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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 브리즈번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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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8 12: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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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 그놈은못씻었다
후기를 처음 써보는것 같은데 잘 쓸 수 있을지..
저는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왔구요, 현재는 브리즈번에 있습니다. 오면서 외국인들하고 하려고 가벼운 카드게임들 몇개 가져왔는데 정작 플레이 하는 사람들은 한국인이군요-_-;;
지금까지 4번의 모임이 있었고 이번에 후기는 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던 마지막 모임에 대한 것입니다. 돌아간 게임은 보난자, 딕싯, 코스믹 인카운터 입니다.
1. 보난자(하이본 플러스에서 오더 카드만 추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이자 개인적으로 문외한들을 매트릭스에서 언플러그드 시키기 위한 최적의 게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보드게임의 맛은 사람들과의 투박한 입담과 신경전, 간보기 등등 잡다한 밀고 당기기라고 생각하는데 보난자는 특히 말을 많이해야해서 좋습니다. 아직 한명이 덜 와서 총 3명이서 진행됐는데 다들 한번씩 해본 상태라서 오늘은 플러스의 오더카드를 넣고 해봤습니다.
위에 사진 보이시나요?
안보이시죠? 네, 사진 없습니다. 그냥 한번 있는 척 해보고 싶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좀 게으른 것도 있고 한창 재밌게 하는데 사진 찍겠다고 부산떨기도 싫어서 모임 사진은 한장도 없습니다.
원래 보난자 3인플은 한번 따 되면 걷잡을 수가 없어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인데 이번에는 참 흥미롭게 진행됐습니다. 오더 카드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근데 오더 카드의 존재는 보난자의 원초적 재미인 말빨과 나중에 잘해줄게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네요. 무표정한 얼굴로 교환한 뒤에는 잽싸게 오더카드를 돈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허탈해지고 당했다는 느낌은 뭔지. 다시 무를 수도 없고.
그리고 인원이 3명이다보니 내가 뭘 얼마나 '잘'해줬는지를 기억하는 현상이 발생하더라구요. 내가 한장 빚졌다, 두장 빚졌다 뭐 이런 말들이 오가더니 세장 빚진걸로 하고 그거 줘, 안돼 4장 빚진걸로 해 라는 말들이 오가는가 싶더니 1.5장 같은 소수점도 등장하고 자기 빚진걸 표시해두는 등 별 기현상이 발생하더군요. 라스베가스에서 5명이 할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어쨌든 3인플도 충분히 재밌구나 하고 느낀 한판이었습니다.
2. 딕싯
고백합니다. 저는 딕싯 원판을 사지 않았습니다! 확장만 사서 한국에서 호주로 해외배송했습니다. 나머지 점수표시나 번호표는 자체조달 했죠. 아자아자 자력갱생! 그런 이유로 룰 게시판에 카드만 가지고 하는 룰을 만든 것이었죠. 후후.
처음 딕싯을 한 것은 일본인, 호주인, 한국인 섞인 그룹에서 였는데 그때는 아무래도 영어라서 그냥 재밌네? 정도였습니다. 이번에 플레이할 때는 인원이 4명이었는데 추천이 5,6인이라서 괜찮을까 걱정도 좀 됐구요. 근데 막상 해보니 완전 재밌었습니다. 최소한으로 맞추게 하기 위한 궁리, 저 놈 머릿 속에 뭐가 들어있을까 하는 궁리, 어떻게 교묘하게 다른 사람들을 낚을까 하는 궁리. 궁리궁리궁리 하다가 다들 궁디를 의자에서 떼고 테이블에 깔린 카드들를 뚫어져라 쳐다보더군요. 처음에는 간단하게 물, 하늘 이런 주제 나오고 또 나온대로 물이나 하늘 그려있는거 내더니 점점 치밀해지면서 나중에는 주제가 사람이었는데 카드에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다들 엄청 웃었습니다. 저는 초반에는 쏙쏙 잘 맞추다가 나중에는 너무 머리를 굴려서 틀리고 낚이고 넝마가 됐습니다. 엉엉.
