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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초보 유부의 가정 평화를 위한 게임 입문기
  • 2003-09-22 17: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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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18

결혼한지 얼마 않되는 초보 유부입니다. 원래 결혼 생활이라는 것이 서로 좋아서 결혼한다고 해도 아름다운 이상과 달리 실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 결코 즐겁다고 만은 할 수 없읍니다만…
그래도 서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실보단 득이 많습니다. (라고 스스로 새뇌 중입니다. ㅠ.ㅠ)
부부던 연인이든 서로 궁합이 맞으려면 일단 취미가 같거나 비슷하면 가화 만사성의 절반은 먹구 들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것이 취미 같은 반려자 만나는게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현실이고 인생의 삼분지 일을 서로 모르고 살던 남남이 연애 몇 년 한다고 취미가 같아지는게 아니라는겁니다. 결혼하면 서로 같이 있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데 취미가 틀리면 참 난감한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마눌을 큰맘먹구 거액을 들여서 스노 보드도 태워 보고 몸 건강하라고 수영도 시켜보고 풀수나 스타도 시켜봤지만.. . 울 마눌님 보드 입문 하루만에 부상으로 시즌 날리고 ㅜ.ㅜ 수영을 다녀도 유아풀에서 나오지 않으시고 스타는 최소비용의 최대 효과의 아줌마 스타일로 주어진 초반 일꾼을 늘 고수하시며 풀수겜을 돌려 놓으면 리모콘을 빼앗아 다모의 장두령에 넋이 나가시니 결혼은 하였으나 연애 시절보다 더 심심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정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서 더 나아가 건전한 여가 생활의 정착을 위해 보드 게임 세계로 꼬심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후회 막심입니다.
처음엔 시큰 둥 하시던 마눌님 …. 이제는 주머니 쌈지돈 털어서 보드게임 사십니다 ㅠ.ㅠ

흠 서론이 길었네여.. 마눌님이랑 보드게임 입문하면서 해본 여러 게임들을 연인이나 부부들 입장에서 평을 좀 해보았습니다.


1 . 부루 마블
모 별 할말 없는 한국 보드게임의 대명사(?)이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사위가 외면 하는 날엔 정말 울고 싶습니다. 그리고 먼저 파산한 사람은 월급두 안나오는 은행장 일하고 놀아야 한다는… 1년에 두번쯤 친구들 모여서 내기를 좀 걸고 하면 재밌습니다. 내기의 내용을 좀 살벌하게 하면 웬만한 우정 파괴 게임 보다 더합니다. 후유증도 상당하고여.. -.-
연인이나 마눌님과 처음 입문 게임으로 추천합니다.

2. 젠가
모인 사람이 여러명이고 좀 나른하고 졸린 오후에 워밍업으로 하기 참 좋은 게임입니다. 친척들이나 조카들하고 하기도 좋고 룰이 어려운게 전혀 없으니 친구들하고 할떄는 역시 내기가 들어갑니다. 물론 내기가 살벌하면 할수록 긴장감 최고입니다. 과열되면 일부러 다리 떠는 넘 멀리서 재채기 하는넘 별넘 다 나옵니다.. -.-
제 차레 앞에서 고 난이도로 올려놓고 절 보며 득의 양양하는 마눌님의 숨겨진 모습을 볼수도 있었습니다. -.-

3. 할리갈리
개인적으로 산수엔 쥐약이라 덧셈하다 보면 종소리 나있던 게임입니다. 여자들이랑 할때는 꽤 웃으면서 즐겁게 할수 있습니다만 남자들끼리 할때는 그냥 종 부숴집니다. -.-
종소리가 한번도 맑고 고운소리 난적 없고 무조건 퍽소리 납니다. 잘못하면 손에서 피멍듭니다. -.-
젠가와 더불어 워밍업 게임으로는 추천합니다. 넘들끼리는 하지 마십쇼 보기에도 않좋더군요 -.-

4. 사무라이
그렇게 난이도가 높지 않으면서도 (점수 계산은 좀 헷갈렸지만) 머리 쓰는게 상당한 게임입니다. 저보다는 조카들이 더 좋아 하더군요. 마눌님도 좋아 하시고 일본 역사가 배경이라는게 참 특이하고 흥미도 끄는 요소이지만 웬지 강렬한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마눌님이 꽤 좋아하는게임인거 보니 여자분들 취향엔 잘 맞는듯 합니다. (마눌만의 취향일지도 -.-.a)
5. 카탄
유명세에 비해 좀 늦게 접해 봤습니다만 왜 유명하고 많이 하는게임인지 알겠더군요 마눌님에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고 저도 친구들과 할 때 무척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만 요즘 너무 자주 해서 질려버린 게임이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8시간 스트레이트로 카탄만 한적도 있었다는 마지막엔 다들 지쳐서 트레이드조차도 안하던… 보드게임 입문하시는 분에겐 강추입니다.

