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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사령관 - 나폴레옹 리뷰/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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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1 05: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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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8 하이텔슈리
이 게임을 구하게 된 건 "해외구매하는데 살 물건이 너무 적어서 추가로 살 것을 찾"는 과정에서 나폴레옹시대 워게임 새로 나온 게 뭐 있나? 라는 검색에 걸린 결과였습니다. 평점 높고 매뉴얼 살짝 보니 쉽고 거기에 "1인플 게임"이라는 것도 좋았습니다. 원래 자폐플 게임에 흥미를 거의 잃었었는데 (지나친 운빨 중심) 셰리님의 소개로 하게 된 "ZULUS ON THE RAMPARTS!"를 하고 생각이 바뀐 결과 다시 구할 마음이 생겼던 거죠.
...뭐 주문하고 다음날 보드엠 입고되고 해외주문은 배송이 일주일가량 지연되서 하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만...
이 작품은 정확히 말해 시리즈물입니다. "야전사령관" 이라는 타이틀 하에 첫번째로 롬멜, 두번째로 알렉산더가 있고 세번째로 나온 게 나폴레옹입니다. 그리고 가장 나온 게임답게(?) 가장 발전된 형태를 보여줍니다.
게임의 테마는 나폴레옹의 약 20년간(1796~1815년)의 원정에서 7개 지역의 11개 원정을 원하는 것만, 또는 순서대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1796년 이탈리아전역 게임 준비 완료>
<지도만 확대. 왼쪽 아래의 프랑스군으로 목표지역을 점령하는 게 목표>
게임 시스템은 상당히 쉽고 규칙 자체도 간단합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프랑스군의 이동 > 전투 > 강행군 > 전투 > 프랑스 보급 > 적 이동 > 적 전투 > 적 보급
입니다. 길게 늘여놨지만 실은 이동과 전투의 반복일 뿐입니다. 사실 전략지도는 A&A 형태입니다. 그것도 이동에 특수병과같은 건 없습니다. 프랑스는 그냥 한 턴에 한 칸씩 이동해서 적과 함께 있는 지역마다 전투를 수행합니다. (추가로 강행군으로 한번 더 이동할 수 있지만 앞의 과정 반복일 뿐)
<첫 턴 행동. Nice에 있던 프랑스부대를 둘로 나눠서 Turin과 Savoa로 이동했습니다. ...이게 전략지도의 행동 전부입니다.>
적의 행동 처리도 단순해서 규칙대로 집단을 나누고 집단마다 주사위를 굴려 그 결과에 따라 행동합니다.
전략 규칙이 뭐 이리 간단하냐고 할 수 있습니다만, 전략 지도마다 특별규칙이 있습니다. 특별할 게 없는 지역(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에서는 말 그대로 그냥 병력 이끌고 가서 싸워 이기는 게 전부입니다만 7개 지역 각각마다 나름대로의 독특한 상황과 규칙, 그리고 적의 행동형태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이베리아반도의 경우 적의 전투력은 형편없지만 적 반란군은 죽여도 죽여도 계속 나와서 소규모 게릴라전투가 이어집니다. 러시아는 매 턴마다 자동으로 손실이 발생하고 모스크바 점령 전에는 도망만 치던 적이 점령 후 공세로 나옵니다. 이집트에서는 이동시 추가손실의 가능성이 있고 적의 증원이 공략지점의 정 반대에서 나옵니다. 이런 다양한 상황이 전략지도에서의 단순함을 막아줍니다.
<이집트 원정. 오른쪽 위에 글씨가 빼곡한 상자가 특수규칙입니다. 뭐 그렇다고 어려운 규칙은 아니고요... (출처 : 긱스)>
그리고 이 게임의 핵심은 전투입니다. 애초에 전략지도에서의 전략도 "이정도 병력을 보내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으니 이만큼만 보내고 나머지는 다른 곳 점령하러 보내자"라는 것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전투 준비 완료>
전투의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면 먼저 전투 전 준비로 전투를 시작하고 전투턴마다 전투계획을 내려 그 계획대로 행동하는 것을 반복합니다.
전투 자체를 정확히 하면, 전장지도에는 위치가 존재하며, 서로간의 가까우면 공격을 할 수 있고 상대편의 방향에 가까이 갈수록 상대편에게 패널티가 가해지는 형태입니다.
기본적으로 적의 행동은 1인게임이기 때문에 정해진 규칙대로 (멀면 전진하고 가까우면 공격) 행동합니다. 때문에 전투에는 어느 정도 퍼즐게임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적의 행동이 이럴테니 나는 이렇게 행동한다라는 부분입니다. 애초에 전투 역시 규칙 자체는 복잡하지 않기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상대편이 있는 지역에 병력이 들어가면 발생하는 충격, 같은 지역에 있을 경우 공격력이 강해지는 근접전투 등의 요소 등의 거리에 의해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나름대로 생각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규칙대로라고 해서 그냥 보이는 대로만 단순하게 행동하는 게 아닙니다. 바로 전투계획 카운터의 존재 때문입니다.
