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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여친일기 3
  • 2012-11-26 15:53:28

  • 0

  • 1,748

Lv.1 이야옹
* 뤄양의 사람들.



드립커피의 짙은 내음이 코를 자극한다.

커피때가 묻은 주인장의 잔잔한 저음이 커피잔을 울린다. '콜롬비아 슈프리모' 처음 마시기 좋고, 끝으로 마시기에도 좋은 커피란다. 거름망을 지나 뜨거운 물은 온 몸으로 커피향을 머금고 찻잔에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녀는 지금 번영의 길을 걷고 있다. 찬란하고도 빛나는 그녀의 인생에 갈채를 보낸다. 쏟아지는 순무와 배추로 그녀는 온 노점상과 가게를 휩쓸고 있는 중이다. 호박이 없을법 한데 어느샌가 어디서인지 바꿔와 어떻게 바꿨는지 모르겠는데 여하튼 농작물을 쏟아내는 그녀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여인

그녀의 점수는 이미 나와는 좁혀질 수 없는 거리를 간다. 그러고도 남는돈은 짤짤이. 이윽고 한마디.

"오빠~ 내가 옆전 빌려줄께 현금으로 갚을래?" 이런다. 난 또 좋다고 헤헤 거리며 돈을 빌려 콩을 사 심어보지만 이미 게임은 막판으로 치닫고 있고, 콩을 수확해봤자 팔 가게나 노점상은 전무한 상태. 이미 가게의 신용도는 바닥에 매번 2원씩 지출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녀의 번영의 길에는 막힘이 없다. 그 옛날 낙양성 앞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나따위는 노리개로나 썼을 거상의 오오라를 보는 듯 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걸까.

그녀가 말한다. "오빠는 너~무 제값주고 사."

갑자기 머리가 띵해왔다. 제값이라 제값주고 사는게 아닌가. 그러나 뤄양의 사람들을 통해 우베씨는 말씀하신다.

"흥정하라! 제값주고 사는 너는 바보"

아뿔사! 두번째 턴일때 심는거에 연연한 나머지 파와 배추를 각각 제값을 주고 사는 바람에 막대한 자금을 지출해버리고 말았다. 반면 그녀는 한번도 제값주고 곡물을 산적이 없다. 첫턴 빼놓고는..




게임을 마치고 나서 나는 말했다. " 너 농사지으면 잘짓겠네 귀농해라."

그녀는 환하게 웃어보였다. 별도 보았다. 뭐 님도보고 뺨따구도 맞으면 됐다. 그게 아닌가.



이렇게 해서 아그리콜라에 이어 농사3부작의 2번째판인 뤄양의사람들도 나의 완전한 패배가 되었다. 어쩌면 나는 사실 보드게임을 잘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두가 편하지않는가. 그래, 괜히 져주는 것일수도 있다. 나의 선천적인 매너모드가 발동해서 내가 그냥 져준 것일수도있지.

근데 5만원빵 이었지..

아쉬운 마음에 한판 더를 외치지만, 다음날 캠핑때 4인모드로 할 '피렌체의 제후'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접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농사3부작의 마지막 관문 '르아브르'가 기다리고 있다.

그녀를 이기기 위한 나의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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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콩먹기짱싫어
    • 2012-11-26 17:27:14

    4부가 벌써 기다려 집니다ㅎㅎ
    • 2012-11-27 10:26:24

    아놔,, 이분, 글빨이 넘 심하시네,,,,^^
    날, 어릴적 신문 연재소설 읽던 꼬맹이로 만들어버리다니,,ㅎㅎ
    암튼 다음편이 기다려지는군요 잘 봤습니다,,,,!
    건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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