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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패, 테라 미스티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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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8 10: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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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메모선장
성패는 카나이 세이지의 작품으로, 일본 전통의 시대극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듯 합니다. 낮에는 사람좋은 아저씨지만 밤에는 악당과 싸우는 협객으로 활약한다는, 일본식 히어로물이랄까요.
아무튼 협력게임인 성패는 각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담당하여, 그만큼의 악당을 쓰러뜨리는 게 목적입니다. 각 악당 옆에는 일정 수의 이벤트 카드가 깔리는데, 게임을 끝낼 때 이것들을 공개해서 전투의 성패를 가리게 됩니다.
플레이어들도 일정 수의 카드를 들고 시작하는데, 카드에는 장착해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리는 것이 있는가 하면 이벤트 카드를 확인하는 것, 추가 카드를 뽑는 것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사용하는 데 지불하는 것은 바로 시간입니다. 각 카드에 사용 시간이 적혀있어 이 합이 10이 되면 적을 골라서 싸워야 하는 것이죠.
이 밖에도 각 캐릭터마다 특수능력도 있고, 기본 액션으로 카드 뽑기나 다를 플레이어에게 카드 주기, 이벤트 카드 확인하기 등도 있어서, 손에서 카드를 뒤집어 버림으로써 수행할 수 있습니다. 뒤집어 놓은 카드는 1시간으로 계산하고, 손의 카드는 줄어들기만 하니 뭘 해도 결국 적과 싸워야 하긴 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줄곧 결전을 준비한 뒤에 때가 되면 이벤트 카드를 공개해서 각각의 능력치를 수정하고, 비교해서 싸우는 게 전부인 셈입니다.이벤트 카드가 공개될 때까지 각자 싸울 상대를 결정하고 시간을 계산해가면서 서로 필요한 카드를 넘겨주거나, 확인하는 도중에 공개된 카드에 대처해 가는 과정이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러한 구조에서 저는 이 비슷한 게임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엘프의 왕"인데, 여기서는 경쟁 구도이긴 하지만, 오랜 여행 준비 단계를 거친 후에 여행 수행 단계에서 준비한 카드들을 착착 써서 돈을 벌게 됩니다. 이것 저것 할 수 있지만, 눈에 띄게 이득을 보는 액션은 없다는 것도 비슷하군요.
아무튼 정의의 편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플레이어들이 전부 악당을 쓰러뜨려야 성패는 성공으로 끝납니다. 덕분에 앞에서 누구 하나가 져 버리면 어, 졌네... 하고 김새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렇다고 공헌도나 달성도를 따로 따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스토리와 설정에 이입해서 롤플레잉을 즐기기도 약간 모자라고, 카드간의 능력에 기가 막힌 조합이 있어서 그걸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 무게감이 좀 애매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카나이 팩토리에서 스토리모드 등 여러가지 추가 요소를 만들 예정이라고 하니 이후에는 좀더 몰입할 요소가 생기길 기대합니다.
테라 미스티카 Terra Mystica
요즘들어 가장 화제작인 테라 미스티카를 이제야 해봤는데, 소문대로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각각 판타지의 종족을 하나씩 맡아서 이들을 번성시켜야 하는데, 기본적인 전개는 간단히 말하자면 전쟁이 아니라 땅따먹기더군요. 설명한 시스템이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승점을 얻는 방법에는 게임을 시작할 때 무작위로 결정한 '이번 라운드에 뭔가를 하면 점수' 조건을 충족하거나, 아니면 라운드를 시작할 때 푸에르토리코 비슷하게 가져간 보너스 타일에 적힌 조건을 충족하거나, 남보다 더 많이 종교에 투자하여 총애와 등수 점수를 받거나, 아니면 게임을 이끄는 가장 보편적인 목표인 '영역 만들기'가 있었습니다. 이 '영역 만들기'는 카탄의 '롱기스트 로드'처럼 자신의 건물 여럿을 연속적으로 건설함으로써 달성되는데, 이 게임에서는 각 종족이 살 수 있는 지형이 정해져있어서 돈과 일꾼을 소모하여 끊임없이 개척을 해야 합니다. 아니면 항해술을 연구하여 강 건너에 있는 지형으로 확장해 나가야 하죠.
