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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꿈다방에서 펼친 로빈슨 크루소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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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0 15: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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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일요일 새벽에 꿈꾸는 다락방에서 로빈슨 크루소 연극이 있었습니다.
- 출연진 -
사냥꾼(레오님), 탐험가(k님), 요리사(뜨레모아님), 목공수(묘접님), 우정출연(개그바)
희미하게 내 눈으로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아~ 눈 부셔. 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상한 섬에 쓰러져 있었다.
내 앞으로 몇몇 사람들이 서 있었고 나를 쳐다보면 웅성거렸다.
"앗 깨어났다!! 정신이 좀 드슈? 할배?" 총을 들고 있는 어느 사내가 내게 말을 걸었다.
"이보슈 여기가 어디오?" 나는 주위를 보며 물어보았다.
"에휴~ 어디긴..보면 모르쇼 무인도지..아무도 없는 무인도.." 탐험복을 입고 있는 한 사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무인도라...뭣!! 무인도? 또?" 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또? 또 라니.웬 헛소리? 언제 무인도에 갇힌 적이 있었나? ㅎㅎ 정신이 아직 덜 깼구만.."
탐험복을 입은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그래 나는 분명 그리 말했다. 분명히 '또' 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십여년전 난 분명히 바다 여행 중 난파를 당해 무인도에서 며칠을 표류한 적이 있었다.
다행이 운이 좋아 지나가던 배가 나를 발견해서 나는 무인도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같이 있던 사람들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아무튼 그랬던 나한테 또 이런 일이 닥치다니...또 무인도라니...
나 말고 현재 무인도에 갇힌 사람들은 옷차림을 봐서 탐험가, 사냥꾼, 요리사 그리고 유일하게 여성인
목공수 이렇게 4명이었다.
"아이구 많이 다쳤네..이거 얼마 못 버티시겠는 걸..뼈가 다 으스러졌네" 목공수가 내 몸을 만져보더니
안쓰러운듯이 말을 했다.."
그렇다. 현재 내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일어날 수도 없었고, 숨을 쉬기도 버거웠다
특히 다리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순간 직감적으로 이번에는 진짜 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리사가 나를 유심히 보더니 "앗 나 이 사람 얼굴 기억나...이 사람 신문에서 봤어..무인도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이라는 기사를.." 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다가 오더니 "진짜입니까? 진짜 무인도에서 살아남은 적이 있었요?
그럼 우리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어요? 아니 우리 구출될 수는 있는 거죠?" 라고 다급하게 물어보았다.
나는 이미 살아남기에는 늦었다. 하지만 예전 경험을 토대로 이들을 위해서라도 숨이 붙어있는 한 조언을
해줘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두려워하고 있는 이들을 안심시켰다. "그럼 이제 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내 지시대로 하시오. 그럼 당신들은 이 무인도에서 탈출할 수 있소" 호흡이 조금 안정되서야 겨우 말을 길게
할 수 있었다.
"좋소 그럼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하겠소..다들 동의하죠? 탐험가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결국 다들 내 말을 따르기 시작했고 우선은 이들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시작했다.
경험상 각각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보다 서로 가장 잘하는 것을 파악해서 전적으로 그 사람한테 그 일을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고 시간도 아낄 수 있을 뿐더러 특히 분쟁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다행이 각각의 보유 기술들이 겹치지 않고 다양해서 생존 확률은 높아 보였다..
비록 배가 우리를 발견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지만...
우선은 목표를 세웠다. 그것은 바로 나무를 가지고 탑을 쌓는 것이다. 그래야 배가 지나가는 것을 봤을 때 나무탑에다
불을 피워 우리의 위치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딜레마가 생긴다. 우선은 우리가 쉴 수 있는, 아니 최소한 비나 눈을 피할 수 있는 아니면 혹시 모를
이 섬의 야생동물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는 피신처를 지어야 되는데 여기서 나무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우선은 피신처를 만들기로 정하고 나무를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나무가 너무 없었고 해안가 주변이라 차가운 바람이 자주 불고 해서 피신처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내가 다른 곳을 한번 둘러 보겠어요..내가 또 명색이 탐험가 아니유~" 그 때 탐험가가 자기가 다른 곳을 둘러보겠다고
했다. 아까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 것도 그렇고 먼저 나서서 둘러보겠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어느 정도 리더쉽이 있는
사람인 듯 했다. 그래서 우선은 분쟁 시 결정권을 탐험가한테 주기로 했다.
몇시간 후 탐험가가 돌아왔다. "저쪽에 여기보다 더 좋은 데가 있어요..더구나 야생동물도 있던데.."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우리한테 말했다. 그때 요리사가 "그럼 사냥꾼이 그 야생동물을 잡으면 되겠다. 그럼 내가 그 잡은 놈으로
맛있는 요리를 해줄께.." 라고 말하자 사냥꾼이 한마디 했다. "안돼 아직은 ..내 총에는 총알이 없어..더구나 아직 싸울
무기도 없는 걸. 우선은 그냥 물고기라도 잡아서 허기를 달래자고.."
그렇다.무턱대고 맨손으로 사냥을 하면 오히려 당할 수가 있다. 사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동물과 싸울 수
있는 것이지 맨손으로 붙는다면 과연 인간이 이길 수 있는 야생동물은 몇이나 될까? 아무튼 사냥꾼이 현명한 판단을
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는 너무 어두워졌고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니까 우선은 여기서 밤을 보내기로 했다.
