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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리어스 매뉴얼 번역 후기-이런저런 덱빌딩 게임에 대한 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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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06: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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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무르익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좋아하는 테마와 수려한 컴포넌트 때문일 때가 많습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도 외모에서부터 시작되지 않던가요?
그런 단순한 이유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설명서를 찾아 읽을 때, 읽으면 읽을 수록 더 관심이 가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그런 설명서를 읽을 때에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 쿼리어스 프리뷰를 보고 급 관심이 생겨서 설명서를 찾아서 읽어보았는데, 괜찮은 것 같아서 내친김에 우리 말로 옮겨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든 생각을 적어봅니다.
사실, 나이트폴이 나왔을 때도, 제가 원하던 새로운 방식의 덱빌딩 게임이 나온 것 같아서 매우 기뻤습니다.
확장이 많이 나온 지금의 도미니언은 어떤 모습인지는 잘 모르지만, 기본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액션을 아무리 늘리고 이런 저런 행동을 취해도 결국의 목표는 한 턴에 얻는 돈의 양을 늘리는 것에 있다는 것에 있지 않나요? 겉보기에는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것 같지만, 결국엔 돈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조금은 단조롭게 느껴지더라고요.
매직 더 게더링의 경우도 결국에는 피해를 주는 것이 목표라고 볼 수도 있지만, 피해를 주는 경우의 수가 굉장히 많죠. 같은 생물이어도 비행, 돌진, 선제공격 등의 능력이 있고, 마나와 핸드 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직접 공격을 할 수 있는 주문도 있고요. (최근에는 독이라는 개념의 등장으로 올인성 플레이를 조장하는 것 같더군요) 또 반대로 그것을 막는 방법도 다양하고요. 하지만 도미니언의 경우 재물 카드를 드로우 하거나, 할인 카드를 얻는 것 두 가지 뿐이니까요. - 엄청난 마을과 대장간 콤보로 손에 카드가 한 가득이어도 덱에 재물 카드가 없다면 그냥, 기분만 좋을 뿐.
물론, 엄청난 확장이 나왔고, 나올 상황에서 기본판만을 두고 이야기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죠.^^ 기본판만으로는 심심하다는 게 중론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덱빌딩 게임 중에서는 최고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완성도가 조금 낮더라도 다양성에 중점을 둔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것 아니겠습니까?
일단 저는 플레이어간의 간섭이 많은 보드게임을 더 좋아합니다. 굳이 모여서 얼굴 보며 게임을 하는데 함께하는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간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복잡한 게임은 그냥 컴퓨터 게임으로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복잡한 게 뭔가 있어 보이기는 합디다.
나이트폴의 기본 컨셉을 봤을 때, 매직 더 게더링을 덱빌딩화 시켜놓은 것 같아서 정말 기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내가 열심히 모은 카드들로 직접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 더 맘에 들었죠. 도미니언을 하다보면 이 카드로 뭔가 대단한 걸 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생겼었거든요.(6점짜리 승점 카드를 구입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기는 하죠-_-;)
사족을 붙이자면, 나이트폴의 카드 중 매직 더 게더링에서만 볼 수 있었던 카운터(디스펠) 계열의 주문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나이트폴을 돌려본 결과 많은 부분에서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긱에 누가 이야기한 것처럼 확실한 일등은 못해도 확실한 꼴지를 피하기 위해 한 사람에게 집중포화가 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제안한 것이 각자 받은 상처 카드의 수를 모두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표시해 놓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뭔가 찝찝하죠. 상처 카드 장수가 공개되지 않는 것에 막판까지 놓을 수 없는 긴장이 있으니까요.
방법은 1등 아니면 모두 지는 거다라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해야 하는 건데, 1등에게 상품을 걸지 않는 이상 그렇게 불타오르기 쉽지 않잖아요. 돈이라도 걸어야 하는걸까요?-_-a
사실 경쟁적인 게임-전쟁 게임 등은 이러한 딜레마를 모두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전-free for all 게임의 경우 확실한 꼴지가 정해지면 몰입도가 상당히 떨어지곤 하니까요. - 특히 그 확실한 꼴지는 상당히 맘 상한답니다.
나이트폴의 큰 문제는 인터페이스에도 있습니다. 카드를 뽑거나 피해를 주는 등 빈번하게 나타나는 능력들을 아이콘화 했다면 훨씬 편리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한글화를 한다고 해도 글자가 너무 많아지면 눈이 핑그르 돌아버리니까요.
