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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러브레터, 징코폴리스, 뤄양의 사람들(낙양) 후기
  • 2013-04-01 16:38:43

  • 0

  • 1,875

Lv.1 메모선장
1. 러브레터 Love Letter
작고 재미있는 게임을 많이 만드는 카나이 세이지의 게임으로, AEG에서 재판되었습니다. 20장도 되지 않는 카드로 구성되어 있어 화제가 되었죠.
테마는 공주에게 편지를 전해줘야 하는데 직접 전해줄 수는 없으므로 이런 저런 사람들을 거쳐서 간다는 내용이긴 하지만, 실제로 큰 연관성은 없고, 알맹이는 이능력-추리 게임입니다. 다들 카드 한 장을 들고 시작하며, 자기 턴이 되면 카드 한 장을 뽑고 한 장을 쓰는 게 게임의 전부인데, 카드를 써서 그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탈락시키면 됩니다.
카드에는 8종이 있는데,
1. 경비병: 다른 플레이어 한 명의 손에 있는 카드를 맞추면 탈락시킨다.(경비병을 부를 수는 없다)
2. 사제: 다른 플레이어 한 명의 손을 본다 .
3. 남작: 다른 플레이어 한 명과 손에 있는 카드를 비교해서 숫자가 낮은 쪽이 진다.
4. 시녀: 이 카드가 자기 앞에 버려져있을 동안은 카드의 효과를 받지 않을 수 있다.
5. 왕자: 다른 플레이어 한 명은 손에 있는 카드를 버리고 새로 뽑는다.
6. 왕: 다른 플레이어와 손에 있는 카드를 교환한다 .
7. 백작부인: 만약 당신이 왕이나 왕자와 이 카드를 같이 손에 들게 되면 이 카드를 버려야 한다.
8. 공주: 이 카드를 버리면 탈락.
능력은 이와 같습니다. 이런 능력들을 사용하면서, 다른 플레이어가 무엇을 가지고 있을지 예상하고, 살아남으면 되는 것이죠. 게임이 짧고 간단하면서 추리하는 재미도 훌륭하고, 카드를 양자택일로 쓰면서 원치 않는 효과를 억지로 피해야 하는 경우도 가끔씩 생겨서 파티성도 제법 괜찮은 것 같습니다. 4인이라는 게 아쉽긴 하지만 게임이 워낙 짧으니 사람이 많을 때라도 돌아가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징코폴리스 Ginkgopolis

칼슨 시티, 투르네 등을 만든 Xavier Georges의 게임입니다. 2212년에 지구가 황폐해져 은행나무를 건설 수단으로 도시를 만들게 되었다... 뭐 이런 테마이긴 한데, 이런 테마가 어디서 어떻게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독창적이긴 한데 너무 독창적이라 별 흥미가 생기지 않을 정도군요. 독창적인 테마를 씌우면 보통 게임 중에 그런 테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마땅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서 좀 의아했습니다.

아무튼 이 게임은 도시를 건설하는 게임이며, 플레이어들은 카드를 사용해서 건설된 건물을 이용하거나, 건물을 증축하거나 확장하고 점수를 벌며, 영향력을 늘립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어콰이어에서 타일에 적힌 숫자를 따로 떼어 카드로 만들고, 카드는 드랩으로 받고, 타일은 층을 올릴 수 있고, 증축에 사용한 카드는 자기 앞에 놓고 계속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만든 것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이것보다 약간 더 복잡했습니다.

일단 카드를 드래프트로 받고, 이것을 동시에 선택해서 사용하는데, 카드에는 우선 알파벳 카드와 숫자 카드가 있습니다. 타일을 놓는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카드에 적힌 알파벳이나 그 숫자가 적힌 타일 위에 타일을 놓게 됩니다. 그리고 알파벳은 이 도시의 테두리에만 놓여있으므로 알파벳을 사용하면 확장(도시화)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새 타일을 놓으면 타일이 놓인 자리에 인접한 건물들을 사용해서 색깔별로 카드, 타일, 혹은 승점을 받습니다. 숫자 카드를 사용하면 숫자 카드가 적힌 타일 위에 자기 타일을 놓아서 층수를 높이는데, 이렇게 놓은 타일 위에는 층 수와 같은 수의 자기 자원을 놓습니다. 이 자원이 바로 게임이 끝날 때 점수 계산에 영향을 주는 영향력이죠. 그리고 이렇게 복층을 올리는 데 사용한 카드는 자기 앞에 놓아서 아래쪽에 적힌 패시브 기능을 계속 발동하게 됩니다.