우선은 잡은 물고기로 저녁을 먹고 잠을 청했다. 다행이 오늘은 비나 눈이 내리지 않아 쉽게 잠을 청할 수 있었지만
모닥불 하나로 피신처없이 보내기에는 경험상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다들 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난리였다. 당연한 것이다. 피신처 없이 이런데서 그냥 잔다는 것도
그렇고 어디 이들이 이런 경험을 해봤으랴..몸이 쑤시는게 당연하지..다들 체력이 조금씩 떨어져 보였다.
하지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우선은 이들을 불러세우고 말을 했다. "앞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다들 오늘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서로 의견을
나눌 것이야" 서로 할일을 정해서 효율적으로 행동 해야하기 때문에 의견 조율은 필수이다.
탐험가는 우선 다른 지역들을 둘러보면서 무엇들이 있는지 탐험하기 시작했다. 역시 전문가라 혼자서도 여러군데를 잘
돌아다니며 상황보고를 했다.
자원이 뭐가 있는지, 자연 피신처가 존재하는지, 혹시 난파된 배의 흔적이 있는지, 발견된 물건들은 있는지 등등.
우연찮게 우리가 있던 해변가 주변에서 삽이 하나 발견되었다. 이것은 난파되었던 우리 배에서 나온 듯 했다.
그럼 다른 물건들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기에 나머지 사람들은 아이템(물건)을 찾는데에 주력했다. 목공수는 사실
가벼운 부상이 있었는데 나을 때까지는 안정을 취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앞으로 목공소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더구나 여자이기 때문에 경미한 부상이라도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오늘도 밤은 찾아왔고 여전히 피신처를 짓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의 후유증은 물보듯 뻔했다.
자기전 긴급회의가 열렸다. 바로 현재 우리 캠프 위치에 관한 주제였다.
해안가 주변이라 바람도 너무 세고 탐험하거나 자원채집을 하고 나서 돌아오는 거리가 너무 멀어 피곤하고
힘들다는 것이다.
더구나 낮에 탐험가가 자연적으로 생긴 괜찮은 피난처를 발견했다고 하니 옮기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내 생각에도 좋은 의견인 것 같아 다음날 아침에 우리의 캠프를 옮기기로 했다.
더구나 이곳에다 우리가 울타리를 치거나 지붕을 만들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고 갈 것도 없고 짐도 적어
이동도 훨씬 수월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표류 3일째..아침에 일어나보니 어제 저녁에 먹고 남은 물고기들이 전부 썩어 있었다. 아뿔싸!! 남은 음식을 저장한다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이곳은 고온다습 기후라 음식이 금방 상하기 쉬운데 그걸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방치해 둔 것이다.
이놈의 요리사를 그냥...먹는 것도 제일 많이 먹으면서..요리사가 이런 걸 신경쓰지 못하다니..
가슴은 아프지만 은식처를 빨리 옮겨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캠프를 이동했다.
새로 옮긴 피신처가 마음에 들었다. 우선 나무 소모없이 조금만 손보면 될 정도로 장소가 좋았고 주변에 나무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해변가에서 숲쪽으로 이동한거라 그나마 우리의 음식이었던 물고기를 더 이상 잡기가 힘들어져 앞으로
음식 해결을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 생겼다.
그때 무기가 완성되지 않은 채로 사냥꾼이 사냥을 하겠다고 아침부터 난리를 폈다. 더 이상 물고기만 먹고 싶지
않았다며 예전에 발견했던 야생동물 은식처를 알려달라며 사냥을 하겠다고 때를 쓰는데 어찌나 확고한지
분위기가 더 험해지기 전에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했다. 의지가 강한 아이(?)었다. 그냥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오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목공수의 부상이 거의 다 나아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까지 왔다는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구름상태를 보니 내일부터는 비가 내릴 것 같아서 하루빨리 지붕을
짓지 않으면 우리가 모아 둘 음식이나 나무가 비에 젖어 ㅤㅆㅓㄲ기 때문이다. 이를 아는지 목공수가 자기가 오늘 내로 꼭
지붕을 작게나마 완성시키겠노라며 마음의 결정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모아 둔 나무를 달라고 했다.
목공수는 역시 목공수라 여자의 몸으로도 지붕을 굉장히 빨리 그리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만들려고 할 때는 필요 이상으로 나무가 많이 소모되는 거 같아 손을 대지 못했는데 목공수가 만드니
나무 소모가 훨씬 적고 튼튼했다.
오후에 사냥꾼이 돌아왔다. 어깨에 뭔가 둘러멘 상태였다. 야생 멧돼지였다..
"하하하하 이놈 보기보다는 약하던데..몸집도 작아서 살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소.." 사냥꾼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했다.
하지만 미세한 손 떨림과 얼굴 곳곳의 상처들, 그리고 어깨에 흐르는 피는 그가 얼마나 혈투를 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덕분에 우리는 오랜만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음식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절실히 먹은 것이다.
표류 4일 째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오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목공수에 말을 빌리자면 지붕을 만들긴 했지만 나무로만 되어 있다보니 비에 계속 노출되다보면 얼마 안 있어 썩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조만간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한다. 이 문제로 아침회의가 꽤 길어졌다.
당장 무너질 것은 아니니깐 우선은 비가 그치기만을 바라면서 탐험을 하고 아이템들을 얻는 작업을 계속 하였다.
