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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했던 보드게임들 베스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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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7 17: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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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드게임을 시작한지도 어언 8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게임을 사고 또 팔기도 했는데요
그러니까 이 게임좀 하자구요
그중에 제일 재밌었던 게임 베스트 10을 뽑아 봤습니다.
10. Bang!
왜 뱅이 10위밖에 안되냐 의아해 하실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네. 저는 뱅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만약 5년만 좀더 일찍 이 글을 썼다면 아마 상위권에 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도 1위는 못했을 겁니다.
처음 이 게임을 하면 '이렇게 재밌는 게임이 있다니 최고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캐릭터를 다 한번씩 해보고 나면 '이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고, 계속 플레이 하다보면 모든 상성관계가 눈에 들어오죠.
그 때부터 재미는 슬슬 떨어지게 됩니다. 초반에 아무도 정체를 모를 때 그 구간이 너무 지루해요. 누가 뭔지도 모르니까 함부로 뱅을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패닉이나 catbalu로 다른 사람의 카드를 없애는 플레이를 하면 한 순간에 어그로가 끌려서 아무리 부관이라고 어필 해 봐도(심지어 진짜로 부관이라고 해도!) 어느새 딸피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요. 그러면 누군가 한 명이 죽어야 된다는 얘긴데 그렇게 되면 한쪽이 불리한 상황이 펼쳐지죠.
그리고 캐릭터에 너무 익숙해지면 슬슬 확장 생각이 납니다. 현재 수많은 확장이 나와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확장들은 하이눈, 한줌의 카드, 닷지시티입니다. 앞의 두 확장은 지루해지던 게임을 확 살려놓는 정말 엄청난 확장이에요. 추가 룰이 매 라운드마다 바뀌기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게임이 되죠. 그리고 마지막 보안관과 배신자 또는 무법자와의 맞다이가 지루했는데, 데스매치룰(하이눈의 경우 턴 시작할 때마다 체력 1을 깎고 시작함, 한줌의 카드의 경우 자신의 손에 들고있는 카드 장수만큼 체력을 깎고 시작함.)이 적용되어서 흥미진진해집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캐릭터 카드가 포함된 닷지시티는 좀 애매합니다. 본판 캐릭터들만 놓고 본다면 밸런스가 상당히 잘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닷지시티의 캐릭터가 포함되면 본판의 캐릭터들이 너무 약해보여요 ㅜㅜ 게임이 약간 늘어지는 경향도 보이구요. 그래서 닷지시티는 좀 비추.
뭐 위에서 저렇게 까놓기는 했지만 제가 한 수많은 보드게임들 중에서 10위라는건 정말 재밌는 게임이라는 겁니다! ㅋㅋㅋㅋ
그런데 다른 게임도 할 수 있다면 다른걸 하겠죠.
9. 후스 디 애스?(Who's the ass?)
이 게임은 달무티와 거의 똑같습니다. 선이 낸 카드 장수를 따라가며 더 높은 숫자를 내야하죠. 물론 카드 장수라던지 소소한 부분에서 차이가 납니다만, 이 게임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카드가 있으니 바로 이 게임의 제목에도 들어있는 Ass카드입니다.
Ass카드를 내면 돌아가면서 카드를 내고, 가장 높은 숫자를 낸 사람이 지금까지 나온 카드를 모두 손으로 들고 가야합니다.
따라서 한 순간에 게임의 판도가 바뀌죠. 손에 카드를 적게 들고 있다고 해도 숫자가 높다면 Ass카드로 인해 한번에 꼴찌로 전락 할 수 있으니까요.
9위에 달무티가 올라가지 못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달무티는 거지가 너무 불리해요. 물론 파티게임으로는 정말 재밌지만 왜 계급의 부조리함을 게임에서까지 느껴야 합니까. 일등을 견제할 수 있는 요소가 전혀 없다구요! Ass카드 하나로 게임을 정말 재밌게 만들 수 있는 Kramer옹의 발상에 정말 감탄할 정도입니다.
8. That's Life!
이 게임을 접하게 된건 중학교 때 한창 보드게임에 버닝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BSW라고 인터넷으로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 중에 이 게임이 있었는데 이렇게 간단한 룰로 사람을 피말리게 할 수 있나 싶었습니다.
룰은 간단해요. 주사위를 굴려서 말을 움직이고, 마지막으로 해당 타일을 떠난 사람이 타일을 가져옵니다. 마지막에는 가져온 타일에 써있는 점수를 합해 가장 높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죠. 그런데 문제는 플러스 점수보다 마이너스 점수가 더 많아요. 그래서 치열한 자리 싸움이 일어나죠. 막 왜 여기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아님 왜 저렇게 빨리 자리를 뜨는지 하다보면 다른사람을 원망하게 되요. 게임 이름대로 와 이게 인생이구나 싶더라구요
7. 쉐도우 헌터(Shadow Hunters)
'판타지 세계의 뱅'이라는 불리는 게임입니다. 물론 뱅보다 재밌으니까 더 높은 순위에 올랐겠죠?
