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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신천 놀이터 밤샘 후기
  • 2003-08-31 01: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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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63

휴, 이제서야 후기를 올립니다. 힘든 하루였습니다.-_-; 당연히(?) 회사 지각하고, 늦게 간 벌로 이것저것 뒷치닥거리 하고...

어쨌거나, 각설하고... 흠흠... 후기를 시작하지요. 아, 그리고 이 후기는 절대 놀이터 스텝진의 강압에 의해 작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금요일이라 성봉님과 함께 예전에 계획해 뒀던 일을 실행하기로 했습니다. 학교 선배가 운영하는 게임방에 가서 밤새는 거죠. 마음이 맞는 친구 몇 명을 더 섭외해 보려 했으나, 실패하고 둘이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놀이터 스텝분들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내심 손님이 별로 없기를 빌었습니다. 그래야 같이 놀죠.^^

도착해보니 현규님만 자리를 지키고 계시더군요. 손님은 별로 없었습니다. 아싸~ -_-;

성봉님과 둘이서 우선 몸풀기, 머리풀기로 '샤를 마뉴' 한 판 돌렸습니다. 아~ 사랑스런 게임이지요. 저녁 대신 사가지고 간 닭에 정신을 팔린 사이 초반 기선을 제압당했으나, 마지막 닭다리가 사라지는 순간, 순식간에 전세 역전, 결국 아름답게 승리. 이 순간 오늘밤 게임운이 장난 아니구나, 느꼈습니다(여기서 보드게임 접고 하이로 치러 갔었다면 아마 수억 땄을듯...^^).

'샤를 마뉴' 플레이 중 오신 태후님과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시던 현규님과 함께 '모이터러(Meuterer, 뮤터러? 모이터러?)'를 돌렸습니다. '베레터' 후속작이라고 하는데, 평은 베레터보다 좋다고 하시더군요. 베레터와 마찬가지로 8라운드로 진행되며,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점이 다르네요. 태후님이 룰을 대략 알고 계셨는데, 매뉴얼이 독어라 중간중간 하우스룰을 도입해 가면서 했습니다. 얄팍한 눈치보기로 일관, 점수계산이 필요없을 정도로 1위를 해버렸네요. 아마 룰을 제대로 알고 했으면 결과가 달리 나왔을지도... 아무튼 멋진 게임이었습니다. 협상과 배신, 눈치보기 등등... 멋진 요소들로 가득하더군요.

다음으로 레어라는 '아베 시저(Ave Caesar)'를 돌렸습니다. 로마시대 전차경주를 소재로 한 레이싱 게임이었습니다. 컴포넌트가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고풍스럽고, 아기자기하더군요. 룰은 너무도 간단해서 숫자가 씌여진 카드를 내고 그만큼 전차를 이동시키면 됩니다. 그런데 트랙의 특성상 딴지걸기가 순간순간 발생하더군요. 레이싱 중에 꼭 한 번은 시저 앞에서 '아베 시저'라고 외치고 동전을 바쳐야 되는 룰(태후님은 이 부분에서 꼭 큰 소리로 외쳐야 된다고 주장하심.) 때문에 가슴 아픈 경우가 생기기도 하구요. 4인플로 돌려본 뒤, 6인플 풀로 하면 딴지걸기가 장난아니겠다라고 생각한 순간, 완섭님과 유란님(성함이 맞는지요?), 클럽(이라고 하는데, 게임방 이름이 클럽인지, 더 클럽인지, 보드게임 클럽인지 모르겠네요.) 사장님이 오셔서 6인플 돌렸습니다. 예상대로 더욱 강력한 딴지 발생, 다행히도 꼴지를 면하고 유란님을 꼴지의 수렁으로 밀어넣었습니다.