드디어 밤이 되었고 빗줄기는 더욱 거세어졌다. 현재 지붕 상태로는 충분히 이 빗줄기를 막질 못했고 결국 몇개의
식량과 나무가 젖으면서 버리지게 되었다.
다행이 다들 먹을 것 하나씩은 남겨놓은 상태라 굶게 된 사람은 없었지만 내일 아침에 나무 탑을 쌓으려 했던
계획은 무산돼 버렸다.
표류 5일 째, 어제의 피해를 교훈삼아 우선은 나무 탑을 쌓는 것 보다는 지붕을 더욱 튼튼히 짓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지역이 식량을 얻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다른 자원도 점점 고갈 되가면서 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했던 부분들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나와 요리사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고 지붕을 수리하던
목공수에게 이야기 해서 지붕보다는 우선 인공적인 피난처를 만드는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이동할 다른 지역에 또 자연적인 피난처가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미리 지어놓고 가지고 갈 수 있게 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목공수도 동의하는지 그러겠다고 했다. 일하러 간 다른 사람들이 돌아오면 저녁에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저녁까지 비가 와서 결국 비 피해를 보았고 음식을 못먹는 사람도 나왔다. 결국 다들 이 지역을 떠나자는 데에 동의했고
탐험가의 경험을 토대로 어디로 이동하면 좋을지 밤새 회의가 이루어졌다.
표류 6일 째, 아침 일찍 캠프 이동을 했다. 그것도 나무와 새가 많은 아주 좋은 지역으로 말이다.
주변에도 자원들이 풍부해서 채집하기에도 딱 안성맞춤이었다.
다행이 비도 그쳐 다들 기운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사냥꾼은 어제 우연히도 총알이 두발 장전되어 있는 총을 주었다고 한다. 그것도 화력이 아주 좋은 것으로 말이다.
이제는 곰이나 고릴라 같은 큰 야생동물도 사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더욱이 활도 완성이 되어서 이제는 원거리에서도 사냥을 할 수가 있게 되어 수월해 졌다고 하니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더욱 커졌다.
결국 그 자신감은 결과로 나타났고 곰을 사냥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역시 곰이다 보니 무기도 많이 손상되었다.
어쨌든 엄청난 식량과 가죽을 얻게 되었고, 더구나 음식을 썩지 않고 저장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어서 남은 음식이
썩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특히 이 지역은 새도 많아서 간간히 잡아 먹으면 되기 때문에 며칠 간은 식량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목공수도 충분한 가죽을 이용해 지붕을 만들 수 있게 돼서 더욱 가볍고 튼튼한 지붕이 완성되었다.
탐험가의 활약으로 일회용이지만 아주 유용한 아이템들도 많이 모았고 특히 바로바로 채집이 가능한 지역도
발견해 놓아서 한동안 자원 걱정은 없게 되었다.
저녁에 어김없이 비가 내렸지만 튼튼한 지붕 덕택에 나무와 식량 모두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추워진 탓에 땔감용으로 나무 몇개는 소비를 해야했다.
표류 7일 째, 요즘 들어 조금 이상한 것들이 느껴졌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우선은 일하러 가는 사람들의 실수가 요즘들어 부쩍 늘었다. 욕심이 생겼는지 이제는 이 생활이 익숙해져서 방심을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쉽고 확실한 것을 놔두고 자꾸 이것저것 모험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실수도
잦아지고 다치는 일도 많아졌다.
특히 목공수의 실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뭔가 자신감도 없어보이고 하루종일 힘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요즘들어 요리사가 요리는 안 하고 자꾸 탐험을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다치기만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다치고 오면 꼭 안 좋은 현상도 발생한다.
집단으로 갑자기 결정력이 결여된다거나 정신력이 많이 헤이해 지기도 한다,.
아싸리 그런거면 푹 쉬고 캠프 정리 좀 하고 침대에 누워있으면 나아진다.
그런데 가까운 지역부터 많았던 자원이 갑자기 고갈되거나 그 많던 새가 다 사라지기도 했다.
특히 구름한점 없던 날씨가 오후에 갑자기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으로 변하면서 울타리가 다 날라가는 바람에
밤새 야생동물의 습격을 받아 다치거나 음식 피해를 받는 등 안 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맴버들의 체력과 정신력이 많이 지칠 때로 지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마치 섬 전체가 저주받은 것 처럼 보였다.
예전 내가 무인도 있을 때도 이런 현상이 발생했고 사실 그때 동료들을 다 잃었는데 또 이런 일들이 발생하다니..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직 거동이 불편하지만 낮에 사용하고 남은 일회용 아이템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살피면서 지친 동료들을 다독거리며 버틸 방법을 같이 연구했다.
다행이 몇개는 바로 체력과 정신력을 바로 회복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몇몇 사람들은 어느정도 고비를 넘겼다.
제일 위험하다고 느낀 사람은 요리사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템을 쓰지 않고도 정신력과 체력이 좋았다.
뭐 우리로써는 다행이지만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오랜만에 도움을 준다고 아픈 몸을 움직였더니 사람들한테 말은 안 했지만 증상이 악화돼서 잠을 쉽게
청하지 못했다.
자는 중에 어디선가 딸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쪽을 보았는데 세상에! 요리사가 우리들 몰래 식량하나를
요리해서 혼자 먹고 있는 것이었다.