6.클루(심슨버전)
오리지날 클루는 해본적 없고 심슨 버전만 해봤습니다. 제 주위의 평은 극과 극입니다. 재밌어 하는 사람은 꽤 재밌어 하는데 머리쓰는거 싫어하는 넘들은 안할려 그럽니다. 제가 좋아하는 심슨이 배경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끼지만 익숙해지니까 범인 색출이 꽤 쉽게 나더군요… 마눌님의 평가는 그냥 그럭 저럭인듯

7. 달무티
자주 만나는 친구들 모임이 다 모이면 8명이 넘습니다. 같이 할수 있는 게임이 거의 없죠.. 그때 해본 게임이 달무티 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보드게임방에는 달무티가 없고 개인적으로 구하기도 힘들구 해서 자주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했을떄의 재미는 최고 였던듯.. 무엇보다 인생의 불공평성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하우스 룰에 끝날때에 노예와 농민인 사람에게 가흑한 벌칙 (저녁 쏘기 -.-) 같은거 걸어 놓으면 볼만합니다… 구걸과 원성과 야유의 풍만함이란.. -.-
제 마눌님이 제일 좋아하는 게임 (아직 노예의 비참함을 겪어 보지 못해서겠지만.. -.-)

8.씨타델
제가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친구들의 평가는 좋아하는 사람 반 그냥 그럭저럭이라는 사람 반…
여러 사람이 할수 있어 모임 가끔 하는 게임이고 남자들이 좀더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제 마눌님이나 친구 마눌님들은 그리 재미를 느끼지 못하더군요…

9. 씨크릿 스파이
저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의 냉대에 한번밖에 못해본 게임입니다. 제 취향이더군요 사기, 야바위, 공갈 같은 게임에 왜 저는 매력을 느끼는지.. -.-.a 다른 친구들이나 마눌님은 그리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한번하고 봉인 되었습니다.

10. 미로게임 (어매이징 라비린스)
마눌님의 조카들을 접대 하기 위해 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마눌님은 꽤 재밌어 하셨는대 문제는 초딩 중딩 조카들이 재미 없어 하더군요…. -.-.a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사기치고 남 물먹이는 내용이 없으면 전 겜에서 재미를 못느낍니다.. -.-


11. 카르카손
마눌님과 저의 평가가 극과 극인 게임입니다. 제가 리뷰를 보고 마눌님께 구입을 의뢰하여 소유하였으나 저는 몇번해봐도 재미를 못느끼겠습니다. 그런데 마눌님은 무척 재밌어 하시더군요… 이쁘고 깜찍한 내용물 때문에 여자분들 좋아하시는거 같습니다.

12. 피트
친구들 모임에서 해본 게임입니다. 그날 친구중 한넘이 새 여친을 모시고 왔는데 어색한 분위기 날리고 대화에 참여 시키기 위해서 시행한 게임이었습니다. 효과는 아주 좋았고여 저희 모임 분위기상 곰팅이는 수도 없이 날라 다닙니다. 마눌님두 믿지 못하는 게임입니다. (아주 살짝 웃으시면서 자기야~ 그래놓고 받아 보니 곰팅이.. -.-) 오래 할 게임은 아니지만 워밍업이나 마무리 게임으로도 아주 훌룡하더군요..

13. 타불라 마을의 늑대
모임 인원이 많을경우에도 가능한 게임. 재밌더군요. 제가 매뉴얼 보고 직접 모임에서 시행해본 결과 아주 호평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친구 넘 덜 인간성이 다 나오더군요…. 그리고 여자들이 거짓말 더 잘하고 (늑대이면서도 낮에는 어쩜 그렇게덜 선량한 마을사람인척 하는지..… -.-). 굳이 카드가 없어도 트럼프 카드나 화투짝으로 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쓰고 보니 굉장히 긴 글이 되었네여…
앞으로도 또 새로운 게임을 접하면 자주 후기 올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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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3-09-22 17:32:27

    후기 참 재밌게 보았습니다... 너무너무 부럽네요 ^^ 저도 장래엔 꼭 이 글의 필자분과 같은 생활을 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이루어 질까요??
    • 2003-09-22 18:15:40