3. 코스믹 인카운터
유일하게 호주 와서 지른 보드게임. 장난감 매장 한구석에 포장 비닐이 마구 뜯겨져가며 죽어가는 목소리로 '세..일...'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을 줏어왔습니다. 구판이었고 세일해서 50달러 줬어요. 많이 고민했는데 리뷰보고 재밌을것 같아서 샀습니다. 저저번주에 3명이서 했었는데 그땐 좀 엄했는데 이번에 4명이서 하니 아주 난장판이더군요.
매뉴얼의 추천 종족 중에서 Filch, Mutant, Philanthropist, Vulch 를 플레이 했습니다.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제 차례였는데 내가 가진 가장 높은 걸 내겠다, 반드시 승리한다! 라고 하며 동맹을 죄다 끌어모은 뒤 6을 냈습니다. 내 블러핑에 속아서 상대가 네고 카드를 내고 그러지 않을까 했는데 십짜린가를 내더군요. 당연히 졌고 쏟아지는 야유, 신뢰를 잃었네 등등 순간 속으로 아차싶었습니다. 이거 완전 왕따 신세 됐구나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코스믹 인카운터만의 장점이랄까 뒤끝이 별로 없어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편먹고 싸우고..
한번은 한명이 '나에게 동맹을 붙지 않으면 내가 가진 아주 고약한 카드를 선사하겠다, 뭔지는 말 안해도 알겠지?' 라고 하니까 2명 모두 동맹에 참여했습니다. 저도 그 중 한명이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플레이그 카드를 말하는거였습니다.
저는 아티펙트를 죄다 줏어오는 Vulch였는데 어쩌다가 남에 카드 뺏어와 7장을 만드는 Mutant와 전쟁을 하게 됐습니다. 상대가, 아 일단 제가 지금 카드가 4장이니까 3장 주세요. 라고 하는데 '그래? 그럼 일단 이거 먹어' 하고 줏어모은 아티팩트 중에 플레이그를 냈습니다. 그러자 뮤턴트가 '아 그거 안쓰면 딴사람꺼 뺏어갈게요.' 라고 하더군요. '오 좋지' 라며 낸 카드를 가져오려는데 양쪽에서 "낙장불입!!"을 고래고래 소리치더군요. 날치기 법안을 통과시키려다 걸린 국회의원처럼 저는 눈알을 굴리면서, '낸거 아냐, 실수로 흘린거야'라고 둘러댔지만 국회를 사수하고도 남을 만한 목소리로 계속 낙장불입을 외쳐대는데 방법을 바꿔서 '내긴 했는데, 누구한테 쓴다는 말은 안했어.' 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런게 어딨냐고 이미 말했다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데 결국 뮤턴트에게 플레이그를 먹이고 말았습니다.
그 외에도 재밌는 순간들이 많았네요. 코스믹 인카운터 구판은 긱 순위가 좀 낮은 편인데 저는 아주 재밌었습니다. 특히 설명할 때 후기에 있는대로 전쟁은 디스크 신이 결정한다. 그것은 우주의 섭리다. 우주는 자잘한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이렇게 설명하니까 다들 재밌어하고 몰입도 잘 하더군요. 전판에 딕싯을 해서 그랬던 걸까요. 아무튼 설명하는 방법이 게임에 많은 영향을 주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코스믹 인카운터가 끝나고 다들 좀 더 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저는 모른척 모임을 종료했습니다. 보드게임은 재밌는데 하고나면 너무 힘들어서 ㅜㅜ
저는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왔구요, 현재는 브리즈번에 있습니다. 오면서 외국인들하고 하려고 가벼운 카드게임들 몇개 가져왔는데 정작 플레이 하는 사람들은 한국인이군요-_-;;
지금까지 4번의 모임이 있었고 이번에 후기는 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던 마지막 모임에 대한 것입니다. 돌아간 게임은 보난자, 딕싯, 코스믹 인카운터 입니다.