요즘들어 식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 같더니 바로 요리사가 몰래 자기 회복을 위해서 식량을 소비한 것이었다.
어쩐지 그래서 다들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왜 혼자 좋아보이나 했더니...
표류 8일 째, 아침에 나는 다른 사람들한테 그간 요리사의 행동을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다들 분노했지만 이미
지칠 때로 지쳤는지 화를 낼 힘도 없었는지 그 분노는 금새 사그러들고 그냥 될때로 되라라는 식으로
흐지부지 넘어갔다.
하긴 탐험가도 이제는 탐험할 곳이 없을 정도로 돌아다녔고, 사냥꾼은 이제 싸울 힘도 남아있지 않았고,
목공수는 고치면 망가지고 또 고치면 망가지고 피난처가 이러다보니 이제는 수리하고 싶은 의욕도 사라진듯 했다.
그때 요리사가 미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과를 하면서 사실 자기한테는 말하지 않은 능력이 두개 정도 더
있다고 했다.
바로 날씨를 예측하는 능력과 눈구름을 비 구름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왠 뚱땅지 같은
소리인가 했는데, 사실 예전부터 가끔 요리사가 "아! 오늘은 비가 많이 오겠네, 적게 오겠네" 이러면서 혼잣말을
몇번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신기하게도 날씨가 그렇게 변했는데 그 당시에는 그냥 우연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던 부분이었다.
만약 이게 진짜라면 아직 우리한테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
날씨예측이 가능하다면 아침에 무엇을 해야되는지 쉽게 정할 수 있고 자원 낭비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며칠을 더 버틸 수가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이 점에 동의하는지 요리사를 믿고 다시금 기운을 내기 시작했다.
다행이 오늘은 비가 적게 내리고 춥지 않다고 하니 목공수를 뺀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나무를 얻는 행동을
주로 했다. 이미 저장고에 음식은 많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나무를 얻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밤에 쓰일 나무 몇개 빼고는 전부 나무 탑을 쌓는 것에 썼다.
진짜로 비가 적게 내렸고 우리들은 요리사를 굳게 믿게 되었다.
표류 9일 째, 요리사가 오늘은 날씨가 좀 안 좋을 거라 했다. 하지만 목공수의 활약으로 이미 지붕은
튼튼해졌고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판단아래 이제부터는 모두 나무를 얻는 행동을 최우선으로 했다.
날씨를 미리 알기에 그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나무 탑 목표 높이에 거의 도달했고 각각 동료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하나되는 모습을 보였다.
표류 10일 째, 드디어 우리가 목표로 했던 높이의 나무 탑을 완성했다.
그 험난하고 고된 그리고 몇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만든 우리의 마지막 회망인 나무 탑이 완성된 것이다.
이제는 버티기만 하면 된다. 배가 우리를 발견할 때까지 버티면 되는 것이다.
이제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는 수 밖에 없었다.
오후에 탐험을 하던 탐험가가 다급하게 뛰어왔다. " 저...저기.저.저. 배..배..배가 보여~~~~~~~~~~~~!!!!!"
배가 보인다는 탐험가의 말에 모두 화들짝 놀라며 거기로 뛰어갔다. 사냥꾼은 환급히 나무탑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여기에요 여기~~~ 여기 사람있어요~~" 방금 전만 해도 다 죽어가는 소리를 내던 사람들이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귀막이 터질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드디어 나무 탑에 새빨간 새파란 불이 붙었고 시커먼 연기가 온 하늘을 덮기 시작했다.
"아!! 온다. 배가 우리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오고 있다~~~~~~~~" "우린 이제 살았어.이제 됐어.."
서로 환호하고 부등껴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비록 몸이 더욱 안 좋아지면서 이제는 움직이지도 숨쉬기도 버거운 상황이 되어 저들과 함께 어울리지는
못하지만 저들의 모습을 보면서 십여년전 왜 그때 나는 저러지 못했나 왜 먼저 동료들을 보냈어야 했나 내 자신을
한탄하며 이상하게 오늘 유난히 무거워지는 내 눈커플 사이로 눈물을 흘렸다.
- 끝 -
- 긴 내용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 출연진 -
사냥꾼(레오님), 탐험가(k님), 요리사(뜨레모아님), 목공수(묘접님), 우정출연(개그바)
희미하게 내 눈으로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아~ 눈 부셔. 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상한 섬에 쓰러져 있었다.
내 앞으로 몇몇 사람들이 서 있었고 나를 쳐다보면 웅성거렸다.
"앗 깨어났다!! 정신이 좀 드슈? 할배?" 총을 들고 있는 어느 사내가 내게 말을 걸었다.
"이보슈 여기가 어디오?" 나는 주위를 보며 물어보았다.
"에휴~ 어디긴..보면 모르쇼 무인도지..아무도 없는 무인도.." 탐험복을 입고 있는 한 사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무인도라...뭣!! 무인도? 또?" 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또? 또 라니.웬 헛소리? 언제 무인도에 갇힌 적이 있었나? ㅎㅎ 정신이 아직 덜 깼구만.."
탐험복을 입은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그래 나는 분명 그리 말했다. 분명히 '또' 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십여년전 난 분명히 바다 여행 중 난파를 당해 무인도에서 며칠을 표류한 적이 있었다.
다행이 운이 좋아 지나가던 배가 나를 발견해서 나는 무인도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같이 있던 사람들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아무튼 그랬던 나한테 또 이런 일이 닥치다니...또 무인도라니...