그렇다면 여기에 사용되는 일꾼과 돈은 어디서 나느냐, 수입으로 받습니다. 그리고 수입은 무엇을 기준으로 산정되느냐, 개인 보드에 보이는 숫자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개인 보드 위에 건물들을 빼곡히 올려놓는데, 이것을 건설해서 보드위로 옮겨 놓으면 건물이 가리고 있던 개인 보드의 숫자가 나타나는 것이죠. 즉, 건물을 세우는 위치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어쨌든 짓기만 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이 신비한 시스템은 이클립스에서 먼저 볼 수 있었죠. 그런데 우주에서는 그러려니 했는데, 배경으로 지형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건물을 어디 짓든 매한가지라는 건 살짝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특징적인 시스템으로 파워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는데, 각 플레이어는 개인보드에 세개의 파워 그릇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각 그릇은 1-2-3-1 단계가 연결되어 있어서, 파워를 얻으면 1단계나 2단계의 카운터를 다음 단계로 이동시키고, 사용하면 3단계의 카운터를 1단계로 되돌립니다. 파워는 다른 자원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라운드 당 한 번만 사용될 수 있는 파워 액션에 사용하는데, 파워 카운터를 단순히 얻고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이렇게 순환시킨다는 점이 흥미롭더군요.
이밖에도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숙지해둬야 할 것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 양에 비하면 게임을 하면서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게임은 대체로 빡빡한 자원 상황 속에서 조금씩 건물을 세워가면서 남보다 빨리 필요한 땅을 선점하여 영역 점수를 받고, 그런 한편으로 종교 등 각종 보너스를 챙기는 것… 이라고 생각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게, 제 첫 플레이에서는 영역을 딱 하나 밖에 만들지 못했는데 마지막 라운드에 개척으로 부가 점수를 있는대로 챙긴 덕에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때문에 이 게임도 세븐원더스나 아그리콜라처럼 각 부문에서 골고루 점수를 챙기는 것이 가장 좋은 승리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판타지의 종족들로 개척을 하고 건설을 해 나간다는 컨셉은 일단 그 자체만으로 매력적일 뿐더러, 플레이어간의 상호작용과 종족의 능력에 따라 전개가 달라질 수 있어 생명력이 강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빡빡한 자원을 활용해서 매 라운드 최선의 수를 생각하는 전개도 전략 게임으로서 훌륭한 재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막대한 이득을 얻는 데 성공하거나, 놀라울 정도로 국면이 전환되어 열광할만한 모습은 보기 힘들어 아쉬웠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영토를 늘리며 경쟁하는 타 게임들에서 대체로 어떻게든 남의 영토를 침범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데 비해 여기서는 그렇지 않아, 한 번 가고 싶던 곳을 선점당하면 체념하고 대안을 찾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단한 게임인 것은 분명하지만 초보가 끼어서 고수들과 동등한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심지어 어쩌다보니 이길 지라도).
관련 보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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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패는 정말 마지막 전투 때 금방 패배하는 플레이어가 나오면 그 다음부터는 몰입도가 확 떨어지더군요. 아쉬운 점이죠.
테라 미스티카는 처음부터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플레이 횟수가 누적되면서 더 재미가 있어지는 거 같습니다. -
//메모선장
제가 해 보고 싶은 게임들만 골라서 후기를 써주셨네요. 감사해요. ^^
//부르심
성패는 정말 그런 문제점이 생기겠네요.
전투때 첫 플레이어가 패배하면 그 뒤의 플레이어들은 싸울 필요가 없어지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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