    그래도 마눌님께서 보드게임을 더 좋아하시게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자유게시판 글을 보다보면 남편분들께서 마눌님 끌어들이기 작전에 실패하시고
    게임하나 사는데도 눈치 열심히 보시는 분들 많거든요.^^
    • Lv.40 수줍은오토마
    • 2003-09-22 23:37:20

    음.. 저와 비슷한 부분들이 쫌 있는데요 ^^;; 탑 시크릿 스파이는 역시 말많은 플레이어 한명이 종횡무진 하여야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카르카손은 저도 큰 재미를 못 느끼겠더군요. 시타델은 재밌지만 사람 모으기가 힘들구요.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걸로 봐서 샤를마뉴 같은 게임이나 협상게임 같은 것도 좋아하실 것 같네용~
    • 2003-09-23 00:54:43

    타불라 마을의 늑대..라는 게임은 이름이 생소하네요 ^^; 혹시 리뷰나~ 뭐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을까요? ^^ 어쨌든..^^ 후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Lv.1 Jervis
    • 2003-09-23 01:17:40

    'Lupus in Tabula'는... 예전에 한참 유행했던 마피아 게임을 떠올리시면 대충 감이 오실겁니다. 마피아 게임이 마피아와 시민으로 단순히 나뉘어 있던 반면에 Lupus in Tabula는 영매, 점성술사, 보디가드, 햄스터인간, 비밀결사(프리메이슨) 등등 특수한 캐릭터들의 추가로 한층 더 흥미진진한 진행이 가능하게 되었죠. ^^;
    • 2003-09-23 01:21:12

    타불라의 늑대라고 들어보셨을 거 같은데요. 원래 Mafia가 원조구요,
    Werewolf, Lupus in Tabula, Die Werwolfe von Dusterwald,
    Are you a werewolf?
    등등으로 불리고 있는 게임이죠.
    http://www.boardgamegeek.com/viewitem.php3?gameid=925
    • Lv.27 WinDOS
    • 2003-09-23 19:50:33

    타불라의 늑대 관련된 메뉴얼은 이미 자료창고에 있답니다.
    • 2003-09-23 23:40:41

    싸이월드 동호회가심 지겹게 할수 있습니다..^^;;
    • 2003-09-24 00:26:57

    하핫..^_^
    아이뒤를 보고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는데,
    역시 멋진 후기를 올려주셨군요.. *^^*
    덕분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 역시 야바위, 공갈에 매력을 느끼는데.. ㅋㅋ

    저도 아직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한 캐주얼 게이머지만,
    야바위, 공갈 하면 딱 떠오르는 게임이 2개 있습지요..
    카탄의 구걸사님께 '챠오챠오'와 '블러프'를 권해 드립니다..
    진정한 야바위, 공갈의 세계로의 입문에 적합한 게임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주 만족하실듯.. ^_^
    그럼 즐겜하세요..
    • 2003-09-24 17:52:38

    하하..처음글 읽구 가정불화..괜히 걱정하면서 읽었네여~
    좋으시겠어요~같은 취미를 갖는다는게 참 힘든데..
    내가 좋아하는사람이 내가 좋아하는것 어느 그것까지 좋아하긴 참 힘든거가터여..ㅎㅎ 좋겠다~
    • Lv.40 수줍은오토마
    • 2003-09-25 05:21:02

    전에 heatty님이 셨었나... 흠... 블러프 게임 소개에 나온 사진을 보고 마사루가 없는 건은 독일 라벤스부르거에서 만든 짝퉁이라는 멘트를 하셨던 게 생각나네요 ^^ 아마 자작으로 만드신 게임판에 마사루 그림을 넣으셨었나보죠? ㅋㅋ 저도 손수 만들어보고픈 게임입니다. 블러프.
    • Lv.1 Jervis
    • 2003-09-25 11:29:52

    싸이월드 보게동에서 블러프 판 이미지로 제작해 놓은것 본거 같네요. 그것과 주사위 30개 + 1개(다른 색깔로)만 있으면... 아, 컵 6개추가하면 핸드메이드 초저-_-가 블러프가 완성되지 않을런지... ^^;
    • 2003-09-25 13:00:34

    잼나는 후기임돠. 저두보유겜이 15정도 있는뎅...결혼해서두 그케 잼나게 살 수 있을지...부럽네용... 두분이서만 오붓하게 장미의 전쟁을 해 보심은 어떨런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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