(하지만 2:2로 하면 괞찮을 것 같기도 해요. 한정적이지만 서로 도와주는 재미가 있을테니까요.)
잡설이 기네요. 조금만 더 할께요.
당시 나이트폴이 옆동네에 입고되었을 때, 어센션도 함께 입고 되었었습니다. 당시 두 게임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어센션은 사올 수 있는 카드의 종류가 다양하고 모든 카드를 다 쓰기 때문에, 카드를 외우고 있는 쪽이 상당히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콤보 등을 설계하기도 경험있는 참가자가 훨씬 유리하고요. 추가로 전략보다는 전술-임기응변이 중요한 게임 같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나이트폴 쪽에 손을 들었는데, 현재 어센션은 품절이고 나이트폴은 아닌 것으로 봐서 제 판단이 틀린 것 같군요.(입고량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추가로 썬더스톤은 복잡하다기 보다는 조잡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카드 인터페이스도 그렇고... 룰북도 못 만든 편이구요-애매한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룰은 잘 만들어 놓고 룰북 못 만들어 놓으면 정말 안타깝죠.(쿼리어스 디자이너 중 한 명이 썬더스톤 디자이너라고 하네요)
이 와중에 주사위 빌딩 게임을 표방한 쿼리어스가 나온답니다. 일단 기대하고 있습니다. 포장과 구성물만으로도 소유욕이 자극되는 군요. 돈 없는데 말예요.(-이 글을 쓸 당시에는 입고 되기 전이었어요. 폭풍품절 앞에서는 아무짝에 쓸모 없는 고민일 뿐)
나이트폴과 같이 서로 공격을 하는 것은 맞는데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긍정적인positive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거든요. 나이트폴은 벌점을 주는 게임이잖아요. 이런 목표를 저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인negative 목표라고 부르는데요, 크게 봐서 게임의 목표가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1:1 게임에서는 말만 잘 바꾸면 똑같은 룰로 10점을 얻으면 이기는 게임과 10점을 잃으면 지는 게임 둘 다 만들 수 있습니다. 내가 득점하는 기능을 상대방에게 감점을 주는 형식으로 말만 바꾸면 되니까요. 하지만 여럿이서 하는 게임에서는 득점은 혼자 앞서나가는 것이고 감점은 혼자만 뒤쳐지는 것이니까 의미가 달라지죠.
쿼리어스는 득점을 하는 게임입니다.
다음 턴까지 살아남은 피조물Creature을 통해 득점을 하게되는데요, 공격의 수단으로 감점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득점을 하는 시스템이 신선하네요. 그렇다고 득점하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공격을 무조건 막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재밌는 부분은 공격을 못 막았을 때의 패널티가 없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뽑기 운이 최악이어도 입는 피해가 크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20으로 공격을 했는데 하나도 못 막은 경우나, 상대방이 1 공격했는데 하나도 못 막은 경우나 결과는 같습니다. 상대방의 공격력이 높다는 것은 많은(강한) 피조물을 소환했다는 것이니 점수를 많이 얻을 확률이 높겠지만, 턴 순서 상 그후에 내가 소환해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 턴에 잘 하면 상대방이 앞서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격은 왜 해야 할까요? 나이트폴의 경우는 이기기 위해서 공격했습니다만, 쿼리어스에서는 상대방이 이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공격합니다. 공격 잘했다고 내가 받는 이익은 없습니다. 피조물을 파괴했다고 얻는 이익도 없거든요.(특수 능력에 따른 변형은 배제하고 하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공격을 잘하면 지지 않고, 방어를 잘 하면 이깁니다. 게임에 임하는 기분도 확연히 다른데요, 부정적인 목적의 게임은 다른 사람 때문에 내가 지는 게임이라 졌을 때 특히 기분이 안 좋죠. 긍정적인 목적의 게임은 졌다고 기분이 많이 상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대신 이겼을 때의 기쁨이 상대적으로 더 크죠. 오롯이 내가 잘해서 이긴 거니까요.
하지만 페널티가 없다는 점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도미니언의 경우 승점 카드를 많이 가질 수록 덱의 효율이 떨어져서 너무 앞서나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잖아요.(이게 도미니언을 훌륭한 게임으로 만들어주는 핵심 매커니즘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 게임에는 그러한 장치가 없습니다. 정말 뼈 빠지도록 덱을 잘 구성하는 수밖에요.