이 게임은 뱅보다 더 직관적입니다. 초반 탐색전이 절대로 지루하지 않아요. 뱅에서는 '저놈이 어떻게 행동하냐'를 지켜봐야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그냥 물어보면 돼요! 초록색 허밋 카드를 주면 되니까요. 그래서 초반에 초록색 카드 몇번 주고나면'아 얘가 이런애였구나' 하고 바로 공격합니다.
또 하나 재밌는 점은 공격 페이즈가 빠른 페이즈로 진행된다는 거에요. 뱅에서는 자기가 뱅 카드가 없으면 공격을 하지 못했지만, 여기서는 주사위만 굴리면 되거든요. 공격이 성공하느냐 실패 하느냐는 주사위 운에 달려있지만, 적어도 공격할 기회라도 있는게 어딥니까.
하지만 이 게임 역시 캐릭터들에 익숙해지고 나면 너무 흘러가는 양상이 뻔하고, 재미가 없어져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추가 캐릭터들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죠. 확장성 면에서는 뱅에서 밀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뱅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재밌게 즐겼으니까 됐죠 뭐 ㅋ
6.Rage
사실 이 게임하고 크로니클 사이에서 고민을 좀 해봤어요. 각자의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결국 이 게임을 골랐습니다.
두 게임 다 전통적인 트릭테이킹(나중에 정리하겠습니다.)게임과는 거리가 좀 있어요. 마이티를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은데, 상대방 손에 어떤 수트가 빠져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점수카드를 먹을 수 있는지 등 이런 계산을 게임 내내 해야되는게 원래 트릭 테이킹 게임입니다. 두 게임은 여기에 대중성을 가미했습니다. 레이지는 모든 카드가 사람들에게 분배되지 않고 특수 카드로 인해 게임의 방향이 바뀔 수 있구요, 크로니클을 각 카드마다 다른 능력을 부여했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크로니클의 그것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변화무쌍한건 좋은데 그게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밖으로 벗어나니까 좀 엄하죠. 물론 그걸 즐기면 재밌습니다만.
레이지는 적당해요. 기껏해야 트럼프(마이티에서 기루다)가 바뀌는 정도고, 크로니클처럼 자신이 딴 트릭이 없어지거나, 손에서 카드를 버리는 경우가 생기지 않으니까 어느정도 예측을 할 수 있죠. 그렇다고 너무 수 싸움으로 가지도 않으면서 자신이 예측한 트릭을 못 따서 고통받는 상대를 보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게임이 10라운드라서 좀 길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요.
5.슈파이어슈타트 (The Speicherstadt)
개인적으로 간단한 매커니즘으로 큰 즐거움을 주는 게임들을 좋아합니다. 아그리콜라나 아컴호러같은 게임들은 너무 복잡해요. 이게임은 그런 점에 있어서 칭찬해주고 싶은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구매해오기 위해서 줄을 섭니다. 초대남 줄서봅니다 자, 카드의 가격을 얼마일까요? 바로 그 카드에 줄을 선 사람의 수입니다! 이게 정말 고통받는 상황을 많이 연출하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가 알기 때문에 맘먹고 아니, 어쩔 수 없이 견제를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에요. 제 취향이 변태같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이런게 재밌는걸 어떡해요.
단점이라면 시스템에 치중하느라 전략성을 좀 놓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게임에서 점수를 벌 수 있는 방법이 계약을 따와서 상품을 파는 방법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에 빈익빈 부익부가 벌어질 수 밖에 없죠. 특히 이 게임에서는 그게 좀 심해요. 이 단점은 확장을 사면 많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다음에는 꼭 확장을 사서 해봐야겠습니다.
4.블러프(Bluff)
처음에는 이 게임이 왜 블러프 게임인지 몰랐어요. 그냥 주사위 운빨, 확률게임인줄 알고 그냥 묵혀뒀었죠. 이제 머리가 좀 자라고 거짓말도 잘 치는 나이가 돼서야 알았어요. 포커나 섯다만큼 구라와 패기가 필요한 게임이구나.
자기가 주사위가 안나와도 상관 없어요. 다른사람들이 모르니까 구라만 잘 치면 되죠. 별 6개를 걸어도 구라만 잘 친다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어요 그러면 바로 다음사람이 고통받겠지만... 룰도 간단해서 사람들한테 잘 먹히니까 이만한 게임도 없는 것 같아요.
한가지 단점이라면 친구들끼리는 너무 많이해서 구라를 칠 수 없다는거? 머릿속에서 대충 마지노선이 보이니까 그정도 걸면 딱 맞더라구요. 그래서 그 이상 걸면 다들 확인해보자고 하니까 좀 그렇죠.
3. 7 원더스
'이건 문명 게임의 혁명입니다. 30분안에 문명 게임을 끝낼 수 있다니요!'
