습니다.^^)과 퍼즐해결능력이 요구되는 지적 능력과 상황
을 파악하고 돈을 버는 타이밍을 포착하고 행동에 옮기는 현실적 수완이라는 두 영역을 조화롭게
적용하는 플레이어가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쯤 얘기하면 제가 왜 서두에 그렇게 길게 쓸데없는 소리를 했는지 의도를 파악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판류'와 '사판류'의 조화가 현실의 성공을(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꽤하는 것에 있
어 중요하다면 이 게임은 그러한 진리를 아주 잘 대변하는 멋진 게임입니다. 물론 여러분 중에
는 제 얘기를 들으면서 사기라고 느끼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경제학이니 학문이니 이판이니 사
판이니 거창하게 떠들었던게 결국 단어조합 능력이나 게임에서 돈 버는 것을 비유하고자 함이었
냐고 말입니다. 억지스럽고 과장되었다고 하시더라도 할 말은 없습니다. ^^ 물론 저도 꼭 이 게임
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그렇게 거창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핫 하지만 어떻하겠습니
까. 삼천포로 한 없이 빠지는 제 버릇이 이 게임을 하면서 도졌나 봅니다. 그러나 좀 과장된 것이
든 억지스러운 것이든 보드게임이 주는 영감과 상상의 나래는 저에겐 게임이 주는 즐거움 이외에
도 큰 보너스입니다.
이 게임을 해보시면 역시 어콰이어를 만든 분의 작품이란 생각을 하실겁니다. 타일을 쪼는(?) 맛
이라든지 단타로 가볍게 몇 건씩 해서 돈을 모으다가 언제 한번 크게 대박을 노리게 만드는 게임
스타일이 어콰이어의 분위기를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기신 시드 색슨 선
생께 경의를 표합니다. 저쪽 나라에서 편히 계시길... ...
아마 아주 오랜 동안은 저도 보드게임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와일드 카드가 꼭 웃고 있는 모습 같아서 끝으로 한 컷 찍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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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4 펑그리얌
    • 2005-04-25 09:00:14

    이판사판이 그런 뜻이였군요....전혀 생각치 못했던....ㅎㅎ;;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멋져용 :)
    • Lv.1 막강멋쟁이
    • 2005-04-25 12:40:42

    핑크팬더님의 다음후기가 기대되는데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써먹어야지..이판사판..ㅋㅋ

    그리고 buy word... 읽고나니.. 더욱 탐이나네요..
    • Lv.1 덩달이
    • 2005-04-25 13:29:46

    '함께 웃어 보아요'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펑그리얌님의 글인줄 알고 읽다가 다시 보니 핑크팬더 님이시군요. 잘 읽었습니다.
    • Lv.13 타이드
    • 2005-04-25 21:30:26

    바이워드! 바이워드! 바이워드! 바이워드! 바이워드!

    한글바이워드를 만들어서 테플 두번해봤습니다만.ㅋㅋ
    영어나 한글이나 매한가집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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