1. 보난자(하이본 플러스에서 오더 카드만 추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이자 개인적으로 문외한들을 매트릭스에서 언플러그드 시키기 위한 최적의 게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보드게임의 맛은 사람들과의 투박한 입담과 신경전, 간보기 등등 잡다한 밀고 당기기라고 생각하는데 보난자는 특히 말을 많이해야해서 좋습니다. 아직 한명이 덜 와서 총 3명이서 진행됐는데 다들 한번씩 해본 상태라서 오늘은 플러스의 오더카드를 넣고 해봤습니다.
위에 사진 보이시나요?
안보이시죠? 네, 사진 없습니다. 그냥 한번 있는 척 해보고 싶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좀 게으른 것도 있고 한창 재밌게 하는데 사진 찍겠다고 부산떨기도 싫어서 모임 사진은 한장도 없습니다.
원래 보난자 3인플은 한번 따 되면 걷잡을 수가 없어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인데 이번에는 참 흥미롭게 진행됐습니다. 오더 카드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근데 오더 카드의 존재는 보난자의 원초적 재미인 말빨과 나중에 잘해줄게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네요. 무표정한 얼굴로 교환한 뒤에는 잽싸게 오더카드를 돈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허탈해지고 당했다는 느낌은 뭔지. 다시 무를 수도 없고.
그리고 인원이 3명이다보니 내가 뭘 얼마나 '잘'해줬는지를 기억하는 현상이 발생하더라구요. 내가 한장 빚졌다, 두장 빚졌다 뭐 이런 말들이 오가더니 세장 빚진걸로 하고 그거 줘, 안돼 4장 빚진걸로 해 라는 말들이 오가는가 싶더니 1.5장 같은 소수점도 등장하고 자기 빚진걸 표시해두는 등 별 기현상이 발생하더군요. 라스베가스에서 5명이 할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어쨌든 3인플도 충분히 재밌구나 하고 느낀 한판이었습니다.
2. 딕싯
고백합니다. 저는 딕싯 원판을 사지 않았습니다! 확장만 사서 한국에서 호주로 해외배송했습니다. 나머지 점수표시나 번호표는 자체조달 했죠. 아자아자 자력갱생! 그런 이유로 룰 게시판에 카드만 가지고 하는 룰을 만든 것이었죠. 후후.
처음 딕싯을 한 것은 일본인, 호주인, 한국인 섞인 그룹에서 였는데 그때는 아무래도 영어라서 그냥 재밌네? 정도였습니다. 이번에 플레이할 때는 인원이 4명이었는데 추천이 5,6인이라서 괜찮을까 걱정도 좀 됐구요. 근데 막상 해보니 완전 재밌었습니다. 최소한으로 맞추게 하기 위한 궁리, 저 놈 머릿 속에 뭐가 들어있을까 하는 궁리, 어떻게 교묘하게 다른 사람들을 낚을까 하는 궁리. 궁리궁리궁리 하다가 다들 궁디를 의자에서 떼고 테이블에 깔린 카드들를 뚫어져라 쳐다보더군요. 처음에는 간단하게 물, 하늘 이런 주제 나오고 또 나온대로 물이나 하늘 그려있는거 내더니 점점 치밀해지면서 나중에는 주제가 사람이었는데 카드에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다들 엄청 웃었습니다. 저는 초반에는 쏙쏙 잘 맞추다가 나중에는 너무 머리를 굴려서 틀리고 낚이고 넝마가 됐습니다. 엉엉.
3. 코스믹 인카운터
유일하게 호주 와서 지른 보드게임. 장난감 매장 한구석에 포장 비닐이 마구 뜯겨져가며 죽어가는 목소리로 '세..일...'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을 줏어왔습니다. 구판이었고 세일해서 50달러 줬어요. 많이 고민했는데 리뷰보고 재밌을것 같아서 샀습니다. 저저번주에 3명이서 했었는데 그땐 좀 엄했는데 이번에 4명이서 하니 아주 난장판이더군요.
