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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리뷰] 끝 없는 세상
  • 2010-04-06 18:14:43

  • 0

  • 1,674

[끝없는 세상]






안녕하세요. 디굴디굴입니다.

오늘은 끝 없는 세상 (World without End) 에 대한 리뷰입니다.


일러스트만 보면 대지의 기둥 후속작 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대지의 기둥과는 사뭇 다른 시스템에 놀라게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PAG (생산 - 액션- 획득) 으로 이루어지는 요즘 트렌드에
철저하게 따른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매 챕터 (라운드 보다
조금 상위의 개념입니다. 그냥 쉽게 아그리콜라의 수확턴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됨)
마다 공물을 반드시 바쳐야 하기에, 밥 먹이는 압박감까지 들어가 있는
멋진 시스템이군요.

게임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이벤트 카드를 펼칩니다. 이벤트는 한시적인 이벤트와 장기적인 이벤트가
있는데, 이 이벤트에 따라 플레이어들은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손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보통은 안 좋은 이벤트가 많습니다)

한시적인 이벤트는 이번 라운드에만 효과를 발휘하지만, 장기적인 이벤트는
이번 챕터가 끝날 때까지 계속 효과를 발휘하므로 플레이어들을 울게 하기도
웃게하기도 합니다 =ㅅ=)a


(파란색 카드가 장기 이벤트, 갈색 카드가 한시적 이벤트)


다음으로, 끝없는 세상의 특징 중의 하나로는 바로 자원을 얻는 부분에 있어서
카드를 놓을 때 놓은 카드의 방향에 있는 플레이어가 해당 자원을 얻는다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 입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플레이어들은 각 라운드 마다 펼치게 되는 이벤트 카드의 모서리 부분에
그려져 있는 자원을 얻게 됩니다.




(북쪽에 앉은 사람은 돌 1개 , 동쪽에 앉은 사람은 2 골드, 서쪽에 앉은 사람은 승점 1 점,
남쪽에 앉은 사람은 신앙심 1 개)


이벤트 카드를 펼쳐서 놓는 것은 선 플레이어가 정하게 되는데, 선 플레이어가
어떤 방향으로 카드를 놓는가에 따라서 다른 플레이어가 얻는 자원이 틀려지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가 현재 어떤 자원을 필요로하고, 어떤 자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지 꽤나
눈치를 봐야 합니다. (물론 상대방이 별로 필요로하지 않는 자원을 주는 쪽이 자신에게 유리하지요)

물론 내가 현재 어떤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 덜 가지고 있는지를 다른 사람이
파악하기 어렵도록, 가림막을 사용하기는 합니다만, 결국은 어느 정도 다른 플레이어가
"뭘 얼마쯤 가지고 있다" 라는 걸 생각하지 않고 그 플레이어가 원하는 자원을 막 주면서
플레이를 하게 되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많이 뒤쳐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항상 모두가 자기에게 유리한 자원만을 얻으려고 하게 될테니,
게임이 천편일률적으로 흘러가게 될 수도 있는데, 그것을 방지하게 위해서 Faver
(* 부탁, 청탁) 이라는 요소를 도입했습니다.



(카드 놓는 자리입니다)




(카드를 이렇게 두면)



(빨간 화살표에 따라 Favor 마커가 1 칸 전진하고 그 위치에 있는 해당 Favor 행동을
선이 추가로 하게 됩니다)


이 Favor 에는 추가적으로 자원이나 승점을 더 얻는 행동은 물론, 가진 돈을 잃게 되는
등의 여러가지 효과가 그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무작정 선 플레이어가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게 되면, 때로는 별 이득을 얻지
못할 때도 있고, 혹은 손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벤트 카드 모서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자원이 별로 없을 때,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Favor 를 선택한다는 선택지도 있지요.


이렇듯 항상 선이 어떻게 선택해야 가장 자기에게 유리한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
이 게임의 최고 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이벤트 카드의 이벤트를 발생시키고, 매 라운드 자원을 획득하고, Favor 를 해결합니다.


그리고나면 액션을 사용하는데, 하나의 챕터는 6 라운드로 구성되어 있고,
(4 챕터 x 6 라운드 = 24 라운드 입니다만 전혀 길지 않습니다)
각 라운드 마다 손에 있는 12 장의 액션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액션 카드도 1 장을 선택하면 다른 1 장을 버려야 하는
선택을 강요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12 장의 액션 카드 중에서 매 라운드 2 장을 사용하고 버려야 합니다.

