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더운여름님, 마인님, 뽀또님, 지니님, 혜느님, 저 이렇게 6명이 모여 게임을 즐겼습니다. 지니님께서 오랜만에 서울로 와 주셔서 지니님 지인분들 위주로 같이 모이게 되었네요.^^



1. 예루살렘



좋은 평이 많았던 예루살렘을 해 보았습니다. 인원수의 압박으로 저는 설명만 하고 빠지고, 아직 도착못한 지니님을 제외한 4분이 하셨습니다.

첫플이라 그럴까요? 플레이타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소문과 달리, 엄청나게 걸렸습니다. (2시간 훌쩍 넘게 한 것 같네요.) 물론, 다시 하면 지금보다는 빨리 끝내겠지만요.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나쁘게 말하면 참신한 면은 별로 없는) 영향력 게임다운 면모를 보이더군요. 사실 '에기지아'도 그렇고, 참신한 게임보다는 기존의 게임을 잘 짜깁기한 듯한 게임들이 평이 좋고 인기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체적으로 '엘 그란데급은 된다.'거나, '엘 그란데보다 낫다.'는 평이었는데 모임원 분들 성향이 영향력 게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 있어선지 모두가 재밌다는 게임은 아니었고, 좋아하는 분은 좋아하는 게임이었습니다.



2. 말타!




지니님이 오시고, 특이한 게임 말타!를 6인플로 해보았습니다. 심플한 룰에 수많은 종류의 카드를 이용해 서로를 죽이고(?) 살아남는, 라스트 맨 스탠딩 방식의 게임입니다. 카드 기능 중에 '다른 플레이어와 게임말, 카드, 자리를 바꾼다.'는 내용의 카드도 있어 게임 중에 자리교환까지 빈번히 일어나는 황당한 게임이었습니다. 모듈로 구성된 맵에서 시작 시, 자신이 있는 칸만큼 카드를 받고, 받은 카드의 반을 무조건 사용해야 합니다. (반올림) 카드 사용 후, 자신이 있는 칸에서 이동할 수 있는 칸으로 한 칸 이동 후, 턴을 마치면 됩니다. (화살표로 된 부분으로만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카드플레이 중 손에 핸드가 한 장도 남지 않는다면 탈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드 사용을 잘 해야 하는데, 카드 중에는 상대방을 괴롭히는 것도 있지만, 자기자신을 엘리시키는 카드도 많기 때문에 선택과 사용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있는 칸으로 이동하면, 그 칸의 숫자만큼의 카드를 상대방에게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무조건 핸드가 떨어지면 탈락) 심플한 룰로, 긴장감 있고 스피디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만 카드에 텍스트가 많아 귀찮은 감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신함과 스피디한 진행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3. 아디오스 아미고스 (잘 가게, 친구)



2-4인용이라는 제한이 아쉬운 파티게임입니다. 데스페라도 카드를 3장씩 앞에 펼쳐두고 0부터 9까지 적힌 총을 뒤집은 채로 섞어둔 후에, 선이 '아디오스 아미고스!'라고 외치는 순간 총 타일 두 개를 뒤집습니다. 그걸 상대방의 데스페라도에게 쏘아야 하는데, 데스페라도 양 옆에 적힌 숫자의 합이나 차인 수의 총 타일을 재빨리 해당 데스페라도스에게 놓으면 됩니다. 3마리가 다 죽은 사람은 라운드에서 탈락합니다. (영화 놈놈놈에서 마지막 3인 결투씬을 게임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쉽겠네요.) 그런 식으로 살아남은 1인이 그 라운드의 승자이며, 승자 타일을 하나 먹습니다. 라운드마다, 다이너마이트 하나랑 총알 2개를 가지고 시작하는데, 총알은 테이블 가운데에 놓으며, '리로드!'라고 외치면 총 타일 2개를 추가로 뒤집을 수 있도록 하며(상대방 포함), 다이너마이트는 'BOMB!'이라고 외치고 테이블 가운데에 놓으면 놓은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게임을 멈추고) 10부터 0까지 셉니다. 그 시간동안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한 사람은 자신의 총 타일로 데스페라도를 사살할 기회를 가집니다. 이 때, 총 타일을 한꺼번에 여러 개 사용해서 죽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스페라도의 숫자가 3 9라면, 6,4,2 타일을 합쳐서 죽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매우 스피디하며 재장전이나 다이너마이트 던지는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어 단순한 룰에 비해 의외로 긴장감이 좋아서 다들 재밌었다는 평입니다.