나 말고 현재 무인도에 갇힌 사람들은 옷차림을 봐서 탐험가, 사냥꾼, 요리사 그리고 유일하게 여성인
목공수 이렇게 4명이었다.
"아이구 많이 다쳤네..이거 얼마 못 버티시겠는 걸..뼈가 다 으스러졌네" 목공수가 내 몸을 만져보더니
안쓰러운듯이 말을 했다.."
그렇다. 현재 내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일어날 수도 없었고, 숨을 쉬기도 버거웠다
특히 다리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순간 직감적으로 이번에는 진짜 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리사가 나를 유심히 보더니 "앗 나 이 사람 얼굴 기억나...이 사람 신문에서 봤어..무인도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이라는 기사를.." 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다가 오더니 "진짜입니까? 진짜 무인도에서 살아남은 적이 있었요?
그럼 우리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어요? 아니 우리 구출될 수는 있는 거죠?" 라고 다급하게 물어보았다.
나는 이미 살아남기에는 늦었다. 하지만 예전 경험을 토대로 이들을 위해서라도 숨이 붙어있는 한 조언을
해줘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두려워하고 있는 이들을 안심시켰다. "그럼 이제 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내 지시대로 하시오. 그럼 당신들은 이 무인도에서 탈출할 수 있소" 호흡이 조금 안정되서야 겨우 말을 길게
할 수 있었다.
"좋소 그럼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하겠소..다들 동의하죠? 탐험가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결국 다들 내 말을 따르기 시작했고 우선은 이들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시작했다.
경험상 각각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보다 서로 가장 잘하는 것을 파악해서 전적으로 그 사람한테 그 일을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고 시간도 아낄 수 있을 뿐더러 특히 분쟁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다행이 각각의 보유 기술들이 겹치지 않고 다양해서 생존 확률은 높아 보였다..
비록 배가 우리를 발견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지만...
우선은 목표를 세웠다. 그것은 바로 나무를 가지고 탑을 쌓는 것이다. 그래야 배가 지나가는 것을 봤을 때 나무탑에다
불을 피워 우리의 위치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딜레마가 생긴다. 우선은 우리가 쉴 수 있는, 아니 최소한 비나 눈을 피할 수 있는 아니면 혹시 모를
이 섬의 야생동물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는 피신처를 지어야 되는데 여기서 나무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우선은 피신처를 만들기로 정하고 나무를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나무가 너무 없었고 해안가 주변이라 차가운 바람이 자주 불고 해서 피신처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내가 다른 곳을 한번 둘러 보겠어요..내가 또 명색이 탐험가 아니유~" 그 때 탐험가가 자기가 다른 곳을 둘러보겠다고
했다. 아까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 것도 그렇고 먼저 나서서 둘러보겠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어느 정도 리더쉽이 있는
사람인 듯 했다. 그래서 우선은 분쟁 시 결정권을 탐험가한테 주기로 했다.
몇시간 후 탐험가가 돌아왔다. "저쪽에 여기보다 더 좋은 데가 있어요..더구나 야생동물도 있던데.."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우리한테 말했다. 그때 요리사가 "그럼 사냥꾼이 그 야생동물을 잡으면 되겠다. 그럼 내가 그 잡은 놈으로
맛있는 요리를 해줄께.." 라고 말하자 사냥꾼이 한마디 했다. "안돼 아직은 ..내 총에는 총알이 없어..더구나 아직 싸울
무기도 없는 걸. 우선은 그냥 물고기라도 잡아서 허기를 달래자고.."
그렇다.무턱대고 맨손으로 사냥을 하면 오히려 당할 수가 있다. 사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동물과 싸울 수
있는 것이지 맨손으로 붙는다면 과연 인간이 이길 수 있는 야생동물은 몇이나 될까? 아무튼 사냥꾼이 현명한 판단을
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는 너무 어두워졌고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니까 우선은 여기서 밤을 보내기로 했다.
우선은 잡은 물고기로 저녁을 먹고 잠을 청했다. 다행이 오늘은 비나 눈이 내리지 않아 쉽게 잠을 청할 수 있었지만
모닥불 하나로 피신처없이 보내기에는 경험상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다들 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난리였다. 당연한 것이다. 피신처 없이 이런데서 그냥 잔다는 것도
그렇고 어디 이들이 이런 경험을 해봤으랴..몸이 쑤시는게 당연하지..다들 체력이 조금씩 떨어져 보였다.
하지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우선은 이들을 불러세우고 말을 했다. "앞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다들 오늘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서로 의견을
나눌 것이야" 서로 할일을 정해서 효율적으로 행동 해야하기 때문에 의견 조율은 필수이다.
탐험가는 우선 다른 지역들을 둘러보면서 무엇들이 있는지 탐험하기 시작했다. 역시 전문가라 혼자서도 여러군데를 잘
돌아다니며 상황보고를 했다.
자원이 뭐가 있는지, 자연 피신처가 존재하는지, 혹시 난파된 배의 흔적이 있는지, 발견된 물건들은 있는지 등등.
우연찮게 우리가 있던 해변가 주변에서 삽이 하나 발견되었다. 이것은 난파되었던 우리 배에서 나온 듯 했다.