두 번째로 다른 점은 몇 명이 게임을 하든지 1:1의 양상이라는 점입니다.
공격은 무조건 해야하며, 모든 피조물의 공격력의 합을 각 참가자는 막아야 합니다. 한 참가자의 공격력 총 합이 10이라면 모든 참가자는 10을 방어해야 하는 것이죠. 피해량을 나누거나 하는 골치아픈 선택은 하지 않아아도 됩니다. 일단 한 사람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겠네요. 또 맘 상해할 상대는 공격하지 못하는 일도 없겠고요. 꽤나 공정한 것 같군요. 하지만 공정하다는 건 뭔가 유동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공격에 중점을 두고 이 게임을 선택했다면 약간은 실망할 수도 있겠습니다.(그렇다면 실망할 사람은 저뿐인가요?)
한 참가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죠. 네 명이 게임을 하면 세번 공격 받고 한 번 공격합니다. 세 명이 하면 두번 공격 받고 한 번 공격하구요. 당연히 사람이 많을 수록 목표 점수는 적어집니다. 그만큼 하나 살리기가 힘들테니까요.
매번 사용되는 카드의 종류가 달라지는 게임에서는 1의 공격력이 항상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공격력이 낮은 카드 위주로 구성되었다면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높아 질테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낮아지겠죠. 따라서 공격력 1의 가치는 셋팅된 구성에 따라 그 값어치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한 턴씩 진행했을 때 발생하는 총 공격력의 합계에서 나의 공격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중요합니다. 내가 40%의 피해를 입히고 다른 세 참가자가 30%, 20%, 10%의 피해를 입혔다면, 내가 받은 피해는 60%(30+20+10)입니다. 다른 세 참가자가 각각 받은 피해는 70%(20+10+40), 80%(30+10+40), 90%(30+20+40)이고요. 참가자들이 생산해내는 공격력 합계에서 내 공격력의 비중을 높이면 상대방이 입는 피해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자연스레 내가 입는 피해도 적어지는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도미니언도 총 승점 획득의 비율이 높아지면 이기는 건 똑같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총 승점 획득량의 비율이 50%을 초과하면 승리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도미니언에서 승점이 싸이는 구조는 %로 따져볼 수 있는 성격이 아닙니다. 지금 51%의 승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60%를 득점할 수 있죠. 게임이 끝난 후 결과를 %로 계산해볼 수 있겠지만, 게임 중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도미니언에서의 상대방은 개개인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쿼리어스는 내 공격력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상대방에 비해 받은 피해의 양도 줄어듭니다. 따라서 네 명이 게임을 해도 1 vs 1 vs 1 vs 1의 구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 vs 환경environment간의 싸움이 됩니다. 저는 이 시스템이 MMORPG에 빗대 보자면 PvP 보다는 PvE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상대들의 패는 나에게 레이드 보스와 같은 시련을 안겨주게 되는 거죠. 이런 이유로 7wonders처럼 참가자 수를 타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하지만 특수능력 때문에 양상은 많이 바뀌겠죠?)
물론 피조물을 이용한 공격이 곧 승리로 이어진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생각이고, 피조물의 체력에 따라 같은 공격에도 살아남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갈리기 때문에 이런 추상적인 생각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체력 1 남은 시즈탱크와 체력이 만땅인 시즈탱크의 공격력이 같은 것처럼요) 하지만 게임성이 기존의 게임과는 다르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네요.
모든 카드마다 다른 주사위를 써야 한다면, 50종의 카드니까 250개의 주사위가 필요하네요. 기본 주사위까지 더하면 300개에 육박합니다. 현실적으로 이건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쿼리어스 기본판에는 30종의 피조물 카드가 들어있는데요, 피조물 주사위는 10종입니다. 한 종 당 3가지 카드가 들어있는데, 한 종류가 이미 깔렸다면 같은 종류의 나머지 카드는 쓰지 않습니다. 다른 덱 빌딩 게임을 하다보면 비슷한 종류의 카드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뭐 그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긴 하지만, 쿼리어스에서는 항상 다양한 종류의 카드가 깔릴테니까 항상 다양한 액션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현실적인 제약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낸 것 같습니다. 문제는 특수 능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인데... 프로모 카드들을 봤을 때 매직 더 게더링에서 볼 수 있는 능력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는 조금 실망입니다. 조잡해지는 감이 있거든요.
