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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오브 워터딥 Lords of Waterdeep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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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8 09: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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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뿅태
테마는 껍데기?
얼마 전 ‘부르심’님에게서 <로즈 오브 워터딥>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박스 손상 제품이긴 했지만, 아주 기대하고 있던 작품이었던지라 냉큼 샀더랬죠. <아그리콜라> 같은 일꾼 배치 시스템에, 퀘스트와 영웅이 넘쳐나는 판타지 테마가 결합한 게임! 제가 <아그리콜라>로 보드게임에 입문하고 일꾼 배치 시스템에 대해 알게 된 이후 쭉 꿈꿔왔던 형태의 게임이었죠.
하지만 구매 후 <보드게임 긱>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얻은 정보는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이 게임에서 판타지 테마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전체 골격은 어떠한 테마와 결합해도 무리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판타지라는 테마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많지 않다는 거죠. 기대했던 ‘영웅’과 ‘퀘스트’는 아주 단순한 상징으로 처리됐습니다. : 각 종류의 영웅들, 즉 전사, 도적, 사제, 마법사는 각각 주황색, 검정색, 흰색, 보라색 큐브로 표시됩니다. 그리고 이 각 큐브들을 자원 삼아 ‘퀘스트’가 요구하는 만큼 소모하면 승점을 얻게 된다는 식이죠.
주황색, 검정색, 흰색, 보라색 .... 저 큐브들이 각각 전사, 도적, 사제, 마법사다 ....
예상하지 못 했던 장점들
그러나! 이 게임엔 제가 예상하지 못한 장점도 숨겨져 있었습니다.
첫 번째 장점, 규칙이 간단명료합니다. 저는 앞에서 ‘영웅’과 퀘스트‘가 아주 단순하게 처리됐다고 말했죠. 한편, 이 얘기는 돌려 말하면 그만큼 게임 규칙 자체도 ‘간단’하다는 말이 됩니다. 정말 이 게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아그리콜라>보다 간단한 건 물론이요, 여자친구는 <도미니언>보다 간단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매끄럽게 흘러가기로는 <르아브르> 못지 않구요. 일꾼 배치 시스템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은 5분 정도의 설명만으로 게임의 흐름을 완전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플레이어들도 10분 정도의 설명 정도면 충분히 게임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두 번째 장점, 플레이 타임이 1시간 정도로 적당합니다. 요 근래 기본 3시간은 넘어가는 게임들만 했더니 특히 이게 장점으로 다가오네요. <로즈 오브 워터딥>은 한번 하고 나면 진 빠지는 그런 게임이 아닙니다.
세 번째 장점, 컴포넌트와 트레이가 아주 그냥 감격입니다. 특히 트레이가 그래요. 컴포넌트를 정리하기에도 쉽고, 정리한 컴포넌트를 꺼내기에도 쉽게 디자인 되어 있습니다. 톰 바셀의 동영상은 이 점을 아주 잘 표현했죠! 손가락으로 툭 누르면 트레이에서 톡 튀어나오는 컴포넌트들!
(덧. 긱에서는 카드에 플텍 씌우면 트레이에 잘 안 들어간다는 불평이 있던데, 저는 들어가긴 하더군요, 플텍 모서리가 아주아주 약간 구겨지긴 하지만요.)
깔끔하고 기능적인 트레이!
네 번째 장점, 게임의 전략적 깊이가 너무 얕지도 너무 깊지도 않습니다. 즉 적당합니다. 이 점에 대해선 보다 세밀하게 얘기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 게임의 전략적 깊이는 아래 4가지 요소에서 나옵니다.
1. 영웅: 이 게임의 핵심 자원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적 자원’이라고 보면 될런지요. 비록 4종류의 큐브로 표현되어 있지만 어엿한 영웅들입니다. 전사, 도적, 사제, 마법사로 나뉩니다.
