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았다 뜨니 벌써 9번이다. 이 말은 왠지 10번에 가서 써야할 것 같지만, 어쨌건 우리 형제는 요즘 들어서 더 많이 모임을 가지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아컴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으니 하고 싶은 사람은 연락주길 바란다. 삼성역 근처에서 매주 토요일에 모임이 있다.

고대의 존재: 이브 트스틸

전령:없음

수호자:노덴스

지역:킹스포트 사용

조사원:꿈꾸는 자(본인),여배우(동생)

동생: 아우 꿈꾸는 찌질이...... 왜 너님은 맨날 마법캐만 함? 아 그리고 속도도 겁나 느리네 꿈꾸는 찌질이

그야 네가 게이트를 안 닫고 마법캐도 안 하고 단서도 안 모으고 괴물만 사냥하니까 야이 쥑일놈.....

아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겜 시작)

일단 킹스포트의 균열이 얼마나 짜증나는지 솔직히 모른다. 전혀 모른다. 일단 균열의 능력치는 대충 아니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모두의 아이템이 꽤 잘 뽑혔지만, 꿈꾸는 자는 몇 턴만에 잡아먹히는 대신 봉인 조우가 떠서(저번의 그 조우)그냥 봉인을 선택하고 잡아먹힌다. 이브 트스틸은 단서마커를 제한하는 패널티를 가지고 있어서 봉인이 까다롭기도 하고, 그냥 동생의 태클이 듣기 싫었다. 근데 결국 마술사 뽑아서 마법쓰는 찌질이라는 욕은 계속 들었다. 죽일거다 경찰관 성애자.

한편 여배우는 보유자산을 1개 얻고 곧바로 킹스포트의 균열을 해결하러 ㄱ. 균열 마커 3개가 한 곳에 모여있는 기괴한 상황이 나와서 안 그럴 수가 없었다. 일단 킹스포트에서 조력자도 얻고 게임은 순조로웠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가는 점. 균열 마커는 조우를 하면 없어진다. 그런데 장소의 특수능력을 쓰면서 균열 마커를 없앨 수 있을까? 장소의 특수능력은 조우 '대신'이라고 써져 있으니 안 되는 걸로 했지만 정확히 아는 분은 댓글로 달아주시길 바란다.

게임은 거의 원 사이드로 진행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단 킹스포트의 균열 트랙(균열 마커가 3개의 공간에 매턴 쌓임. 한 공간에 4개 쌓이면 차원문보다 지독한 균열이 나옴)을 제거하러 여배우가 갔고.

다시는 아컴 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일단, 킹스포트가 엄청나게 따뜻한 곳이라는 건 알았다. 조우들이 워낙 온화했고 조력자 만나는 조우 3번이나 해서 보상도 넘치도록 받고 조력자도 얻었다. 어쩌면 꽤나 지옥같은 동네인데 우리가 조우를 좋은 걸 뽑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매 턴 균열이 1개씩 쌓이고 매 턴 1개씩 제거하니까 죽을 때까지 조사자 한 명은 아컴 구경 못 해보더라. 균열이 게임 중에 나오지 않아서 얼마나 무서운지는 모르겠지만 킹스포트를 넣는 건 조사자 1명이 게임에서 없어진다는 얘기와 같다. 어지간하면 킹스포트는 사람이 많을 때 하는 게 좋을 듯 싶다.

게이트는 많이 열렸는데, 파멸토큰도 많이 쌓였는데, 단서마커는 많이 못 모으고? 그러니 봉인을 못 한다. 노덴스 수호자의 효과로 교외 제한이 늘어봤자 매 턴 괴물이 6마리씩 쏟아지니 버틸 재간이 있나. 그냥 하염없이 공포를 올린다.

그런데 게임이 끝나지는 않는다. 일단 어지간한 곳에 게이트는 모조리 열려 있고, 인원수가 적어서 게이트 숫자로 고대의 존재가 부활하지 않는다. 새로운 게이트가 열리지 않으니 파멸 토큰도 쌓이지 않는다. 괴물을 잡을 수도 없다. 전부 슈브니구라스의 어린 것이라던가 게이트에 짱박혀서 움직이지 않는 놈들, 또는 하늘 괴물이라 변동이 거의 없다.

킹스포트 균열 트랙은 매 턴 쇄도하고 균열 트랙 막고 필드의 단서 줍기(이브 트스틸의 전투력은 필드 위의 단서 토큰 수다. 그러니 정말 열심히 주워야 한다.)만으로 한 10턴은 보낸 것 같다.

신화카드는 근데 정말 좋게 나오더라. 조사자들 축복받아서 노덴스 짱짱맨을 외치며 아컴을 막 돌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참. 이거.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거짓말처럼 가공할 정도의 템이 모였다.