(프로모 카드의 컨셉은 매직 더 게더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능력 이었습니다. 카드마다 종류 외에도 유형이라는 속성이 있는데 프로모 카드 세 장은 모두 같은 유형입니다. 그리고 그 유형을 많이 소유할 수록 강력해지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인터페이스 부분입니다. 대표적인 몇몇 기능은 아이콘으로 잘 나타나 있지만, 고유한 능력들은 카드를 확인해야 하거든요. 손에 든 카드를 확인하는 것에 비해 멀리 놓인 카드를 찾아서 확인해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많이 불편하죠. 능력들도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고요.
셔플 없는 덱빌딩 게임이라는 카피를 대문짝만하게 내세웠지만, 매번 뽑아 굴려야 하는 것도 만만찮게 불편할 것 같은데요? 매턴 6개의 주사위를 주머니에서 뽑아야 하는데 만약 6개를 초과해서 뽑으면 전부 집어넣고 다 다시 뽑아야 합니다. 이거 무서워서 한 개씩 뽑아야 하겠는데... 그냥 덱 섞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나이트폴의 경우 가장 예상을 빗나갔던 부분이 게임의 종료 시점이었습니다. 처음에 12장의 카드를 가지고 시작하는데 이 카드들은 한 번 쓰면 아예 제거됩니다. 그런데 이 12장의 카드를 다 쓰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 전에 게임이 끝나거든요. 대부분의 경우 덱이 25장 정도 됐을 때 게임이 끝났던 것 같습니다. 상처 카드를 많이 먹었을 경우에나 30장을 넘고요. 매턴 살 수 있는 장수에 제한이 없는데도 말이죠. 처음 산 두 세 장의 카드가 정말 중요합니다. 덱빌딩 게임인데, 덱을 빌딩하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는 느낌입니다.
쿼리어스는 각 카드마다 5개의 주사위가 놓입니다. 도미니언이 10장씩인 것을 생각하면 반절의 볼륨인 거죠. 따라서 종료 시점도 상당히 빠를 것 같습니다. 설명서에도 30분 걸린다고 적혀있고요. 과연 빌딩하는 재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까요?
'피조물로만 점수를 얻을 수 있어서 주문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덱 빌딩의 자유도가 낮아 재미가 없다'라는 대충 이런 의견도 있는데요, 당연히 주문이 그만큼 더 강하겠죠? 이건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네요. 이 글에 '주사위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 하는 데에 가장 큰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전략적인 덱빌딩에만 초점을 맞춰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댓글이 달려있었습니다. 어쩌면 주사위 굴리면서 함께 박장대소하는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결국엔 파티 게임?(아니면 제가 글 이해를 잘못했거나)
'주사위를 뽑을 때 촉감 때문에 항상 6면체 주사위만 써야겠다. 확장에서 4면체 주사위 쓰면 안 될 거 아냐?' 대충 이런 내용도 있네요. 댓글로 '디자이너가 바보냐, 알아서 6면체로만 만들겠지'라고 달려있더라구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촉감이 다른 주사위가 있는게 더 재밌을 것 같은데요?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 그게 주사위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잖아요. 개성이 있다면 그게 뭐든지 살리고봐야하는게 요즘 추세 아닌가요?
공격적이지만 맘 상하지 않는 덱빌딩 게임이라... 운의 요소가 더 커졌는데 이것을 디자이너가 어떻게 풀어놨을지 기대가 됩니다.
아무래도 번역을 하다보면, 꼼꼼하게 체크하게 읽게 되고, 그러다보니 생각이 많아져서 글로 옮겨보았습니다. 생각만 했을 때보다 말로 했을 때, 말로 했을 때보다 글로 옮겼을 때 그 생각이 더 뚜렷해진다는 데, 이 글을 다 쓰고 다시 읽어보니 더 혼미해진 것 같네요.
제 생각이 맞든 틀리든, 게임은 재밌으면 장땡!
그런 단순한 이유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설명서를 찾아 읽을 때, 읽으면 읽을 수록 더 관심이 가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그런 설명서를 읽을 때에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 쿼리어스 프리뷰를 보고 급 관심이 생겨서 설명서를 찾아서 읽어보았는데, 괜찮은 것 같아서 내친김에 우리 말로 옮겨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든 생각을 적어봅니다.
사실, 나이트폴이 나왔을 때도, 제가 원하던 새로운 방식의 덱빌딩 게임이 나온 것 같아서 매우 기뻤습니다.