2. 퀘스트: 플레이어들을 주로 퀘스트를 해결해서 승점을 벌게 됩니다.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종류의 영웅들이 필요하구요. 예를 들어 만약 전투 퀘스트라면 전사 큐브가 많이 필요합니다. 도적질 퀘스트라면 도적이 많이 필요하구요. 신앙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제가 필요하고, 마법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선 마법사가 필요합니다. 퀘스트는 크게 전투, 도적질, 신앙, 마법, 상업, 총 5종류로 나뉘고 각 종류 별로 필요한 자원이 서로 다릅니다.
3. 건물: 보드에 이미 그려져 있는 기본 행동칸 외에, 건물을 지어 일꾼이 배치될 수 있는 행동칸을 늘릴 수 있습니다. 추가로 건설된 건물의 행동칸은 기본 행동칸보다 효율이 좋습니다. 즉, 건물의 행동칸에 일꾼을 배치하면, 기본 행동칸에 일꾼을 배치했을 때보다 약간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편, 상대 플레이어가 자신이 건설한 건물의 행동칸을 사용하면, 자신도 “약간의 이득”을 보게 됩니다.
다양한 건물들
4. 베일에 싸인 지배자(Lord): 각 플레이어들은 플레이하기 전에 먼저 자기 조직의 지배자를 무작위로 정해야 합니다. 각 플레이어들은 지배자 카드를 1장 씩 받아 자기 조직의 지배자를 정합니다. 각 플레이어가 어떤 지배자인지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비밀”입니다. <디스크월드>랑 비슷한 규칙이죠. 모든 지배자들은 게임이 끝났을 때, 특정 퀘스트나 위업을 완료한 대가로 추가적인 승점을 줍니다. 예를 들어, A 지배자는 전투 퀘스트나 도적질 퀘스트를 하나 완수했을 때 마다 4점의 추가 승점을 더 줍니다. B 지배자는 도적질 퀘스트나 신앙 퀘스트 하나를 완수했을 때마다 4점을 더 주고요. C 지배자는 신앙 퀘스트나 마법 퀘스트 하나 당 4점을 더 줍니다. D 지배자는 건물 1개 당 6점 씩 더 주고요. 건물에 대해 추가 승점을 주는 지배자 외의 모든 지배자는 각 2 종류의 퀘스트에 대해 4점 씩의 추가 승점을 줍니다. 게임이 끝나면 각 조직의 지배자가 밝혀지고, 각 지배자의 추가 승점을 더해 승자를 가립니다!
이제, 이 4가지 요소가 어떻게 맞물리면서 전략적 깊이를 만들어내는지 보겠습니다.
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선 승점이 높아야 합니다. 승점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퀘스트를 해결하는 것이죠. 또 기왕이면 자기가 가진 지배자 카드에 맞는 종류의 퀘스트를 해결하는 게 좋겠죠? 추가 승점을 벌 수 있으니까요.
한편, 이렇게 보면, 건물을 건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잘 안 보입니다. 건물을 건설했을 때 승점을 주는 지배자를 제외하면, 건물을 지어 얻는 승점은 미미하니까요. 비록, 상대방이 자기가 건설한 건물을 이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긴 하지만, 이 이득은 생각보다 미미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죠.
2명의 전사와 1명의 사제를 제공하는 건물이 있습니다. 제가 이 건물을 지었다고 해봅시다. 이 건물은 이 건물을 상대방이 사용할 때마다 소유주에게 전사나 사제 1명을 줍니다. 다시 말해, 제가 아닌 상대방이 이 건물을 사용할 때 마다, 저는 공짜로 1명의 전사 혹은 1명의 사제를 얻을 수 있죠.
자 그럼, 이 1명의 전사 혹은 1명의 사제는 큰 이득일까요? 저와 상대방이 똑같이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2명의 전사와 1명의 사제를 모집하려고 애쓴다고 해봅시다. 상대방이 제 건물에 일꾼을 배치할 경우, 상대방은 2명의 전사와 1명의 사제를 얻게 됩니다. 한편, 저는 공짜로 1명의 사제를 모집하게 될 거구요. 그리고 다음 차례에 저는 전사 2명을 제공하는 기본 행동칸에 일꾼을 배치해 전사 2명을 모집합니다.