조사원당 기술 3개씩. 마술사는 쌍 쭈그러트리기에 잡 무기 2개. 여배우는 괜찮은 무기 3개에 마법주문이 한가득. 이대로 가다간 아컴 호러가 아니라 +0의 이브 트스틸을 조사자들이 다굴하는 전개가 되어버린다. 이브 트스틸이 강하니 쉽게는 안 잡히겠지만

그 상황에서 거짓말같이 마술사의 축복이 풀리고 필드 위의 단서 2개 뿌리기. 차원문 열기가 나와서 한 번에 이브 트스틸이 부활했다. 참 뭐랄까. 맞아죽게 생긴 상황이었으니 알아서 나온 느낌이었다. 이브 트스틸이 강하니 막상 막하일까.

어쨌든 전투 시작.

여기서 우리는 일단 서사 전투 카드를 도입한다. 친구랑 했을 때 서사 전투를 하니까 재미지더라. 이브 트스틸도 괜찮은 발악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 좀 많이 발악했다.

서사 전투: 조사원 선제공격, 1번도 성공하지 못할 경우 유어 디보올드.

일단 조사자의 공격. 마술사는 투지 기술이 있는 상황에서 양손에 쌍 쭈그러트리기를 썼고

지식 6인 상황에서 거짓말같이 실패했다.

동생: 아 마법쓰는 찌질이.

...... 아. 그래도 기본 주사위를 많이 굴려서 1개는 깠다.

그리고 여배우의 턴. 여배우가 매 턴 굴리는 주사위는 11개. 축복도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 두려울까. 거침없이 5개 성공.

그리고 이브 트스틸의 공격. 조사원이 집중력만큼 주사위 굴려서 실패하면 잡아먹힘.

동생:????? 왜 그렇게 쎄?

...... 아. 잘못 봤었다. 첫번째 플레이어만 주사위를 굴리는 거다. 응? 그러면 생각보다 이브 트스틸 안 쎄네? 어쨌든 동생은 주사위를 굴려서 성공하고 살아남았다.

그리고 다음 턴. 이번엔 마술사의 쌍 쭈그러트리기가 제대로 작렬. 이번에는 성공해서 주사위 14개 굴렸다. 한번에 7개 깠다. 동생도 안정적으로 4개를 제거하며 성공.

그리고 다음 이브 트스틸의 공격을 버텨내면서 새로운 턴 시작.

당연한 얘기지만 이 상황에서 마법사의 유통기한은 끝났다. 어쩔 수 없지. 정신력 4를 썼으니 남은 정신력 1개론 어떤 마법도 쓸 수 없다. 안타깝게도 약화는 없는지라 허접한 단도와 18구경 델린저를 들고 마법사는 딜을 했고(참 웃기게 그래도 주사위 6개씩 굴렸다) 여배우는 주사위를 여전히 11개씩 굴리면서 딜을 했다.

서사 배틀 카드는 이렇게 나왔다.

조사원 공격 시 체력 2 감소

조사원이 굴리는 주사위 숫자 1 감소(즉 5는 4가 되고 6은 5가 된다. 저주다.)

조사원 공격 시 정신력 2 감소(여기서 마법사가 딜 못했다)

그렇게 살을 깎아가며 전투하니까 이브 트스틸도 피가 반 밖에 안 남았다. 여기서 기사회생의 서사 전투 카드. 마법 시 정신력 소모량 0이 나오고 다시 마술사의 극딜타임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쌍 쭈그러트리기가 정통으로 들어가서 14개를 굴려 피를 9개 까는 기적을 보여주었고 다음 턴이 되었다.

이브 트스틸 전용카드: 나만 때릴게 발동.

근데 뭐. 우린 또 살았다. 그 다음 별 상관없는 서사 전투 카드가 나오고 이제 이브 트스틸의 피는 6칸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승부는 누가 막타를 넣느냐의 승부가 되었다.

축복이 아직도 남아있는 여배우의 공격. 11개 굴리니 6개 성공할 법도 했지만 거짓말같이 딱 5개 성공했다. 그 다음 마술사의 공격이 이어졌다. 단도와 델린저로 공격. 당연히 1개 정도는 깔 수 있었다. 이렇게 이브 트스틸은 패배했다.

내가 해냈다. 마법쓰는 찌질이가 고대의 존재를 잡았다. 차원문도 내가 더 많이 모았다. 그것도 2개나 모았다. 어떠냐 빌어먹을 경찰관 성애자. 이번판은 나의 승리가 아니야. 마법사의 승리다!

점수:

파멸트랙-공포 트랙: 5점

차원문 전리품:2점

괴물 전리품:0점

살아남은 조사자:2점

합계 9점. 게임 종료.

아컴호러에 관심이 있거나 하고는 싶은데 마땅히 인원이 없는 사람은 010 2997 2313으로 연락 주길 바란다. 토요일마다 아컴 모임을 하고 있다.