슬슬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클럽 사장님이 급히 룰을 번역해 오신 '라찌아(Razzia)'를 테스트해 봤습니다. 놀이터 스텝진이 일본에서 두 개를 구해 오셨다네요. 1000엔도 안 하더라는 말에 일동 모두 경악. 그날밤 최다 인원인 7인플을 했습니다. 블러핑과 협상이 주가 되는 게임인듯 싶었는데, 우리 게임에서는 협상이 없었습니다.-_-; "제가 5만 가지고, 나머지 4만 드릴께요." "됐습니다. 그냥 주사위 굴리시죠."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이 가득한 게임이었어요. 소재가 좀 음침하긴 해도 가족게임으로 손색이 없겠더군요. 블러핑과 주사위 운빨이 약한 저는 중간 정도를 겨우 차지했구요, 유란님을 5천 차이로 따돌리며 미약한 우정에 완전히 대못을 박아버렸습니다.

머리 식힐겸 '컬러레또'를 돌렸습니다. 처음 플레이해 봤는데, 역시 세간의 평가대로 카드로 하는 '라' 분위기가 나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좀 썰렁한가요?)

배가 고파질 시간이 되었군요. 놀이터 최고의 장점이라면 주방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지요(후기를 쓰는 건지, 놀이터 광고를 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에헴...). 치즈라면을 푸짐하게 끓여서 스텝과 손님이 혼연일체가 되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클럽 사장님이 가게를 마치고 '반지의 제왕'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클럽 사장님, 완섭님, 유란님, 성봉님, 저, 이렇게 5명이 반지원정대가 되어 험난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유란님이 분위기 메이킹을 멋지게 해 주셨구요, 클럽 사장님은 과묵하면서도 믿음직스런 플레이로 일행을 이끌어주셨네요. 문제는 프로도 역의 완섭님이었습니다. 타일 뒤집을 때마다 온갖 악재가 다 나오더군요. 결국 "프로도가 일치감치 죽어주는 것이 원정 성공의 지름길이 아닐까?"하는 조심스런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사우론과 프로도(?)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행운의 연속으로 원정대는 무사히 반지를 버리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앞선 여러 게임으로 험악해진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도움이 되었군요. 크니지아씨, 감사합니다.

머리를 식힐겸 크니지아씨의 가벼운 가족 게임, 'Feuerschlucker(일명 '불쇼')를 돌렸습니다. 여러가지 쇼(차력쇼, 불쇼, 개쇼)로 관객을 모으고, 솜사탕으로 남의 관객을 빼오기도 하고, 사자로 관객을 쫒아내기도 하는등, 가벼운 분위기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완섭님, 현규님, 유란님, 저, 4명이 '샤를 마뉴'를 다시 한 번 돌렸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끈끈한 인연으로 이어진 완섭님과 현규님, '샤를 마뉴'를 좋아한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 유란님과 저. 어쩌면 승부는 이 순간 결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완섭님과 현규님의 현란한 말빨에 정신이 혼미해진 우리팀은 마지막에 결국 작은 섬 하나를 뺏겨버리며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네요. 유란님이 너무 아쉬워하시더군요. "샤를 마뉴는 이렇게 플레이하는 게 아닌데... 너무 시끄러웠어."를 연발하셨습니다.

다시 가게가 한산해져서 6명이 '아틀란틱 스타'를 돌렸습니다. 카드 조합으로 항로를 완성하는 일종의 손털기 게임이었는데요, 역시 처음이라 좀 버벅거렸습니다. 자금의 압박과 핸드의 압박이 동시에 조여오니, 너무 힘들더군요. 다이브다이스 리뷰에는 완성된 항로를 아무 곳에나 위치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저희 게임에서는 한 줄에는 같은 종류의 항로만을 배치하게 했더니, 게임이 조금 더 힘들어지더군요. 아무튼, 게임 결과는 초반 지중해에서 37점짜리 항로를 만들어버린 완섭님이 여유롭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피로가 몰려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모이터러'를 제대로 한 번 돌려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벼룩 서커스(Zirkus Flohcati, 다이브다이스에 팔고 있는 '벼룩 서커스'랑 다른 거군요.-_-; 방금 리플 보고 알았어요.)'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저는 카드운이 따라주어 7점짜리 카드만으로 갈락쇼(태후님은 이 부분에서도 큰 소리로 외쳐야 된다고 주장하심.-_-;)를 노릴 수 있었으나, 트리플 등록을 게을리한 관계로 중간 정도를 겨우 차지했습니다.