확장이 많이 나온 지금의 도미니언은 어떤 모습인지는 잘 모르지만, 기본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액션을 아무리 늘리고 이런 저런 행동을 취해도 결국의 목표는 한 턴에 얻는 돈의 양을 늘리는 것에 있다는 것에 있지 않나요? 겉보기에는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것 같지만, 결국엔 돈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조금은 단조롭게 느껴지더라고요.
매직 더 게더링의 경우도 결국에는 피해를 주는 것이 목표라고 볼 수도 있지만, 피해를 주는 경우의 수가 굉장히 많죠. 같은 생물이어도 비행, 돌진, 선제공격 등의 능력이 있고, 마나와 핸드 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직접 공격을 할 수 있는 주문도 있고요. (최근에는 독이라는 개념의 등장으로 올인성 플레이를 조장하는 것 같더군요) 또 반대로 그것을 막는 방법도 다양하고요. 하지만 도미니언의 경우 재물 카드를 드로우 하거나, 할인 카드를 얻는 것 두 가지 뿐이니까요. - 엄청난 마을과 대장간 콤보로 손에 카드가 한 가득이어도 덱에 재물 카드가 없다면 그냥, 기분만 좋을 뿐.
물론, 엄청난 확장이 나왔고, 나올 상황에서 기본판만을 두고 이야기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죠.^^ 기본판만으로는 심심하다는 게 중론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덱빌딩 게임 중에서는 최고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완성도가 조금 낮더라도 다양성에 중점을 둔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것 아니겠습니까?
일단 저는 플레이어간의 간섭이 많은 보드게임을 더 좋아합니다. 굳이 모여서 얼굴 보며 게임을 하는데 함께하는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간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복잡한 게임은 그냥 컴퓨터 게임으로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복잡한 게 뭔가 있어 보이기는 합디다.
나이트폴의 기본 컨셉을 봤을 때, 매직 더 게더링을 덱빌딩화 시켜놓은 것 같아서 정말 기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내가 열심히 모은 카드들로 직접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 더 맘에 들었죠. 도미니언을 하다보면 이 카드로 뭔가 대단한 걸 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생겼었거든요.(6점짜리 승점 카드를 구입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기는 하죠-_-;)
사족을 붙이자면, 나이트폴의 카드 중 매직 더 게더링에서만 볼 수 있었던 카운터(디스펠) 계열의 주문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나이트폴을 돌려본 결과 많은 부분에서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긱에 누가 이야기한 것처럼 확실한 일등은 못해도 확실한 꼴지를 피하기 위해 한 사람에게 집중포화가 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제안한 것이 각자 받은 상처 카드의 수를 모두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표시해 놓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뭔가 찝찝하죠. 상처 카드 장수가 공개되지 않는 것에 막판까지 놓을 수 없는 긴장이 있으니까요.
방법은 1등 아니면 모두 지는 거다라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해야 하는 건데, 1등에게 상품을 걸지 않는 이상 그렇게 불타오르기 쉽지 않잖아요. 돈이라도 걸어야 하는걸까요?-_-a
사실 경쟁적인 게임-전쟁 게임 등은 이러한 딜레마를 모두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전-free for all 게임의 경우 확실한 꼴지가 정해지면 몰입도가 상당히 떨어지곤 하니까요. - 특히 그 확실한 꼴지는 상당히 맘 상한답니다.
나이트폴의 큰 문제는 인터페이스에도 있습니다. 카드를 뽑거나 피해를 주는 등 빈번하게 나타나는 능력들을 아이콘화 했다면 훨씬 편리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한글화를 한다고 해도 글자가 너무 많아지면 눈이 핑그르 돌아버리니까요.
(하지만 2:2로 하면 괞찮을 것 같기도 해요. 한정적이지만 서로 도와주는 재미가 있을테니까요.)
잡설이 기네요. 조금만 더 할께요.
