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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대담] 크니지아(Knizia)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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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8 10: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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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대담은 독일 출신의 유명 게임 디자이너인 라이너 크니지아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가상으로 꾸며진 대담입니다. 라이너 크니지아는 독일 태생의 보드게임 디자이너로서, 100여개가 넘는 보드게임과 수십여 권의 보드게임 관련 서적을 집필한 바 있습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보드게임계의 타이거 우즈라고 할 수 있지요. 오래전에 썼던 글인데, 다이브다이스에는 처음 올려봅니다...)
하워드: 안녕하십니까?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귀한 시간 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크니지아: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사실, 마흔살이 되던 지난 1997년에 제가 몸담고 있던 금융계에서 은퇴한 터라 그렇게 바쁘진 않습니다.(웃음)
하워드: 그럼, 완전히 게임 디자이너로서 전업을 하신 것인가요?
크니지아: 전 게임 디자인을 직업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건 제 취미이자 생활이죠. 은퇴한 요즘도 전 늘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아침 8시까지 게임 디자인을 하고 있고, 오후엔 게임과 관련된 글을 씁니다. 저녁엔 와이프나 게임 테스터들과 함께 새로 만든 게임에 대한 테스트를 하죠.
하워드: 외람된 질문이 될 수도 있을 것같은데…게임 디자인만으로도 경제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신지…
크니지아: 다른 분들이 들으면 많이 부러워하실 것 같군요. 전 그동안 금융계 및 게임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상당한 돈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돈을 위해 일할 필요는 없어졌고, 제가 하고싶은 일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몇 년전에는 금융쪽 일도 그만두었습니다.
하워드: 정말 부럽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없이 자기가 즐기는 일을 할 수 있다니 말이죠. 그것이 가능하게 한 특별한 비결같은게 있을까요?
크니지아: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다만, 남보다 항상 일찍 일어나고, 제가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듣자하니, 요즘 한국에서도 “아침형 인간”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그런 면에서 볼 때 저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워드: 언제부터 보드게임을 만들기 시작하셨나요? 아주 어릴 적부터 시작하신 것으로 아는데…
크니지아: 제 개인적인 보드게임에 대한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살 때 직접 만든 보드게임을 아직도 가지고 있으니까요. 전 인구 만명도 채 되지않는 독일의 바바리아(Bavaria)라는 조그마한 도시에서 자랐고, 가까운 곳엔 보드게임 판매하는 곳이 없었어요. 물론, 게임을 살만한 돈도 없었구요. 그래서, 전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어 하곤 했죠. 처음 만들었던 게임은 두 개의 성과 말들로 이루어진 게임이었는데, 상대방의 성을 먼저 점령하면 이기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워드: 저 역시도 어렸을 때 부자 친구집에서 해 보았던 “인생게임(The Life Game)”이란 게임을 집에 와서 스케치북에 그려가면서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크니지아: 제 기억에 가장 어렸을 때 해 본 게임은 “모노폴리(Monopoly)”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이 게임은 최근에 20세기를 대표하는 보드게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제가 금융쪽 일을 하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하워드: 한국에서 보드게임이란 것을 처음 알린 “부루마불”이란 게임도 “모노폴리”의 변형이었습니다.
크니지아: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보드게임의 메커니즘이 동일하다면 테마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모방한 게임으로 봅니다. 거의 범죄시하죠.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북미와 아시아쪽에서는 테마가 다르다면, 메커니즘이 동일해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것같아요. 요즘 보드게임을 특허출원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와 관련되어 있다고 봅니다.
하워드: 수학으로 박사 학위를 따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공부하신 수학이 게임 디자인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나요?
크니지아: 보드게임을 디자인하는데 일부러 수학을 전공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수학은 여러가지 수학적 요소를 바탕으로 논리를 중시하는 학문입니다. 좋은 보드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팩터들이 필요하며, 이들이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이러한 균형을 맞추는데 수학적 사고가 많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말고도 추상 보드게임인 “옥티(OCTI)”의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돈 그린(Don Green)도 수학자 출신이지요.
하워드: 새로운 보드게임을 구상하실 때, 주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크니지아: 모든 아이디어는 생활 전체에서 얻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박물관을 둘러보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말이죠. 중요한 것은 모든 사물을 볼 때 게임과 연관하여 생각해 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의 일상화는 보드게임을 개발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앤서니 라빈스(Anthony Robbins)가 그의 저서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서 말했던 `참고 경험(Reference Experience)`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요? 많은 보드게임을 접해본 사람만이 좋은 보드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워드: 노래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면, 작곡을 먼저 하고 가사를 나중에 붙이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박사님께서는 보드게임을 개발하게 될 때, 테마와 메커니즘 중 어느 것을 먼저 구상하십니까?
크니지아: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전 테마부터 먼저 결정합니다. 게임의 배경이나 주제가 결정되면, 거기에 맞는 메커니즘이나 알고리즘을 구상하죠. 하나의 게임이 탄생하려면, 수없이 많은 생각과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죠.
하워드: 미국 등 북중미와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온라인 게임, 콘솔 게임 등에 밀려 보드게임이 제자리를 찾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독일 등 유럽지역이 다른 지역들에 비해 보드게임이 활성화되고 인기가 높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크니지아: 그건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제가 태어난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의 놀이 문화는 가족 중심적입니다. 개인 중심 혹은 친구나 친지 중심의 놀이 문화가 아니죠.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면서 자라난 아이들은, 커서도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게 되고, 아이들과 손을 잡고 보드게임 박람회를 찾아다닙니다. 보드게임이 다른 놀이 문화에 비해 장점이 많은 것은 바로 `가족`의 소중함을 어렸을 적부터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하워드: 오늘 말씀 감사하구요, 다음엔 박사님의 보드게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크니지아: 저도 한국팬들과 만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하워드: 안녕하십니까?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귀한 시간 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크니지아: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사실, 마흔살이 되던 지난 1997년에 제가 몸담고 있던 금융계에서 은퇴한 터라 그렇게 바쁘진 않습니다.(웃음)
하워드: 그럼, 완전히 게임 디자이너로서 전업을 하신 것인가요?
