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번째 이야기

카페에 도착해서 야주 님과 인사를 나누고 나니, 벌목곰 님과 Rufus 님이 푸에블로로 몸을 풀고 계시더군요. 저도 끼어 게임을 하고 있으려니, 굼벵이 님과 여친 님이 도착하셔서 레이싱을 테마로 한 분당 PSM&보드게임의 스물세번째 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첫번째 레이싱: Detroit-Cleveland Grand Prix

야주 님의 설명으로 시작한 모터 레이싱 게임입니다. 왠지 이런 레이싱 게임은 좋아하지 않을 것같은 Wolfgang Kramer의 작품이죠. 자신의 경주차만 전진시키는 포뮬라 드와는 달리, 자신의 카드에 그려진 다른 경주차까지 전진시켜야 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매를 거쳐 출발 지점을 정하고, 세 번의 라운드를 거쳐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자신의 차는 많이 전진시키고, 다른 차들은 조금 전진시키면 된다`라고 간단히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차들도 지기 위해 나온 경주가 아니기 때문에 치열한 레이싱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여성이라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은 탓일까요? 아니면, 천부적인 게임 감각? 홍일점 굼벵이-여친 님의 파란색 경주차가 총 상금 490,000달러를 획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400,000달러를 획득한 주황색 차의 벌목곰 님과 노란색 차의 제가 공동 2등...각각 350,000달러와 290,000달러의 Rufus 님과 굼벵이 님이 4, 5등...

두번째 레이싱: Hare & Tortoise

발매된지 30년이 지난 오래된 게임인 `토끼와 거북이`! 사실 이솝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토끼와 거북이간의 경주는 아니고, 토끼들만의 경주지요^^; 예전에 이 게임의 수준을 물어오신 분이 있어 `초급` 정도라 말씀드렸다가 항의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정도로 일반 레이싱 게임과는 다른 메카니즘을 이용하고 있어, 처음 메뉴얼만 보면 낯설은 느낌이 납니다. 전진할 때는 당근 카드를 쓰고, 후퇴를 하면 당근 카드를 받고...주사위가 들어있긴 하지만, 이건 전진이나 후퇴때 사용하는 게 아니거든요. 또한, 결승점에 무조건 먼저 도착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양배추 카드도 모두 써야하고, 당근 카드도 미리 정해진 양 이하로 맞추어야 합니다. 막판 1등으로 달리시던 Rufus 님이 주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여유를 부리다가 굼벵이 님은 물론 굼벵이-여친 님에게까지 역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세번째 레이싱: Galloping Pig

<사진 상태가 안 좋아 긱의 자료를 퍼왔습니다~>

긱의 자료를 보니까, Abacus사에서 2000년에 Schweinsgalopp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보드게임 형태로도 출시된 적이 있더군요. 저희는 카드 게임으로 출시된 Riogrande 버전의 게임으로 즐겼습니다. 경주로 카드들을 둥그렇게 펼쳐 놓고 출발 지점에서부터 5가지 색깔의 돼지들을 임의로 배치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낸 카드 색깔과 동일한 돼지를 앞으로 전진시키게 되죠. 자신이 전진시킨 돼지가 1등인 경우에만 먹이 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카드를 내어 그 돼지가 1등을 하지 못하면, 그동안 받은 먹이 카드들을 다 토해내야한다는 점...지난 번에 저와 해본 경험이 있으신 Rufus 님이 14장의 먹이 카드를 모아 영광의 1등! 9장의 벌목곰 님과 제가 9장씩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네번째 레이싱: Royal Turf

경마 게임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로얄 터프! 다년간의 실전 경마 경력(?)을 자랑하는 저도 게임에선 무용지물...3번의 라운드가 끝나고, 배팅으로 획득한 금액을 계산하였습니다. 1750달러를 수중에 넣은 굼벵이 님이 1등, 1400달러를 얻은 굼벵이-여친 님이 2등을 차지했습니다.

종합 점수 발표 및 시상

종합 1위: 굼벵이-여친 님 12점(평점 3.0), 동률 1위: 굼벵이 님 12점(평점 3.0), 3위: Rufus 님, 벌목곰 님, 저 하워드 모두 8점(평점 2점)
우승 상품인 PSM 2팩은 모두의 갈채 속에 굼벵이-여친 님께 수여되었습니다^^ (굼벵이-여친 님 단독 우승인 줄 알았더니, 공동 우승이셨어요. 뭐, 그래도 여친 님이 가져갔으니, 굼벵이 님~ 문제는 없겠죠^^)

Gang of Four

시간이 늦어져 굼벵이-여친 님을 먼저 보내고, 저희들은 벌목곰 님이 가져오신 자작 핸드메이드 `갱오브포`로 한판을 더 돌렸습니다. 벌목곰 님이 -14점으로 1등~


화창한 봄날이 온 몸을 근질근질하게 만드는 요즘입니다. 싱그러운 녹색이 우리를 불러대는 그런 계절이죠. 가끔은 참지만 마시고, 무작정 야외로 나가보세요. 지난주에 아이들 데리고 에버랜드에 갔다 왔는데, 봄꽃들의 장관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이상 하워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