당시 나이트폴이 옆동네에 입고되었을 때, 어센션도 함께 입고 되었었습니다. 당시 두 게임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어센션은 사올 수 있는 카드의 종류가 다양하고 모든 카드를 다 쓰기 때문에, 카드를 외우고 있는 쪽이 상당히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콤보 등을 설계하기도 경험있는 참가자가 훨씬 유리하고요. 추가로 전략보다는 전술-임기응변이 중요한 게임 같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나이트폴 쪽에 손을 들었는데, 현재 어센션은 품절이고 나이트폴은 아닌 것으로 봐서 제 판단이 틀린 것 같군요.(입고량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추가로 썬더스톤은 복잡하다기 보다는 조잡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카드 인터페이스도 그렇고... 룰북도 못 만든 편이구요-애매한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룰은 잘 만들어 놓고 룰북 못 만들어 놓으면 정말 안타깝죠.(쿼리어스 디자이너 중 한 명이 썬더스톤 디자이너라고 하네요)
이 와중에 주사위 빌딩 게임을 표방한 쿼리어스가 나온답니다. 일단 기대하고 있습니다. 포장과 구성물만으로도 소유욕이 자극되는 군요. 돈 없는데 말예요.(-이 글을 쓸 당시에는 입고 되기 전이었어요. 폭풍품절 앞에서는 아무짝에 쓸모 없는 고민일 뿐)
나이트폴과 같이 서로 공격을 하는 것은 맞는데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긍정적인positive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거든요. 나이트폴은 벌점을 주는 게임이잖아요. 이런 목표를 저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인negative 목표라고 부르는데요, 크게 봐서 게임의 목표가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1:1 게임에서는 말만 잘 바꾸면 똑같은 룰로 10점을 얻으면 이기는 게임과 10점을 잃으면 지는 게임 둘 다 만들 수 있습니다. 내가 득점하는 기능을 상대방에게 감점을 주는 형식으로 말만 바꾸면 되니까요. 하지만 여럿이서 하는 게임에서는 득점은 혼자 앞서나가는 것이고 감점은 혼자만 뒤쳐지는 것이니까 의미가 달라지죠.
쿼리어스는 득점을 하는 게임입니다.
다음 턴까지 살아남은 피조물Creature을 통해 득점을 하게되는데요, 공격의 수단으로 감점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득점을 하는 시스템이 신선하네요. 그렇다고 득점하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공격을 무조건 막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재밌는 부분은 공격을 못 막았을 때의 패널티가 없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뽑기 운이 최악이어도 입는 피해가 크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20으로 공격을 했는데 하나도 못 막은 경우나, 상대방이 1 공격했는데 하나도 못 막은 경우나 결과는 같습니다. 상대방의 공격력이 높다는 것은 많은(강한) 피조물을 소환했다는 것이니 점수를 많이 얻을 확률이 높겠지만, 턴 순서 상 그후에 내가 소환해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 턴에 잘 하면 상대방이 앞서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격은 왜 해야 할까요? 나이트폴의 경우는 이기기 위해서 공격했습니다만, 쿼리어스에서는 상대방이 이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공격합니다. 공격 잘했다고 내가 받는 이익은 없습니다. 피조물을 파괴했다고 얻는 이익도 없거든요.(특수 능력에 따른 변형은 배제하고 하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공격을 잘하면 지지 않고, 방어를 잘 하면 이깁니다. 게임에 임하는 기분도 확연히 다른데요, 부정적인 목적의 게임은 다른 사람 때문에 내가 지는 게임이라 졌을 때 특히 기분이 안 좋죠. 긍정적인 목적의 게임은 졌다고 기분이 많이 상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대신 이겼을 때의 기쁨이 상대적으로 더 크죠. 오롯이 내가 잘해서 이긴 거니까요.
하지만 페널티가 없다는 점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도미니언의 경우 승점 카드를 많이 가질 수록 덱의 효율이 떨어져서 너무 앞서나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잖아요.(이게 도미니언을 훌륭한 게임으로 만들어주는 핵심 매커니즘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 게임에는 그러한 장치가 없습니다. 정말 뼈 빠지도록 덱을 잘 구성하는 수밖에요.
두 번째로 다른 점은 몇 명이 게임을 하든지 1:1의 양상이라는 점입니다.
공격은 무조건 해야하며, 모든 피조물의 공격력의 합을 각 참가자는 막아야 합니다. 한 참가자의 공격력 총 합이 10이라면 모든 참가자는 10을 방어해야 하는 것이죠. 피해량을 나누거나 하는 골치아픈 선택은 하지 않아아도 됩니다. 일단 한 사람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겠네요. 또 맘 상해할 상대는 공격하지 못하는 일도 없겠고요. 꽤나 공정한 것 같군요. 하지만 공정하다는 건 뭔가 유동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공격에 중점을 두고 이 게임을 선택했다면 약간은 실망할 수도 있겠습니다.(그렇다면 실망할 사람은 저뿐인가요?)