여름님의 시간차 공격.



4. 콘스탄티노폴리스




우왕굳! 재밌네요!
전형적인 전략게임, 푸코와 쿠바, 르아브르를 좋아한다면 '이것도 내 게임이다.' 라고 생각하실 확률이 높습니다. 한 번 해봤기에, 밸런스라든가 이런저런 부차적인 문제는 아직 모르겠지만 게임 자체가 굉장히 재밌습니다. 카린님께서 '인터액션이 부족한 감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런 점 때문에 게임이 보다 스피디하게 진행된다는 장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르아브르처럼 앞선 사람의 행동이 자신의 행동에 아주 크게 영향을 줘서 장고가 속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런 점에서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0렇다고 인터액션이 없는 것은 아니고요.^^; 룰도 어렵지 않고,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했던 전략게임 '에기지아'보다 훨씬 재밌었습니다.


게임 중반부 상황. 중반부까진 쪼들리며 살다가 후반부에 급격히 뻥튀기하는 느낌이 테크게임에서 느끼는 바로 그 맛.



5. 룩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한다는 트릭 테이킹 게임입니다. 마이티와 유사한 룰을 가지고 있는데, 잔룰이 많은 마이티에 비해 룰이 깔끔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습니다. 4인플은 티츄처럼 2:2 팀플로 진행되어 더 재밌기도 하고 2-6인의 인원커버능력도 장점입니다. 정말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트릭테이킹류를 좋아하신다면 이번 기회에 하나 장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친구와의 밤샘은 물론 가족과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전 이런 트릭테이킹은 젬병인데 그래도 카드게임 중에선 이런 게 가장 재밌습니다.^^



6. 잇 해픈스..





최근 슈파이어슈타트로 다시 한 번 화제로 급부상한 인물 슈테판 펠트의 주사위 파티게임입니다. 개미핥기를 소재로 했지만 그냥 거들 뿐이고 아주 간단한 룰의 주사위게임입니다. 아트웍은 '석기시대', '대지의 기둥' 등 수많은 보드게임의 일러스트로 유명한 미하엘 멘잘이 담당했는데 카드마다 그림이 다 다르고 굉장히 재밌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게임입니다. 특히 주사위가 작고 반짝거리는 게 정말 예뻐서 컴포넌트는 역시 퀸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자체의 룰은 너무나 심플해서 사실 룰을 읽으며 '잘못 샀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전의 마법 달리기도 그랬듯이 직접 해보니 꽤나 괜찮더군요. 뭔가 줄서기의 느낌이 있는데 이건 슈파이어슈타트랑 조금 닮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아이들이나 여자분들과 하기에 좋은 게임입니다.



7. 호넷







지맨사의 최신작입니다. 벌이 되어 넥타를 모으고, 꿀을 만들어 자신의 벌집을 완성한다는 테마의, 재미있는 동시액션선택, 블러핑, 영향력게임입니다. 이것도 컴포넌트가 굉장히 좋네요. 지맨사 게임 중에서 최상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룰도 쉽고 게임 테마도 좋고 재밌어서 꽤나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눈치를 잘 보는 사람이 이깁니다. ^^
지난 번 앤트!(개미) 플레이 이후, 곤충 테마의 게임이 또 나와서 해본 것인데, 전쟁게임인 앤트!와 장르자체가 다르지만 전 호넷이 더 좋네요.^^


8. 던전퀘스트



지니님께서 하고 싶다고 하여 꺼내든 게임이지만 시각은 4시를 알리고 정작 지니님은 코마에 빠지셔서 제가 1인2역을 했습니다. ㅠ.ㅠ 다시해도 역시나 빵빵터지는 맛은 일품이네요. 최근 묻고 답하기란에 질문들이 많이 올라오는만큼 은근히 잔룰이 많은 게임이고, 톰아저씨에게 씹히기도 했지만, 빵빵 터지는 것 하나로도 게임의 가치가 있습니다. 파티게임도 아닌 것처럼 생긴 게 본격 파티게임들보다 웃긴다니.ㅋㅋ


무난하게 진행하여 3000점 가량 먹은 제 유닛 옆에 보물 방 한 칸을 앞두고 나락으로 떨어진 여름님.
두 발가서 카타콤으로 들어간 후, 몬스터 잘못 만나 게임 끝날 때까지 심연 속을 헤맨 혜느님.


p.s : 중간에 2판 돌린 좀비 다이스는 사진을 안찍었네요.^^;
밤샘하느라 다들 지치셨을텐데 푹 쉬시고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