그럼 다른 물건들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기에 나머지 사람들은 아이템(물건)을 찾는데에 주력했다. 목공수는 사실
가벼운 부상이 있었는데 나을 때까지는 안정을 취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앞으로 목공소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더구나 여자이기 때문에 경미한 부상이라도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오늘도 밤은 찾아왔고 여전히 피신처를 짓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의 후유증은 물보듯 뻔했다.
자기전 긴급회의가 열렸다. 바로 현재 우리 캠프 위치에 관한 주제였다.
해안가 주변이라 바람도 너무 세고 탐험하거나 자원채집을 하고 나서 돌아오는 거리가 너무 멀어 피곤하고
힘들다는 것이다.
더구나 낮에 탐험가가 자연적으로 생긴 괜찮은 피난처를 발견했다고 하니 옮기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내 생각에도 좋은 의견인 것 같아 다음날 아침에 우리의 캠프를 옮기기로 했다.
더구나 이곳에다 우리가 울타리를 치거나 지붕을 만들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고 갈 것도 없고 짐도 적어
이동도 훨씬 수월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표류 3일째..아침에 일어나보니 어제 저녁에 먹고 남은 물고기들이 전부 썩어 있었다. 아뿔싸!! 남은 음식을 저장한다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이곳은 고온다습 기후라 음식이 금방 상하기 쉬운데 그걸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방치해 둔 것이다.
이놈의 요리사를 그냥...먹는 것도 제일 많이 먹으면서..요리사가 이런 걸 신경쓰지 못하다니..
가슴은 아프지만 은식처를 빨리 옮겨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캠프를 이동했다.
새로 옮긴 피신처가 마음에 들었다. 우선 나무 소모없이 조금만 손보면 될 정도로 장소가 좋았고 주변에 나무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해변가에서 숲쪽으로 이동한거라 그나마 우리의 음식이었던 물고기를 더 이상 잡기가 힘들어져 앞으로
음식 해결을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 생겼다.
그때 무기가 완성되지 않은 채로 사냥꾼이 사냥을 하겠다고 아침부터 난리를 폈다. 더 이상 물고기만 먹고 싶지
않았다며 예전에 발견했던 야생동물 은식처를 알려달라며 사냥을 하겠다고 때를 쓰는데 어찌나 확고한지
분위기가 더 험해지기 전에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했다. 의지가 강한 아이(?)었다. 그냥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오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목공수의 부상이 거의 다 나아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까지 왔다는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구름상태를 보니 내일부터는 비가 내릴 것 같아서 하루빨리 지붕을
짓지 않으면 우리가 모아 둘 음식이나 나무가 비에 젖어 ㅤㅆㅓㄲ기 때문이다. 이를 아는지 목공수가 자기가 오늘 내로 꼭
지붕을 작게나마 완성시키겠노라며 마음의 결정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모아 둔 나무를 달라고 했다.
목공수는 역시 목공수라 여자의 몸으로도 지붕을 굉장히 빨리 그리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만들려고 할 때는 필요 이상으로 나무가 많이 소모되는 거 같아 손을 대지 못했는데 목공수가 만드니
나무 소모가 훨씬 적고 튼튼했다.
오후에 사냥꾼이 돌아왔다. 어깨에 뭔가 둘러멘 상태였다. 야생 멧돼지였다..
"하하하하 이놈 보기보다는 약하던데..몸집도 작아서 살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소.." 사냥꾼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했다.
하지만 미세한 손 떨림과 얼굴 곳곳의 상처들, 그리고 어깨에 흐르는 피는 그가 얼마나 혈투를 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덕분에 우리는 오랜만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음식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절실히 먹은 것이다.
표류 4일 째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오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목공수에 말을 빌리자면 지붕을 만들긴 했지만 나무로만 되어 있다보니 비에 계속 노출되다보면 얼마 안 있어 썩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조만간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한다. 이 문제로 아침회의가 꽤 길어졌다.
당장 무너질 것은 아니니깐 우선은 비가 그치기만을 바라면서 탐험을 하고 아이템들을 얻는 작업을 계속 하였다.
드디어 밤이 되었고 빗줄기는 더욱 거세어졌다. 현재 지붕 상태로는 충분히 이 빗줄기를 막질 못했고 결국 몇개의
식량과 나무가 젖으면서 버리지게 되었다.
다행이 다들 먹을 것 하나씩은 남겨놓은 상태라 굶게 된 사람은 없었지만 내일 아침에 나무 탑을 쌓으려 했던
계획은 무산돼 버렸다.
표류 5일 째, 어제의 피해를 교훈삼아 우선은 나무 탑을 쌓는 것 보다는 지붕을 더욱 튼튼히 짓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지역이 식량을 얻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다른 자원도 점점 고갈 되가면서 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했던 부분들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나와 요리사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고 지붕을 수리하던
목공수에게 이야기 해서 지붕보다는 우선 인공적인 피난처를 만드는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이동할 다른 지역에 또 자연적인 피난처가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미리 지어놓고 가지고 갈 수 있게 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목공수도 동의하는지 그러겠다고 했다. 일하러 간 다른 사람들이 돌아오면 저녁에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저녁까지 비가 와서 결국 비 피해를 보았고 음식을 못먹는 사람도 나왔다. 결국 다들 이 지역을 떠나자는 데에 동의했고
탐험가의 경험을 토대로 어디로 이동하면 좋을지 밤새 회의가 이루어졌다.