이 게임이 나오자 모두들 입을 모아 이 게임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정말입니다. 이 게임은 문명의 발전을 다루면서 30분 안에 끝나는 게임입니다. 그러면서 재미는 놓치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디자이너가 정말 천재적이라고 생각하는게,'자신이 든 카드를 자기가 모두 쓸 수 없다'는 시스템 때문에 자칫하면 그저 그럴 수도 있었던 게임을 상호작용이 풍부한 게임으로 바꿔놓았어요. 이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3위에 등극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재밌어요! 처음 할 때는 뭘 해야할지 몰라서 막막하지만 두판쯤 해보고 나면 어떤 분야에 집중을 해야할지 보이거든요. 저는 고득점을 내본 경우가 없긴 하지만 충분히 재밌으니까 더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인쉬(Yinsh)
저희 동아리에는 2인용 게임이 없는게 참 아쉬워요. 과방에서 둘이서 할만한게 마땅이 없으니까 그냥 사람들이 가버리거든요. 다음에 게임을 사게되면 이 게임을 무조건 살겁니다. 2인용 게임중에 최고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게임 자체는 오셀로+오목입니다. 링을 움직여서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말들을 뒤집고, 5목을 만들면 되거든요. 다만, 링은 직선으로만 움직이고, 상대방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게 골치가 아프죠. 게다가 5목을 만들면 자신의 링을 1개 제거해야되고, 그러면 움직일 수 있는 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자신의 링을 3개 제거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니 밸런스도 갖춰졌군요.
이 게임은 Kris Burm의 추상전략 시리즈인 GIPF 프로젝트의 5번째 게임입니다. 나머지 게임들 모두 2인용 게임으로는 최고의 게임이니 꼭 구매하고 싶네요.
1.파워그리드 (Power Grid)
전세계 보드게임중 7위
제 마음에서는 언제나 1위인 게임입니다.
정말 직관적인 룰을 가지고 있으면서 깊은 전략성을 갖추고 있는 게임은 이 게임밖에 없을거에요. 순위로 따지면 이 게임 위에도 6게임이나 있지만, 첫 판에 어떻게 해야할지 느낌이 오는 게임은 이 게임밖에 없거든요. 정말 돈계산과 순위 관리만 해주면 되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죠(...) 그러면 벌써 일등을 하고도 남았죠. 돈계산이 참 머리아프거든요. 내가 순위가 몇번째인지에 따라서 자원 가격도 달라지고, 발전소 경매에서 내가 얼마나 불러야 하는지 예상하기 힘들고, 내가 지을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또 머리 아파지거든요. 그래도 즐거운 게임입니다. 뭔가 정말로 경영한다는 느낌이 난다고 해야할까요? 자원도 빵빵하고 신나게 돌아가며 돈을 벌어다주는 발전소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Friedemann Friese라는 아저씬데, 이름에도 F가 두개, 태어난 날도 다섯번째 금요일 (Friday the Fifth)에 태어났다고 "좋아 나는 F변태가 되겠엉 >.<"(물론 이러지는 않았겠죠.)하고 자기가 만든 모든 게임의 제목을 F로 시작하게 만듭니다. 이 게임의 원제도 Funkenshulag에요. 게임 회사 이름도 2F-Spiele(...) 회사도 2층(2F)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아저씨에 대해 쓸말도 한가득인데 그건 나중에 하기로 하죠.
아쉽게도 순위에 오르지 못한 게임들은 아컴호러, 마이티(!), 아임더보스, 어콰이어, 티츄 등등입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뭐라고 하지 마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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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호 시간에 마피아가 유행이었더랬죠. 그래서 제가 짬을 먹으면서 당시에 착안해 '뱅'을 군에 유입시킨 순간,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개인정비에 휴일, 주말 풀가동... 얌전히 bang을 내미는 후임과 하극상(?)에 분노하는 선임... 군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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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들을보니 함께하시는 인원이 꽤 많으신가 보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순위는 어디까지나 평균의 생각이 반영된것이고, 1위에서 10위또는 20위정도까지가 조금 넘사벽 게임들이고
그아래로 250위까지는 벨란스면에서나 게임성에서나 비슷비슷하고 다 평점이 크게 차이 안납니다.
모두 7점이넘는 훌륭한 게임들입니다.
500위안에만 들어도 어느정도 보편화되고 재미면에서 훌륭한 게임들 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전략게임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있어서 파티게임들의 평가가 조금 낮을수밖에 없죠 ㅠㅠ
어쨋든 잘봤습니다.저는 파티게임 잘않하다보니 블러프 이야기만 많이듣고 않해봤는데,
제가 또 한 사기 하다보니 왠지 관심이 생기네요 ㅎㅎ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보드게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후기네요!
두개 빼고는 다 아는 게임이지만, 아 이 게임을 이렇게 생각하시는 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고, 그리고 레이지 같은 건 관심만 있고 룰은 몰랐는데 깨알같은 설명이 좋네요.
2위에 인쉬 잡으셨는데, 인쉬...어렵지않나요? 전 이리저리 관광당하다가 끝나서 그 다음에 손에 잘 안 잡히더군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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