자원 상황이나 타일이 없어서 카드를 단독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도 있는데, 알파벳 카드를 단독으로 사용하면 타일이나 자원을 하나 받고, 숫자 카드를 단독으로 사용하면 해당 숫자의 타일의 색깔에 따라 카드, 타일, 혹은 승점을 층수만큼 받습니다. 이렇게 자원을 보충하면 다음에는 이걸로 확장을 하거나 증축을 할 수 있겠죠.

이런 식으로 게임을 진행해서 타일이 떨어지거나 자원이 떨어지면 게임이 끝나는데, 이때 영향력을 계산해서 점수를 받습니다. 같은 색깔의 타일 둘 이상이 인접해있으면 지역으로 보는데, 한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많은(자원 마커가 많은)플레이어는 지역에 있는 마커 전체의 개수만큼, 두 번째로 많은 플레이어는 자기 마커의 개수만큼의 점수를 받습니다.

따라서 지역 점수를 기본 목적으로 하면서 카드를 사용해 타일을 놓는 한편으로, 사용한 카드를 자기 앞에 패시브 능력으로 등록해서 자원과 타일, 점수도 잘 챙겨야 하는 게임인 셈이죠.

아무튼 이 키메라 같은 게임은 설명하기도 힘들었던 것처럼 굉장히 많은 것을 고려하게 만듭니다. 지역을 구성하고 영향력을 높여야 하는데, 좋은 카드와 좋은 타일이 있어야만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자기가 고르지 않은 카드는 왼쪽 플레이어에게 줘야 하므로 왼쪽 플레이어가 내 지역을 탈취하거나 끊어놓거나 많은 점수를 챙길 수 있는 카드는 처분해야 합니다. 또 타일을 놓을 때는 타일만 놓는게 아니라 내 자원 마커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게 자동으로 공급되는 게 아니니 타일과 자원을 모자라지 않게 챙겨올 궁리도 해야 하죠. 게다가 증축에 사용한 카드는 자기 앞에 등록되어서 패시브 능력이 되니까 패시브 능력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지도 생각하면서 카드를 써야 합니다.

위에서는 어콰이어를 예로 들긴 했는데, 남의 지역을 침범하고 빼앗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티그리스 앤 유프라테스와 더 비슷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징코폴리스가 두 게임을 합친 것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은 분명하죠.

다만 신기하게도 이 게임은 이렇게 복합적인 시스템을 취하고 있음에도 좀 하다보면 전혀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드래프트, 패시브 능력 등을 하나하나 고려하면서 상당한 재미를 느끼게 되더군요. 게임의 복잡성이 그에 상응하는 재미를 주지 못하면 그것만한 실패작도 없겠지만, 징코폴리스는 이런 게임 메카닉의 혼합이 굉장히 잘 된 것 같습니다. 타일놓기와 영향력이 공존하는 만큼 장고할 가능성도 늘었지만 드래프트와 동시 선택 덕분에 다른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도 뜻밖에 짧았고 말이죠. 이런 메카닉들을 다른 게임에서 이미 접해본 보드게이머라면 어느정도 보장된 재미를 느끼면서, 할 때마다 다른 양상이나 시도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마도 좀더 흥미로운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3.뤄양의 사람들 At the Gates of Loyang

콩 아저씨 우베의 2009년작인데, 시기를 놓치는 통에 이제야 해봤네요. 농사 지어서 열심히 납품하고 돈 벌어야 하는 게임입니다. 매 라운드 밭 덱에서 새 밭이 하나씩 생기는데, 상점에서 작물을 사다가 심으면 밭 전체의 칸에 그 작물이 자라나서 이후매 라운드 하나씩 수확하게 되는데, 이것들을 뜨내기 상인에게 팔거나, 아니면 납품할 단골을 잡아서 계속 납품하고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번 돈으로 점수를 사는데, 매 라운드 1점을 사는 것은 1원이지만, 그 이후의 점수 칸으로 진행하려면 그만큼 돈을 내야 합니다. 4점에서 5점으로 가려면 5원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후반에는 정말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뜨내기 상인이나 단골 등 카드를 받는 방법이 신기합니다. 라운드를 시작할 때 몇 장을 받는데, 이걸 모두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마당이라 불리는 테이블 가운데서 한 장, 그리고 자기 손에서 한 장만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당은 플레이어가 패스를 선언하면서 손에서 카드를 버림으로써 채워지는데, 만일 패스를 선언하지 않고 마당에서 카드를 한 장 가져가면, 자기 손에서 내려놓는 한 장을 제외한 나머지 카드는 모두 마당에 놓게 됩니다. 그러니까 결국 자기 손에 쓰고 싶은 카드가 둘 있더라도 일단 남이 가져갈 기회를 줘야만 고를 수 있다는 거고, 모두가 남에게 주고 싶지 않은 카드를 버리는 가운데서 쓸만한 카드를 골라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드래프트가 아니면서 플레이어들에게 상당히 공평한 기회를 줄 수 있는 기발한 규칙이더군요.