표류 6일 째, 아침 일찍 캠프 이동을 했다. 그것도 나무와 새가 많은 아주 좋은 지역으로 말이다.
주변에도 자원들이 풍부해서 채집하기에도 딱 안성맞춤이었다.
다행이 비도 그쳐 다들 기운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사냥꾼은 어제 우연히도 총알이 두발 장전되어 있는 총을 주었다고 한다. 그것도 화력이 아주 좋은 것으로 말이다.
이제는 곰이나 고릴라 같은 큰 야생동물도 사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더욱이 활도 완성이 되어서 이제는 원거리에서도 사냥을 할 수가 있게 되어 수월해 졌다고 하니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더욱 커졌다.
결국 그 자신감은 결과로 나타났고 곰을 사냥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역시 곰이다 보니 무기도 많이 손상되었다.
어쨌든 엄청난 식량과 가죽을 얻게 되었고, 더구나 음식을 썩지 않고 저장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어서 남은 음식이
썩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특히 이 지역은 새도 많아서 간간히 잡아 먹으면 되기 때문에 며칠 간은 식량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목공수도 충분한 가죽을 이용해 지붕을 만들 수 있게 돼서 더욱 가볍고 튼튼한 지붕이 완성되었다.
탐험가의 활약으로 일회용이지만 아주 유용한 아이템들도 많이 모았고 특히 바로바로 채집이 가능한 지역도
발견해 놓아서 한동안 자원 걱정은 없게 되었다.
저녁에 어김없이 비가 내렸지만 튼튼한 지붕 덕택에 나무와 식량 모두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추워진 탓에 땔감용으로 나무 몇개는 소비를 해야했다.
표류 7일 째, 요즘 들어 조금 이상한 것들이 느껴졌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우선은 일하러 가는 사람들의 실수가 요즘들어 부쩍 늘었다. 욕심이 생겼는지 이제는 이 생활이 익숙해져서 방심을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쉽고 확실한 것을 놔두고 자꾸 이것저것 모험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실수도
잦아지고 다치는 일도 많아졌다.
특히 목공수의 실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뭔가 자신감도 없어보이고 하루종일 힘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요즘들어 요리사가 요리는 안 하고 자꾸 탐험을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다치기만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다치고 오면 꼭 안 좋은 현상도 발생한다.
집단으로 갑자기 결정력이 결여된다거나 정신력이 많이 헤이해 지기도 한다,.
아싸리 그런거면 푹 쉬고 캠프 정리 좀 하고 침대에 누워있으면 나아진다.
그런데 가까운 지역부터 많았던 자원이 갑자기 고갈되거나 그 많던 새가 다 사라지기도 했다.
특히 구름한점 없던 날씨가 오후에 갑자기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으로 변하면서 울타리가 다 날라가는 바람에
밤새 야생동물의 습격을 받아 다치거나 음식 피해를 받는 등 안 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맴버들의 체력과 정신력이 많이 지칠 때로 지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마치 섬 전체가 저주받은 것 처럼 보였다.
예전 내가 무인도 있을 때도 이런 현상이 발생했고 사실 그때 동료들을 다 잃었는데 또 이런 일들이 발생하다니..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직 거동이 불편하지만 낮에 사용하고 남은 일회용 아이템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살피면서 지친 동료들을 다독거리며 버틸 방법을 같이 연구했다.
다행이 몇개는 바로 체력과 정신력을 바로 회복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몇몇 사람들은 어느정도 고비를 넘겼다.
제일 위험하다고 느낀 사람은 요리사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템을 쓰지 않고도 정신력과 체력이 좋았다.
뭐 우리로써는 다행이지만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오랜만에 도움을 준다고 아픈 몸을 움직였더니 사람들한테 말은 안 했지만 증상이 악화돼서 잠을 쉽게
청하지 못했다.
자는 중에 어디선가 딸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쪽을 보았는데 세상에! 요리사가 우리들 몰래 식량하나를
요리해서 혼자 먹고 있는 것이었다.
요즘들어 식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 같더니 바로 요리사가 몰래 자기 회복을 위해서 식량을 소비한 것이었다.
어쩐지 그래서 다들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왜 혼자 좋아보이나 했더니...
표류 8일 째, 아침에 나는 다른 사람들한테 그간 요리사의 행동을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다들 분노했지만 이미
지칠 때로 지쳤는지 화를 낼 힘도 없었는지 그 분노는 금새 사그러들고 그냥 될때로 되라라는 식으로
흐지부지 넘어갔다.
하긴 탐험가도 이제는 탐험할 곳이 없을 정도로 돌아다녔고, 사냥꾼은 이제 싸울 힘도 남아있지 않았고,
목공수는 고치면 망가지고 또 고치면 망가지고 피난처가 이러다보니 이제는 수리하고 싶은 의욕도 사라진듯 했다.
그때 요리사가 미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과를 하면서 사실 자기한테는 말하지 않은 능력이 두개 정도 더
있다고 했다.
바로 날씨를 예측하는 능력과 눈구름을 비 구름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왠 뚱땅지 같은
소리인가 했는데, 사실 예전부터 가끔 요리사가 "아! 오늘은 비가 많이 오겠네, 적게 오겠네" 이러면서 혼잣말을
몇번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신기하게도 날씨가 그렇게 변했는데 그 당시에는 그냥 우연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던 부분이었다.