한 참가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죠. 네 명이 게임을 하면 세번 공격 받고 한 번 공격합니다. 세 명이 하면 두번 공격 받고 한 번 공격하구요. 당연히 사람이 많을 수록 목표 점수는 적어집니다. 그만큼 하나 살리기가 힘들테니까요.
매번 사용되는 카드의 종류가 달라지는 게임에서는 1의 공격력이 항상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공격력이 낮은 카드 위주로 구성되었다면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높아 질테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낮아지겠죠. 따라서 공격력 1의 가치는 셋팅된 구성에 따라 그 값어치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한 턴씩 진행했을 때 발생하는 총 공격력의 합계에서 나의 공격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중요합니다. 내가 40%의 피해를 입히고 다른 세 참가자가 30%, 20%, 10%의 피해를 입혔다면, 내가 받은 피해는 60%(30+20+10)입니다. 다른 세 참가자가 각각 받은 피해는 70%(20+10+40), 80%(30+10+40), 90%(30+20+40)이고요. 참가자들이 생산해내는 공격력 합계에서 내 공격력의 비중을 높이면 상대방이 입는 피해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자연스레 내가 입는 피해도 적어지는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도미니언도 총 승점 획득의 비율이 높아지면 이기는 건 똑같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총 승점 획득량의 비율이 50%을 초과하면 승리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도미니언에서 승점이 싸이는 구조는 %로 따져볼 수 있는 성격이 아닙니다. 지금 51%의 승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60%를 득점할 수 있죠. 게임이 끝난 후 결과를 %로 계산해볼 수 있겠지만, 게임 중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도미니언에서의 상대방은 개개인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쿼리어스는 내 공격력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상대방에 비해 받은 피해의 양도 줄어듭니다. 따라서 네 명이 게임을 해도 1 vs 1 vs 1 vs 1의 구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 vs 환경environment간의 싸움이 됩니다. 저는 이 시스템이 MMORPG에 빗대 보자면 PvP 보다는 PvE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상대들의 패는 나에게 레이드 보스와 같은 시련을 안겨주게 되는 거죠. 이런 이유로 7wonders처럼 참가자 수를 타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하지만 특수능력 때문에 양상은 많이 바뀌겠죠?)
물론 피조물을 이용한 공격이 곧 승리로 이어진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생각이고, 피조물의 체력에 따라 같은 공격에도 살아남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갈리기 때문에 이런 추상적인 생각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체력 1 남은 시즈탱크와 체력이 만땅인 시즈탱크의 공격력이 같은 것처럼요) 하지만 게임성이 기존의 게임과는 다르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네요.
모든 카드마다 다른 주사위를 써야 한다면, 50종의 카드니까 250개의 주사위가 필요하네요. 기본 주사위까지 더하면 300개에 육박합니다. 현실적으로 이건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쿼리어스 기본판에는 30종의 피조물 카드가 들어있는데요, 피조물 주사위는 10종입니다. 한 종 당 3가지 카드가 들어있는데, 한 종류가 이미 깔렸다면 같은 종류의 나머지 카드는 쓰지 않습니다. 다른 덱 빌딩 게임을 하다보면 비슷한 종류의 카드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뭐 그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긴 하지만, 쿼리어스에서는 항상 다양한 종류의 카드가 깔릴테니까 항상 다양한 액션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현실적인 제약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낸 것 같습니다. 문제는 특수 능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인데... 프로모 카드들을 봤을 때 매직 더 게더링에서 볼 수 있는 능력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는 조금 실망입니다. 조잡해지는 감이 있거든요.
(프로모 카드의 컨셉은 매직 더 게더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능력 이었습니다. 카드마다 종류 외에도 유형이라는 속성이 있는데 프로모 카드 세 장은 모두 같은 유형입니다. 그리고 그 유형을 많이 소유할 수록 강력해지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인터페이스 부분입니다. 대표적인 몇몇 기능은 아이콘으로 잘 나타나 있지만, 고유한 능력들은 카드를 확인해야 하거든요. 손에 든 카드를 확인하는 것에 비해 멀리 놓인 카드를 찾아서 확인해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많이 불편하죠. 능력들도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고요.