나중에 아 그거 버리지 말걸! 이라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액션 한 번 한 번에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제일 어렵고 고민되는 부분이더군요.




(한 장은 쓰고 한 장은 버리고... 나중에 이걸 왜 버렸지 하고 울고불고짜보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렇게 6 번의 행동으로 6 라운드를 마치고 1 챕터가 끝나면 각각 조공을 바쳐야하는데,
조공에는 신앙심, 곡물, 돈이 있고 이 3 종류를 전부 바치지 않으면 페널티를 입게
됩니다.


페널티는 승점이 깎일 뿐 아니라 다음 라운드에 1 번, 액션을 못하거나 자원을 얻지 못하는 등의
치명적인 페널티를 얻기 때문에, 가급적 조공을 바치는 것이 좋습니다만, 운이 나빠서
정 바치지 못할 경우는 충성심 마커를 1 개 지불해서 승점 지불 외의 페널티를 막을 수는
있습니다.



(왕관이 충성심 마커. 페널티를 없애준다. 승점 깎이는 건 막지 못하지만....)


승점을 획득하는 방법은 건축물을 건설하는 것과, 챕터 3 부터 시작되는 전염병을 치료하는
2 가지 방법이 있는데, 건축물은 건축 자재를 이용해서 승점을 얻고, 전염병 치료는
의학 지식을 모아서 하게 됩니다. 건축물로 승점을 얻는 방법은 건축 자재가 얻기 쉬우며
점수도 약간 높지만 건축 자재를 소모하고 한 번에 2 개 이상 건축 할 수 없는 단점이 있고,
의학지식을 이용한 전염병 치료는 의학지식을 얻기는 힘들지만 의학지식을 소모하지 않으며
의학지식만 충분하다면 한 번에 몇 개든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건축물과 전염병 마커들...)


기본적으로 4 챕터가 끝난 후에 마지막 조공을 바치고나서 가장 승점을 많이 획득한 사람이 승리
하는 평이한 구조입니다만, 이벤트 카드의 위치로 자원을 얻는다 / Favor 를 통해 이벤트 카드의
위치에 의외성을 부여한다. 액션 카드를 1 장 버리고 1 장 쓰는 것으로 선택을 중요시 한다. 라는
부분이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대지의 기둥과 같은 아트웍도 게임의 몰입에 한 몫하고 있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밌는
게임이었네요.

좋은 게임은 한 번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지는 게임이라는데 끝없는 세상도
과연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벤트 카드등에서 확장이 튀어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위에 장황하게 설명은 했지만 몇 가지 규칙과 카드 설명만 알고 있으면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1시간에서 1시간 반 내외로 끝나는 심플한 게임입니다.

이벤트 카드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될지 약간 헷갈리는 부분이 있긴 한데 (매뉴얼에 설명도
좀 부실하기도 하고요) 뭐 그런 건 큰 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무난한 재미를 보장합니다.

중간에 꽤나 조공이나 이벤트 때문에 압박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그리콜라, 르 아브르,
낙양 등에서 밥 먹이는 거나 배달하는 거에 질렸다! 라고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이 게임도
즐겁게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4 인 몇 명이라도 플레이 인원을 타지 않기 때문에 인원 수를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대지의 기둥에 비교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대지의 기둥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입니다.
적절한 가격에 하나 구해서 해 보셔도 후회는 안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비어있는 맵이 건축물이 하나 하나 완성되어 가는 재미도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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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4 ☆Felix★
    • 2010-04-06 21:22:15

    와.. 깔끔한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전혀 몰랐던 게임인데 확 당기네요.. ^^
    (그런데 마지막 사진들은 게임하고 앞에 사진처럼 변하는건가요? ^^;)
    • Lv.13 타이드
    • 2010-04-06 22:38:33

    제겐 근래에 보기드문 흉작이었습니다.
    각 플레이어들의 액션의 선택폭이 너무 좁아 터진데다가 이벤트 카드는 어쩜 그리 강력하신지
    안그래도 오그라붙은 운신의 폭이 게임 내내 펴질 줄을 모릅니다.

