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1년 11월 20일 일요일
참석: ㄱ, 서한, 청면수, 크루소

급하게 올린 모임, 요행히 急성사되었습니다. 그래서 뚝딱뚝딱 급하게 보고서 작성해 아래와 같이 신고합니다.

1. 핀카 (서한, 크루소)
크루소님이 하고 싶다 하셨던 핀카. 미리 천천히 준비를 하고 있으니 크루소님 도착. 한 분 더 오시기로 하였으나 -- 닉네임을 밝히지 않으신 관계로 이제부터 ㄱ님으로 칭하겠습니다 -- 한 시간 정도 늦어지신다 하여 곧장 크루소님과 2인 게임으로 진행했습니다. 시작 전에 제가 크루소님께 2인플 한 번 해봤답시고 콧대 세우며 “BGG에서는 2인 베스트로 되어 있는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씀 드렸는데 그 이유는 곧 제 에러플 때문으로 밝혀져 왕창피.

그리고 게임 하다가 에러플 또 하나 발견. 크루소님 덕분에 에러플 두 개를 수정하고 하니 아, 훨씬 나은 게임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임 전에 딱 한 번 2인플로 해본 게 다지만 그때도 뭔가 어쩐지 이상하다 생각은 했는데… 설명서 오독은 무서운 것입니다. 어쨌든 오독한 부분은 오독오독 뿐질러 씹어 먹고 제대로 된 게임을 했더니 아 상쾌합니다. 상큼한 과일들과 함께하는 상쾌하고 좋은 게임 핀카였습니다. 왜 2인 베스트인지도 알 듯합니다.

아, 게임은 크루소님이 약 20점 이상의 차이로 압승을 거두셨습니다. 짝짝짝!

2. 노틀담 (서한, 크루소)
핀카를 한 판 더 할까 하다가 크루소님이 다른 게임 설명을 미리 듣고 있는 것도 괜찮다 하셔서 노틀담 설명을 하기로 했습니다. ㄱ님이 곧 도착하실 시간이 되었기에 설명을 마칠 즈음이면 3인플로 진행할 수 있겠지 했는데 아쉽게도 더 늦어지겠다 하셔서 결국 설명 마치고 2인플로 직행. 3인플도 많이 안 해봤지만 2인플은 한 번도 안 해봤고 게임 메커니즘 상 ‘3인 베스트’일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 좀 걱정을 했습니다만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크루소님도 꽤 괜찮다고 말씀을 해주셨기에….

언제나 그렇듯 쥐의 압박에 끙끙 시달리다가 B 라운드까지 다 진행하고 나니까 ㄱ님 도착. 하여 흑사병이 창궐해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센 강 따위 쥐에게나 줘버려!를 외치며 타임머신을 타고 석기 시대로 되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아, 타임머신에 탑승하고 보니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네요. 하지만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그곳 따위 사진을 찍어 무엇하겠습니까.

3. 석기 시대 (ㄱ, 서한, 크루소)
주사위신을 섬기던 그때 그사람들. 플레이어들은 각자 족장을 맡아 일꾼들을 보내 이거 해 와라 저거 해 와라 시키지만 주사위신에게 밉보이면 하극상 당하기 십상 -- “나무 베어 오라고 네 놈을 보냈더니 꼴랑 한 그루 베어 왔어요!” 가끔씩 주사위 던질 때마다 이런 십상 소리가 자꾸 입 밖으로 터져 나오려는 걸 참아야 했습니다. 크루소님은 농사를 풍족하게 지으셨고 ㄱ님은 1-7건물로 초반부터 점수 차를 화끈하게 벌려두셨습니다. ㄱ님의 승! 크루소님이 은메달. 저는 동메달.

4. 푸에르토리코 (ㄱ, 서한, 청면수, 크루소)
마침 석기시대가 끝나니까 다섯 시쯤 오기로 하셨던 청면수님 도착. 합류. 넷이서 선장 ㄱ님의 배를 타고 푸에르토리코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ㄱ님이 하고 싶어 하셨거든요. 실제로 진행된 게임에서도 ㄱ님이 설탕 러쉬로 선적을 잘해 우승하셨습니다. (수정: 크루소님이 2점 차로 우승하셨습니다) 전 4인플은 처음이었는데 왜 베스트인지 알겠더군요. 과연 명성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게임입니다.

5. 어부지리 사무라이 (ㄱ, 서한, 청면수)
크루소님이 떠날 시간이 되어 먼저 가시고 셋이서 사무라이를 진행.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사무라이는 개뿔 게임 제목을 어부지리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박사님께 존경하옵는 라박사님…으로 시작하는 편지라도 써볼까요. 어쨌든 고전 중의 고전 클래식 오브 클래식.

아, 정말이지 게임 제목을 어부지리로 바꿔야 한다니까요. 카피는 코노 게이므가 사이코- 따위 집어 치우고 “내게 모욕감을 준 너의 뒤통수는 나의 것”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활짝” 정도 어떨지.

6. 도미니언 + 인트리그 (ㄱ, 서한, 청면수)
도미니언을 사랑하시는 청면수님께 가져와주십사 부탁드렸던 도미니언과 인트리그. 깔끔한 정리함에 깔끔하게 들어 있는 카드들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다에서 이벤트 할 때 구입해 받으셨다는 개인 보드도 예쁘고 좋더군요. 청면수님의 어플이 결정한 열 종류의 카드는 도미니언 5장 + 인트리그 5장.

개조 관료 대금업자 첩자 실험실
Baron Coppersmith Torturer Upgrade Wishing Well

인트리그는 저도 처음 ㄱ님도 처음. 청면수님께서 불꽃 튀는 액션 콤보로 압승! 오리지널이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해 인트리그를 사 뒀는데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훨씬 재밌더군요.

7. 와이어트 어프 (ㄱ, 서한, 청면수)
마지막으로 제가 해보고 싶었던 와이어트 어프. ㄱ님이 가져와주셨습니다. 룰 설명 때 제 이해력 부족으로 이해를 잘 하지 못해 많이 해보신 두 분이 게임을 좀 더 재밌게 즐기지 못하셔서 죄송했습니다만, 끝날 즈음이 되니 뭐가 어떻게 되는지 좀 알겠더군요. 집에 와 설명서를 확인해보니 확실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역시 명성대로 세 명이서 가볍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구입하려던 게임이었지만 해보니 더 빨리 사고 싶어지네요.

이렇게 21시 즈음 해 모임을 마쳤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게 들러주신 ㄱ님 청면수님 크루소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