여기까지 진행하니 4시 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기분은 저처럼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맞죠? ^^).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을 했습니다. 완섭님이 친절하게 집까지 태워주셨네요(안주인님께서 이 말 꼭 적으라고 하심.-_-;).

가까운 친구들과 즐기는 보드게임도 즐겁지만, 정말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게임이라는 하나의 공통점만을 가지고 시간을 함께 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고 멋진 일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저로서는 처음 해 본 게임들이 많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설명하느라 힘드셨던 태후님께 스페셜 땡스를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에 또 날 잡아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BoA요(다음에 갈 땐 꼭 AoS 갖춰주세요.^^)

(후기 쓰는데 정확히 한시간이 걸렸네요. 헥헥~ 기억에만 의존하다보니 빠뜨린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누군가가 채워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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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3-08-31 02:51:53

    클럽아니구 더 클럽입니다 ^^ 장문의 후기네요....^^ 전그날 반지의 제왕끝네고 나쁜 녀석들 2를 보러 메가 박스로 향할려고 차에 시동을 걸려는 순간 안걸리더군요...(빳데리 방전) 마이카 서비스 불러서 겨우 시동걸고 여화를 보고 가게로 다시왔죠... 아직까지 놀이터에는 불이 들어왔더군요...-.-a 전 가게에서 자고 사우나가서 씻고 오늘 많은 손님들과 하루 일과를 보내구 지금 새벽에 게임에 몰두한 두무리의 손님들과 있습니다...^^ (근데 오늘 또 차가 방전이되서 다시 시동거느라 애먹음... T T) 어제 즐겁게 게임했습니다... 오늘 라찌아를 두번 돌렸는데 하시는 솜님들마다 협상이란 존재 하지 않고 무조건 결투더군요 -.-a 다음에는 더 클럽에도 놀러오세요..... ^^
    • 2003-08-31 05:34:22

    우선 저말고도 게임을 설명하신분은 많았어요~~^^
    간만에 유쾌하게 게임 했었습니다. 다음에는 좀더 묵직한 게임으로 놀아 보자구요~~^^
    • 2003-08-31 10:08:01

    헉 라찌아를 1000엔도 안되게 구하시다니 --;;;

    펀어게인에서 스페셜 오더여서 포기했는데 --;;;;
    • 2003-08-31 10:56:37

    1. 빈곤 버전 아틀란틱 스타...>_<
    2. 카를루스 마그누스 : 차이나타운 스타일 - 옆에서 보면서 정말 웃겼습니다. -_-;
    3. 라찌아 최고의 협상 - 세 명이 한 도박장에 몰렸는데, 주사위는 6,5,3 - "협상하죠 6만, 4만5천, 0. 어때요?" -_-b
    4. 모르도르에서 프로도 나리 덕에 살떨렸던 기억. 결국 패티는 저 세상으로.
    5. 라면 정말 맛있었습니다. ^^;
    • 2003-08-31 13:47:47

    재밌게 겜 했습니다. 그동안 사람이 없어서 못한 것들도 많은데 모든 게임을 떠들석한 분위기에서 유쾌하게 겜했네요. 다음에 올 때는 미리 연락^^. AoS는 이번 주에 들어올겁니다. 다음에 같이 한판. 미운오리새끼님은 차 때문에 늦은 시간에 고생이 많으셨군요. 놀러갈게요.
    • 2003-09-02 04:45:38

    놀이터가 아니라 노리터 예요~~~~
    자주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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