    게임의 시작과 동시에 아라비아상인 낙타에 매여 끌려가는 노예마냥
    이벤트 카드에 시달리다가 끝났던 기억만 남은 아주 숭악한 게임이었습니다.

    아트웍은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눈이 부셔 가독성을 해칠 정도도였고요......
    어휴 건물이라도 지어지는 날에는....(절래절래)
    • Lv.1 pipip
    • 2010-04-07 03:21:45

    음? 건물지어지는게 플레이어에게 나쁠건 없지 않나요?
    뭐가 않좋게 되는게 있나요?
    건물이 들어스면(이벤트카드에 의해) 자원 올려서 승점 먹을것도 생기고 좋은일 아닌가요? 다른 엄한 이벤트 나오는거보단 좋아보이던데요.. 으음..
    • Lv.5 뽀또
    • 2010-04-07 10:21:54

    훌륭한 리뷰 잘 읽었습니다.
    ☆Felix★님 말처럼 보드 자체의 그림이 변하고 전혀 이질감이 안느껴져 진짜 마을이 발전된 거 같네요.
    • 2010-04-07 10:50:26

    AP // 확실히 이벤트 카드가 너무 강력한 바람에 테크가 와르르 무너진다거나 하는 점은 괴롭긴 하지만 그런 것도 게임의 요소 중 하나라 그걸로 게임성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고요. 어쨌든 몇 번 더 해보시다보면 언제 어떤 이벤트가 있다더라 하는 게 어느정도 파악이 되고 그러면 계획을 세울 수가 있게 됩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 번 더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첫 판에 만족하는 게임만 하신다면 게임의 즐거움의 폭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트웍이 너무 좋아서 싫다라니 취향이 독특하시군요...
    • 2010-04-07 10:52:23

    ☆Felix★ // 네. 건물 타일이 있어 건물을 짓기 시작할 때 보드 위 해당 위치에 올려놓고 건물을 짓게 됩니당.

    뽀또 // 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리뷰 쓰겠습니다 =ㅅ=)/
    • 2010-04-07 10:54:10

    좋은 리뷰네요.

    이 일러스트레이터가 아트웍한 게임들은 다 사보고 싶다는...

    캐슬포올시즌 - 석기시대 - 쿠바 - 하바나 - 대지의기둥 하고 또 뭐있나요?
    • Lv.1 초인
    • 2010-04-07 12:27:34

    궁금한게임 리뷰를 통해서 알게되서 너무나 기뻐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꼬무인간/ 딕싯가 있네요.
    • 2010-04-07 13:27:38

    미하엘 멘잘씨는 너무 많은 아트웍을 담당하고 있으시죠.

    특히 퀸즈게임사의 작품은 대부분 이분의 아트웍입니다.

    물론 라벤스브루거나 코스모스, 한스임글룩사같은 독일 게임회사 전반에 걸쳐 일하고있으며

    그외 유명한 게임은 잠보나 캐슬포올시즌, 트룬앤 탁시스등이 있고

    도미니언 아트웍에도 참가하셨어요 +ㅁ+
    • 2010-04-07 15:18:10

    리뷰 잘 보았습니다. 물론 리뷰를 보고 게임을 플레이하긴 했지만, 막상 게임 플레이를 해보고 나니 그저 평이한 게임으로 느껴지더군요. 운적인 요소가 예상외로 커서 자신이 준비한 전략이 한순간에 무너질수도 있는 위험요소들이 많더군요. 상대의 현황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점수만보고 견제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네요. 게임에 테마를 너무나도 잘 녹인 것 같은 일러스트와 시대별로 진행되는 이벤트들은 높게 평가할만 하지만, 사람을 좀 탈 것 같은 게임으로 보입니다.
    • Lv.13 타이드
    • 2010-04-07 22:23:07

    아트웍이 너무 현란해서 게임 인터페이스면에서는 별로라는 말이에요. 그래도 확실히 저 분 일러스트는 보드게임과 잘 녹아드는 것은 확실합니다.
    • 2010-04-08 10:32:05

    AP // 좀 그런 면이 없지는 않죠.. 하지만 보드판에서 하는 일이 건물 짓는 거랑 전염병 치료 뿐이라 크게 신경쓰이진 않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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