매뉴얼의 추천 종족 중에서 Filch, Mutant, Philanthropist, Vulch 를 플레이 했습니다.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제 차례였는데 내가 가진 가장 높은 걸 내겠다, 반드시 승리한다! 라고 하며 동맹을 죄다 끌어모은 뒤 6을 냈습니다. 내 블러핑에 속아서 상대가 네고 카드를 내고 그러지 않을까 했는데 십짜린가를 내더군요. 당연히 졌고 쏟아지는 야유, 신뢰를 잃었네 등등 순간 속으로 아차싶었습니다. 이거 완전 왕따 신세 됐구나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코스믹 인카운터만의 장점이랄까 뒤끝이 별로 없어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편먹고 싸우고..
한번은 한명이 '나에게 동맹을 붙지 않으면 내가 가진 아주 고약한 카드를 선사하겠다, 뭔지는 말 안해도 알겠지?' 라고 하니까 2명 모두 동맹에 참여했습니다. 저도 그 중 한명이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플레이그 카드를 말하는거였습니다.
저는 아티펙트를 죄다 줏어오는 Vulch였는데 어쩌다가 남에 카드 뺏어와 7장을 만드는 Mutant와 전쟁을 하게 됐습니다. 상대가, 아 일단 제가 지금 카드가 4장이니까 3장 주세요. 라고 하는데 '그래? 그럼 일단 이거 먹어' 하고 줏어모은 아티팩트 중에 플레이그를 냈습니다. 그러자 뮤턴트가 '아 그거 안쓰면 딴사람꺼 뺏어갈게요.' 라고 하더군요. '오 좋지' 라며 낸 카드를 가져오려는데 양쪽에서 "낙장불입!!"을 고래고래 소리치더군요. 날치기 법안을 통과시키려다 걸린 국회의원처럼 저는 눈알을 굴리면서, '낸거 아냐, 실수로 흘린거야'라고 둘러댔지만 국회를 사수하고도 남을 만한 목소리로 계속 낙장불입을 외쳐대는데 방법을 바꿔서 '내긴 했는데, 누구한테 쓴다는 말은 안했어.' 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런게 어딨냐고 이미 말했다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데 결국 뮤턴트에게 플레이그를 먹이고 말았습니다.
그 외에도 재밌는 순간들이 많았네요. 코스믹 인카운터 구판은 긱 순위가 좀 낮은 편인데 저는 아주 재밌었습니다. 특히 설명할 때 후기에 있는대로 전쟁은 디스크 신이 결정한다. 그것은 우주의 섭리다. 우주는 자잘한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이렇게 설명하니까 다들 재밌어하고 몰입도 잘 하더군요. 전판에 딕싯을 해서 그랬던 걸까요. 아무튼 설명하는 방법이 게임에 많은 영향을 주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코스믹 인카운터가 끝나고 다들 좀 더 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저는 모른척 모임을 종료했습니다. 보드게임은 재밌는데 하고나면 너무 힘들어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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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최근에 보난자를 4인플만 2판 해본사람으로써
3인플 하려면 어떤 확장이 재밌으려나 하고 질문 드려봅니다. ^^ -
흑 코스믹 인카운터 구판 확장이 세일인데...$ 50...
호주가 게임이 엄청 비싸군요... -
재밌었겠네요. ^^;
디굴님, 호주 달러랑 미국 달러랑 다르지 않을까염? -
얼마전 다녀온데라 애착이 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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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맨~ // 글쎄요, 저도 확장은 별로 안해봐서요. 듣기로는 하이본이 제일 무난하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만 3인플은 잘 모르겠네요. 전략적으로 변한다니 할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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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굴디굴대마왕 // 네 ㅋㅋ 여기 물가가 좀 비싸요. 그나저나 구판도 확장이 있었군요....-0-;; 모르는게 나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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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아 // 네 재밌었어요 ㅋㅋ 호주 1달러는 천원정도에요.
덩달이 // 어이쿠 같이 모임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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