이 예에서 놀랍게도 효율은 “같습니다.” 상대방은 2명의 전사와 1명의 사제를 모집하기 위해 일꾼 1개를 배치해야 했고, 저도 2명의 전사와 1명의 사제를 모집하기 위해 일꾼 1개를 배치해야 했죠. 일꾼 배치 시스템의 특성 상, 저는 상대방이 일꾼을 배치한 제 건물에 제 일꾼을 배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 제 차례 때, 건물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기본 행동칸에 일꾼을 배치해야 했고, 결과적으로 동일한 자원을 얻기 위해 상대방이 소모한 만큼의 노동력을 소모해야 했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건물을 소유한 플레이어가 건물을 소유하지 않은 플레이어에 비해 전혀 우위에 있지 않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미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위에서 설명한 예시의 반대 경우에서 건물 소유의 이득이 잘 드러납니다.
자 위의 경우에서 만약 제가 제 건물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 저는 일꾼 1개로 전사 2명과 사제 1명을 얻습니다. 반면 상대방은 일꾼 1개를 어쩔 수 없이 기본 행동칸에 배치해 전사 2명을 얻고, 그 뒤 다시 일꾼 1개를 다른 기본 행동칸에 배치해 사제 1명을 얻습니다. 이 경우 저는 일꾼 1개로 전사 2명과 사제 1명을 얻었고, 상대방은 일꾼 2개로 전사 2명과 사제 1명을 얻습니다. 상대방과 저 사이에 무려 일꾼 1개 정도의 차이가 났습니다!
두 예시를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 첫째, 상대방이 내 건물을 사용한다면 둘의 효율은 비슷하다. 둘째, 상대방이 내 건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내가 좀 더 유리하다! 건물을 지어 이득을 볼 수 있는 경우는 이 두 번째 경우다. 언제나 건물을 지은 사람에게만 이 두 번째 경우의 이득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지므로, 건물을 짓는 건 자신에게 유리한 행동이라 볼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내가 지은 건물을 상대방이 이용하지 않고, 내가 더 많이 이용하면 할 수 록 나에게 이득이란 얘기죠. 자, 여기서 건물을 건설할 때 이득을 보기 위한 원칙이 하나 나옵니다. : 건물을 지을 땐, 상대방이 잘 이용하지 않을 것 같은 건물을 짓자!
그리고 여기서 핵심은, 상대방이 가진 지배자 카드가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이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상대방은 어떤 종류의 영웅을 주로 원하게 될까요? 전사? 도적? 마법사? 사제? 이 모든 것은 상대방이 어떤 지배자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각 지배자는 특정 종류의 퀘스트를 완료한 대가로 승점을 주기에, 플레이어들은 그 종류의 퀘스트를 주로 해결하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각 플레이어가 가진 지배자 카드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공개되지 않기에 여러분은 상대의 행동 패턴을 읽어가며 추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전략적 틀 위에 각 퀘스트의 지속효과나 건물을 이용한 다양한 콤보, 계략 카드를 사용한 플레이어 상호 간의 딴지 걸기, 인터액션이 추가됩니다.
총평
일꾼 배치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수읽기’의 즐거움에, 지배자 카드와 건물 짓기 칸을 둘러싼 긴장감, 여기에 각 퀘스트의 부수 효과들, 지속 효과들, “계략”카드를 사용한 인터액션이 더해집니다. 이것이 <로즈 오브 워터딥>입니다. 이 게임에서 테마는 장식에 불과하다구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럼으로써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규칙을 완성했습니다. 테마에 매몰되지 않은 단순성은 결코 얕지 않은 전략성으로 이어집니다. 1시간 정도의 적당한 플레이 타임과 멋진 컴포넌트, 유저 편의를 고려한 트레이는 덤입니다.