크니지아: 전 게임 디자인을 직업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건 제 취미이자 생활이죠. 은퇴한 요즘도 전 늘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아침 8시까지 게임 디자인을 하고 있고, 오후엔 게임과 관련된 글을 씁니다. 저녁엔 와이프나 게임 테스터들과 함께 새로 만든 게임에 대한 테스트를 하죠.
하워드: 외람된 질문이 될 수도 있을 것같은데…게임 디자인만으로도 경제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신지…
크니지아: 다른 분들이 들으면 많이 부러워하실 것 같군요. 전 그동안 금융계 및 게임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상당한 돈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돈을 위해 일할 필요는 없어졌고, 제가 하고싶은 일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몇 년전에는 금융쪽 일도 그만두었습니다.
하워드: 정말 부럽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없이 자기가 즐기는 일을 할 수 있다니 말이죠. 그것이 가능하게 한 특별한 비결같은게 있을까요?
크니지아: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다만, 남보다 항상 일찍 일어나고, 제가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듣자하니, 요즘 한국에서도 “아침형 인간”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그런 면에서 볼 때 저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워드: 언제부터 보드게임을 만들기 시작하셨나요? 아주 어릴 적부터 시작하신 것으로 아는데…
크니지아: 제 개인적인 보드게임에 대한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살 때 직접 만든 보드게임을 아직도 가지고 있으니까요. 전 인구 만명도 채 되지않는 독일의 바바리아(Bavaria)라는 조그마한 도시에서 자랐고, 가까운 곳엔 보드게임 판매하는 곳이 없었어요. 물론, 게임을 살만한 돈도 없었구요. 그래서, 전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어 하곤 했죠. 처음 만들었던 게임은 두 개의 성과 말들로 이루어진 게임이었는데, 상대방의 성을 먼저 점령하면 이기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워드: 저 역시도 어렸을 때 부자 친구집에서 해 보았던 “인생게임(The Life Game)”이란 게임을 집에 와서 스케치북에 그려가면서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크니지아: 제 기억에 가장 어렸을 때 해 본 게임은 “모노폴리(Monopoly)”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이 게임은 최근에 20세기를 대표하는 보드게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제가 금융쪽 일을 하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하워드: 한국에서 보드게임이란 것을 처음 알린 “부루마불”이란 게임도 “모노폴리”의 변형이었습니다.
크니지아: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보드게임의 메커니즘이 동일하다면 테마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모방한 게임으로 봅니다. 거의 범죄시하죠.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북미와 아시아쪽에서는 테마가 다르다면, 메커니즘이 동일해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것같아요. 요즘 보드게임을 특허출원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와 관련되어 있다고 봅니다.
하워드: 수학으로 박사 학위를 따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공부하신 수학이 게임 디자인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나요?
크니지아: 보드게임을 디자인하는데 일부러 수학을 전공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수학은 여러가지 수학적 요소를 바탕으로 논리를 중시하는 학문입니다. 좋은 보드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팩터들이 필요하며, 이들이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이러한 균형을 맞추는데 수학적 사고가 많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말고도 추상 보드게임인 “옥티(OCTI)”의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돈 그린(Don Green)도 수학자 출신이지요.
하워드: 새로운 보드게임을 구상하실 때, 주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크니지아: 모든 아이디어는 생활 전체에서 얻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박물관을 둘러보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말이죠. 중요한 것은 모든 사물을 볼 때 게임과 연관하여 생각해 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의 일상화는 보드게임을 개발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앤서니 라빈스(Anthony Robbins)가 그의 저서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서 말했던 `참고 경험(Reference Experience)`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요? 많은 보드게임을 접해본 사람만이 좋은 보드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워드: 노래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면, 작곡을 먼저 하고 가사를 나중에 붙이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박사님께서는 보드게임을 개발하게 될 때, 테마와 메커니즘 중 어느 것을 먼저 구상하십니까?
크니지아: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전 테마부터 먼저 결정합니다. 게임의 배경이나 주제가 결정되면, 거기에 맞는 메커니즘이나 알고리즘을 구상하죠. 하나의 게임이 탄생하려면, 수없이 많은 생각과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죠.
하워드: 미국 등 북중미와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온라인 게임, 콘솔 게임 등에 밀려 보드게임이 제자리를 찾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독일 등 유럽지역이 다른 지역들에 비해 보드게임이 활성화되고 인기가 높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크니지아: 그건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제가 태어난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의 놀이 문화는 가족 중심적입니다. 개인 중심 혹은 친구나 친지 중심의 놀이 문화가 아니죠.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면서 자라난 아이들은, 커서도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게 되고, 아이들과 손을 잡고 보드게임 박람회를 찾아다닙니다. 보드게임이 다른 놀이 문화에 비해 장점이 많은 것은 바로 `가족`의 소중함을 어렸을 적부터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하워드: 오늘 말씀 감사하구요, 다음엔 박사님의 보드게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크니지아: 저도 한국팬들과 만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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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글을 다이브다이스에서 읽은줄 알고있었네요. 대체 어디서 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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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그 글이군요.
멋진 글 잘 보았습니다. :) -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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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그저껜가 하이보드에서 본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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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디자이너는 없으신지? ^^; 농담이구요.
정말 재미있게 보았고, 도움되는 글인거 같습니다. -
하워드님..
놀마루로 퍼가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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