만약 이게 진짜라면 아직 우리한테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
날씨예측이 가능하다면 아침에 무엇을 해야되는지 쉽게 정할 수 있고 자원 낭비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며칠을 더 버틸 수가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이 점에 동의하는지 요리사를 믿고 다시금 기운을 내기 시작했다.
다행이 오늘은 비가 적게 내리고 춥지 않다고 하니 목공수를 뺀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나무를 얻는 행동을
주로 했다. 이미 저장고에 음식은 많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나무를 얻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밤에 쓰일 나무 몇개 빼고는 전부 나무 탑을 쌓는 것에 썼다.
진짜로 비가 적게 내렸고 우리들은 요리사를 굳게 믿게 되었다.
표류 9일 째, 요리사가 오늘은 날씨가 좀 안 좋을 거라 했다. 하지만 목공수의 활약으로 이미 지붕은
튼튼해졌고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판단아래 이제부터는 모두 나무를 얻는 행동을 최우선으로 했다.
날씨를 미리 알기에 그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나무 탑 목표 높이에 거의 도달했고 각각 동료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하나되는 모습을 보였다.
표류 10일 째, 드디어 우리가 목표로 했던 높이의 나무 탑을 완성했다.
그 험난하고 고된 그리고 몇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만든 우리의 마지막 회망인 나무 탑이 완성된 것이다.
이제는 버티기만 하면 된다. 배가 우리를 발견할 때까지 버티면 되는 것이다.
이제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는 수 밖에 없었다.
오후에 탐험을 하던 탐험가가 다급하게 뛰어왔다. " 저...저기.저.저. 배..배..배가 보여~~~~~~~~~~~~!!!!!"
배가 보인다는 탐험가의 말에 모두 화들짝 놀라며 거기로 뛰어갔다. 사냥꾼은 환급히 나무탑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여기에요 여기~~~ 여기 사람있어요~~" 방금 전만 해도 다 죽어가는 소리를 내던 사람들이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귀막이 터질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드디어 나무 탑에 새빨간 새파란 불이 붙었고 시커먼 연기가 온 하늘을 덮기 시작했다.
"아!! 온다. 배가 우리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오고 있다~~~~~~~~" "우린 이제 살았어.이제 됐어.."
서로 환호하고 부등껴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비록 몸이 더욱 안 좋아지면서 이제는 움직이지도 숨쉬기도 버거운 상황이 되어 저들과 함께 어울리지는
못하지만 저들의 모습을 보면서 십여년전 왜 그때 나는 저러지 못했나 왜 먼저 동료들을 보냈어야 했나 내 자신을
한탄하며 이상하게 오늘 유난히 무거워지는 내 눈커플 사이로 눈물을 흘렸다.
- 끝 -
- 긴 내용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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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후기 잘읽었습니다.ㅋ 그 날의 플레이열기가 전해지는 듯 합니다...ㅎㅎ
이상으로 십년전에 먼저 떠나야했던 동료였습니다.ㅎㅎ -
개그바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생생한 후기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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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후기...너무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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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하고 싶어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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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너무너무너무 재밌게 잘보았습니다!
멀지만 다락방에 개그바님이랑 로빈슨하러 가야겠어요 흑흑 -
우앗 ~
저도 개그바님하고 레오님하고 꼭 같이
노빈손 크루즈를 해 보고 싶습니다 !
불러만 주십쇼 !
피로고 뭐고 한 걸음에 달려가겠습니다 !
꼭 해보고 싶습니다!
달도 보고 싶구요 ㅋ -
명품리뷰네요 ^^
읽자마자 뽐뿌게이지 폭발~~ 인데 품절이네요..ㅠ
불행인지 다행인지;;;;; -
펭군// 환생해서 다시 탈출해 보자구요..ㅎㅎ
부르심// 단순히 길게만 쓴건데요 뭘..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써니// 이런 댓글...너무 좋아요! >.<
그런데 저렇게 쓰고난 후 피곤함의 후유증이 장난 아닙니다.
베네트나쉬// 지르시는 길만 남았습니다.ㅎㅎ 저는 베네트나쉬님의 포츈앤글로리나
사셨을꺼 같은 마이스 앤 미스틱 기대하고 있답니다.
파란// 닉네임보고 꿈다방지기이신 파란나무님이신 줄 알고 흠ㅤㅉㅣㅅ 놀랐네요.ㅎㅎ
언제 한번 오세요..아마 꿈다방오시면 이거말고 다른거에 눈이 더 가실지도..
김재홍// 노빈손이라면 돈이 많다는 이야기? 재홍님 갑부설 다시 수면 위로? ㅎㅎ
그나저나 뜨레모아님이랑, K님, 묘접님하고는 하기 싫다는 이야기인가요? ㅋㅋㅋ
파크웨이// 약간 과장되게 쓴 부분도 있답니다. 낚이시면 안되요..ㅡ.ㅡ;; -
개그바//오옷 포츈앤글로리를 알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 ㅎㅎ
지금 여러인원들이 열심히 작업중입니다 룰북까지하면 2월쯤에
완성 시기를 잡고있습니다 ㅠ.ㅠ
마이스 앤 미스틱도 구매를 하기는했는데 문제는 역시 한글화이네요 살것도 많고 작업할것도 많고 할게임도 많고 ㅎㅎ 역시 보드게임은 재미있습니다 -
오! 이거 정말 재미있게 읽은 후기입니다. 이 게임 정말 해보고 싶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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