<왼쪽이 플레이어가 선택해 사용하는 프랑스 전투계획 카운터, 오른쪽이 무작위로 뽑아 사용하는 적 전투계획 카운터>
기본전투계획은 말 그대로 기본적인 행동으로, 이동만 하거나 공격만 하는 등 단순한 행동을 합니다. 그런데 전투계획카운터는 더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이것이 전투를 변화시킵니다. 이 카운터는 적도 받고 이걸 미리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에 카운터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적이 프랑스에 돌격해서 뒤집어놓을 수도 있고 멀리서 강력한 사격만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무 것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최적의 행동을 해야 합니다. 물론 숫자가 많아지면 그런 거 필요 없이 힘으로만 상대하는, 완전히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카운터는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습니다.
<1턴 진행중. 한칸씩 전진하는 게 아니라 전투계획 카운터에 의해 적에게 큰 타격을 주는 상황!>
<그런데 이건 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전투계획 카운터 막자고 보병을 총알받이로 돌격시킨 것. 결국 큰 피해를 입은 T_T>
그리고 여기에 병과의 활용도 중요합니다. 공격능력은 평범하지만 방어(실제로는 총알받이)에 뛰어난 보병, 기동력과 공격력은 출중하지만 맞으면 죽는 기병, 공격력은 별로이지만 멀리서 안전하게 적을 공격할 수 있는 포병, 여기에 도시의 방어시설로 존재하는 주둔군과 요새가 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그리고 상대편의 병력 조합이 어떠냐에 따라 적이 어떤 행동 결과를 보이는가가 달라지기에 이것을 고려한 최적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추가로 통찰력이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나폴레옹에 의해 추가되는 통찰력의 선택에 의해 불리하게 시작한 전투를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엄청난 숫자의 적의 주둔군에 비해 능력은 뛰어나도 숫적으로 초라하기만 한 프랑스군... 하지만 오른쪽 아래 엔지니어에 의해>
<상황 대 반전! 주둔군이고 요새고 몽땅 초토화!>
이 게임의 또다른 장점으로 연대기적인 진행이 있습니다. 단순히 한 전역만 하는 게 아니라 역사적인 시간 순서대로 차례대로 전역을 진행하는 겁니다. 실제 역사적인 흐름을 내 손으로 진행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추가로 전역별 연속성을 부여했으니 부대 교체입니다. 이전 전역에서 살아남은 부대 중에 일부분, 정확히는 지휘관이 같은 부대를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1815년같이 연속된 카운터가 몇개 없는 경우도 있지만 1812년같은 경우 앞뒤로 연계되는 카운터가 상당히 많습니다. (거의 전부가 앞이나 뒤에 이어진 부대 존재) 이런 작은 부분을 통해 이어진 역사로 할 수 있고 더 좋은 부대를 통해 전역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연속된 년도가 많은 부대의 예. 오제로는 첫번째 전역인 1796년에 강력한 부대로 나오는데 뒤로 갈수록 인적 재원의 능력이 떨어집니다. 얘를 처음에 살려놓으면 두고두고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이 게임의 강점을 한 줄로 요약하면
쉽게 배울 수 있는 규칙에 전쟁을 수행한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으면서도 혼자 게임할 수 있다
입니다. 게임을 할 상대를 찾기 힘들고 규칙을 배우기 힘들다는 워게임의 단점을 생각하면 완전히 정 반대의 위치에 있는, 어찌보면 워게임계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덤 : 살짝 야전사령관 - 알렉산더의 영문매뉴얼을 봤습니다. 이전 작품이라서겠지만 전투가 확실히 더 단순했습니다. 부대를 전진, 후퇴시켜서 싸우는 게 아니라 "양쪽이 일렬로 서서 속도 순서대로 공격"하는 형태였습니다. 다만 그만큼 게임이 더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겠지요. 현대전은 관심밖이라 롬멜은 별로지만 알렉산더는 살까 고민이 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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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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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얼 번역도 감사드리거 멋진 리뷰도 감사드립니다:D 위시리스트에 올려놔야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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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Leader 시리즈 시스템(Ex. Hornet Leader, U-boat Leader)을 만든 Dan Verssen 답게 Field Commander 시리즈도 전략/전술 맵으로 나눈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네요.
게임성과 역사적 사실성을 조화시킨 1인용 워게임을 잘 만드시는 디자이너인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상대적으로 쉬운 룰과 게임의 재미는 보장하는것 같습니다.
이게임은 CSR 상의 후보로도 올라있고 긱에서 유명한 리뷰어인 Marco Arnaudo 가 2011년 워게임 중 2위를 준 게임으로 기억되네요. (1위는 No retreat!) -
개인적으로 1인전용 보드게임은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는데(PC게임을 하는게 나을거 같은), 리뷰는 재미있게 잘 봤네요.
2인용도 되도록 만들었으면 어떨까 싶군요. -
스톰트루퍼/제 경우는
"보드게임을 PC로 하느니 그냥 PC게임을 하는 게 낫지"
라고 생각할 뿐 1인게임 자체에 PC냐 보드냐의 구분은 안짓거든요. ...그동안 공식적 1인 지원 게임 안한 이유가 한때 1인계임 여럿 구해봤는데 "운빨로 결정되는 게임들"이라는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판데믹이 그랬고 캐슬패닉이 그랬고 특히 반지협력은 순수 운빨이 가까웠으니... 그나마 카멜롯과 스루 정도만 괜찮았어요.
단지 이전부터 계속 관심은 있었어요. 혼자 해도 되는 보드게임이라는 건 저에게 분명히 큰 이점이었거든요.
*.좀 머리 굴려보면 2인이 가능할 거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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