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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2013.3.1 Siena(시에나) at 김포 만화천국
  • 2013-03-02 22:52:01

  • 0

  • 906

제가 최근에 산 게임 중에서 제일 관심 가던 시에나를 드디어 돌렸습니다. 김포 만화천국에 가서 모임의 메인 게임으로 돌렸네요. 저, 반야님, 로튼, 심군님, 그리고 대희님까지 5인 풀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영문 룰북의 조악함입니다.

그건 제가 긱에서 새로 룰북을 받아서 숙지했기에 별 문제 없었습니다. 그런데 2번째 문제가 게임 진행에 조금 발목을 잡은 것 같네요. 바로 작가인 마리오 파피니(Mario Papini)의 유미주의 원칙입니다. 시에나 최고의 전성기인 14세기 초반에 암브로조 로렌체티에 의해 나온 시에나의 걸작 "좋은 정치가 도시와 시골에 미치는 영향"을 훼손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지요.

기본적으로, 이 게임의 보드와 카드는 모두 암브로조 로렌체티의 회화를 담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지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드에는 승점과 돈, 그리고 턴 트랙이 테두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시골에는 수확물 트랙이, 도시에는 각 구역의 이름이 새겨져 있지요. 또한 왼 쪽에 순서 트랙이 존재합니다. 그 외에는 게임의 진행을 돕기 위한 여하한 장치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거지요. 나중에 부르주아가 되서,

도시에서 액션을 진행할 때 여러 애로사항이 발생합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게임의 모든 문자는 이탈리아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카드와 보드 모두 말이지요. 위에 나온 지역들을 하나씩 풀이하자면, 두오모 대성당(붉은 색), 시 공회당(노란 색), 캄포 광장(노란 색), 만쟈 탑(붉은 색)입니다. 각 구역마다 기능이 조금씩 다르며 은행가가 되면, 효율적인 점수 획득을 위해서 각 구역의 기능이 뭔지 잘 알아야 합니다. 근데 이게 달랑 그림만 있고, 별 다른 도움을 주는 장치가 없기에, 처음 하시는 분들은 많이 헷갈려 하시더라구요.

물론 저도 이 날 첫 경험을 했습니다만...

그에 비해 농부와 상인까지는 별 문제 없는 편이지요. 자신이 수확하고, 내다 팔 작물의 색깔만 인지하면 되니까요. 농부는 3종류의 기본 작물을 다루고, 상인은 2종류의 고급 물품들을 교역합니다.

같이 게임한 심군 님 말로는 은근히 케일러스 느낌이 난다고 하더군요.

거기다가 상인은 따로 출장을 갈 수도 있습니다. 토스카나 지방의 대도시인 피렌체로 가거나, 아레초로 돈을 벌러 갈 수도 있지요. 기본적으로 상인이 다루는 물품이 2종류 밖에 없으므로,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틔워준 것 같습니다.

게임의 시작은 간단합니다. 맨 처음에 똑같은 자본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시작하고 나서 바로 카드 경매에 들어가므로 각 플레이어마다 소지한 자산의 양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가장 빈곤한 플레이어부터 차례로 순서 트랙을 채워 나가게 되지요. 그 다음으로 하는게, 액션 단계에서 소비할 카드 구입 단계입니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이 트랙에 따라서 부유할 수록 추가로 돈을 더 내게 되는 거지요.

위에서 보듯이 플레이어 수*2장의 카드를 매장에 내놓습니다. 여기서 제일 빈곤한 플레이어는 그냥 카드에 적힌 가격만 내고 구입하면 되구요. 가장 부유한 플레이어는 한 장당 3원을 추가로 내게 되는 거지요. 여기서 카드를 잘 구입해야, 액션 단계에서 진행할 전략이 정해지므로 꽤 중요한 단계입니다. 모두 카드를 구입하면, 이제 액션을 진행해야 하는데요. 액션을 누구부터 진행할 지는 가장 빈한한 사람이 정합니다. 즉,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은 그만큼 돈을 더 쓰게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인센티브를 주는 거지요.

이 게임에서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게임 안에 신분 상승의 요소가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모두 처음에는 1338년 시에나의 농민으로 시작하지만, 돈을 벌면서 점점 신분이 상승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30플로린 이상을 소지하면, 상인으로 전직할 수 있다든가 80플로린 이상이면 은행가로 도시에 들어간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다만, 우리는 앞만 보고 거침없이 살아가는 중세인이므로 신분의 후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은행가가 되고 나면, 가난해져도 끝까지 은행가로 살아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 게임은 돈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돈 타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트랙에서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갔다 하며 계산하기 때문이죠.

이렇게만 보면, 조금 딱딱한 게임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꽤 상호작용도 많고 재미도 상당합니다. 특히 전 복불복 요소가 참 재밌더군요. 이 복불복이라는 건, 농부와 은행가 계급만 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안전한 투자와 회수를 상인 계급이 선호하기 때문일까요?

사실 농부와 상인이 복불복하고, 은행가 계급은 안전자산을 다루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요. 아무튼 복불복 기능에 해당하는 카드를 내고 이 복불복을 할 수 있습니다. 7장의 카드 중에서 꽝 카드가 딱 1장 들어 있습니다. 7장 중에서 해당 플레이어가 뽑을 카드의 장수를 결정하고, 한 장씩 공개합니다. 만약 공개된 카드 중에서 꽝 카드가 1장도 들어있지 않다면, 각각 적힌 금액*공개된 카드 장수의 금액을 벌게 됩니다. 대신에 꽝 카드가 나오면, 한 푼도 벌 수 없게 됩니다. 위의 장면은 심군님이 은행가로서 복불복을 진행한 장면인데요.

가장 오른쪽의 카드가 복불복을 하기 위한 카드구요, 왼쪽이 공개된 카드들입니다.

앞의 2장까지는 잘 나왔는데, 마지막 3장째가 꽝 카드라 실패로 돌아갔지요.

이 날 플레이 중에서 가장 재밌던 장면이더군요.

은행가가 되고 나면, 도시 안으로 들어가서 모노폴리처럼 말을 움직이며 진행하게 됩니다. 물론 모노폴리처럼 각종 돈을 뜯길 위험들이 산재합니다. 물론 승점을 벌 수 있는 기회도 많구요. 어쨌든 게임의 종료 조건이 충족되면, 승점에 따라 승자가 정해지는데요. 기본적으로 은행가 계급만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승점을 아무리 벌어도 은행가 계급이 못되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없는 거지요.

그래서 저는 이 게임을 "르네상스판" 인생게임이라고 칭하곤 합니다. 당시 상황에 딱맞는 배경 설정과 신분 상승은 마치 진짜로 당시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에서 살아가는 느낌을 들게 해주지요. 게다가 x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고, 진짜로 정승이 되는 개념도 재밌구요. 유로게임답지 않게 짙은 테마성과 미려한 아트웍은 소장 욕구를 더욱 높여주지요. 이런 게임이 조용히 묻혀 있는 현실이 좀 안타깝기도 해서, 좀 많이 돌려 보려고 합니다. 전에 열거한 문제들만 아니면, 참 괜찮은 게임인데 말이죠.

이상 삼일절 메인 보드게임 시에나의 플레이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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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3 스머프2
    • 2013-03-03 20:45:23

    아.. Mido 선생님 완전 재미있어 보입니다
    혹시 한글 메뉴얼이 있으시면 자료공유 가능하신지요ㅠㅠ?
    pci7979@hotmail.com 입니다
    • 2013-03-03 22:04:42

    //스머프2님
    아직 한글 룰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참조표는 작업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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