이렇게 가져가는 카드들에는 작물을 교환해주는 상인도 있고, 매 라운드 특정 종류의 작물을 사가는 단골도 있고, 특정 조합으로 작물을 한 번 사가는 뜨내기도 있고, 각종 특수 카드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단골이 특히 중요한데, 단골은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훌륭한 돈줄이면서 그런 한편으로 납품을 못하면 짜증을 내고, 그 상태에서 또 납품을 못하면 위약금 2원을 받는데 그러면서도 영원히 떠나지 않습니다. 때문에 납품할 작물이 충분할 때는 좋지만 게임 중반쯤 되면서 밭에 심어둔 작물이 고갈되면 공포의 대상이 되므로 교환상을 잘 확보하거나 새 밭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더군요.

결론적으로 아그리콜라의 농사짓는 재미에, 선적해서 돈을 버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 납품할 작물이 떨어지면 가족이 굶기 직전이 된 긴장감도 느낄 수 있고, 적시에 특수 카드를 사용해서 최대한 이익을 끌어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그리콜라보다 정돈된 느낌이라 좋았는데, 장고는 많고 상호작용은 적어서 다른 플레이어의 턴에는 심심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상상 이상으로 게임이 길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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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바닥군
    • 2013-04-01 16:42:3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만, 브라우저 문제인지 자간 오류가 있어서 읽기가 힘드네요 .ㅠㅠ
    • Lv.1 써니
    • 2013-04-01 17:08:01

    뒤로 갈수록 점점 매직아이가 되네요.ㅋㅋ
    • Lv.6 부르심
    • 2013-04-01 17:10:40

    러브레터 좋죠. 빵빵은 아니지만 웃음이 터지는 게임이에요. 징코폴리스는 재밌게 했습니다. 뤄양은 아직 해보질 못 했네요.
    • 2013-04-01 17:40:33

    제가 보기엔, 메모선장님이 글에 사진을 태그하면서 저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래서 요즘 사진 있는
    후기를 못 올리는데요. 예전에는 게시판 글 쓸 때 HTML 태그를 써도 자동 줄 바꿈 기능이 있어서 따로 기능을
    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진과 글이 이어졌는데, 최근에 사진을 넣으려고 외부 태그를 이용하면, 그 밑의 텍스트는 문장이 죄다 붙어버립니다. =ㅅ=)> 소감과 후기의 글 쓰기 기능을 바꿔주시지 않으면 힘들어요.
    • 2013-04-01 17:47:29

    메모선장님 // 사진을 외부 링크로 붙이지 마시고, 게시판 글 쓰기 에디터 메뉴 제일 오른쪽에 보면 이미지 올리는
    아이콘이 있습니다. 그걸로 이미지를 다시 업로드 하시고, 글을 정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Lv.1 메모선장
    • 2013-04-01 18:50:08

    html에 밝지 않아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다른 데 붙였다 다시 복사해서 줄간격 조정했습니다.
    • 2013-04-01 19:10:48

    그래서 뤄양은 2인플이 가장 났죠ㅎㅎ
    3인 하면 2명이 하는 동안 마냥 기다려야 해서~
    • 2013-04-03 02:31:16

    전 우베 특유의 수확 게임은 재밌고 좋은 게임이라 느끼면서도 긴 플레이타임과 산술적인 고민을 계속해서 강요하는 메카닉이 거북해 막상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뤄양은 임의적이고 제한적인 카드 사용으로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줘서 즐겁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물론 2인플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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