*모든 사진은 긱에서 펌질해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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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태님이 후기를 올리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진짜로 올라왔네요 ^^ 쉬운 룰과 짧은 플레이 시간이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텍스트 내용을 이해 못해도 재미가 유지될지 걱정이 되네요. 테마에 조금이라도 몰입시키려면 한글화가 필요할거 같기도 하고. 게임를 하게 되었을 때 요구와 보상. 승점만 눈에 들어온다면 한글화가 필요없겠죠. 게임을 해봐야 판단할수있을 거 같네요. 게임 후기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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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저한테 최대의 단점 보드판+카드의 영문이군요.
범접할수없는 오로라가 보이네요 ㅠㅜ -
여우팬더//흠.. 한글화가 되면 좀더 접근성이 높아지겠죠... 근데, 대부분의 경우 그림으로 그냥 표시된 경우가 많아서요. 영문 수준도 흠.. 매직더게더링 영문판을 그냥 해왔던 수준이라면 무난히 그냥 사전 좀 찾아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해요. 참고로, 제 주변 사람들은 그냥 플레이 하면서 카드 내용을 거의 외우더군요. 비슷한 형태에 지시 대상만 약간 다른 카드가 많아서요.
부르심// 테마는 뭐 .. 지금은 어느 정도는 무시중 입니다만^^;;.. 하지만 언듯 언듯 카드 기능이 카드 테마랑 잘 맞는다는 생각도 듭니다. -
사실 이 게임을 보면 아그리콜라보단 케일러스에 기초에 둔 일꾼놓기입니다. 건물을 지으면 선택지가 늘고 건물을 지은 주인은 다른 플레이어가 건물을 선택하면 보너스를 받고... 이 부분은 케일러스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럼으로 인해... 이 게임의 이해는 참 쉬웠습니다. 텍스트도 일정한 패턴이 있어서 설명하는 사람이 한번 훑어주면 큰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제 느낌으론 전혀 새로울 거 없는 그냥 준수한 작품이었습니다. 분명 재미는 있지만 굳이 어려운 테마 가져와 결합한 의도를 잘 모르겠더군요. D&D 세계관으로도 이런 유로스타일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뭐 이정도가 아닐런지... 덧붙여 단연코 말할 수 있는 건 현재의 긱평점은 거품입니다. 물론 아주 졸작은 아니고 요즘 트렌드로 충분히 7.5이상의 평점을 받을 수 있지만 8점대 평점은 어찌봐도 이해가 안되더군요. 카오스 인 디 올드 월드처럼 시스템적으로는 신선할 거 없지만 테마에 대한 고정팬들의 표심이 반영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자원화해버리는 몰휴머니즘(?)의 극치... 역시 게임만이 가능한 것이겠죠.ㅋㅋ -
그렇군요. 제가 케일러스는 해보지 않아서 어쩌면 약간 더 신선함을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실 전 게임을 하면서 르아브르를 더 떠올리긴 했지만요.
어떻게 보면 이 게임만이 가질 수 있는 특출난 장점은 "플레이 시간"에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콜라나 르아브르, 케일러스 등 적어도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게임들은 꺼내들기 부담스러울 때가 있거든요. 보다 짧은 시간내에 비슷한 장르의 전략적 긴장감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즐길 수 있다는 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렇게 따지면 도 있지만요. ㅋ -
뿅태// 네 그렇죠. 그리고 게임 중 인터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체감 시간도 짧다는 것이 장점이죠. 그리고 역시 유저지향적 컴포넌트와 트레이가 감동이었습니다. 쓸데없이 박스를 키운 건 맘에 안 들었지만...ㅋㅋ(모양을 보고 일반적인 책장박스 크기를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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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정말 테마는 장식인거 같았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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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오브 워터딥 한글 메뉴얼 혹시 구할 수 없을까요? 혹시 소장하신 분 부탁드립니다. 꾸뻑^^ 2xfile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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