셔플 없는 덱빌딩 게임이라는 카피를 대문짝만하게 내세웠지만, 매번 뽑아 굴려야 하는 것도 만만찮게 불편할 것 같은데요? 매턴 6개의 주사위를 주머니에서 뽑아야 하는데 만약 6개를 초과해서 뽑으면 전부 집어넣고 다 다시 뽑아야 합니다. 이거 무서워서 한 개씩 뽑아야 하겠는데... 그냥 덱 섞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나이트폴의 경우 가장 예상을 빗나갔던 부분이 게임의 종료 시점이었습니다. 처음에 12장의 카드를 가지고 시작하는데 이 카드들은 한 번 쓰면 아예 제거됩니다. 그런데 이 12장의 카드를 다 쓰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 전에 게임이 끝나거든요. 대부분의 경우 덱이 25장 정도 됐을 때 게임이 끝났던 것 같습니다. 상처 카드를 많이 먹었을 경우에나 30장을 넘고요. 매턴 살 수 있는 장수에 제한이 없는데도 말이죠. 처음 산 두 세 장의 카드가 정말 중요합니다. 덱빌딩 게임인데, 덱을 빌딩하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는 느낌입니다.
쿼리어스는 각 카드마다 5개의 주사위가 놓입니다. 도미니언이 10장씩인 것을 생각하면 반절의 볼륨인 거죠. 따라서 종료 시점도 상당히 빠를 것 같습니다. 설명서에도 30분 걸린다고 적혀있고요. 과연 빌딩하는 재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까요?
'피조물로만 점수를 얻을 수 있어서 주문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덱 빌딩의 자유도가 낮아 재미가 없다'라는 대충 이런 의견도 있는데요, 당연히 주문이 그만큼 더 강하겠죠? 이건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네요. 이 글에 '주사위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 하는 데에 가장 큰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전략적인 덱빌딩에만 초점을 맞춰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댓글이 달려있었습니다. 어쩌면 주사위 굴리면서 함께 박장대소하는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결국엔 파티 게임?(아니면 제가 글 이해를 잘못했거나)
'주사위를 뽑을 때 촉감 때문에 항상 6면체 주사위만 써야겠다. 확장에서 4면체 주사위 쓰면 안 될 거 아냐?' 대충 이런 내용도 있네요. 댓글로 '디자이너가 바보냐, 알아서 6면체로만 만들겠지'라고 달려있더라구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촉감이 다른 주사위가 있는게 더 재밌을 것 같은데요?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 그게 주사위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잖아요. 개성이 있다면 그게 뭐든지 살리고봐야하는게 요즘 추세 아닌가요?
공격적이지만 맘 상하지 않는 덱빌딩 게임이라... 운의 요소가 더 커졌는데 이것을 디자이너가 어떻게 풀어놨을지 기대가 됩니다.
아무래도 번역을 하다보면, 꼼꼼하게 체크하게 읽게 되고, 그러다보니 생각이 많아져서 글로 옮겨보았습니다. 생각만 했을 때보다 말로 했을 때, 말로 했을 때보다 글로 옮겼을 때 그 생각이 더 뚜렷해진다는 데, 이 글을 다 쓰고 다시 읽어보니 더 혼미해진 것 같네요.
제 생각이 맞든 틀리든, 게임은 재밌으면 장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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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분석하는 글을 좋아합니다. "덱을 빌딩"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현 시점에서 도미니언을 따라올 게임은 없죠. 도미니언의 아류작을 제외하고, 도미니언과 비슷한 방식으로 "덱 빌딩"을 하려고 하는 게임들의 대부분은 실제로 "덱 빌딩"의 재미를 그다지 느낄 수가 없습니다.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머리를 짜내고 있겠지만... 저도 덱 빌딩 게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완성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
재밌잖아~ 별점 5~ 당신을 파워블로그로 인정합니다... ^^
-> 어제 오창에 모였던 5 명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얘길려나요~ ^^; -
저도 별점 5~ 쵸리님 3점씩 나눠받아요 ㅎㅎ
글 잘 읽었어요. 긴데도 재미있네요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격전을 뚫고 쿼리어스를 구입한 워리어스들이 있으니 ; 조만간 해 볼 수 있음 좋겠네요 ㅎ -
고수님들 앞에서 재롱부린 것 같아 머쓱하기도 하네요.
요즘 생각만하고 글을 너무 안 써서 용기내서 올린 건데, 댓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문득, 제가 원하는 것은 덱빌딩 게임이 아닐 지도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볍고 싸고 진입장벽이 낮은 카드 듀얼 게임을 찾고 있는 것 같아요.
파워블로그 내용으로 파워블로그가 올려졌을 때 다들 별 4~5씩 주었는데 저만 2개를 주었던가요? 지금 생각해보니 기프트 트랩보다 나은 게임이 될 수도 있는 요소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하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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